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20
밥만 먹고 레벨업 1021화
코니르와 헤라클.
두 사람은 분명 천외제국 내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강한 편에 속했다.
하지만 제국의 평범한 아낙네부터 시작해, 배불뚝이 아저씨나 노인들까지.
코니르와 헤라클을 자신들이 지켜줘야 하는 자들로 인식하고 있다.
둘 모두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렇기 때문인지 둘에게는 인간이 흔히 가지는 욕심이란 게 없었다.
둘은 라면가게를 운영하면서 제국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고, 그들을 보며 어떤 이는 엄마 미소를, 어떤 이는 아빠 미소를 짓곤 했다.
그것은 천외제국의 내로라하는 강자들도 마찬가지다.
“감히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새끼들을…….”
창신은 그들을 정말 친손주처럼 아껴주었다.
“발라만. 저자의 목은 제가 가지겠사옵니다.”
폐위된 황제 브로드는 정녕 그들의 든든한 삼촌이었다.
그 외의 무수히 많은 이들에게서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쟤들 형이, 군신이라는 거다.”
그건 민혁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그는 그 어떤 때보다 크게 분노하고 있었다.
민혁은 카르딘 황자를 루브앙 제국까지 무사히 안내하려는 길잡이들과 우연히 만났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가신의 목소리로 연결된 코니르가 위험하다는 알림을 들었다.
그는 알림을 듣자마자 지체하지 않고 코니르가 있는 곳으로 워프했다.
그리고 그들을 조롱하며 죽이려던 발라만과 그 세력을 마주할 수 있었다.
[발라만 공작 Lv 831.] [붉은해골 첫 번째 기사 베게넨 Lv 778.] [붉은해골 두 번째 기사 아가너 Lv 754.] [붉은해골 세 번째 기사 플레넌 Lv 732.] [붉은 해골…….]민혁은 발라만 공작부터 시작해 붉은해골 기사라 이름 붙은 이들을 훑어봤다.
기본 레벨대가 신의 검들보다 조금 더 높은 정도다.
또한 검은해골 기사단의 단원들 평균 레벨은 약 620대 정도로 그들 역시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었다.
갑작스러운 천외제국 황제와 간부진들의 등장에 당혹했던 듯싶었던 발라만 공작이 웃음을 흘렸다.
“카르딘이 황제가 되는 것에 천외제국이 연관되어 있다라. 내가 황제가 된다면 천외제국은 일주일 안에 멸망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그 정도로 발라만은 자신의 실력에 자신 있었다.
또 차라리 잘되었다 생각했다.
“이렇게 한 번에 소탕할 수 있게 되었으니 좋군.”
발라만은 자만하고 있었다.
실제로 발라만은 추후 황제가 되기 위해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검은해골 기사단을 훈련시켜 왔다.
그 강도는 신의 검들의 훈련 수준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었다.
‘천외제국의 가신들이 가진 휘황찬란한 이름들 따위. 여러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붉은해골 기사들에 견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렇게 확신한 발라만이 턱짓하는 순간.
파아아아아아아앙-!
붉은해골 첫 번째 기사 베게넨이 앞으로 튀어나갔다.
그를 필두로 붉은해골 기사들이 검은 해골 기사단원들을 이끌고 돌진하기 시작했다.
베게넨은, 창신 밴과 꼭 겨뤄보고 싶어 하던 인물이었다.
‘그저 신의 인정을 받았기에 창신이 될 수 있었던 자.’
베게넨의 창신 밴에 대한 평가는 딱 그러했다.
창신의 힘을 계승 받았기에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인물에 불과하다.
그에 반해 자신은?
‘오랜 시간 발라만 공작님과 함께 죽을 위기를 수차례 넘겨왔다.’
그뿐만이 아니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창술가들을 찾아가 모두 단숨에 때려눕혔다.
심지어 자신은 신의 검들의 단장이었던 던과 견주는 실력자인바.
젓가락도 들기 힘들어 보이는 밴과 그의 창이 부딪친 순간.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창이 묵직하지 않…….’
그렇게 생각한 순간 베게넨은 자신의 창이 어디론가 빨려 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받았다.
“자신의 힘을 믿고 자만하다니, 끌끌.”
밴은 애초에 그의 공격에 대응한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흘려보낸 것에 지나지 않다.
태, 태태태태태태태탱-
베게넨이 미친 듯이 창을 휘둘러 보지만 밴은 모두 가뿐히 흘려보내고 있었다.
발목에만 힘을 조금씩 주어 움직임을 최소화하여 피해내는 밴.
