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57
밥만 먹고 레벨업 1158화
[행복한 나라는 영원히 완결되지 않습니다.]투명해졌던 모든 자들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다.
그들이 자신들의 얼굴을 더듬거렸다.
펜을 놓은, 이야기꾼의 힘을 가진 ‘가르뎅’은 쉴 새 없이 눈물 흘렸다.
사라지지 않게 된 소녀는 민혁을 망연히 바라봤다.
방금까지 이 자리의 모든 사람이 민혁을 욕했다.
당장 목을 치라고, 그딴 새끼 죽여 버리라고.
이야기꾼은 우리의 창조주이기 이전에, 우리가 필요 없어지자 버리려던 무책임한 자였다.
하지만 민혁은 혼자 ‘아니요’라고 했다.
물론 가르뎅이 이야기꾼이라는 걸 파악한 만큼, 이런 힘을 가진 걸 예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민혁은 모두의 부정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나은 ‘답변’을 얻을 수 있게 하였다.
“평생을 행복한 나라를 위해 몸 바치겠네, 평생 나를 손가락질해도 괜찮네. 평생 나를 왕으로서 존중하지 않아도 괜찮네.”
가르뎅이 행복한 나라의 창조자라면, 그는 많은 것을 우리에게 줄 것이고, 우리를 풍요롭게 할 것이다.
소녀는 깨달았다.
자신보다 서너 살 많은 어린 청년인 그.
“어째서 황제가 되었는지 알겠어요.”
왜 혁명가들이 그를 선택했는지.
“그는, 우리의 은인입니다.”
소녀는 고작 열여섯이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였으나 가슴이 시키는 대로 한다.
그녀는 민혁의 등장부터 마지막까지를 지켜본바.
천천히 양쪽 무릎을 꿇는 그녀가 말한다.
“행복한 나라의 은인이시여.”
소녀가 작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한다.
그다음, 그녀의 아버지가 무릎을 꿇고, 그다음, 눈치를 보던 한 사내가 꿇는다.
그것은 장관이었다. 행복한 나라의 수도를 가득 채운, 수십만의 백성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는다.
병사들이 무기를 버린다.
기사들이 검집에 검을 넣는다.
단장들이 투구를 벗어 무릎 위에 걸친다.
“은인이시여.”
“은인이시여.”
수도에서 시작된 경배는 도미노처럼 번져 나갔다.
보이지 않는 영지의 이들도 자신들이 사라질 뻔했던 것쯤은 알았다.
작은 산골에 있던 이들도 이야기를 통해 모든 걸 들었다.
한 왕국에는 수백만 명 이상이 살고 있고, 그들 모두가 말한다.
“은인이시여.”
바랄, 레오, 울고 있는 가르뎅.
그들 모두가 민혁의 앞에 무릎 꿇었다.
그들을 바라보는 민혁의 표정은 상기되지도, 무표정하지도 아니했다.
그저 그들을 바라보며 아주 작은 미소만을 그렸다.
어떠한 거창한 말도, 다음엔 너희가 나를 도와달라는 말도, 혁명을 축하한다는 말도 없었다.
그저 한마디를 던질 뿐.
“자유를 누려라.”
곳곳에서 터지는 흐느낌 속, 민혁은 어떠한 것도 바라지 아니했다.
그는 바라지 아니했으나.
[행복한 나라의 모두가 ‘민혁’이란 이름을 기억할 것입니다.] [이례적인 일입니다.] [황제는 어떠한 왕국을 도와 전쟁에서 승리시켜도 미움받습니다.] [황제는 백성들을 훌륭히 이끌어도 원망받습니다.] [그러나 이 순간, 행복한 나라의 모든 백성은 당신을 존중하며 존경하고 있습니다.]띠링!
[칭호 ‘행복한 나라의 은인’을 획득합니다.](행복한 나라의 은인)
유일칭호.
칭호 효과:
⦁민혁이란 이름은 행복한 나라 안에서 큰 힘을 가집니다.
⦁은인의 친우는 그들의 친우요, 당신과 연관된 모든 자들은 행복한 나라를 방문할 시 극진한 대접을 받을 것입니다.
