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85
밥만 먹고 레벨업 1186화
민혁은 가이아 대륙 중에서 아직 골로디스 왕국밖에 개척하지 못했다.
골로디스 왕국 사람들의 말을 헤아려 보면 이 가이아 대륙 사람들이 얼마나 ‘수호신’을 아끼고 존중하는지 알 수 있었다.
백성들은 수호신을 아끼고 사랑한다.
그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마저 내버릴 수 있을 정도로.
그런데 수호신들은 그러한 백성들을 이용한 ‘시험’을 제시하였고, 그 결과 민혁을 인정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들의 인정? 전혀 기쁘지 않다.
민혁을 그런 방식으로 ‘시험’하려 했다는 게 싫다.
시험은 더 좋은 방식으로도 할 수 있었을 거다.
그들이 인간을 못 믿는다는 걸 백번 천번 이해해도, 민혁은 방금 보인 그들의 어리석은 행동은 이해하지 못했다.
민혁은 더 이상 번개의 수호신과 오래 마주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이러한 자들이 수호신이라면, 친분을 유지하고 싶지조차 않다.
바로 그때.
[번개의 수호신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며 눈물 흘립니다.]여전히 몸에서 스파크를 튀기는 번개의 수호신이 반성했다.
이윽고.
[불의 수호신이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깨우치며 자신에 대해 되돌아봅니다.] [바람의 수호신이 새로운 가르침을 얻게 한 당신에게 존경심을 품습니다.] [?의 수호신이 두 번 다시 그러지 않겠노라 맹세합니다.]잘못을 인정하는 그들의 모습이 민혁의 마음을 누그러뜨렸고.
[그들이 입을 모아 당신에게 고맙다고 말합니다.] [당신 덕분에 다시 한번 인간과 수호신이 어떠한 관계인지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용서해 달라고 합니다.]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불의 수호신이 당신의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울고 싶다 말합니다.] [바람의 수호신이 초롱초롱한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엉엉 울고 있습니다.]“……?”
민혁은 이 정도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라며 비는 수준임을 알았다.
어쩌면 정말 순간의 실수였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민혁의 말이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수호신의 요리, 삼선짬뽕의 봉인이 해제됩니다.] [수호신 넷의 힘이 삼선짬뽕에 새로이 깃듭니다.] [번개의 수호신과의 친밀도가 MAX가 됩니다.] [뇌 속성 저항력이 5% 상승합니다.] [바람의 수호신과의 친밀도가 MAX가 됩니다.] [바람 속성 저항력이 5% 상승합니다.] [불의 수호신과의 친밀도가 MAX가 됩니다.] [불 속성 저항력이 5% 상승합니다.] [수호신들은 가이아 대륙인들을 아끼는 당신이 ‘수호신의 요리’들을 먹을 자격이 있다 말합니다.] [히든 퀘스트: 가이아 대륙 수호신의 요리가 생성됩니다.]띠링!
[히든 퀘스트: 가이아 대륙 수호신의 요리.]등급: SSS.
제한: 수호신들의 인정을 받은 자.
보상: 가이아 대륙 수호신의 요리.
실패 시 페널티: 수호신들과의 친밀도 하락.
설명: 가이아 대륙엔 총 네 개의 수호신의 요리가 존재한다. 당신은 수호신들에게 인정받음으로써 네 개의 수호신의 요리를 먹을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다. 상황에 따라 가이아 대륙 수호신의 요리를 얻기 위한 퀘스트가 추가 발발하게 될 것이다.
민혁은 감탄했다.
‘삼선짬뽕은 분명 가이아 대륙을 대표하는 요리다.’
민혁은 그러한 요리 세 개를 추가로 획득하게 될지도 몰랐다.
보이지 않지만, 그들이 지금 어떤 모습인지 머릿속으로 형상화되었다.
그들은 민혁이 자신들의 잘못을 용서해 주길 바라는 거다.
“알았어, 나도 너희에게 심한 말 해서 미안하다. 다음부턴 그러지들 마.”