애석하게도, 베게넨 스스로가 생각하는 산전수전과 밴이 겪은 고난은 격이 다른 것이었다.
애초에 천외제국 그 누구에게도 밴은 본인이 창신이 될 수 있었던 세세한 과정은 말해주지 않았다.
그는 창신의 시험에서 수백번도 더 넘는 죽음에 가까운 고통을 경험하고 영혼조차 소멸될 위기에 놓였던 적 있는 노장이었다.
콰콰콰콰콰콱-!
밴의 창이 베게넨의 몸 곳곳을 가뿐하게 꿰뚫었다.
피를 흩뿌리는 그를 지나친 밴이 몰려오는 검은해골 기사단들의 목을 꿰뚫었다.
첫 번째 기사인 베게넨이 너무 손쉽게 당하자, 붉은해골 플레넌은 당황했지만 서둘러 정신을 차렸다.
‘아수라와 엘라자베스라.’
아수라 아스갈. 그녀는 루브앙 제국에서도 소문이 나 있는 여인이다.
그러나 그녀는 결국 이방인에 지나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순수한 강함이라면 모를까, 실력 자체는 한없이 뒤떨어지는 존재들이 이방인들이다.
차아아아앙-!
그녀의 검과 플레넌의 검이 맞부딪친다.
‘천외제국 이방인들은 루브앙의 제1의 신의 검들조차 뛰어넘지 못했지.’
그렇기에 자신조차 이길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핏빛대검을 휘둘러대는 아스갈을 플레넌의 검이 압박하기 시작한다.
촤촤촤촤촤촹-!
대검은 파괴력이 강한 대신, 그 속도가 현저히 낮은바.
그러나 그들은 모르는 게 있었다.
그들이 아는 데이터는 과거의 데이터일 뿐.
아수라 아스갈은 계속하여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아수라 이도류.”
파아아아앙-!
피가 되어 촤르륵, 땅에 흩어지는가 싶었던 그것이 이도류가 되어 아스갈의 각 손에 하나씩 쥐어진다.
“어떻게 저 귀염둥이(?)들을…….”
아스갈은 지금 그 어떤 때보다 분노하고 있었다.
촤라라라라라라락-
아스갈이 플레넌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본디 전장의 귀신이었던 시절, 아스갈의 주무기는 이도류였다.
그녀의 현란한 이도류에 플레넌이 당혹감에 휩싸였다.
그러나 빈틈을 찾아 검기를 발현하려던 때.
[마력의 통제.] [엘리자베스의 힘에 따라 마력이 통제당합니다.]“……!”
반대로 아스갈은 어떠한 통제도 없는바.
“피폭풍.”
까르르르르르르륵-!
거대한 피의 폭풍이 플레넌을 집어삼켰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악!”
플레넌의 거친 비명이 울려 퍼졌다.
또한 대악마 엘피스와 고르피도, 사랑이, 소망이, 행복이, 신의 검 루오는 빠른 속도로 35만에 이르는 대군을 상대하고 있었다.
“…….”
예상외의 천외제국의 선전에 발라만이 다소 놀랐다.
그가 모르는 사실이 있었다.
사실 발라만과 검은해골 군단은 루브앙 제국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인원은 천외제국의 최정예들이라는 사실이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천외제국이 결코 루브앙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거다.
‘위험하구나.’
전쟁의 미치광이 발라만. 그가 자신에게 매섭게 쇄도해 오는 천외제국 황제 민혁과 브로드를 보았다.
콰아아아아아아앙-!
그가 빠르게 접근하는 민혁을 퉁겨 보내고 곧바로 브로드와 검을 맞부딪쳤다.
브로드는 실로 감탄했다.
‘아직도 루브앙에 이런 인재가 남아 있는가.’
그 정도로 발라만의 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실제로 브로드가 그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음이 그 방증이었다.
그에 발라만은 생각을 바꿨다.
발라만은 언급했듯 평범한 인간이었으나 또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자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그가 비록 죽음의 신의 후예는 아니나, 죽음의 신과 영혼을 빌미로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었다.
그 대가는 컸다.
죽음을 맞이하여 지옥으로 가면, 영원토록 죽음의 신의 곁에서 노예처럼 부려질 것.
그러나 영혼마저 팔 정도로 발라만은 황제가 되고자 하는 욕심이 컸다.
그에 계약을 한 그는 특이한 힘들 여러 가지를 얻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것.
[검은해골의 노래.] [검은해골의 노래가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멈춰 서게 만듭니다.] [검은해골의 노래가 이어지는 동안 그 어떠한 자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검은 해골의 노래는 30분 동안 이어집니다.]삐리리리리리리~
기이한 피리 소리가 울려 퍼지자 그 자리의 모두가 얼어붙은 듯 멈춰섰다.
