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Survivor RAW novel - Chapter 316
16권
진리가 휘두른 파멸유혼검의 감당 못할 충격에 잠시 정신이 아득해지다가 그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린 흑염의 절대자가 바보와 같은 미소를 지으며 몸을 일으켰다.
‘다른 8인의 절대자 놈들이야 도대체 감을 못 잡으니 그렇지요.
진리를 어떻게 이겨?’
약간이라도 반항의 마음을 품자마자 생존의 위기로 최대로 가동된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보여주는 사실은 오직 하나였다.
처참하게 부서지고 박살나는 자신의 모습이다.
치열하게 싸우다 그러면 만족이라도 하지 귀찮다는 듯 내젓는 손짓에 그 꼴을 당할 것을 알고서 덤빌 용기는 없다.
더구나 흑염의 절대자와 일족의 완성이 가장 늦다고 같은 별에 살게 되면서 더욱 확실하게 그 격차를 알게 되었다.
다른 8인의 절대자는 능력측정이 안 되는 2써클 이상의 차이라고만 알면서 대항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직감의 절대권능인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있는 흑염인 자신은 알고 있다.
절대계에서 각 계열의 최강자로 군림하는 10중심인 8인의 절대자와 진리는 최소 3써클 이상의 차이이고 신력으로 환산하면 1,000배 이상이 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그 격차는 갈수록 멀어지고 있는 절망적인 상황이다.
이미 힘으로는 어떻게 해볼 수준이 아니다.
‘아직도 일격에 말소네.
난 정말 접근전 전투능력으로는 최강인 흑염인가?
항상 두들겨 맞으면서도 병신같이 웃고 이게 무슨 꼴이냐?
아니, 상위자로 모시고 사는 것이 진리라서 그래.
세상 참 살기 힘들어.’
한탄과 함께 혹시라도 꼬투리를 잡힐까 헤실 거리는 웃음을 보며 진리가 혀를 차며 말한다.
“웃지 말고 화를 내면서 덤벼.”
“아하하하하-! 존댓말을 한 제 잘못입니다.
반성하겠습니다.”
진리는 머리가 아픈 느낌이었다.
벌써 수십억 년을 이렇게 갈구어도 자신에게 덤빌 생각을 하지 않는다.
초기에는 왜 자꾸 때리느냐고 바락바락 대들더니 흑염의 절대자로 일단 완성이 되고나서가 문제였다.
그동안 당한 것을 갚아주겠다고 자신 앞에서는 살기와 투기를 피우다가 잠시 후에 바로 꼬리 내린 강아지가 되어 버렸다.
‘나와 자신의 능력의 격차를 직감으로 알아버린 것이지.’
그 후 아무리 두들겨 패고 구박을 해도 이렇게 바보처럼 웃기만 하고 들러붙는다.
그렇다고 정말 바보냐?
절대 그렇지 않다.
살기와 투기의 집합체인 흑염의 절대자가 바보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자기 앞에서만 이 꼴이지 다른 존재 앞에서는 공포 그 자체다.
결국 제대로 발동된 흑염의 권능들이 문제였다.
과거에도 그 규격을 벗어난 권능으로 마지막까지 괴롭히더니 또 이런 문제를 일으킨다.
‘역시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항상 문제로군.
2써클 이상의 존재에게 능력의 파악이 안 될 것인데 용케 대충이나마 파악을 하고 있어.
이래서야 언제 이놈이 독립을 할지 모르겠군.
그렇다고 강제로 내쫓으려고 하니 다른 존재들이 이놈을 아직 감당을 못하고 있으니.’
자기 앞에서 항상 이런 바보 꼴을 하니 평가가 정당할 리가 없다.
힘이 있으니 직접 무시를 하지는 않지만 주변으로부터 알게 모르게 설움을 당한다.
그 대상이 같은 10중심인 8인의 절대자와 일족들이 많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아무리 흑염이 강해도 2명의 8인의 절대자를 이길 수는 없다.
그래서 혼자서 열이 받아 이를 갈고 있다가 다른 8인의 절대자와 서열전을 할 때 미쳐 날뛰며 왜 흑염이 근접능력과 개인전투력이 최강인지 증명했다.
그렇게 정상적인 10중심으로 인정하지 않던 다른 8인의 절대자들을 모두 격파하고 흑염의 일족도 다른 일족을 거의 이겨내고 단숨에 서열 4위에 올랐다.
일족의 도움을 거의 받지도 않고 혼자서 이룬 놀라운 성과였다.
하지만 그 덕분에 대적했던 8인의 절대자와 주요 일족들이 모두 중상으로 치료를 위해 일시 관리임무를 중지했고 질서가 엉망이 되는 위기가 왔다.
‘바람가의 아이들을 동원하면 간단하게 해결되지만 그럼 절대계의 독립성이 없어진다.
직접 나서자니 절대계와 주우주를 만든 이유가 사라진다.