[번개의 수호신이 그제야 안도합니다.] [불의 수호신이 기분 좋아합니다.] [바람의 수호신이 히죽 웃습니다.] [?의 수호신이 에헴 하며 웃습니다.]그들이 보상을 줬기 때문이 아니다. 떠오르는 알림에서 그들이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뉘우치고 있음이 보였기 때문이다.
수호신들은 더욱 민혁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 듯했다.
[번개의 수호신은 봉인되어 있습니다.] [곧 다시 봉인 상태로 되돌아갑니다.]그러나 상황은 그렇게 되지 않았다.
[번개의 수호신이 다시 만나자고 인사합니다.]민혁은 그 외의 다른 수호신들도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음을 알았다.
민혁이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리고 잠시 봉인이 해제되었던 번개의 수호신은 다시 동상이 되어 딱딱히 굳었다.
민혁은 엘로나와 함께 밖으로 나섰다.
“난 이제 밥 좀 먹고 올게.”
“알겠습니다. 스승님.”
이제 고단했던 가이아 대륙에서의 일을 보상받을 때다.
때마침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 * *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지붕과 맞닿는 소리가 민혁을 즐겁게 한다.
그 소리와 비 내음이 지금 앞에 놓인 음식과 환상의 궁합을 만들어낸다.
민혁은 창문을 열자 더욱더 짙어진 비 내음과 빗소리를 들으며 나무젓가락을 뜯었다.
“크, 역시 비 오는 날엔 짬뽕이지!!”
오늘은 탕수육과 같은 어떠한 것도 곁들이지 않기로 한다.
모락모락 김을 피워내는 삼선짬뽕은 일반 짬뽕보다 훨씬 더 많은 재료가 들어간다.
오징어와 새우, 버섯, 홍합에 청경채까지.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보면 면 틈에 숨은 재료가 가득 드러난다.
이게 바로 삼선짬뽕의 묘미다.
민혁은 면을 먹기 전, 그릇째로 삼선짬뽕을 들어 그 국물을 먹어봤다.
입안에 들어오는 얼큰하고 시원한 맛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그릇을 내려놓고, 그 면을 아주 큼지막하게 집어 든다.
그 상태로 단숨에 입안에 넣는다.
“후루루루루루룹!”
면을 씹는 상태로 새우와 오징어를 함께 집어 입에 넣는다.
여러 재료가 함께 어울리며 입안에서 춤을 춘다.
그러다 이번엔 버섯 하나를 입안에 넣어본다.
짬뽕 육수를 머금은 말랑말랑한 버섯이 입안에서 부드럽게 씹혀 넘어간다.
크, 하는 감탄사와 함께 다시 면을 입에 크게 넣어준다.
“후루루루룹!”
그렇게 먹어주다 단무지 하나를 쏙 넣는다.
아삭아삭-
단무지의 새콤달콤함이 매운맛을 일부 씻겨내 준다.
그러다 다시 그릇째 들어 국물을 취해주고, 홍합 껍질과 홍합 살을 분리해 준다.
네다섯 개 분리해 준 홍합을 수저에 담아 국물과 함께 입에 넣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국물 한 방울까지 싹싹 긁어 먹은 민혁이 휴지로 코를 풀며 마무리했다.
“내가 먹어본 짬뽕 중 최고였다…….”
과장이 아니었다. 과연 수호신의 요리다운 맛이다.
물론 자신의 기여도가 크긴 했지만 말이다.
[수호신의 요리, 삼선짬뽕을 드셨습니다.]특히나 수호신의 요리는 ‘영구적 상승’을 일으킨다.
[보유한 모든 스텟 1.4%가 상승합니다.] [번개 속성 저항력이 10% 상승합니다.] [치명타가 터질 시 번개의 힘에 따른 30%의 데미지가 추가됩니다.]민혁은 순수하게 감탄했다.
손재주나 의지와 같은 스텟도 포함해 상승했다.
현재 민혁의 스텟양을 생각하면, 이 요리 하나로 최소 500개 이상의 스텟을 확보한 셈이다.
‘치명타가 터질 시 30%의 데미지 추가는 엄청난 편이다.’
민혁의 아티팩트 중에는 치명타 확률을 상승시켜 주는 것들이 꽤 많이 존재했다.
