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264)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264화
온라온의 때아닌 라이브 방송에 대한 반응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뜨거웠다.
SNS 실시간 트렌드에는 관련 키워드가 몇 개나 떠 있었고, 각종 커뮤니티에서 새로고침을 한 번 할 때마다 관련 글이 우수수 올라왔다.
20분 전과 차이가 있다면.
이번에는 타인의 제멋대로인 만행이 아니라 온라온이 직접 행한 일에 대한 반응이 페이지를 압도적으로 많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제 유출된 진단서 자체에 대한 글은 여러 의미로 놀라운 비앱 라이브 방송에 대한 글들에 밀려나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에어리들은 오열했다.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들은 자기 눈에서 직접 뜨거운 눈물을 뽑아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손가락으로라도 울었다.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픽하트 막방때 애가 펑펑 울었다는 썰 생각나면서 지금 존나 가슴팍팍치는중
– 온라온 미친거아님..? 어떻게 이래ㅠㅠㅠㅠㅠㅠㅠㅠ
– dktlqkf….
– 5르카 덕질재밌네ㅋㅋ 아 안운다고요ㅋㅋ (외국인이 눈물을 홍수 난 강물처럼 흘리는 사진)
–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운 온라온 어떻게 사랑안해? #막내고래_사랑해
– 고3인데 이시간에 부엌에서 불꺼놓고 눈물 줄줄줄줄줄ㄹㄹ흘리고 있으니까 엄마가 물마시러 나왔다가 엄청 놀라셔서 나보고 많이 힘드냐고 함ㅋㅋㅋㅋㅋ큐ㅠㅠㅠㅜㅠㅠㅠ
– 너 보고 싶어. 빨리 와.
나도.
ㅠㅠㅜ
안녕. 내일 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얘네는 인생이 청춘드라마다… 그냥 사랑한다고
– 낮에 온라온 엠비티아이 큐트 실시간으로 봤던 일이 꿈같다..
– 엥 랑구 비앱 20분이나 했음? 나는 2분인줄 심각한 분위기에 ㅈㅅ하지만 저는 얼굴보느라 시간가는거 지루한거 1도 모름
– 그냥 애 힘들게한 새끼들 죽이고 나도 죽…고 싶지는 않고 평화롭게 잠든 라온이 얼굴 보면서 힐링하고 싶음
20분짜리 방송은 회사에서 허락해 줬다는 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거칠고 서툴렀지만, 팬들은 가공되지 않은 날것의 진솔한 모습 또한 굉장히 좋아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과 더 가깝고 긴밀한 사이가 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신인답게 평소 SNS나 비앱, 공식 카페 사용에 있어서도 회사의 검사와 허락을 하나하나 받으며 어느 정도는 다듬어진 상태로 팬들 앞에 나서는 오르카였기에 오늘 새벽 방송이 더 특별하고 소중할 수밖에 없었다.
– 방송 켜고 20분 동안 한 말은 딱 두마디지만 진심 앞으로 100년 동안은 레전드로 남을 비앱
– 아 이번 영상 빨리 올라와라ㅠㅠㅠㅠㅠㅠㅠ
– 오늘 비앱 떡밥이 대체 몇 개지.. 팬사랑 온라온, 너무나도 찐인 멤버 관계성, 끝까지 팬들 생각해주는 다정한 안녕내일봐요…
그리고 전생에서 집안사정으로 못 맺어졌다가 현대에서 재회한 연인의 애틋한 마음 간접체험하게 해주는 20분짜리 귀중한 영상 사료.
– 오르카 관계성은 찐이라구여ㅠ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다른 건 몰라도 애들 혼자서 힘들어할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아서 그나마 마음 놓임
– 비앱 감상 소감: 오천만 이공기 오늘부로 오르카에 뼈와 살 그리고 피와 눈물까지 모조리 묻는다
– 애가 이 상황에서 무슨 마음으로 방송 켰을지 상상하니까 더 찌통이고 가슴찢어짐ㅠㅠㅠㅠ 채팅창에 좋은 말 따수운 말 보내주신 모든 분들 진짜 감사해요
– 타팬인데 마지막에 잔잔하게 인사할 때 나까지 울컥하더라
– 원래도 관심있었는데 이번에 너무 호감됐어 주어 온라온
– 나 타돌 비앱은 호감있어도 웬만하면 5분도 못 보고 나오는데 온라온은 그냥 끝까지 보고 있게 되더라 2시간 했어도 계속 봤을 듯
에어리가 아닌 사람들까지 괜히 감동 받아 착잡해하는 와중에 대놓고 아무것도 안 한 온라온을 비난하는 이들도 물론 있었다.
