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402
밥만 먹고 레벨업 외전 12화
모태솔로 커뮤니티엔 전설이 있다.
[스크린샷]
누군가 띄운 스크린샷.
그곳에 홍염의 격투가 에이스가 있었다.
[에이스. 그는 누구인가.]
[게임을 시작했을 당시 13살이었던 그는 한결같았다.]
[매일매일 파티를 모집하는 곳에서 이리 외쳤다지.] [아테네 여친 구해요! 전 열세 살이고 학교에서 불 주먹 에이스라고 불려요 나미 같은 타입 좋아함!] [당시 우리는 그를 비웃었다.] [열세 살. 자칭 동산초 불 주먹이라 불리는 에이스 를 보며 말이다.] [몇 년이 흐른 지금.] [에이스는 연애한다.]
커뮤니 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에이스는 3년간 하루도 빼먹지 않고 노력한 끝에 결국 여자친구가 생긴 것이다.] [처음 그를 비웃었던 자들이여.] [그래서 그대들은 연애하는가!?]모태솔로 커뮤니티의 전설은 바로 3년간 여자친 구를 구하러 다녔던 에이스가 연애를 해내는 데 성공했다는 거다.
[이제 동산중 샹크스가 된 에이스는 푸른중 나즈 코와 연애한다고 하더군!]커뮤니 티 사이트가 눈물로 차올랐다.
커뮤니 티의 모쏠들의 가슴이 답답해졌다.
알 수 없는 무언가 눈가에 차오르려 한다.
[에이스가 3년간의 노력 끝에 연애할 동안 그대들은 뭐 했는가!] [아, 아앗……. 어리석었던 것은 우리였다.] [그래서 님은 연애함?] [오, 쟤는 하나 본데? 그러니 우리한테 저러는 거 아니겠음?]모두가 닉네임 ‘모쓸대장’에게 물었다.
모쏠대장은 그 후로 말이 없었다.
닉네임 모쏠대장.
로크이자 지수의 눈에 습기가 차오른다.
‘에이스도 연애하는데, 왜 난, 난……’
그래서 오늘 외쳐본다.
가상현실게임 아테네에서 사냥 파티를 모집하는 곳.
“여, 여자친구 구해요 전 스물두 살이에요!”
로크는 부끄러웠지만, 힘껏 외쳐봤다.
“야, 로크. 이젠 하다 하다 아테네에서도 여친 구하네.”
“근데 로크 같은 랭커면 여자들 많지 않을까?”
원래라면 그렇다.
하지만 대부분이 애정이 아닌, 그가 가진 위상 때문에 접근한다.
로크는 이미 한번 크게 데였었다.
그녀는 로크의 팬이었다. 로크는 그녀가 자신을 순수하게 좋아하는 줄 알았다.
둘은 썸의 관계로 며칠을 만났다.
하지만 테이블 위에 놓인 그녀의 휴대폰, 그 카톡 내용을 보고 로크는 충격에 빠졌다.
[로크 진짜 못생기긴 했다 그거그거. 그래도 얘가 내 빚 까주지 않을까.]물론 세상엔 좋은 여성들이 훨씬 많다.
하지만 간혹 이 같은 악랄한 이도 존재했다.
로크는 주저하지 않고 그녀와 헤어졌다. 더 이상 ‘팬’이란 이름으로 접근하는 이들과 만나지 않기로 했다.
“구해요오오오오오!”
목놓아 외치는 로크를 보며 커뮤니티가 다시 달아 오른다.
[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외로운 수컷 사자의 포효.] [근데 쟤도 연애하기 까다로울 수밖에 없음 ㅋㅋㅋㅋ. 랭커 한번 만나보겠다고 다가오는 애들이이랑 만나면 안 되니까.] [개그맨들은 연애 잘만 하잖음.] [쟤는 노잼이잖아.] [아앗…….] [로크는 절대 연애 못 한다.] [왜 단정 짓냐?] [내가 37살까지 모쏠이거든.] [?] [아무튼 로크는 안 된다!]로크는 한잠을 외쳤다.
‘에이스는 3년간의 노력 끝에 해냈어, 나도 내일 또 와야지!’
그때.
“저기요, 저랑 파티 가실래요?”
한 여인이 다가왔다.
긴 생머리가 잘 어울리는 미모의 여인이었다.
로크가 물었다.
“조, 조사하면 다 나옵니다. 혹시 저 아세요?”
“예?”
자신을 모르는 건 합격.
일단은 좀 더 알아볼 필요가 있다.
사냥터 쪽으로 함께 간다.
“사람들 많았는데, 왜 저랑 사냥 가세요?” 여인이 싱긋 웃었다.
“인상이 좋으셔서요.”
로크가 자신의 볼을 매만졌다.
“하, 하하하하하, 그렇죠?”
“예, 그리고.”
“그리고?”
“조상복이 많으시네요.”
“죽어라아아아아!”
로크가 도끼를 치켜들었다.