때문에 세 번 공격하면 한 번 치명타가 터지는 걸 감안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효과이리라.
‘이 정도 힘을 낼 요리가 앞으로 세 개.’
모두 같은 힘을 품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정도의 요리 네 개를 모두 다 먹으면, 민혁은 지금보다 최소 15% 이상은 강해질 것이다.
‘일단 가이아 대륙에서 첫 번째 목표는 수호신의 요리를 모두 먹는 걸로 해야겠다.’
민혁에게 가장 어울리는 목표이리라.
그때, 누군가 노크했다.
“식신이시여, 큰일 났습니다!”
“……?”
민혁이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밖으로 나섰다.
* * *
골로디스 왕국엔 세 명의 장로가 존재한다.
이 세 명의 장로는 골로디스 왕국 내에서 생각보다 큰 비중을 가지고 있었다.
왕국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이 세 장로를 거치는 건 거의 필수적인 일이 되었다.
그러나 이 세 장로는 자신들의 자리에 위험을 느꼈다.
그 위험은 바로 안톤 왕의 선언에 의해 생겨났다.
바로 새로운 신인 ‘식신’을 섬기겠다는 선언이다.
심지어 왕이 바뀐 상황이며, 왕의 스승이 그 식신이었다.
장로들은 자신들이 가진 입지의 위험성을 느끼고 있었다.
그로 인해 그들은 해선 안 될 짓을 저지르고야 말았다.
쿵, 쿵쿵, 쿵쿵-
골로디스 왕국에 거대한 진동이 느껴졌다.
그가 걸을 때마다 땅이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기간스.
8m 체고의 반인 반신이 들어서고 있었다.
기간스는 크로노스가 거세당하는 과정에서 흘린 피로 탄생한 반인 반신이다.
그 거대한 키와 강한 힘, 높은 체력과 방어력은 신들조차 압도할 정도이다.
기간스들은 신들과 붙어도 손색이 없는 강자들이다.
그런 기간스 하나가 골로디스 왕국에 들어오고 있었다.
그것도 세 장로의 안내를 받으며!
사람들이 두려움 가득한 시선으로 기간스와 장로들을 바라보자, 장로들이 말했다.
“식신을 섬기는 건 종교의 자유를 빼앗아가는 일이다.”
“왕국을 지키기 위해선 강한 무력도 증명해야 함이 맞지 않겠습니까.”
“기간스 님께서 우리 왕국을 지켜주신다 말하였습니다.”
실제로 골로디스 왕국 내에 식신을 섬기는 걸 꺼리는 극소수의 이들이 존재하긴 한다.
물론 장로들이 이러는 이유는 기간스를 이용해 골로디스 왕국에서 권력을 잡기 위함이다.
“식신께선 어떠한 무력도 증명한 바가 없는바.”
엘로나를 가르치긴 했으나, 그게 강하다는 증거가 되진 않을 터였다.
그때 광룡대장 아칸스가 나타났다.
“아무리 그래도 이 무슨 짓입니까!”
엄연히 따지면 기간스는 올림푸스와 연관되었으나, 그들을 따르는 신이 아니다.
때문에 결계가 먹히지 않으며 엘로나의 올림푸스에 관한 것에 대해 더 강한 힘을 내는 버프기도 소용없었다.
장로들은 말한다.
“우린 이 패랭 기간스 님과 오랫동안 인연을 유지해 왔네. 그는 우리의 고민을 들어주기도, 우리와 술을 마시며 웃기도 하였다네. 이분은 매번 우리를 신들로부터 지켜주고 싶다고 하였지.”
어쩌다 장로들과 인연이 닿은 기간스는 그들과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곤 했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었다.
“그랬지, 이 골로디스 왕국이 탐났기 때문이었지.”
“……예?”
장로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기간스는 자신이 이 왕국을 지켜주고 싶다고 하지 않았었나?
“가뜩이나 탐났던 왕국인데, 이젠 올림푸스 놈들도 못 들어오니 우리 기간스들의 터전으로 아주 좋겠어. 인간들이 가져온 먹거리로 배 터지게 먹으며 평화로이 살면 좋겠구나.”