그들은 이 짧은 방송 중에도 온라온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워 보였는지, 과거에 그와 유사한 모습을 보였던 때가 또 있는지, 또 그러한 모습들이 항상 빈틈없이 완벽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아이돌에게 얼마나 별로인지를 하나하나 집요하리만치 들추어내며 지적했다.
하지만 쏟아져 나오는 우호적인 글에 비해 그러한 종류의 어처구니없는 헛소리들은 확연히 소수였고, 대개 물밑에서 이루어졌다.
어그로가 물 위로 나오는 순간 극도로 전투력이 상승한 에어리들이 두고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
온라온이 방송을 켰다는 소식을 듣고 한창 반응을 모니터링하던 주열음 이사는 업무용 안경을 벗어 책상에 내려놓았다.
반쯤 남은 피로회복제를 술처럼 모조리 들이킨 그녀의 예리한 시선은 여전히 최소 밝기로 설정해 둔 모니터를 향해 있었다.
– 미치겠다 이런말하기 좀 그렇지만 오늘 비앱에서 믿고 있던 사람한테 배신당한st로 살짝 쓸쓸해보이던 온라온 얼굴이 머릿속에서 안 떠남ㅁ..
오늘 라온이 흑발이었으면 진짜 회사 논스탑으로 처들어갔다가 멤들한테 경멸당했을듯 아무튼 온라온 유죄 이런 생각하는 나도 유죄 그러니까 우리 교도소에서 만나 백년해로합시다
– 시발 진짜 온라온 미친놈;;; 내가 지때문에 대가리치다 죽으면 책임져줄것도 아니면서 ㅠㅠㅠㅠㅠㅠㅠ
이 돌발행동에 대해 극도의 호를 표하고 있는 이들은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온라온의 편이 될 것이다.
이번 일을 ‘얘는 논란이 왜 이렇게 많냐’ 따위의 망언으로 몰아가려는 뭘 모르는 종자들도 있는 듯하지만, 이건 하룻밤 이야깃거리로 지나가고 말 논란 따위가 아니었다.
온라온은 앞으로 연예계 생활을 하며 몇 번이고 논란 아닌 이슈가 될 것이다.
지금처럼 제법 심각한 사안이 이유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어이없을 정도로 사소한 것이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바로 이렇게 사람 미치게 만드는 게.
“스타성이지.”
주열음 이사의 낯에 희열이 번졌다.
툭, 툭, 잡초처럼 튀어나오는 패설과 악담들을 호감이라는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극도의 열렬한 감정으로 해일처럼 쓸어버리는 것,
이런 건 분석해서 시킨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주열음 이사는 너무나도 뼈아프게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온라온이 팬덤과 대중, 양쪽에 장기적으로 미칠 영향을 머릿속으로 계산해 본 주열음 이사는 마음 같아서는 곧 도착할 온라온의 엉덩이라도 두드려 주면서 잘했다고 칭찬해 주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 * *
“휴우…….”
“괜찮아?”
“네.”
라이브 방송이 잘 꺼진 것을 확인한 나는 곽상현에게 방송용 서브폰을 돌려주며 인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 켜고 그러는 게 현명한 행동은 아니었다는 거 알아요. 무리한 부탁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너무 아무것도 안 하는 것에 대한 걱정과 행여나 내가 무슨 폭탄 발언을 할까, 하는 조마조마함이 공존하는 시선을 라이브 방송 내내 보냈던 곽상현은 내 말에 호감도를 쭉 올렸다.
[모든 연예인이 이렇게 착하면 스태프들에게 연예계가 좀 더 살만한 곳이 될 텐데. 곽상현이 당신의 따뜻한 마음씨에 감동합니다. 곽상현 호감도 +3 현재 호감도 +48]“신경 쓸 거 없어. 방송 켜놓고 대놓고 팬들이랑 쌈박질 하는 애들도 있다는데 너 정도면 양반이지. 그리고 내가 허락했는데 뭐가 문제야. 만약에 욕을 먹더라도 너네 대신 들으라고 있는 게 회사야.”
얕은 한숨을 내쉰 곽상현은 말을 계속했다.
“그리고 나는 하면 안 되는 행동이라는 건 없다고 봐.”
“술이나 담배도요?”
내 농담 같은 말에도 곽상현은 제법 진지하게 대답해 주었다.
“술이나 담배 같은 것도 아이돌한테나 금기로 여겨지지. 우리 같은 매니저나 직장인들한테는 또 그만한 생존수단이 없어.”
