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49
밥만 먹고 레벨업 1150화
궁극의 항아리에서 엿을 선택한 민혁은 입안에 엿을 넣고 쪽쪽 빨고 있었다.
새하얗고 긴 엿은 딱딱하지만, 입안에 넣고 침과 만나면 어느 순간 부드러워진다.
그때, 치아에 힘을 주어 오독 하고 깨물어 씹어대면, 입안 가득 단맛이 퍼지고 천천히 쫀득해지기 시작해 억센 껌처럼 씹는 맛이 있다.
“맛있네!”
민혁은 레오의 눈을 치료할 재료를 찾기 위해 ‘재료 탐색’이 안내해 주는 곳에 갔다가 얻은 엿에 기뻐했다.
심지어 이 엿은 그냥 엿도 아니다.
[엿을 드셨습니다.] [모든 스텟이 0.7% 상승합니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각 0.5%씩 상승합니다.]특수한 효과까지 가진 엿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궁극의 항아리에서 엿을 선택하자, 이런 알림도 들렸다.
[히든피스, 궁극의 항아리 속에 숨겨진 진가.] [보상을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신력을 품은 항아리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단, 사용하기 위해 900레벨을 달성해야만 합니다.] [궁극의 항아리에 한 가지 소원을 빌 수 있습니다.]‘이래서 재료 탐색이 찾아낸 건가?’
새삼 민혁은 재료 탐색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애초에 첫 번째 보상은 민혁이 당장 사용할 수도 없다.
하지만 궁극의 항아리에 한 가지 소원을 빌 수 있다는 것.
그렇다는 건 이런 게 가능하다는 의미였다.
“맹인을 눈 뜨게 만들 수 있는 요리 재료를 줘.”
[궁극의 항아리가 당신의 소원이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장애를 영구적으로 고치는 재료는 아테네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민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소원을 들어준다는 궁극의 항아리가, 그 정도 일을 하지 못한다는 걸까?
아니면.
‘영구적으로 뜨게 하는 건 결국 불가능하다는 건가?’
민혁은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밖에 없다.
“버프 기간만이라도 눈을 뜰 수 있게 할 요리 재료를 줘.”
[궁극의 항아리가 당신의 소원을 들어줍니다.] [가여운 자를 위한 밀을 획득합니다.]민혁은 곧바로 가여운 자를 위한 밀을 확인해 봤다.
‘다행이다. 어떻게 요리해도 버프 유지 기간 자체가 길게 나오게 되어 있어.’
민혁은 곧바로 레오에게 요리해 주기 위해 그의 대장간으로 달려갔다.
그에게 요리함으로써 민혁이 얻는 것은 세 가지.
‘그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줬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
‘영겁의 검에 농기구로도 변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는 것과 그렇게 변한 영겁의 검을 휘둘렀을 때도 횟수가 충족되게 하는 것.’
‘그리고 가장 뛰어났던 장인의 마음.’
그의 발걸음이 가볍다.
* * *
한 매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테네 랭킹 1위에서 100위까지의 유저 평균 신등급 아티팩트 보유 개수는 4개 이상이며, 대부분이 신등급 중에서도 상급이다.
더불어 101위에서 10,000위까지의 유저 평균 신등급 아티팩트 보유 개수는 2개 이상이었다.
그렇다, 갈수록 신등급 아티팩트의 희소성이 사라지고 있었다.
당장 이름만 대면 아는 하이랭커들은 약 네 개, 다섯 개의 신등급 아티팩트를 둘렀다.
실질적으로 온몸을 ‘신등급’으로 두른 것이다.
아테네 역시 게임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유저들은 더 좋은 아티팩트와 더 높은 레벨을 얻기 위해 사냥하고, 퀘스트를 한다.
그만큼 아테네에서는 물량을 풀어줘야만 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많은 이들이 더 높은 등급의, 더 희귀한 아티팩트를 찾고자 하였다.
어떠한 자들은 과거의 기둥후보들에게 퀘스트를 받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어떠한 이들은 절대신들의 아티팩트를 얻기 위해 그 퀘스트를 찾아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갈증은 해소되지 않았다.