그 덕분에 주우주의 용병신들을 대량 고용해 그 빈틈을 메울 수밖에 없었다.’
실로 어이없는 결과인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를 메울 만큼 강하기는 하니 넘어가고 있다.
그리고 지금 문제는 흑염이 아니다.
겁도 없이 칭호를 완전 개방하여 자신을 부른 차원의 마도신이 문제다.
수준차이가 너무 나니 자신을 보고도 겁이 없는 점은 너무나 바람직하다.
어느 정도 근접을 하고 이렇게 되어버리면 곤란하다.
영원한 행복이란 결코 안정과 평안이 아니다.
그것은 결국 권태를 부르고 자멸한다.
끝없는 도전과 기회, 시련을 극복하는 성취감이 넘치는 우주야말로 자신의 목표의 기초다.
그래서 이렇게 무모하면서도 끝없이 도전하는 자들을 아낄 수밖에 없다.
“영원의 심판에 들기 전에 한 가지만 묻고자 합니다.”
“뭐지?”
“이계에서는 ‘진리’를 뭐라고 부릅니까?”
아직 주우주도 벗어나지 못한 존재가 이계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특이하다.
하긴 차원의 마도신의 권능이 ‘차원’이라면 당연히 알 것이다.
그리고 숨길 이유도 없다.
약자의 평가 따위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허신(虛神), 거짓된 존재, 만들어진 우상.”
부르르르르르-!
내 뒤에 서있는 바람가의 아이들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몸이 떠는 것이 느낀다.
그리고 어느새 도착했는지 흑염의 바람성의 대지에 내려앉은 다른 8인의 절대자들도 화가 머리끝까지 난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다른 칭호를 가진 존재들은 흑염의 절대자의 허락 없이 출입했다가는 죽기에 모두 행성외곽에서 상황을 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도 나의 말에 화를 내고 있다.
하긴 나에 대한 이런 평가는 곧 이들 전부에 대한 용납할 수도 없는 모욕이기도 했다.
나는 이들의 대표이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나에 대한 그들의 평가는 정당하다.
입장을 바꾸어 보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일이기도 하다.
아니, 이계 자체가 절대계와 주우주들을 용납을 못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런데 그 말을 듣자마자 차원의 마도신의 투기와 살기가 살짝 약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대충 무슨 생각인지는 알 것 같다.
500억년동안 칭호를 주고서 직접 관리하면서 순순히 처분을 받아들인 존재는 없으니 말이다.
만면에 미소를 띠고 차원의 마도신을 보며 추가설명을 한다.
“내가 직접 가서 뒤집어엎은 뒤로는 모두 진리라고 고쳐 부르지.”
“흐읍-!”
숨넘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이 녀석은 정말 재미있다.
거의 미칠 정도로 투기와 살기의 집합체인 흑염의 권능에 의식이 뒤범벅이 되면서도 냉철한 이성과 절대급의 마도를 발휘할 만큼의 연산력이 남아있다.
그리고 투지가 넘치면서도 최후의 도주를 생각하고 있었다.
뭐 각종 의문이 넘치는 것 같지만 드물게 발생한 가능성이니 잘 설명해준다.
이계로 가는 제한은 무척 크다.
적어도 절대적인 창세능력이 없으면 1만분의 1이하로 능력이 급감한다.
“이계로 아무 준비 없이 가면 신력이나 신체 능력이 1만분의 1이하로 주는 것은 나와 아무 상관없다.
이계 전체를 상대로 해도 1만분의 1의 힘이라도 아무 문제가 없으니 말이다.”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는 차원의 마도신이 입을 쫙 벌리는 것이 느껴진다.
이계의 지배계급의 최상급 신들의 능력치는 산술적으로 1,000억 정도다.
물론 권능의 다양성이나 위력은 주우주보다 훨씬 떨어지지만 1만분의 1로 힘이 줄어드는 것은 이계와 절대계의 전쟁을 막는 큰 요인이다.
절대급의 공간계열의 권능과 연산력을 가지지 않으면 이 능력하락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끝났다.
여기 주우주 최초로 절대급의 창세능력을 키워낸 ‘차원’의 절대자가 나타난 이상 그 제약도 한시적이다.
신력 1,000조의 10중심들조차 직접 파견이 가능해.’
그런데 이 말을 듣고도 아직 차원의 마도신의 투기와 살기가 흔들린다.
본래대로 돌아오지 않는 것을 보니 아직도 이계로 도망갈 계획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이래서는 곤란하다.
이러면 차원의 마도신의 진정한 실력이 나오지 않는다.
뭐든지 극한의 위기에 처했을 경우에만 전력이 나오는 법이다.
결국 추가 설명까지 친절하게 해준다.
“1회와 248명.”
“…….”
무슨 말인지 몰라서 대답을 못하는 차원의 마도신을 보면서 만면에 환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한다.
“내가 아직 절대계와 주우주의 정리도 끝나지 않았는데 무엇을 하려 이계를 갔다 왔겠는가?