물론 너네더러 음주나 흡연을 하라는 건 아니라고, 뒤늦게 우리를 관리해야 하는 매니저로서의 의무를 떠올린 곽상현이 멋쩍게 덧붙였다.
“개인이 아니라 연예인으로서 중요한 건 그거지. 네 행동을 대중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진짜, 괜찮겠죠…?”
20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인지를 뒤늦게 실감한 내 물음에 곽상현이 정해져 있는 답을 말했다.
“괜찮다니까. 네가 팬들 생각하는 마음이 옆에서 운전하는 나한테도 느껴질 정도였는데. 팬들이 그거 모를 만큼 바보도 아니고. 얼굴 봐서 좋아했을 거야.”
“맞아요. 저 팬들 좋아해요. 팬들도 제 얼굴 좋아하고요.”
뒷말을 농담이라고 생각했는지 곽상현이 가볍게 웃었다.
“그렇지? 팬 소중한 거 아는 애들이 롱런한다더라.”
그럼 또 내가 롱런이란 걸 해 줘야지.
“그리고 너 힘든 상황인 거 알면서 그걸로 욕하는 애들은 팬 자격 박탈이야.”
어쩔 수 없이 경찰서로 붙잡혀 들어간 사생들 얼굴을 떠올리는 사이 차가 마침내 회사 앞에 멈춰섰다.
“다 왔다. 형은 주차하고 갈 테니까 넌 먼저 들어가.”
“고맙습니다. 고생했어요.”
차 문을 열고 나오니 반가을 대표가 친히 지하로 들어가는 입구까지 나와 서 있었다.
“대표님. 추운데 왜…….”
제자리에서 퍼뜩 인사하려는데, 반가을 대표가 내 손을 잡고 안으로 척척 걸어들어갔다.
“얼른 들어가자.”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었는지 잡은 손이 따뜻했다.
훈훈한 공기가 감도는 회사 건물 안으로 들어서며 반가을 대표가 이야기했다.
“오늘 고생 많았어.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다 해줄 테니까 일단은 잠깐이라도 푹 쉬어.”
“멤버들은…….”
솔직히 다소 낯간지러운 의사소통을 한 뒤 어떻게 멤버들 얼굴을 봐야 할지 회사 안으로 들어가는 동안에도 적잖게 고민됐는데, 막상 보니까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다.
“막내 왔어?”
“왔냐?”
“푸핫!”
한 손으로 얼굴 위쪽을 가리고 꽉 잠긴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는 강지우와 견성하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순간 모든 걸 잊어버리고 웃음이 먼저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푸하하하하하!”
“웃지 마!”
내가 억지로 두 사람 손을 얼굴에서 떼어냈더니 대판 울었는지 쌍으로 쭈글쭈글해진 모습이 훤히 드러났다.
“와, 둘은 내일 눈에 붓기 빼려면 엄청 고생하겠다. 목 잠겨서 노래나 할 수 있겠냐?”
내 진심 어린 걱정에 견성하가 씩씩거렸다.
“너는 지금 그런 소리가 나와?”
“아니, 진짜 웃기니까. 내 말 이해 안 되면 거울 보고 올래?”
얼마나 떨어져 있었다고 서로에 대한 반가움을 표하던 우리를 흐뭇함 반, 염려 반의 마음으로 지켜보던 직원이 다가와 충고했다.
“얘들아, 너네가 정말 사이좋고 애틋하고 우애 좋은 건 알겠는데 지금은 내일을 위해서라도 얼른 자라. 너희 지금 잠들어도 3시간도 못 자. 그리고 라온이 얼굴 지금 진짜 기절하기 3초 전 같거든.”
마지막 말에 깜짝 놀란 강지우가 나를 이끌었다.
“가자! 연습실에 이불 깔아뒀어.”
사태가 급했다는 것을 알려주듯 숙소에 있던 이불이 연습실 바닥에 깔려 있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내내 보이지 않던 반요한이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대표실에서 나왔다.
“왔네.”
“왔다.”
“괜한 소리 말고 자기나 해.”
“…….”
“잘 자.”
다들 피곤했는지 자리에 눕자마자 금세 고르게 숨을 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자기 위해 눈을 감았다.
그리고.
“……!”
눈을 감자 시체의 형상을 한 인형이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고, 죽은 자의 역한 악취가 코끝에서 진하게 맴돌았다.
“…….”
[수면 설정을 피로도 회복 모드로 변경하시겠습니까?]그래도 그런 건 다 잊어버리고.
[Y/N]내일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무대에 서자.
[Y]그러면,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