기간스가 앞에 있는 장로의 머리통을 쥐었다.
퍼석-!
고작 조금 힘을 준 것만으로도 놈의 머리가 터져 나갔다.
기선 제압이었다.
이제부터 이 자리의 모든 백성을 기간스의 노예로 부리겠다는.
다른 두 장로가 그제야 깨달았다.
그는 이 골로디스 왕국에 대한 정보를 듣기 위해 자신들과 친분을 유지했던 거다.
“아, 아아…….”
두려움에 무릎 꿇은 그들이 오줌을 지려 버리고 말았다.
자신의 욕심 때문에 기껏 올림푸스 신들에게 벗어난 골로디스 왕국이 더 큰 재앙을 맞이하게 생겼다.
“일단 인간들이 너무 많구나. 숫자를 좀 줄인 후에 다른 기간스들을 불러들이면 되겠지.”
그가 다른 기간스들을 불러들이면 이 골로디스 왕국은 이제 그들의 것이 된다.
기간스가 거대한 몸으로 주변의 백성들을 죽이려 했다.
그 순간 광룡대장 아칸스와 광룡대원들이 몸을 날렸다.
그들의 검이 빠르게 거대한 기간스를 베어냈다.
그러나 아칸스와 광룡대원들이 당혹하고야 말았다.
‘검이 들어가질 않아?’
‘어찌 이렇게 단단한 피부가 있을 수 있지?’
되레 자신들의 검날이 무뎌졌다.
그때 기간스가 날아오른 아칸스의 멱살을 부여잡았다.
그러고는 그 거대한 손으로 아칸스의 손을 잡았다.
“팔씨름 한번 하겠나?”
그는 옹졸하게도 힘겨루기를 좋아하는 자였다.
억지스러운 말과 함께 아칸스의 균형이 한쪽으로 치우쳤다.
콰아아아아아앙-!
팔씨름하듯 손을 잡아채 바닥에 내리 꽂아버린 것이다.
“크학!”
아칸스의 오른팔이 산산조각 났다.
기간스가 팔이 덜렁거리는 아칸스를 들어 올려 땅에 던졌다.
“먹이를 가져올 사냥꾼이 필요하니 살려는 주겠다. 어디 또 팔씨름할 사람 없는가? 응? 이긴다면 내 그냥 돌아가 주마.”
두 장로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말도 안 되는 억지다.
기간스의 힘은 신조차 초월한다 알려졌다.
그때.
“나랑 해보자.”
민혁이 등장했다. 민혁은 기간스와 가까워지는 순간 자신에게 들려오는 알림들을 듣고 있었다.
기간스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대가 식신?”
장로들이 고개를 저었다.
“식신이시여. 기간스의 힘은 신들을 초월합니다.”
“그의 요구에 응하지…….”
“니들은 닥치고 있어.”
“…….”
민혁의 말에 장로들이 입술을 다물었다.
민혁이 말했다.
“이렇게 하지, 내가 팔씨름에서 이기면 너에게 딱 열 번 공격할 기회를 줘.”
“재밌군. 내가 이기면 이 골로디스 왕국의 ‘신’이 내가 되어도 상관없겠지?”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주변의 이들이 경악했다.
“시, 식신이시여!?”
그의 대답이 이 골로디스 왕국을 포기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기간스 앞에 선 민혁은 어린아이처럼 작아 보였다.
민혁과 기간스는 서로 다리를 붙인 채 오른손을 맞잡고 섰다.
기간스의 거대한 근육이 부풀어 오른다.
그리고 기간스가 힘을 주는 순간.
민혁의 몸이 움직이는 듯했으나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뭐, 뭐……!”
기간스가 당혹할 때. 민혁이 가뿐히 기간스를 엎어버렸다.
콰아아아아아앙-!
민혁은 땅에 처박힌 기간스를 보며 이곳에 오자마자 들었던 알림을 떠올렸다.
민혁이 땅에 초라하게 처박힌 기간스의 귀에 속삭였다.
“이제 열 대 처맞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