현재 하이랭커들의 평균 레벨은 670까지 올라온바.
바로 어제. 지쳐가는 그들에게 단비와 같은 소식이 월드 메시지로 울려 퍼졌다.
[어떠한 힘에 의해 세계 곳곳에 숨어 있던 ‘가장 위대한 열한 개의 무기’에 대한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그 소문은 한 개의 무기에 백만 번의 노력을 담은 진정한 장인에 대한 것입니다.] [그 소문을 쫓는다면 가장 위대한 무기 중 하나를 거머쥘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모든 유저가 환호했다.
알림의 ‘어떠한 힘에 의해’라는 뜻은, 조건 달성에 의하여 가장 위대한 무기 열한 개가 풀린다는 의미였다.
위대한 무기는 유명하다.
지존이라 불리는 민혁이 가진 검이 가진 타이틀이었으니까.
사람들은 민혁에 의해 이 조건이 풀렸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아마 신등급 무기들이나, 이런 것들이 많이 풀려서 그 조건이 해지된 듯.] [민혁이 것을 포함하면 총 열두 개인가?] [활, 창, 도끼, 스태프, 건틀릿, 상상만 해도 개쩌네.] [아니, 근데 대장장이의 신이 만든 무기가 아닌가 보네요?] [그런 듯? 뭐옄ㅋㅋ, 대장장이의 신 말만 ‘신’이네.]유저들은 이미 알고 있다.
신들은 물론 뛰어나고 전지전능한 존재이다.
그러나 어떠한 천재나 종들은 신들조차 뛰어넘기까지 하였다.
세계 곳곳에 대장장이의 신에 대한 비웃음이 퍼져 나갔다.
알림이 들리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대장장이의 신이 ‘가장 위대한’이라는 이름을 붙인 어떠한 자를 비난합니다.] [그는 어떠한 것에도 ‘가장 위대한’이라는 이름은 붙일 수 없으며, 그 이름이 그자의 오만함에서 비롯된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대장장이의 신은 가장 위대한 무기를 크게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는 백만 번의 노력이 허황된 것이라 말합니다.] [그는 설령 그러한 아티팩트가 존재한다 해도, 그것은 그 ‘재료’에 의함일 것이라 말합니다.]유저들은 월드 메시지로 대장장이의 신이 누군가를 비난하는 모습이 그저 재밌었다.
물론 신들은 ‘신의 목소리’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이렇게 월드 메시지로 표현될 순 없었다.
생각이 있는 유저들은 모두 알아챘다.
[㈜즐거움이 밴댕이 소갈딱지 같은 대장장이의 신이 저격할 거 알고 미리 월드 메시지로 준비해 놓은 거네.] [가장 위대한 무기들이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새로운 아티팩트에 대한 존재 자체가 알려진 적이 없으니, 확실히 이 방법이 많은 유저의 이목을 끌 수 있겠죠.] [근데 ㈜즐거움에서 월드 메시지로 울리게 설정해 놨다고는 하지만, 결국 대장장이의 신이 밴댕이 소갈딱지라는 건 변함없는 거 아님?] [그건 또 아닐지도 모르죠. 실제로 우리가 민혁 유저가 가진 가장 위대한 검의 상세 내역을 본 적이 있나요?]당연히 없다. 어떤 바보 같은 유저가 자신의 아티팩트에 대한 상세 정보를 보여주는가?
[어쩌면 대장장이의 신의 비난처럼, 부풀려진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확실히 그렇긴 하겠네요. 근데 그렇게 생각하면 민혁이 검 데미지가 이해가 안 되는데.] [그건 그냥 민혁이가 강한 걸 수도 있음ㅋㅋㅋㅋㅋ.] [아, 그르넼ㅋㅋㅋ.]유저들 사이에서도 대장장이의 신의 비난이 합당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분분했다.
그때.
