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0
밥만 먹고 레벨업 110화
샐로브의 땅.
그곳에 파티원 세 사람과 함께 있는 레미는 서둘러 전사 유저인 코르코한테 힐을 사용했다.
“성스러운 힘이여, 내게 힘을 빌려주소서!”
[힐] [지정한 대상의 HP를 25% 회복시킵니다.]코르코의 몸의 상처가 치유된다.
“크읏, 이 빌어먹을 거미줄!”
단단한 샐로브의 거미줄.
그 때문에 그들은 꽤 난항을 겪는 중이었다.
궁사 유저가 서둘러 스킬을 사용했다.
[트리플샷] [세 발의 화살이 날아갑니다.]펏!
펏!
펏!
샐로브의 몸에 박히는 화살!
어느덧 기운을 잃은 샐로브를 코르코가 단숨에 도끼로 내리찍었다.
퍼짓!
“끼에에에!”
퍼짓!
곧이어 축 늘어지는 샐로브.
“후, 진짜 세네.”
코르코가 한숨을 뱉었다.
레미의 파티원들은 레벨 200대의 유저들.
그 넷이서 샐로브 두 마리만 나와줘도 버거운 싸움이 이어졌다.
샐로브가 레벨 대비해서 무척이나 난처한 이유는 단단하고 질긴 거미줄 때문이었다.
한 번 몸에 감기면 풀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레미에게 거미줄을 푸는 능력이 있긴 했지만, MP가 따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경험치와 아이템은 그만큼 흡족하게 줬기에 그들은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를 하듯, 하며 사냥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바로 그때.
“삐이이이이이이!”
“새소리?”
불편한 소리는 아니었지만 갑자기 들리는 정체 모를 새소리에 그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의아한 표정을 지은 래미와 일행의 시선이 소리가 들린 곳으로 넘어갔다.
곧이어 그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평범한 절벽의 색을 띠고 있던 협곡이 검게 물들어 있었다.
“왜 갑자기 절벽이 검게 물들었지?”
꽤 먼 거리였다.
궁수 유저가 스킬을 사용했다.
[매의 눈] [시력이 일시적으로 2배 뛰어나 집니다.]“헉……!?”
궁수 유저가 뒷걸음질 쳤다.
“왜 그러시죠?”
뒷걸음질 치는 궁수 유저는 사색이 되어 입술을 파르르 떨고 있었다.
“가…… 아…… 에요…….”
“예?”
“절벽이 검게 물든 게 아니에요! 저거 다 샐로브라고요!”
“……헉!?”
“꺅!”
그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협곡.
그곳의 절벽을 가득 채운 검은 것들이 전부 샐로브들이라고?
족히 수백 마리는 되어 보이는 숫자였다.
바로 그때.
그들의 눈으로 협곡 사이를 달리는 사내가 있었다.
프라이팬을 등 뒤에 차고 뿔투구를 쓴 사내.
“……코스프레?”
그들은 저런 유저들이 워낙 많아 그렇게 생각했다.
“서, 설마 저거 어그로 끈 건가?”
“미친…… 말도 안 돼.”
“저 유저 진짜 프라이팬 살인마 맞는 거 같은데요?”
“예?”
코르코의 말에 레미가 그를 돌아봤다.
“프라이팬 살인마 영상 보면 이상한 새 울음 소리 내면서 어그로 끌었잖아요. 지금도 똑같고…….”
“와, 스크린샷 찍어놔야지! 근데 저 새소리 도대체 뭐길래, 어그로를 이렇게 끌 수 있죠?”
정말 말도 안 될 정도로 놀라운 어그로 능력.
심지어 더 놀라운 건, 사내는 샐로브들에게 쫓기면서도 공격 한 번을 허용하지 않고 검을 뽑아 들어 거미줄을 갈라버린다는 거였다.
“근데 몹몰이를 왜 저렇게 하지? 너무 무식한데…….”
사실상 저렇게 몹몰이를 해서 잡는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그러던 중, 프라이팬 살인마가 갑자기 한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아, 혹시……!”
코르코가 아차 했다.
“동굴 안에 샐로브 한 마리만 들어올 수 있는 협소한 공간이 있는 것 아닐까요?”
“협소한 공간이요?”
“네, 그 협소한 공간 안으로 먼저 유저가 들어가고 그다음 샐로브가 들어오면 사냥하고 놈이 죽으면 바로 다른 샐로브가 채워지는 식으로요.”
“오호. 그럼 몹을 찾아다니는 시간을 줄일 수 있겠네요? 어? 근데 몹 시체 때문에 불가능한 거 아닌가요?”
“리비스의 시체 처리서 사용하면 지정한 장소 시체 1시간 동안 바로 사라지게 할 수 있잖아요.”
리비스의 시체 처리서는 유저들이 사냥하고 시체들을 오래 보고 싶지 않을 때 사용하는 스크롤이다.