⦁은인의 적은 그들의 적이요, 당신과 안 좋은 사이를 가진 자들이 행복한 나라를 방문할 시 천대받을 것입니다.
⦁그는 이곳에서 신화가 되었습니다.
⦁당신의 이름을 세 살짜리 아이도 알게 됩니다.
⦁행복한 나라의 모두가 당신을 찬양합니다.
⦁당신은 원할 시 언제든 행복한 나라에 방문할 수 있게 됩니다.
⦁행복한 나라의 백성들은 당신을 위해 당신이 좋아하는 어떠한 것을 바칠 것입니다.
굉장히 좋은 칭호다. 민혁은 먼 산을 바라봤다.
산이라기보단 언덕에 가까워 보였던 그곳에도 풀과 나무가 자라나고 있었다.
곡식과 열매도 맺히고 있었고, 곳곳에서 가축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민혁에게 제공될 보상은 아직 남아 있었다.
바랄이 민혁에게 다가왔다.
[영토 강화자가 3단계로 진화합니다.] [영토 강화자가 최종적인 진화를 끝냅니다.]곧바로 ‘최종적으로 강화된 영토 강화자’를 확인한 민혁은 경악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 * *
민혁이 오래도록 천외제국을 비운 사이.
세상은 두 가지 주제로 떠들썩했다.
첫 번째 주제는 가장 위대한 대장장이가 민혁의 앞에 울며 무릎 꿇고 있던 모습이다.
사람들은 가장 위대한 대장장이가 민혁에게 충성하기로 했다고 추측했다.
두 번째는 갑자기 천외제국이 사들인 열 개의, 황무지 같은 영토였다.
그 영토 대부분은 주변에 몬스터들이 득시글거리거나, 풀과 나무가 자랄 수 없거나 했다.
말 그대로 제국이 소유하고 있어 봤자, ‘우리 영토 이 정도로 크다’라고 자랑만 할 수 있을 정도로, 쓸모없는 영토였다.
이러한 때에 ‘관심’과 ‘돈’에 미쳐 버린 무개념 BJ들이 판치려 하고 있었다.
BJ들은 자극적인 콘텐츠로 먹고사는 직업군이다.
공교롭게도 현재 그 영토들에는 정말 최소한의 병력만 배치되어 있는 상태다.
비록 쓸모없는 땅이긴 하지만, 자그마치 ‘지존’의 영토다.
그 영토를 빼앗는다는, ‘자극적인 콘텐츠’ 자체가 돈이 되고 사람들을 모은다.
지금, 그러한 생각을 가진, 아테네 BJ들 수만 명이 세계 각지에서 몰려들었다.
BJ들의 무개념 행동은 모든 세계가 동일하다.
그런 무개념 BJ 중 하나가 ‘지존의 영토를 빼앗는다면?’이라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해보겠다며, 함께할 BJ들을 모은 것이다.
더 우스운 사실은, 그들 중 상당수가 고레벨에 속한다는 거다.
근래 고레벨의 정의는 610레벨 정도.
세계 각지에서 모인 BJ들.
사실상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낸 일본의 BJ 곤도는 이러한 악질 BJ들 중 가장 인지도 높다.
BJ 곤도는 자그마치 250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는 아테네 랭킹 1만 위권 안에 드는 660레벨 유저이기도 하다.
[간도 크다. 어떻게 지존의 영토를 건드릴 생각을 하냐.] [오늘도 개 X라이 짓 가나요!?] [개미쳤넼ㅋㅋ 시청자 수 봐라.]개념이 없다, 몰상식하다, 그런 말은 이미 BJ 방송을 즐겨 보는 자들에겐 의미 없는 말이다.
그저 재미만 있으면 되는 거였으니까.
‘자, 오늘 세계적으로 구독자 수 뽑고 즐투브 세계 랭킹 한번 쫘악 올리는 거다.’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 같은 땅에 최소한의 병력만이 배치되어 있다.
천외제국의 첫 번째 영토를 점령하고, 두 번째 영토로 나아가면 구독자 수는 끊임없이 늘 거고, 조회 수도 폭발적으로 늘 거다.