단 한 번이지만 절대계에서 집단반란을 벌이고 패배하자 나의 영원한 심판을 피해 이계로 도망친 차원과 공간계열의 권능을 가진 존재들을 잡으러 갔었다.
248명은 그때 잡은 인원이지.
이들은 모두 8인의 절대자들의 바람성에 넘겨 다시 시작하고 있다.
그 이후 차원이나 공간의 권능이 거의 사장되었지.
이들을 모두 잡아서 심판하는 과정에 이계 전부가 나와 싸우고 나서야 ‘진리’로 다시 부르더구나.
그 후 이계는 절대계에서 도망간 자들을 나에게 바로 넘기기로 계약을 맺었다.
상당히 오래 전의 일이고 이계와 관련된 것은 절대계에서 특별 관리되어 아직 주우주의 존재인 너는 몰랐구나.”
살기와 투기가 점점 타오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포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절대급의 차원의 권능을 이룬 자신이라면 도망칠 수 있다고 믿는 모양이다.
하긴 자신만의 기준과 세상을 살아가던 차원의 절대자들과 창조신들이 항상 하는 오류이다.
자신만이 특별하다는 착각이다.
“설마 내가 검증하지 않은 권능들과 칭호들을 소중한 촛불이자 유용한 태양인 너희들에게 주었을까?
그래서 차원의 권능은 나도 가지고 있다.
나의 차원의 권능은 너와는 유형이 다르지만 이계의 제약에서 벗어나기 충분하다.
어떤 존재이든 나를 실망시키면 어디라도 쫓아가서 영원한 심판에 쳐 넣는다.
이계가 아닌 어디라도 예외는 없다.”
뻣뻣하게 굳어지는 차원의 마도신을 보며 파멸유혼검을 손에 쥐고 가볍게 휘둘렀다.
파사사사사삭-!
파멸유혼검이 휘둘러지는 충격과 위압감에 차원의 마도신의 로브가 휘날리며 일순 뒤로 피하려고 하다가 필사적으로 억누르는 것이 보인다.
‘좋은 판단이다.
단 한 번이라도 강자와의 싸움이나 대화에서 물러서면 버릇이 되어 버린다.
일단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 만난 과거에도 이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홀로 본인과 버금가는 강자들 5명과 도저히 감당 못할 엄청난 세력에게 기죽지 않고 덤벼들던 그 때와 같다.
그러고도 원하는 것이 겨우 먹을 것이라는 것이 문제였지만 다 개인사정이 있으니 상관없다.
“너는 아직 제대로 익히지도 못했으면서 마음대로 칭호를 완전 개방하여 절대적인 강자의 힘을 얻었다.
그 자격의 증명인 상위존재에 대한 일격필살과 완전승리, 그리고 칭호를 가진 존재로서 발전가능성을 보이지 못하면…….”
바람성에 벌레로 떨어트릴까 생각하다 바꾸었다.
방금 보아하니 기특하게도 바람성의 벌레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잘 준비한 모양이다.
그렇다고 대신족이 되기에는 지금 능력이 모자라서 안 되니 다른 수단을 생각을 해야 한다.
그리고 좋은 생각이 났다.
“아주 큰 상을 주마.”
자신의 천진난만한 아이와 같은 웃음에 기겁을 하는 8인의 절대자들과 한숨을 쉬는 바람가의 아이들이 느껴진다.
하지만 모처럼 재미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아이다.
그러니 쉽게 처리할 수 없다.
정작 차원의 마도신 본인은 얼굴이 완전 시꺼먼 사색이 되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승자에게 영광을 부여하는 것은 발전의 기본이다.
그런데 뒤통수를 치는 것 같은 조치를 할 리가 없다.
그런 것이야 강자 주제에 약삭빠른 짓을 해서 자기 이익만 추구하려는 것들에게 내래는 처분이다.
그래서 추가로 말한다.
“그 상은 네가 원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 말에 다시 맹렬한 투기와 살기가 살아나는 것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너무 관대한 조치에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10중심들에게 들리게 의지를 전달한다.
‘지금 원하는 것이 미래에서 이익이 되는 것이라고는 확정하지는 못하지.
지금 최선이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최악이 되는 경우는 부지기수로 발생한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칭호를 가진 절대자는 항상 그 점을 명심하고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서 현실에 집착해서는 아니, 된다.
항상 자신의 강함의 발전에 주안점을 두어야만 한다.’
그제야 납득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10중심과 다르게 흑염의 절대자가 다급하게 의지를 전달해 온다.
보아하니 어지간히 급한 모양이다.
‘진리시여-!
상대를 바꾸어 주고 싶습니다.
겨우 본신신력 100억의 예비 창조신에게 신력 5조의 최상위 흑염 일족의 상대는 너무나 가혹합니다.
그러니 1조 미만의 가장 약한 일족으로 바꾸어 주려고 합니다.
다른 10중심들이 그 의지를 듣고 기가 막힌 얼굴로 흑염의 절대자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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