한 병사의 목을 뛰어올라 찌르려던 밴도 허공에 그대로 멈춰졌다.
그처럼 엘피스의 검에 복부가 찔린 병사도 비명을 지르던 모습 그대로 멈췄다.
움직일 수 있는 건 그들의 눈동자뿐이었다.
[검은해골의 노래에 의해 멈춰 선 이들은 어떠한 데미지도 받지 않습니다.] [검은해골의 노래를 들은 이 중, 시전자가 선택한 몇 명만이 자유로운 움직임을 가질 수 있습니다.]발라만 공작이 선택한 그 한 명.
다름 아닌 민혁이었다.
본인과 검을 맞대던 브로드마저 멈춰 서자 발라만이 조소를 터뜨렸다.
“천외제국 황제여, 그대와 나의 전장이다.”
발라만 공작은 미치광이.
그리고 전쟁터에선 누구보다 이성적이고 현명했다.
그는 민혁을 죽이는 것이 급선무라 판단했다.
“그대를 지키는 창신과 브로드, 루오가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지.”
[붉은해골의 콜로세움.]콰르르르르르륵-!
이번엔 붉은 해골 수천 마리가 득시글거리며 땅속에서 빠르게 모습을 드러냈다.
민혁이 재빠르게 자리를 피하려 했으나, 발목을 잡은 해골에 의해 움직일 수 없었다.
그 해골들이 점점 탑처럼 거대해지며 발라만과 민혁이 전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곧바로.
천장부분까지 닫히며 민혁이 발라만과 함께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어떠한 소리도 퍼지지 않았다.
아주 작은 콜로세움 안은 소음조차 차단되는 듯싶었다.
그리고 방금 전까지만 해도 가득히 퍼졌던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마저 사라졌다.
그 이유는 검은해골의 노래를 듣는 모두가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 알 수 있는 건 있었다.
천외제국의 모두가 붉은해골 장벽 안에 갇혀 버린 민혁을 애타게 부르고 있다는 것.
‘폐하……!’
‘폐하아아아!’
‘어, 어찌 이런. 말도 안 되는 힘이……!’
모두의 눈동자가 민혁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카르딘 황자 역시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는 오랜 시간 세상을 떠나 있어 이야기를 듣진 못했지만, 천외제국과 루브앙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왔다.
루브앙은 네르바에 의해 갈수록 거대해지는 국가이다.
그리고 신흥하는 천외제국이란 국가가 루브앙을 위협한다고.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그러한 천외제국이 루브앙 제국의 1/20이 될까 말까 한 규모란 거였다.
그럼에도 그럴 수 있던 이유는.
‘그의 신하들이 모두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황제 자체도 유능하나 그 신하들이 가지는 힘이 무척 크다고 들은 바가 있었다.
반면 발라만 공작은 어떤가?
‘그는 말도 안 될 정도로 강한 무력을 가지고 있다.’
그 또한 발라만 공작의 명성에 대해선 들었다.
‘혼자서 1천만 대군을 죽였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흔히 전설에나 나올 법한.
하지만 어찌 보면 가능도 할 법한 이야기다.
그 1천만 대군을 죽이기 위해서 약 2개월 동안 전쟁을 치렀다고 들었다.
그렇다.
그 1천만 대군을 죽였다는 이야기는, 발라만 공작 혼자서 제국 하나를 무너뜨린 전설적인 일화였다.
그러한 발라만 공작을 천외제국 황제라는 자가 이길 수 있을 린 없을 터.
시간이 계속해서 흐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은해골의 노래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때.
주르르르르르르륵-
해골들이 쌓은 벽 사이로 붉은 피가 주르륵 흘러나왔다.
그 그로테스크한 광경과 함께.
“바, 발라만 공작님!”
“민혁 폐하아아아!”
노래가 끝났다.
검은해골 기사단과 붉은해골 기사들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발라만 공작께서 천외제국 황제를 죽이셨다!”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시다!”
“대루브앙 제국의 황제가 되실 분께서 천외제국 황제를 처단하셨다!”
그리고.
후두두두두두둑-!
붉은 해골들로 이루어진 콜로세움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그 무너지는 장벽 너머로 붉은해골 기사들이 환하게 웃어 보인다.
카르딘 황자는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그리고 곧 볼 수 있었다.
“뭔 헛소리야?.”
멀쩡히 선 민혁과 바닥에 쓰러져 피를 흘리는 발라만 공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