이미 시청자 수는 하늘을 찌를 듯 높았다.
이 자리에 모인 BJ들의 시청자 수를 총합하면, 아마 천만은 거뜬할 거다.
그만큼 사람들이 곤도의 X라이 짓에 즐거워하는 거다.
심지어 곤도는 영토를 점령한 후엔 ‘천외제국이 영토를 탈환하려 할 때 우리는 영토를 얼마나 지킬 수 있을까?’라는 콘텐츠도 진행할 예정이었다.
첫 번째 영토인 크라푸크 영토에 도달한 그들.
막상 도착하자, 많은 BJ가 공격을 망설였다.
앞에 천외제국의 경비병 둘이 떡하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곤도, 정말 괜찮을까? 민혁은 자신의 NPC들을 진짜 사람처럼 아낀다던데.”
“그래 봤자, 일개 병사 아닌가? 억에 가까운 병사 중 둘에 불과하다.”
“그렇긴 하지만…….”
“또 고작 인공지능 NPC 두 명 뒤졌다고, 지가 뭐 난리를 치면 얼마나 치겠는가?”
곤도는 한심하다는 표정을 짓다가, 쯧 하며 혀를 찼다.
“알겠다. 이제 초입이니까.”
곤도는 입구에선 가볍게 시작하기로 했다.
경비병들쯤 제압하는 건 우스웠다. 곤도가 맨손으로 빠르게 접근하여, 경비병들을 눕힌 후 팔을 부러뜨렸다.
우지지직-!
“억!?”
“윽!?”
그런데 팔이 부러진 경비병들의 반응이 이상했다.
“또 팔 부러졌다.”
“한슨, 왜 우린 맨날 어딘가 부러지는 거지?”
그 둘은 과거 심사관 대장 루바에 의해 팔이 부러졌던 한슨과 로건이었다.
둘은 팔이 부러진 채, 비명도 지르지 않고 ‘경멸’과 ‘불쌍(?)’하단 시선으로 곤도를 보았다.
과거, 심사관 대장 루바는 이 둘의 팔을 부러뜨렸다는 이유로 브로드, 밴, 코니르, 민혁, 초월자들 등에게 번갈아가면서 맞았었다.
한슨이 눈을 끔뻑이며 곤도를 보았다.
“괜찮겠수?”
뭔 소리지? 팔이 부러진 채 태연하게 묻는 경비병 둘을 뒤로한 곤도와 BJ들이 영토 안으로 들이닥쳤다.
영토 안으로 깊숙이 들어온 곤도가 빠르게 올라가는 후원금을 보며 희열했다.
영토를 빼앗는 방법은 간단하다.
모든 병력을 무력화시키고 민간인을 포박하면 된다.
영토 안에는 영토 건축에 도움을 주기 위해 온 듯한 천외제국 백성들이 보였다.
천외제국의 백성들 수백 명 정도가 무언가를 나르고 있었다.
“모두 포박해라!”
곤도의 외침과 함께 몰상식한 BJ들이 내달렸다.
두려움에 질린 천외제국 백성들이 비명을 질러댄다.
소란을 들은 병력들이 몰려오고 있었지만, 그 숫자는 적었다.
곤도도 가장 가깝게 있는 여인을 포박하기 위해 포승줄을 던졌다.
촤라라라라라락-
던져진 포승줄이 여인의 몸을 속박하기 위해 날아간다.
그런데 곧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
포승줄이 여인의 몸에 닿지 못하고 땅에 떨어졌다.
[방금, 그거 본 사람?] [뭔 일이야?]곤도 또한 당혹스럽기 매한가지다.
마치 배리어라도 두른 것처럼, 그녀의 몸에 공격이 닿지 않았다.
기이한 현상은 그녀에게만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곤도가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다른 BJ들도 백성들을 포박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소리가 들려왔다.
[척박한 영토에 영토 강화자가 적용됩니다.]그와 함께.
쿠구구구구구구구-!
땅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크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허공에 수천 개의, 홀로그램으로 이루어진 건축물 도형이 떠올랐다.
“뭐, 뭐야…….”
철근이 홀로그램으로 이루어진 그 도형을 따라 땅속을 비집고 솟아올랐다.