[대장장이의 신이 백만 번의 노력을 깃들게 하는 장인이라 자칭하는 자에게 증명을 요구합니다.]상황이 재밌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모든 이들이 들려오는 월드 메시지에 귀 기울이기 시작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장인이 증명해 낼 시, 대장장이의 신이 해당 무기가 ‘가장 위대한 무기’임을 인정할 것이라고 합니다.] [대장장이의 신은 본인이 확인했던 무기 정보의 그 어떠한 부분도 ‘영원히 발설하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 [대장장이의 신이 답변을 요구합니다.] [대장장이의 신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장인이 승인할 시, 그를 자신의 ‘대장간의 방’으로 소환할 예정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장인이 아티팩트 정보만 확인할 수 있게 한 개의 무기만을 대장간의 방에 보내주겠다 말합니다.] [대장장이의 신이 승인합니다.]그와 동시에 추가적인 월드 메시지가 떠올랐다.
[내일 이 시간에 ‘장인의 증명’을 실시간으로 시청하실 수 있게 됩니다.]들려오는 알림에 많은 이들이 거대한 기대감을 품었다.
진짜냐, 거짓이냐가 밝혀질 것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강태훈 사장도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유저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는바.
김대일 부장이 말했다.
“성공이군요.”
㈜즐거움은 새로운 아티팩트인 가장 위대한 무기 열한 자루를 등장시킴과 함께, 곧 대규모 업데이트를 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
그 전에 사람들에게 가장 위대한 무기가 어떠한 것인지 확실히 알릴 필요가 있었고, 곧 많은 이들이 볼 테니, 그는 증명될 것이다.
“민혁 유저가 벌써 ‘영겁의 검’의 봉인을 풀다니.”
그랬다.
가장 위대한 무기 열한 자루가 갑자기 풀린 이유.
그것은 바로 민혁이 영겁의 검의 마지막 봉인을 풀어서였다.
앞으로 1년 후쯤에나 가능할 것이라 예상되었던 게, 그로 인해 당겨진 것이다.
‘정말 여러모로 많은 변수를 만들어내는 유저야.’
그러다 강태훈 사장은 잠깐 불안감이 들었다.
‘민혁 유저는 장인 레오와 가깝게 있는데, 그로 인해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건 아니겠지?’
불안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그도 알고 있다.
‘내가 이런 생각 하면, 뭔가 일이 터지던데, 요즘 애들은 이런 걸 플래그 세운다고 하던가.’
* * *
아테네의 동시 접속자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바로 어제 월드 메시지로, 이 시간에 ‘장인의 증명’을 시청할 수 있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무수히 많은 유저들이 장인의 증명에 대한 알림이 들려오길 기다리는 거다.
[장인의 증명을 실시간으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시청하시겠습니까?]기다렸던 대부분의 유저들이 그를 승인했다.
그 순간 그들의 시야가 변화했다.
쿠르르르르르르-
어떤 유저들도 보지 못했을 정도로 거대하고 웅장한 대장간에서, 뜨거운 열기가 후끈거리며 올라오고 있다.
그 안에서 울긋불긋한 근육에 매서운 인상을 가진 남성이 방금 자신이 만든 무기를 한쪽에 세우며 밖으로 나왔다.
온몸에서 땀을 흘리는 그는, 곧 대장간의 방의 허공에 생겨나는 홀로그램을 볼 수 있었다.
[신멸의 활.]그 활이 바로 이번에 대장장이의 신이 직접 확인할 위대한 무기 중 하나다.
모든 이들이 마른침을 삼켰다.
그 활을 본 대장장이의 신은 단숨에 알아차렸다.
“반고라드르의 줄기를 썼다?”
반고라드르의 줄기는 탄성이 좋고 잘 끊어지지 않는다.
이것을 활시위로 썼으며, 활대 자체도 나쁘지 않은 재료다.
그렇지만.
“고작 전설에서 신등급 재료인가?”
반고라드르의 재료는 전설, 활대를 구축하는 건 신등급 중에서도 하위에 속하는 재료다.
외관상으로 보면 나쁘지 않다.
흑색으로 이루어진 활의 한쪽에 새겨진, ‘신멸’이라는 글자가 인상 깊다.
