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Wizard Takes Medicine RAW novel - Chapter 860
약먹는 천재마법사 860화
인수인계(28)
“……설명이 부족한 것 같은데.”
거대한 밀림 위에 떠오른 수백 미터 크기의 뱀.
스스로 몸을 둥글게 말아 거대한 원을 그린 채, 안쪽의 공간을 어둠으로 가득 채워 나가는 섬뜩한 형상.
뱀의 의식체가 스스로 외해를 이어붙이는 문이 된 것처럼, 천천히 꿈틀거리며 타락해 간다.
당장에라도 이 의식공간 전역을 무너뜨리고 잡아먹을 것처럼 위태로이 흘러나오는 암흑의 파동.
레녹은 천견의 설명을 듣고도 조용히 그 모습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승천자의 정신이 망가진 채로 죽으면, 현실과 외해를 잇는 문이 열린다는 건 이해했다. 그렇다면 이 세계의 [문]들은 고대에 존재했던 승천자의 죽음과 함께 만들어진 공간이겠군.”
“그렇지.”
“하지만 저건 편람이 당신처럼 과거에 남긴 기억의 분체에 가까운 존재잖나.”
레녹이 편람을 힐끗 돌아보며 말했다.
“현실에 존재하는 본체가 아닌 데도 저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건가?”
탑의 수호령수의 무의식 아래 존재하는 편람의 의식공간.
하지만 저 편람은 본인이 아니라, 편람이 남겨둔 기억을 통해 만들어진 의식체다.
편람의 기억과 시간을 잘라붙인, 한때는 분명 편람 본인이었으나 현실의 시간선에서 괴리된 분체.
그런 존재가 미쳐서 타락했다 해도, 이 사실이 현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인가.
레녹은 천견의 설명을 듣자마자 그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를 이해하고, 외려 의문에 빠졌던 것이다.
하지만 천견은 그런 레녹의 말을 들으며 웃었다.
“말했을 텐데. 막는 게 아니라, 보여주겠다고.”
“그럼…….”
“지금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은 파드메가 남긴 의식체의 마지막. 아직 본인에게는 찾아오지 않은 결말이지.”
천견이 어깨를 으쓱였다.
“망가지는 건 어디까지나 이 의식공간 하나. 이 공간의 주인인 파드메의 의식체뿐이다. 다만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건…… 그녀가 이 결말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거야.”
“스스로 선택했다고?”
“그래. 분명 얼마 전까지는 자제하고 있었는데, 네가 도착하기 직전에 모든 미련을 끊고 타락해 버렸지. 스스로 최악의 죽음을 선택한 이유가 뭔지 모르겠어.”
“…….”
아니, 레녹은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편람과 수호령수 사이에 존재하던 탈태의 저주.
같은 계통의 영수끼리 잡아먹힌다는 저주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뒤에야, 편람의 의식체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것이다.
만약 탈태의 저주를 해결하지 않았다면, 이 의식공간에 연결되어 있던 수호령수 역시 외해에 휩쓸려 버렸을 테니까.
편람의 의식체는 그것을 인지하고, 스스로 죽음을 미루다 레녹이 성공한 것을 깨닫고 난 뒤에야 결말을 받아들였다.
자신에게는 최악에 가까운 죽음임을 알면서도, 그 누구에게도 여파가 새어 나가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확신한 뒤에야.
그것을 깨달은 레녹이 침묵하던 사이, 허공에 떠오른 편람의 거체가 느릿하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쿠구구구!!!
거대한 뱀의 온몸이 시커멓게 물들고, 비늘마저 까맣게 변색되어 하나둘씩 떨어져 나간다.
원형의 통로 안쪽에서 새어 나온 외해의 어둠이, 뱀의 온몸을 좀먹고 그 형태를 변형시켰다.
지켜보는 레녹조차도 생전 처음 보는 초월자의 타락과 죽음.
뱀의 머리와 비늘, 꼬리마저 잃어버린 편람의 의식체가 이윽고 완전히 새카만 고리로 변했다.
끈적거리는 어둠으로 물든 원형의 문 안에서, 마치 분수처럼 칠흑 같은 암흑의 물질이 꿀럭대며 솟구쳤다.
쿠오오오오!!!
“…….”
레녹은 그 순간, 어째서 외해와 연결된 [문]이 우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지 이해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공간 너머에서, 무한한 어둠을 퍼 올리는 듯한 섬뜩한 원형의 통로.
저것의 탄생을 두 눈으로 지켜본 사람이라면, 우물 말고는 다른 어떤 단어도 떠오르지 않았겠지.