“아하!”
“어? 근데, 다시 생각해 보니까…….”
코르코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저 수백 마리를 그렇게 잡는다니…… 생각해 보니 그것도 말이 안 되는데…… 저 사람은 지치지도 않나? 또 HP가 못 따라갈 텐데.”
협소한 공간으로 샐로브를 끌어들이고 한 마리씩 사냥한다.
하지만 이는 보통 5~10마리 정도다.
한데, 수백 마리를 그렇게 사냥한다?
“사람이 수백 마리를 1: 1로 잡는다는 게 말이 안 되는데…….”
어느덧 동굴을 바라보자 더 이상 동굴로 들어갈 수가 없는 것인지, 샐로브들이 뒤엉키고 있었다.
한데, 곧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헉……!?”
못 들어가는 듯싶었던 샐로브들이 물밀 듯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 의미는 빈 공간이 생겼다는 거잖아, 계속 사냥해서!’
모든 샐로브가 안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휴식도 취할 겸 그 모습을 바라봤다.
그러던 중이었다.
프라이팬 살인마가 동굴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기지개를 힘껏 켜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헐!?”
“마, 말도 안 돼. 20분 만에 저 수백 마리를 사냥했다고?”
말도 안 되는 일!
“저희 저쪽으로 구경 가볼까요? 스크린샷도 좀 건지고요.”
코르코는 놀란 눈으로 말했다.
“그래요!”
그렇게 말하며 그들이 움직이려던 때였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드리워진 그림자에 불안감을 느꼈다.
곧이어.
푸화아앗!
푸화아아앗!
거미줄이 그들을 감았다.
그들의 고개가 돌아갔다.
샐로브 네 마리였다.
그들이 한눈을 판 틈을 타서 슬금슬금 접근해 그들을 거미줄로 감아버린 것!
그들은 강제 로그아웃 당하고 말았다.
“아, 짜증 나. 렙따 당했잖아!”
캡슐에서 나온 레미.
현아는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그러다가 아차 했다.
“그래도 스크린샷은 건졌네?”
동굴 안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프라이팬 살인마의 새로운 모습을 기다리는 유저들이 많을 터!
더군다나, 그녀가 건진 사진은 수백 마리의 샐로브들을 이끌고 협곡 사이를 달리던 프라이팬 살인마의 사진이다.
그녀는 서둘러 스크린샷을 게재했다.
* * *
레벨을 확인한 민혁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벌써 자그마치 200레벨에 근접하고 있었다.
민혁은 씨앗을 얻는 방법으로 밖으로 나가 몹들을 몰이해 왔다.
동굴 안으로 몹들이 들어오면 트윈 헤드 오우거, 붉은 트롤, 와이번등이 샐로브들을 사냥했다.
트윈 헤드 오우거의 레벨은 300을 넘는다.
그래서 그 녀석 혼자서도 수십 마리를 상대했고, 다른 강한 몬스터들도 많았기에 수백 마리의 샐로브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거기에 민혁은 어그로만 끌었지만, 사냥 기여도를 얻었기에 10~20%의 경험치를 먹었고 빠른 레벨업을 한 셈.
더군다나, 몬스터를 먹일 때마다 얻는 경험치로도 업을 가능하니, 폭렙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리고 바로 지금!
[구운 김을 획득합니다.] [식신의 환상의 집밥 재료를 모두 모으셨습니다.]“크!”
민혁은 감탄했다.
그는 몬스터들을 먹이는 행위를 멈췄다.
이젠 자신이 먹을 때다!
민혁은 재료들을 이용해 요리를 준비했다.
먼저 된장찌개를 뚝배기에 끓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시금치와 콩나물을 맛있게 무쳤다.
무침에 꼭 필요한 건, 간 마늘과 소금, 참기름과 깨다.
참기름은 무침의 밋밋한 맛을 고소하고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간 마늘은 심심한 맛을 잡아준다.
그리고 소금은 짭조름하게 간을 더해주며 깨는 고소한 맛을 내게 해준다.
무침을 끝내자 어느덧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가 보인다.
수저를 가져갔다.
한 숟가락을 퍼서 후! 후! 하고 불어 준 후에 맛을 본다.
“후룹! 캬! 이 적당히 구수하고 얼큰한 맛!”
민혁은 된장찌개가 조금 칼칼한 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이 된장찌개는 청국장과 된장을 반반 섞었기에 더욱더 구수한 맛도 났다.
그다음, 간고등어를 굽기 시작했다.
치이이이익!
간고등어는 자칫 잘못 구우면 큰일 날지도 모른다.
속살까지 잘 익히는 게 포인트.
그리고 노릇노릇 겉 부분을 익혀주면 금상첨화!
간고등어까지 끝낸 후에 민혁은 자신이 차린 밥상을 한 번 둘러봤다.
