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339)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339화
늦은 밤.
축제는 아직도 한창이었다.
이제 해방의 시간이야!
땀에 젖은 얼굴로 ‘해방’의 킬링 파트를 노래한 온라온이 마이크를 관객 쪽으로 쭉 내밀었다.
‘해방’은 ‘Again’이나 ‘From’ 등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곡이나, 무대를 시작하기 전 멤버들에게 이 파트에서는 이렇게 하라고 훈련받았던 학생들은 열정적으로 학교 이름을 외쳤다.
어느 행사든 ‘이제 해방의 시간이야 ○○’는 은근히 잘 먹히는 레퍼토리였다.
– 저희가 이렇게 ‘A to Z’부터 시작해서 ‘Dream’, ‘해방’까지 3곡을 불러 봤는데요.
– 이제 마지막 곡 한 곡만을 남겨뒀는데, 요한이 형 말대로, 서×대학교 학생분들이 너무 잘 노셔서 어디 가서 노는 걸로는 잘 안 지는 저희도 살짝 위기감이 드네요.
문제는 전에 없이 흥이 오른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4번째 곡 ‘From’에서 발생했다.
거기 지루한 무표정 그만
그런 가짜를 원하는 게
아냐 나—
이제까지 잘 나오던 MR이 돌연 지직거리더니 갑자기 뚝 끊겨버린 것이다.
행사에 다니다 보면 큰 무대와 작은 무대를 가리지 않고 종종 한 번씩 생겨주는 음향 사고였다.
스태프들이 모여 있는 쪽이 부산스러워지고 무대를 한껏 즐기던 학생들이 흥 깨게 이게 무슨 일이냐 싶어 웅성거릴 때.
달아나 now-hoo
강지우의 목소리가 다시 이어졌다.
그러는 이는 강지우뿐만이 아니었다.
자기들끼리 별다른 상의도 하지 않고 아예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는 인이어를 망설임 없이 빼 버린 뒤 무대를 이어나가는 오르카의 대수롭지 않은 태도에 혼란스러워지려던 관객석도 다시 무대에 집중할 수 있었다.
– 이러니까 여러분 목소리도 더 잘 들리네요.
파트와 파트 사이 빈 오디오를 채우는 온라온의 살가운 말은 괜히 설레게 들렸다.
– 다 같이, 둘 셋!
Away from home
we got all night
반주는 여전히 없었지만 열기는 식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더 분위기를 타 버려 아예 후렴구 떼창까지 처음으로 나왔다.
“Away from home!”
“We got all night!”
끝까지 신나서 뛰어다니는 오르카가 정해진 것만 기계적으로 하고 가는 게 아니라 열의를 가지고 진심으로 무대에 임하고 있다는 게 오르카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에게도 잘 느껴졌다.
“앵콜! 앵콜!”
그로 인해 일단은 계약상의 마지막 곡을 끝낸 멤버들이 저희 이만 가보겠다고 인사를 하기도 전에 앵콜 사인이 나왔다.
“어게인! 어게인!”
멤버들이 무대 앞쪽에 있는 생수를 꼴깍꼴깍 마시며 숨을 고르는 사이에도 ‘앵콜’과 ‘어게인’이 뒤섞인 앵콜 사인은 끊이지 않았다.
– 아니, 어떻게 아셨죠. 저희 앵콜 곡이 ‘Again’이란 사실은 멤버 중에서는 저만 아는 극비 사항이었는데…. 역시 천재 중의 천재만 모인다는 서×대…….
호흡을 고르느라 가슴을 들썩이면서도 진심으로 놀랐다는 듯 연기하는 온라온의 모습에 관객들이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 그러면 저희가 일단 앵콜이라는 구색은 맞춰야 하니까 무대를 한 번 내려갔다 올 테니 그때까지 계속 외쳐주신다면……. 뭔가 보여드리겠습니다.
멤버들이 장난스럽게 손을 흔들면서 무대 아래로 내려가고, 열심히 하는 오르카를 이대로 보내기 아쉬웠던 학생들은 오르카의 말대로 했다.