***
“도끼로 단숨에 머리를 찍어버렸지, 강제 로그아웃 당하는 그 순간에도 말하더라.”
아스갈. 임다솔이 웃었다.
“뭐라고?”
“제사 지내야 한대.”
다솔은 웃어버 리고 말았다.
압구정에 위치한 카페.
지수는 달콤한 음료를 마셨다.
“근데 넌 밥참좋아하는구나.”
“응?”
다솔이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 매일 밥 먹자고 하길래.”
“맞아, 나 밥 좋아해.”
요새 지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자신에게 밥을 먹자 하는 다솔의 부름에 매일 달려오곤 한다.
“바쁘면서, 밥은 잘 챙기네. 대견해.”
다솔은 바쁘다.
그녀는 세계 최정상 모델이다. 최근에는 세계가 인정하는 미녀로 꼽히기도 했다.
또 세계 대부호, 할리우드 스타들 등 많은 남자들의 대시도 받는다.
물론 다솔은 그 모든 대시를 단칼에 거절했다.
“난 연애할 수 있을까. 이러다 평생 혼자 살다 가는 건 아닐까.”
지수가 시무룩해졌다.
다솔을 턱을 괴고, 커다란 눈으로 지수를 바라본다.
“할수있을 거야.”
‘ 나랑.’
“그래? 그랬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너처럼 멋진 사람으로.”
눈치 없는 지수의 말에 쓴웃음이 지어졌다.
다솔은 민혁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은 지 오래다.
그러다 문득, 지수란 남자가 마음속에 들어왔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함께하면 즐거웠고,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그리고…….
‘잘생겼어……’
지수가 음료를 마시고 ‘크흐’ 하며 내려놓는다.
‘머, 멋있어……’
그다음 입가를 냅킨으로 닦고 환하게 웃는다.
‘귀여워……’
남들이 뭐라든 내 눈에만 멋져 보이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난 이제 슬슬 가봐야겠다. 동창회가 있어서.”
문제는 얜 눈치가 없다.
“벌써? 좀더 있다 가면 안돼?”
“흐음, 집에서 좀 쉬다 갈래.”
역시 없다.
“그럼 나도 동창회같이 갈래.”
“너도? 넌 왜이렇게 눈치가 없냐.”
“……?”
다솔의 주먹이 꽉 쥐어졌다.
‘좋아하지만 않았어도 이걸 확……’
“남의 동창회에 끼긴 왜 껴. 심심해?”
“어, 으으으응.”
“오늘 바쁘다지 않았냐? 어휴, 심심하다니 어쩔 수 없지. 그럼 이따가 일 끝나고 일인오닭 호프로 와.”
지수가 시크하게 나갔다.
***
태구는 지수와 초등학교 동창이다.
태구는 초등학교 때 흔히 말하는 골목대장이었다.
당시 지수는 내성적인 성격과 못생긴 얼굴로 인해 태구에게 많은 괴롭힘을 받았다.
“다 옛날일이지~”
동창회로 가는 택시 안.
태구는 어깨를 으쓱이며 자신의 여자친구 선화에게 말했다.
태구는 지금 중소기업을 운영하시는 아버지 덕에 꽤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
태구가 선화의 손목을 보며 웃었다.
“오, 로렉스~ 힘 좀 줬는데.”
천만 원대 고가 시계를 찬 여자친구 선화는 배우 지망생이었었다.
그렇기에 꽤 출중한 외모를 가졌다.
끼리끼리라고 했던가.
“정말 로크가 자기한테 설설 기었었단 말이지?”
“아, 그럼. 근데 그 새끼, 요새 거만해졌다니까, 왕따 모쏠 새끼. 그래 봤자 모쏠이지만”
자격지심.
열등감.
자신이 짓밟았던 자가 제 위로 올라온 것에 대한 치욕감.
지수는 ‘그’라는 사람을 신경도 쓰지 않지만, 태구 혼자 발광 중이다.
“모쓸이라며~ 우리 보면 부러워하겠다. 나 오늘 샵도 다녀왔어. 10만 원이나 썼다구~”
“오늘 입은 것만 해도 2천은 돼 보이는데?”
“그러엄~ 자기들 친구들 앞에서 기 좀 살려줘야지.”
특히 지수 앞에서라는 말은 삼켰다.
‘잘나가 봤자, 왕따 모쏠은 변치 않지.’
그가 피식 웃음 지었다.
***
지수는 세간에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이 아니다. 지수의 겉모습만 보고 사람들이 왠지 그럴 것 같다고 추측한 것뿐이다. 게다가 한 번 씩 지수가 화낼 때마다 몇몇 사람들이 그것을 퍼 날라 만들어진 선입견이다.
지수는 순한 성격에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좋은 사람이다.
“애들아!”
지난날 안 좋은 기억쯤 어떤가.
오래간만에 보는 친구들인데.
다 지나간 일 아닌가?
그는 호탕했다.
동창회에 오자 친구들이 반겨줬다.
“우어어어어! 우리 로크으으!”