간고등어, 시금치 무침, 콩나물 무침,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그저 구운 김과 김에 찍어 먹을 간장양념, 그리고 다른 뚝배기에 들어있는 계란찜까지.
“캬!”
절로 감탄이 나온다.
그 상태에서 된장찌개 뚝배기의 뚜껑을 연다.
솨아아아아!
피어오르는 수증기.
맛있는 수증기, 그 자체다.
민혁은 먼저 된장찌개에 숟가락을 가져가 한 번 맛봤다.
“크, 구수해, 아주 훌륭해.”
절로 밥을 부르는 맛.
얼큰하면서도 구수한 된장찌개다.
된장찌개를 듬뿍 펐다.
두부와 애호박, 팽이버섯 등이 딸려왔다.
밥 위에 가져온 후 국물 한 숟가락을 떠서 다시 밥 위에 뿌려줬다.
그리고 두부와 애호박을 숟가락으로 꾹꾹 눌러 으깬 후에 입에 가져가 한입 먹는다.
“우물우물, 좋아, 아주 좋아!”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우물거린다.
그러다가 잘 구워진 김에 밥을 얹고 반쪽으로 접는다.
그 상태에서 콕콕 간장양념에 찍어서 먹는다.
바삭거리는 구운 김, 거기에 짭조름한 양념 맛!
절로 웃음이 감돈다.
그러다가, 한없이 부드러워 보이는 계란찜에 숟가락을 푹 집어넣는다.
노란 계란찜이 딸려온다.
후! 후! 하고 불어 준 후에 입에 넣고 씹는다.
부드러운 계란찜에서 파가 씹힌다.
“와, 진짜 끝내주네?”
감탄을 남발하는 민혁은 이번엔 간고등어의 살점을 발라냈다.
따끈한 밥을 한 숟가락 푼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
그 밥 위로 간고등어 살점을 올린다.
그다음 입에 넣고 한입!
“와구!”
짭짤한 간고등어의 맛에 밥맛이 더 좋게 느껴진다.
그다음 간장 고추냉이에 찍어서 또 한입.
“와, 밥도둑이다. 밥도둑!”
끝나지 않았다.
다시 한번 계란찜을 듬뿍 펐다.
밥 위로 가져와서 밥 위로 슥삭슥삭 맛깔나게 비빈 후 가득 퍼서 입안에 넣었다.
조금 짭조름하게 된 계란찜과 밥알이 어우러져 즐거운 맛을 냈다.
식신의 집밥 세트 요리는 정말 맛있었다.
감탄이 나올 정도!
모두 먹어치운 민혁은 들리는 알림을 들을 수 있었다.
민혁은 알림을 듣고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레벨업 양은 아니었지만 사실상 이곳의 보상은 몬스터 알과 몬스터를 먹임으로써 얻는 경험치와 아이템에 주력된 것 같았다.
하지만 민혁은 그러한 것들보다 사실 식신의 요리가 최고였던 듯한 느낌이다.
그러던 중, 민혁은 뭔가 아쉬운 걸 느꼈다.
“아직, 좀 아쉽단 말이지.”
뭔가 맛있는 게 더 필요했다.
그러면서 주변을 둘러본다.
잠을 자고 있는 크로니클!
몬스터들에게 묻자, 크로니클은 본래 잠이 많다고 한다.
한 번 잠들면 일주일 동안 깨지 않을 때도 있다고.
그를 본 민혁은 살금살금 크로니클에게 다가갔다.
* * *
크로니클은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고 있었다.
그는 민혁이 밭을 갈았을 때, 몬스터들을 살리고자 하는 그를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근래, 배고파서 그런지 잠이 더 많아졌고 소음에도 깨지 않게 되었다.
그런 크로니클은 잠에서 깨면서 소리가 들리는 걸 알 수 있었다.
“옳지, 옳지. 잘 익는다, 잘 익어……! 와이번아 좀만 더 다가가 봐.”
‘뭐가 익는다는 거지?’
잠결에 들으면서 그는 의아했다.
그리고 이어 무언가 익는 소리도 들린다.
치이이이익!
“크하핫, 불로 구운 핫바 너무 맛있다.”
그 목소리는 소곤거리는 듯했지만 즐거움은 참지 못하는 듯싶었다.
“한 번만 더 구워 먹자. 그래그래, 안 깨게 조심조심…….”
그러다 이어 크로니클이 완전히 잠에서 깨어났다.
잠에서 깬 크로니클은 볼 수 있었다.
꼬챙이에 핫바 다섯 개를 꽂아 넣은 민혁.
그가 와이번의 등에 탄 채 자신에게 쭉 팔을 뻗어서 자신의 몸의 불로 핫바를 굽고 있었다.
“……?“
“…….”
“……?”
“…….”
크로니클과 눈이 마주친 민혁.
그도 말이 없었고, 크로니클도 말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