하지만 그런 레녹의 생각은, 우물 저편에서 흘러넘친 어둠이 이쪽을 향해 파도처럼 밀려오는 순간 끊겨 버렸다.
“아니, 기다려.”
키이잉!!
의념을 끌어 올려 막아내려던 순간, 천견이 한 손을 들어 수인을 맺기 시작했다.
동시에 천견을 중심으로 거대한 빛의 기둥이 솟구쳐 눈부신 장막을 만들었다.
쿠과과과과!!!
수십 미터 높이의 새하얀 빛의 등대가, 눈부신 광채를 터뜨리며 사방에서 밀려오는 어둠을 비춘다.
그 사이에서 흘러나온 빛이 쏟아지는 어둠을 몰아내듯 밝히고 막아 세웠다.
“……!!!”
“계속 봐, 마법사.”
편람의 거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우물의 어둠은 바다처럼 방대하고 깊으며, 진득거렸다.
하지만 천견은 수백 미터 직경에서 쏟아지는 막대한 어둠을 홀로 받아내면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편람의 의식체가 어떻게 죽어가는지. 승천자의 의식이 어떤 식으로 망가지는지 확인해라.”
“……그건.”
“영수로 태어나 승천자가 된 짐승이, 모든 것을 쏟아내고 죽어가는 거야.”
천견이 조용히 말했다.
“도전하려는 자가 무언가를 얻어 가려면, 지금 이 순간이 더할 나위 없는 기회가 되겠지.”
“…….”
편람의 의식체가 죽는 것을 보며, 승천에 대한 영감을 얻어 가라 조언하는 것일까.
지금껏 천견의 말을 오랫동안 경청하기는 했지만, 레녹은 솔직히 그 말에 공감하지는 않았다.
무수한 싸움과 깨달음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레녹이 쉽게 손에 넣은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아무리 강렬하고 초월적인 직관을 가지고, 자극적이며 위대한 영감을 눈에 새긴다 해도 스스로 재현해 낼 수 없다면 큰 의미는 없다.
위계를 초월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경지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낼 수 있느냐의 문제.
견문과 학습이 다르고, 학습과 이해가 다르듯이, 이해와 창조 역시 다르다.
승천자의 타락과 죽음을 마주하는 것만으로 달라질 수 있었다면, 외해에서 계백을 지켜보았던 순간 이미 무언가 변했어야 할터.
“……좋아.”
하지만 레녹은 떠오르는 의문들을 잠시 접어두고 두 눈을 감았다.
처음 편람을 만나 질문을 던지려던 계획이 망가진 시점에서, 천견의 말을 따르지 않을 이유도 없다.
레녹의 내면에 쌓인 공능을 상당수 들여다본 천견이 그렇게 말한다면 이유가 있겠지.
키이잉!!!
의념을 극한까지 부상시켜, 주변의 모든 것을 관조할 수 있도록 한없이 예리하게 다듬는다.
형태와 절차는 모조리 무시하고, 오직 눈앞에서 침잠하는 편람의 의식을 따라잡는 일에 집중한다.
“호오…….”
희미하게 들리는 천견의 감탄조차 무시한 레녹이, 천천히 자신의 의식을 암흑의 우물 쪽으로 돌려세웠다.
파앗!!
공간에 남겨둔 감각을 끈적한 암흑이 흘러나오는 우물 저편을 향해 때려박았다.
처음 계백을 따라 외해를 마주했던 그때처럼, 편람의 의식체가 변질되어 만들어진 우물을 들여다본 순간.
레녹은 어째서 편람이 주술사로서 승천자의 위계에 오른 초월자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카가각!!
어둠 속에서 똬리를 튼 채로 침잠하는 뱀의 거체.
비늘이 다 떨어진 채로 천천히 흩어지는 의식체의 형상.
암흑의 바다와 하나가 되어 바스라지는 그 모든 의식이, 헤아릴 수 없는 식(式)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각사각사각
찰칵찰칵찰칵
[…….]고대문헌을 공부해 온 레녹조차 조금도 이해할 수 없는 고차원의 주술문자.
그런 주술문자 수백만 체를 이용해 짜여진 극도로 정교한 주술영창.
스스로 우물이 되어 죽어가는 편람의 의식에서, 저런 술식이 분해되어 나온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편람의 의식체가 실재하는 주술 그 자체로서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
그것을 깨달은 레녹이 가슴속 한구석을 스쳐 지나가는 서늘한 감정에 시선을 치켜든 순간.