“한빛초의 자랑!”
“그리고 모쏠 22년 차!”
“으하하하하하, 내가 바로 모쏠대장이다!”
장난스레 말하는 친구들과 지수가 인사를 나눴다.
그중 지수를 달가워하지 않는 무리도 꽤 있었으나 지금은 내색하지 않았다.
그러다 태구와 선화가 들어왔다.
“왕따모쏠대장! 간만이다!”
타악-!
태구가 지수의 뒷머리를 때리며 인사했다.
지수가 순간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가 화기애애한 친구들을 바라봤다.
‘분위기 망치면 안 되지.’
“어, 응 태구! 오랜만이네!”
태구가 지수의 옆자리에 선화와 앉았다.
“얜 내 여자친구 선화. 예쁘지?”
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무척 미인이셨다. 눈꼬리가 올라가며 웃는 그녀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이야기 많이들었어요~”
꽤 화기애애하게 동창회가 진행되었다.
맥주가 몇 잔 들어가고 난 후.
태구가 지수의 손을 잡았다.
“지수야, 내가 옛날에 네 팬티 안에 지렁이랑 넣고 했던 거 아직 마음에 담아둔 건 아니지?”
“언제적 일인데.”
“그렇지? 다 지난 일이지, 아, 내가 너 큰 거볼 때 바가지로 물 뿌린 것도 안 담아뒀지?”
유치한 새끼.
지수는 도발에 걸리지 않았다.
그저 어이없었다.
어릴 때 잘나갔다는 것으로 나이가 들어서도 그런 줄 아는 이들이 있는 법.
곧 선화가 선을 넘었다.
“오빠, 주변에 그렇게 여자가 없다면서요? 왜 그러지? 흐음, 그렇게 못생기진……. 아, 아니네.”
정색하며 말하는 선화를 보며 지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수백억 자산가에 유명인사에. 우리 지수 안 가진게 없…… 아? 여자친구는 없지? 왕따모쏠대장. 얼 마 전에 여론 조사에서 뽑은 비호감 1위가 너라던데.”
그리고 태구처럼 지수에 대한 열등감이 가득한 이들이 지원 사격했다.
“돈 많으면 뭐 하냐, 지수야. 여자친구 하나 없는데.”
“쟨 평생 저렇게 살걸〜?”
“좀 불쌍하기도 해. 재력으로 커버하는 건가.”
“풉, 그런 것 같기도.”
“야 이 새끼들아, 가만히 있는 지수한테 왜 그래.”
지수는 그저 머쓱히 웃었다.
소수의 몇 명이 물을 흐리고 있다고, 다른 이들의 동창회를 망가뜨리고 싶지 않기 대문이었다.
그런데 선화가 말했다.
“그럼 차라리 성형을 해요. 아, 성형해도 안 되시려나……, 그럼 한 20억쯤 들여서 하시면……”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한다.
하지만 더 러워서 한번 족쳐볼까 지수는 생각했다.
그전에.
“잠깐, 화장실 좀.”
괜스레 마음의 상처를 입은 지수가 화장실로 갔다.
그가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
다솔은 고민이었다.
‘동창회니까 편하게 입고 가야겠지?’
대충 모자에 편한 복장으로 입고 가려던 그녀다.
그때 지수에게 전화가 왔다.
-다솔아, 동창회 다음에 와야 할 것 같다. 다름이 아니라…….
“뭐? 그걸 참았어?”
다솔의 화가 끓어올랐다.
그에 픽하는 웃음이 들려왔다.
-안 참으려고. 좀만 선 넘으면 엎어버리려고. 그 래서 네가 다음에 와야 할 것 같다고 하는 거야.
휴대폰 너머로 한숨 소리가 들린다.
-후, 별로 크게 신경 안 쓰려곤 하는데, 마음 되게 안 좋고 심란하네. 아무튼 다음에 보자.
전화가 끊어졌다.
휴대폰을 쥔 다솔의 한쪽 입꼬리가 악녀처럼 올라 갔다.
‘감히우리 귀염둥이 지수를……?’
전장의 신 아스갈이자, 세계 최고의 미녀 다솔.
그가 전화를 넣었다.
잠시 후.
그녀가 청담동에 위치한 샵에 들어섰다.
국내 최고의 헤어 디자이너.
그리고 패션 디자이너들이 와 있었다.
이들에게 하루 메이크업을 받기 위한 금액은 얼마 일까?
수억 원대이다.
그 정도 돈을 내도 아깝지 않을 만큼 영향력을 가진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디자이너가 한 시계를 권했다.
“파테필락 한정판이야, 세계에 딱 두 개밖에 없어. 50억 정도 해.”
뛰어난 ‘방어구와 무기(?)’들이 들어온다.
풀템을 맞춘 다솔이 의자에서 일어섰다.
“천사 같다……”
디자이너가 감탄했다.
‘우리 귀염둥이 지수를 건드려어!?’
세계인이 선정한 이 시대 최고의 미녀가 일인오닭 호프집으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