“어게인! 어게인! 어게인!!”
– 더 크게. 더 크게…….
– 어어? 남자분들 목소리가 조금 작은 것 같은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련한 부추김에 조금 작나 싶던 남학생들의 목소리가 우렁우렁 울렸다.
“어게인!! 어게인!!”
– 허 참, 이렇게까지 저희를 원하시니 어쩔 수 없네요.
잠시 숨을 돌린 오르카가 다시 무대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이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주위 눈치 안 보고 환호성을 지를 줄 알게 된 학생들이었다.
– 그럼 다시 한번 가보겠습니다!
– Make some noise!
다행히 음향 문제는 그 사이 해결되어 멀쩡한 반주가 흘러나왔다.
어느샌가 돌아와 버린
starting line
다시 선을 넘기엔
나는 조금 무서워
진행 측에 허락을 받고 몇몇 멤버들은 이번에는 무대 아래에까지 폴짝 뛰어 내려가 관객들과 직접 호흡했다.
넌
빠져들어
깊이를 가진 것들보다 더 깊이
때마침 온라온의 깊은 눈을 정면에서 딱 마주친 한 학생은 순간적으로 숨을 헙 멈췄다.
“그리고 외쳐!”
“Again!”
멤버들의 노랫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우렁찬 떼창에 반요한을 비롯한 멤버들이 기분 좋게 웃었다.
오르카는 사람을 미치게 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Again’에 이어 행사 버전 ‘Present’까지 선보였다.
– 사실 준비된 음원은 진짜, 이게 다거든요.
“앵콜! 앵콜! 앵콜!”
– 여러분, 막차 끊기는데 괜찮으세요?
‘벌써 막차 끊길 시간이라고?’
문득 휴대폰 시계를 보니 사이사이를 채웠던 멤버들의 입담 덕분에 아직 4곡밖에 안 했음에도 벌써 1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 이게 진짜 마지막이에요! 아시겠죠!
“네!!”
텐션은 마지막의 마지막 곡을 부를 때까지 단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다.
행사 버전 ‘Olio’를 끝으로 조용하던 캠퍼스를 한껏 뒤집어놓은 오르카는 그렇게 또래가 주는 에너지와 아쉬움을 뒤로하고 앞으로 반요한을 잘 부탁한다는 멘트를 끝으로 캠퍼스를 떠났다.
* * *
심야.
S대 학생 커뮤니티에 글이 와르르 올라왔다.
– 아 오늘 축제 역대급 존잼ㅋㅋㅋㅋㅋㅋ
– 오르카 담축제때 또 부르자
– 진행도 잘하고 재밌었음ㅋㅋㅋㅋㅋㅋㅋ 온라온 텐션 산도 뚫겠더라
– 남자아이돌은 관심도 없었는데 선곡도 기승전결 있게 해오고 다 열심히 해서 호감
– 나 남잔데 온라온이 앞에 나와서 자기 잘생겼냐고 하는데 아무말도 안나오더라 재수없다는 생각조차 안 들었음ㄹㅇㅋㅋ
– 이번 축제 어땠어요? 재밌다는 말 많던데 진짜 잼썼음?