팟!
레녹의 의식이 순식간에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왔다.
“큭……!!”
“지켜보라는 게 우물로 의식을 던져 넣으라는 말은 아니었는데.”
그 자리에 주저앉아 숨을 토해낸 레녹을 보며 천견이 적잖게 놀란듯이 물었다.
“그 잠깐 사이에 우물의 구조를 분석하고 돌아올 시간까지 계산해 의념을 조작한 건가? 이런 경험이 굉장히 많은 모양이야.”
“…….”
레녹은 천견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고개를 숙였다.
천견이 놀라운 일은 아니라는 듯 픽 웃었다.
“우물 안을 직접 들여다보고도 머리가 터지지 않은 게 용하군. 정보처리 속도는 오히려 나보다 더 나은 것 같은데. 진둔의 결계술도 그런 식으로 승계받았나?”
“……편람의 의식체가 외해에 흡수되어 분해되고 있었다.”
레녹이 겨우 대답했다.
“그렇게 분해되는 의식 전부가…… 주술로 이루어져 있더군.”
“그걸 다 지켜보고 왔다면 이야기가 빠르겠군. 해석할 수 있었나?”
“아니.”
고민하던 레녹이 고개를 저었다.
“자신의 지성과 의지를 아예 밑바닥부터 주술로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승천자의 지성을 술식으로 자아낼 수 있다면 그건 이미 위계의 경지에 묶이지 않는 개념이겠지. 주술사가 아닌 나로서는 어렵다.”
“그게 바로 파드메 키에사라는 존재를 정의하는 핵심적인 개념이지.”
천견이 고개를 끄덕였다.
“파드메는 영수로 태어나 주술을 익히며, 오랫동안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다고 했다. 짐승으로서의 본능과 술사로서의 이성 중에서 어느 쪽에 서야 하는지 크게 고민했다고 하더군.”
콰앙!!
새하얀 등대의 장막 끝에서 짙은 어둠이 흘러넘친다.
머리 위로 떨어지는 어둠 덩어리를 한 손으로 받아낸 천견이 대수롭지 않게 그것을 손등으로 쓱 문질렀다.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꿈틀대는 주술문자가 그녀의 손바닥 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천견은 자신이 쥔 주술문자를 레녹에게 보여주면서 말했다.
“그래서 파드메가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바로…… 자신의 본능과 지성을 한번 모조리 해체하고, 주술을 통해 재구성하는 일이었다.”
“…….”
침묵하던 레녹이 물었다.
“그게…… 가능한 일인가?”
세계의 온갖 비밀과 금기를 돌아보고, 위계를 초월한 마법사에게도 허무맹랑하게 느껴지는 비현실적인 설명.
빠르게 머릿속으로 천견의 말을 곱씹은 레녹이 물었다.
“그런 일을 해내려면 술자의 의지가 소멸한 뒤에도 술식이 자율적으로 작동하도록 극도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해. 감각에 의존하는 주술로 그런 일을 해낼 수 있다고?”
“…….”
“설령 성공한다 해도, 그런 식으로 본능과 이성을 재구성한 순간부터는 그게 진짜 자신인지 확신할 수 없을 텐데.”
천견이 설명한 방법은 단순히 자신의 정신 안에 주술을 주입한다는 걸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본능과 지성을 해체해 재구성한다는 것은 사실상 술자의 자아 그 자체를 건드리는 행위.
따지자면, 자신의 뇌를 오직 술식으로만 작동하는 연산 처리 장치로 갈아치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설령 이전과 똑같이 작동할지는 몰라도, 정신을 재구성한 다음의 자신이 이전과 같으리라고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것이다.
“파드메는 인간이 아니니까, 우리와는 자아를 인지하는 감각 자체가 달라. 그녀가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는 누구도 모르지.”
천견이 무심한 기색으로 손짓했다.
“중요한 건 파드메가 성공했다는 거다. 그녀는 자신의 본능과 이성을 스스로 완벽하게 해체한 뒤 재정립했고, 그 직후 9레벨에 올라 승천자가 되었으니까.”
“…….”
“내가 어째서 네게 이걸 설명해 주는지 알겠어?”
“승천에 도전하려면 자아조차 내버리는 도박수를 던져야 한다는 건가?”
“아니.”
천견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파드메가 행한 방법이 어떻게 보면 우리 모두에게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말이었지.”
“…….”
“파드메 키에사가 자아를 재구성하는 데 사용했던 주술. 그건 이미 우리가 인지하는 위계의 개념을 까마득하게 넘어서 있었어.”