그러나 재료만 확인하였을 뿐.
“이 정도 재료를 쓴다면, 나도 뛰어난 신등급 활을 만들 수 있지. 그것도 신등급 중에서도 최상위에 속할.”
헤파스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 자신감 어린 미소는 ‘가장 위대한’이라고 붙여진 이름 자체가 허황된 것이라 생각해서 나올 수 있었다.
자신과 동급이면 그나마 나을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면 그 장인은 징벌을 맞아야 함이 맞다.
그가 신멸의 활의 정보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무표정하게 확인하던 그.
그의 표정은 말 그대로 어떠한 표정도 없었다.
그 표정을 본 시청자들은 정말 그 ‘장인’이 거짓말쟁이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민혁의 검만이 진짜이고, 나머지는 그저 이름에 묻어가려는.
헤파스의 결정적 한마디.
“쓰레기군.”
그 한마디가 시청자들의 탄식을 자아내게 했다.
기껏 ㈜즐거움이 준비한 새로운 아티팩트가, 그 정도 평가라는 건가?
그때, 헤파스가 어디론가 걸어갔다.
바로 대장간이었다.
그 안에서 그는 자신이 만든 모든 활을 꺼내어 땅에 던져 버리듯 했다.
그가 부들부들 떨었다.
“쓰레기다, 내 활들은 그가 만들었던 활들에 비해 쓰레기에 지나지 않았어.”
그제야 온몸을 부들부들 떨어대는 그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영롱한 보석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신멸의 활을 꽉 쥐었다.
“질기지만 뛰어난 탄성을 가진 반고라드르 줄기의 단점인 당기기 힘들다는 점을, 본인이 백만 번 가까이 당겨, 부드럽게 당겨지게 하였다.”
그는 급기야 치욕을 느껴 눈물을 떨어뜨렸다.
그는 스스로 말한 바 있다.
그는 옹졸해 보일지도 몰랐으나, 인정할 것은 아는 진짜 신.
[대장장이의 신이 이름 모를 그 장인을 인정합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이름 모를 장인의 ‘가장 위대한 무기’가 그 이름에 결코 부족하지 않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는 그자의 무기를 거머쥔 자는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이름 모를 장인에 대한 작은 존경심마저 품습니다.] [증명이 완료됩니다.]시청자들이 전율했다. 대장장이의 신마저 인정하게 만든 자.
그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아쉬움을 느꼈다.
그때.
[화면이 이름 모를 장인을 비춥니다.] [그는 백만 번의 담금질을 마다하지 않은 자.] [그는 신조차 뛰어넘는 재능을 가진 자.] [그는 유일하게 ‘가장 위대한’이라는 칭호가 거짓이 아닌 자.]시야가 뒤바뀐다.
시청자들이 전율한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소리가, 지금 우리가 보게 될 자가 어떠한 자인지 깨닫게 해준다.
모두가 눈을 부릅뜬다.
그의 모습을 눈에 담기 위함이다.
그리고 보인다.
정체 모를 언덕, 그 언덕으로 추정되는 곳.
오로지 그곳에서, 다른 배경은 검게 보이며, 깡마르고 체구가 작은 중년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를 보며 시청자들은 생각했다.
‘진짜 장인.’
‘외형은 보잘것없으나, 백만 번의 두들김으로 가장 위대한 무기를 만들어낸 지존.’
‘아테네 최고의 NPC로 기억될 인물!’
모두의 전율 속에서, 언덕 위에 선 그가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시청자들은 생각했다.
대장장이의 신의 인정을 받았기 때문일까?
그 기쁨을 추스를 수 없는가?
그런데 곧 이변이 일어났다.
그가 갑자기 양쪽 무릎을 힘껏 꿇었다.
그와 함께 그를 중심으로 어둠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배경이 서서히 걷혀 나가기 시작한다.
세계인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가장 위대한 무기를 만들어낸 그가.
대장장이의 신조차도 눈물 흘리게 만든, 천재적인 그가 무릎 꿇고 바라보는 자.
민혁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