┗ ㅇㅇ 자교버프받은 오르카 덕분에 잘 놀다갔어요 섭외 힘들었을 텐데 주최진들 넘 고생 많으셨음
┗ 자교버프라니 울학교가 오르카버프 받은거겠지
– 프롬 음향사고 났는데 무대 계속하면서 다 따라부를때랑 앵콜 어게인 떼창 나올 때 괜히 울컥함
얘네는 지금보다 더 잘돼도 괜찮을 듯
– 관악사슴 드디어 실물 봄.. 얼굴 키 비율 다 쩔더라 괜히 놔줬나 싶었음
┗ 반요한이랑 같수업 듣는 애들 진짜 부럽다
– 나는 오늘부로 오르카 지지를 철회한다
오늘부터 지지관계에서 벗어나 관악과 오르카는 한몸으로 일체가 된다
오르카에 대한 공격은 관악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 오늘 축제 연예인 남돌이라 솔직히 기대 많이 안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성의있게 준비해와서 감동이었음
아직 신인이라 그런가 춤도 빡세게 추고 전곡 라이브로 하고 거의 다 자작곡이라 그런가 무대 진심으로 즐기는게 보여서 좋더라
때창 유도도 노련해서 대학 행사 처음 안 같았어 ㅋㅋㅋㅋㅋ
예능신-온라온한테 노잼샤대 아니고 유잼샤대라고 인증도 받음 이제 타대생이 우리학교보고 노잼이라고 하면 너 온라온보다 웃기냐고 반격 쌉가능
┗ 안그래도 남돌은 페이 높고 오르카 정도면 요즘 떠서 부르는 데 꽤 비쌌을 텐데 돈 하나도 안 아까웠어
– 솔직히 오르카 전에 나왔던 사람들 다 발라드나 아예 처음듣는 랩 같은 거 해서 분위기 ㅂㄹ였는데 막판에 오르카가 다 살려놨음 마무리 좋았다
– 총학분들 다음 축제때도 진짜 오르카 또 불러주세요ㅠㅠㅠㅠㅠ
S대에 숨어 있던 에어리도 자신의 덕질용 SNS에 후기를 올렸다.
– (사진) 울학교 축제에 오르카 왔다
이번에 오르카 온다고 카더라 되게 일찍부터 돌았는데 확정 라인업 뜨고 나랑 동기랑 현실비명지름 안방에어리라서 실물 볼 기회 한번도 없었거든ㅠㅠ
(중략)
처음에 나랑 친구들이랑 다 이런 거에 안 익숙해서+전반적으로 너무 소극적이라 나만 들릴 정도로 소심한 옹알이(?)만 했는데 애들이 호응 유도 너무 잘하고 슬슬 흥 오를 때 다같이
이제 해방의 시간이야 (학교이름)
하는데 진짜 내안의 나가 해방되는 느낌이고 이게 대학축제구나.. 넘 짜릿..
프롬 나올 때 진짜 축제같아서 다 흥오르고 그랬음ㅋㅋㅋㅋㅋ
(중략)
그리고 중간중간 토크 때 랜덤으로 고른 관객이 말하는 노래 한 소절씩 불러주는? 게임 같은 거 했는데 애들 걸그룹 발라드 랩 팝송 다 커버돼서 웃겼엌ㅋㅋㅋㅋ
노래방 기계처럼 말하면 뭐든 띡 나오는.. 애들은 진지한데 보는 사람은 존웃
마지막에 저희 요한이 형 잘 부탁드립니다~ 이런 식으로 인사하는데 멤버들끼리 진짜 아껴주고 챙겨주는 거 보여서 찡하드라
암턴 내년에도 또 와주라 얘드라ㅠㅠㅠㅠㅠㅠㅠㅠ
┗ 헐 익명이 설대생이야? 리스펙
┗ 웅웅 요한이랑 같은 과는 아니지만ㅠ
┗ 그래도 넘 부럽다ㅠㅠ 애들 실물 어땠어?
┗ 다.. 쩔어.. 특히 라온이 생각보다 더 남자다운 이미지라 놀람 방송국 카메라 다 뿌셔야 해ㅠㅠㅠ 실물을 하나도 못 담음 이번에 아이돌 관심없던 동기들도 실물 보고 입덕하는 중ㅎㅎ
┗ 와 우리 학교 축제에도 오르카 오기로 했는데 후기보니까 더 기대된다
* * *
오르카는 S대 축제를 시작으로 한 달 만에 대학 축제 축하공연의 신흥 강자로 올라섰다.
이를 보아 내년에는 더 바빠질 것이 틀림없었다.
다시 1달 정도가 지나 계절은 초여름에 접어들었다.
여전히 연습과 스케줄을 오가며 주말과 공휴일 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던 오르카는 곽상현에게 놀랍고 기쁜 소식을 전해 들었다.
“얘들아, 너희 콘서트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