침묵하는 레녹을 향해 천견이 나직하게 말했다.
“술자를 망가뜨리고, 술자에게 의존하지 않은 채, 술자 자신을 새롭게 구성하는 힘. 그건 이미 파드메 키에사를 뛰어넘은 무언가였지. 이게 무슨 뜻인지 알겠나?”
“그건…….”
그 순간, 천견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깨달은 레녹이 침묵했다.
의식체의 죽음을 통해, 편람의 존재하는 방식을 통해 일러주려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깨달았기 때문에.
자격을 얻어 승천자가 되는 것은 거창한 의식, 위대한 신격, 혹은 무한한 비승 끝에서만 행해지는 기적이 아니다.
영수의 몸으로 태어나 주술을 익히고 지성을 얻은 편람이 승천자가 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
“편람이 스스로의 의식을 재구성한 주술. 9레벨을 뛰어넘은 초월적인 개념의 무언가였군.”
레녹이 조용히 답했다.
“승천자에게 허락된 것 이상의 기준을 인지하는 순간, 승천자가 될 자격이 만들어지는 건가?”
천견이 아까부터 언급했던 위계의 개념을 넘어선 주술.
편람의 존재를 처음부터 재구성하여, 그녀를 승천자로 만들어준 결정적인 계기.
초월적인 개념을 상징하는 무언가.
“정확한 이름은 없어. 어떻게 부르는지 역시 다들 마음대로지.”
천견이 무표정한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파드메가 할 수 있었던 건, 그것이 영수로 태어난 평생 바라왔던 염원이었기 때문이야. 본능과 이성 사이에서 갈등하며 괴로워하던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한 위업이었지.”
저 멀리 갈수록 검게 물드는 우물의 풍경을 바라보며 천견이 말했다.
“살아온 모든 생애를 관통하는 하나의 대답. 파드메는 자신에게 주어진 것 이상의 재능과 기적을 사용해서 그것을 성공시켰고-”
쿠과과과!!!
이미 천견이 지키는 등대의 장막을 제외한 다른 모든 의식세계는, 끝없는 어둠에 물들어가고 있었다.
“그것 때문에 끝내 영락해서 기억을 잃고 망각에 빠졌지.”
“망각에 빠진 이유라면…….”
“그래. 거기서부터는-”
그렇게 말한 천견이 슬쩍 시선을 뒤로 돌려세웠다.
“진짜 본인에게 듣는 게 낫겠군.”
“……뭐?”
그 순간, 천견의 등 뒤에 어둠으로 침잠한 의식세계가, 반으로 쪼개지며 비틀렸다.
쩌어어억!!
실재하는 세상을 양단하듯 하늘과 지상이 일그러지며, 우물과는 또 다른 균열이 바깥에서부터 내리찍혔다.
그와 함께 의식공간 전역에 가득 찬 외해의 어둠이 순식간에 균열 너머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우우우우우웅!!!!
격렬하게 불어닥치는 바람 속에서 레녹이 눈을 뜨고 새롭게 생겨난 균열 저편을 응시했다.
헤아릴 수 없는 강대한 격을 지닌 무언가가, 균열 저편에서 외해의 어둠을 빨아먹고 이곳을 내려다보고 있다.
레녹이 그것을 자각하고 곧바로 자신의 의식을 단단하게 굳힌 순간.
화악!!
우물에서 흘러나온 어둠이 모조리 빨려 들어가 소멸하고, 고요한 정적이 찾아왔다.
사태를 관망하던 천견이 자신이 세운 등대를 거두며 돌아섰다.
끝을 알 수 없는 광활한 의식의 지평선 반대편에, 무표정한 백발의 소녀가 서 있었다.
갈색의 피부 위로 알 수 없는 복잡한 주술문자를 새긴 날카로운 외견.
처음 보는 얼굴이지만, 이렇게 마주한 순간 그녀가 누구인지 알 것만 같다.
레녹이 그 사실에 무심코 숨을 들이켜며 안색을 굳힌 찰나.
“오랜만이야, 파드메.”
소녀를 돌아본 천견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우리, 이렇게라도 만난 게 얼마 만이더라?”
“글쎄, 마드레아.”
소녀의 입가에 싸늘한 냉소가 떠올랐다.
“난 별로 만나고 싶지 않았어.”
9레벨 승천자 편람, 파드메 키에사.
현실에서 우물을 지키며 잠들어 있는 승천자 본인이 직접 이 의식공간에 강림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