쿠좌아아아아아악-
철근이 솟아올라 뼈대가 갖춰지자, 정교하게 깎아 만들어진 벽돌들이 스스로 쌓이기 시작한다.
고작 몇십 초, 그사이에 건축물은 아름다운 형상들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도대체 뭐냐고!”
BJ들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리고 정체 모를 소리들이 들려왔다.
철컥.
철컥철컥철컥-
[3단계로 진화한 영토 강화자가 영토 내의 ‘적’으로 인식된 모든 자들을 섬멸합니다.]쇠와 쇠가 부딪치는, 정체 모를 소리.
그리고 BJ 곤도는 볼 수 있었다.
수백 개에 이르는 거대한 포탄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
그리고 그 허공의 포탄들은 행여나 천외제국 백성, 병력을 다치게 할까 싶어 하늘에서 수백 개의 조각으로 분리되었다.
지이이이잉-
BJ 곤도는 볼 수 있었다. 자신의 몸에 찍힌 수백 개의 붉은 점을.
그리고 분리된 수만 개의 조각들이 BJ들을 폭격했다.
쿠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콱-!
폭격을 맞는 곤도는 견딜 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쉴 새 없이 이어지는 폭격에 곧 그의 HP는 곤두박질쳤다.
“커헉, 허억허억.”
피떡이 된 채 바닥에 쓰러진 곤도는 끔찍한 소리를 들었다.
[장전 중입니다.] [장전 중입니다.] [2분 후 장전이 완료됩니다.]“히이이이익!”
곤도는 주변을 둘러봤다.
천외제국의 백성, 병사들의 몸엔 작은 생채기 하나 나지 않았다.
‘설마 영토가 스스로 백성들과 병력을 보호한다고?’
이런 말도 안 되는 능력은 살면서 들어본 적이 없는 곤도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BJ는 그저 천외제국의 ‘적’으로 인식된 것만으로도 죽어 있었다.
그 BJ들의 수백 개의 채널에선 끊임없이 시청자들이 이런 글을 써 올리고 있었다.
[천외제국으로 이주업!] [천외제국으로 이주업!] [천외제국으로 이주업!]곤도의 채팅창에도 도배되고 있었다.
그와 함께.
[천외제국의 황제가 영토를 침범한 자들에게 현상금 수배령을 내립니다.] [천외제국의 황제가 영토를 침범한 자들에게 척살령을 내립니다.]곤도는 억울해 죽을 것 같았다.
그런데 때마침 ‘식신’이 그의 채널에 입장했다.
댓글창이 모두 얼어붙었다.
곤도는 최대한 비굴하게, 울먹이며 말했다.
“제, 제가 잘못한 건 맞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뭐 하나라도 해봤으면 억울하지라도 않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다.
현재 방송된 건 약 천만 명 이상이 봤을 거다.
곳곳에 번져 나갈 걸 생각하면, 몇억 인구가 볼지도 몰랐다.
“당신은 되려 우리 덕에 이득 보지 않았습니까.”
뻔뻔함을 보이기까지 하는 곤도다.
“두 번 다시는 천외제국 영토를 건드리지 않겠습니다. 이번 방송 수익도 전부 천외제국에 드릴 테니, 제발…….”
[식신: 네가 우리 경비병들 팔다리 부러뜨렸다며?]“……?”
곤도는 문득 입구 앞에서 자신에게 했던 경비병의 말을 떠올렸다.
-괜찮겠수?
우리 팔 부러뜨려도? 라는 식의 말이었다.
곤도가 울컥해서 말했다.
“아니, 고작 경비병들 팔 좀 부러뜨렸…….”
[식신: 고작? 이거 미친 새끼네. ㅅㄱ] [식신 님이 ‘지존 영토 빼앗기 방송’을 나가셨습니다.]얼마 후.
[천외제국 황제가 당신에게 무한 현상금 수배령을 내립니다.] [천외제국 황제가 당신에게 무한 척살령을 내립니다.]“…….”
[장전이 완료됩니다.]곤도는 다시 허공으로 튀어 오르는 포탄을 보며 울먹였다.
“X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