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38
밥만 먹고 레벨업 239화
에이스. 그는 엘븐하임으로 가기 위해 로스골 마을에 도착했다.
엘븐하임은 이번에 시작된 대규모 전쟁전의 인근 지역 명칭으로 엘프의 숲 근처이다.
그곳으로 바로 워프를 타고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이 로스골 마을까지 워프를 타고 왔다가 본인들이 가고 싶은 등급의 지역을 가기 위해 몬스터 무리를 뚫고 지나가야 한다.
그리고 근 며칠간 초등학교 수학여행을 다녀왔던 에이스였기에 레전드 길드와 뒤늦게 합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현재 혼자만 있는 에이스는 난관에 봉착했다.
A 지역으로 이동하는 동안 몹들이 생각보다 녹록지 않은 편이었다. 또한, 에이스와 같은 이들 때문인지, 마을 곳곳에선 파티원을 구하는 이들이 다수였다.
“A 지역까지 함께 가실 파티원 빠르게 모십니다!!!”
“A 지역까지 동행하실 매너 있으신 분 환영이요! 여성분 대환영!”
그런 그들을 쭉 둘러보던 에이스는 곧이어 마음에 드는 말을 하는 이들을 발견했다.
“우리와 함께 생사를 넘나드는 불쌍한 엘프들을 구원할 용사를 찾는다!!!”
“엘프들을 위해 심장을 바쳐랏!”
주변 유저들이 흘끔흘끔 그들을 살피다가 뒷걸음질 쳤다.
“이, 이상해…….”
“뭐야, 중2병이야?”
“대사 보소.”
하지만 일곱 명으로 구성된 그들은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 그들은 제각기 전부 가면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 한 사내만이 검은색 가면을 쓰고 있었다.
“우리와 함께할 자들은 피를 나눈 형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에이스.
“……머, 멋있어!!!”
그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났다.
세상에! 저런 멋진 대사라니?
생사를 넘나드는 엘프들을 구원할 용사!!
에이스가 서둘러 다가갔다.
“위대한 용사들이시여! 나 홍염의 격투가 에이스. 당신들과 함께 세상을 구할 머나먼 대장정에 동행해도 괜찮겠습니까?”
“오호? 홍염의 격투가라? 그것참 멋진 이름이군.”
“꼬마야, 이름이 멋지구나.”
“꼬마라뇨?”
그에 홍염의 격투가 에이스는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전 홍염의 격투가 에이스. 에이스라고 불러주십시오.”
“오호, 알겠다. 거참 멋있는 아이로구나. 에이스.”
“후후후후! 용사분들도 너무 멋지시군요.”
그렇게 그들과의 동행이 시작되었다. 에이스는 그들과 함께 마차를 타고 움직였다.
그리고 마차의 앞에는 검은 가면을 쓴 사내 한 명이 양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저분께선 말이 없으시군요.”
“과묵하신 분이지. 하지만 한 번 입을 열면 정말 멋진 분이시라네.”
에이스는 눈을 똘망똘망 빛내며 가장 앞에 선 사내를 바라봤다.
‘머, 멋이라는 게 폭발한다……!’
과묵한 저 사람은 갑옷도 검도 검은색으로 번들거렸다. 심지어 가면까지도.
그러던 때였다.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
앞쪽에서 가고 있던 유저들이 뒤쪽으로 도망쳐오기 시작했다.
“무슨 일입니까?”
가장 앞에 있던 검은 가면 사내가 물었다.
“앞쪽에 타이탄이 나타났어요!”
“타이탄이요?”
에이스의 미간이 좁혀졌다.
타이탄은 레벨 450이 넘는 전설에 속하는 보스몹이었다. 이번 엘븐하임 A 구역으로 가는 길목에 아주 희박한 확률로 등장한다고 했다.
심지어 놈은 거대한 몽둥이를 휘두르면 마법이 발동되기에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그리고 외눈박이 거인인 사이클롭스 여러 마리도 대동하고 나온다.
이미 선발주자들인 대형길드들은 앞서간 상황이었고 지금 가는 이들은 대부분이 소규모 길드나 혹은 낙오된 후발주자들이었다.
때문에 담합이 되지 않았기에 사냥이 힘들었다.
모든 유저들이 에이스와 일행이 탄 마차에서 뒤로 도망친다.
하지만 곧 가장 앞에 선 사내가 툭 내뱉었다.
“마부, 속도를 내어 달리시오.”
“……!?”
에이스는 깜짝 놀랐다. 타이탄은 자신조차도 사냥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되는 몬스터였다.
하지만 앞에 있는 사내는 여전히 팔짱을 끼고 묵묵히 말했다.
그리고 마차가 달리기 시작했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덜컥덜컥!
흔들리는 마차는 도망치는 이들과 다르게 앞으로 전진하고 있었다.
“와…… 남들은 도망가는데, 우린 전진이라니.”
“한번 부딪쳐봐야지 않겠니, 에이스.”
한 사내의 말에 에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마음에 드는 아저씨들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타이탄과 사이클롭스가 나타났다.
사이클롭스의 숫자는 여섯 마리였다. 단단한 방어구를 가졌고 오우거를 찢어발길 수 있는 괴력을 지닌 몬스터였다.
그 순간, 타이탄이 뭉둥이를 휘둘렀다.
콰콰콰콰콰콰콰콰쾅!
갑작스러운 광역 공격.
“헉! 제가 막을게요!”
에이스가 홍염의 지옥마를 소환하려 한순간이었다.
묵묵히 정면만 보던 사내. 그 사내가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동자와 에이스의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사내가 말했다.
“괜찮다, 소년.”
그리고 다시 정면을 봤다.
그 순간 빠르게 접근하는 거대한 광역마법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바람으로 이루어진 몽둥이 같았다. 쏘아져 오면서 주변의 나무와 바위 등을 모두 부숴 버리고 있었다.
그때. 사내의 오른팔에서 정체 모를 존재가 꿈틀거렸다.
“포효해라, 데스티니.”
꽈드드드드득!
그 순간, 그의 오른팔에서 빠르게 나타난 거대한 빙룡 한 마리!
그 빙룡의 앞으로 거대한 얼음 장벽이 생성되었다.
그리고 이번엔 사내가 왼팔을 쭉 뻗었다.
“날뛰어라, 브레트니.”
“키에에에에엑!”
화르르르르르륵!
거대한 불의 용이 나타났다. 그리고 불의 용이 거대한 화염 브레스를 뿜어냈다.
푸화아아아아악!
“크아아악!”
타이탄이 비명을 질렀다. 이윽고 사내가 멋지게 날아올랐다.
타앗!
그리고 브레트니라는 거대용 위에 내려앉았다. 그리고 다른 사내들과 에이스도 전투에 참여했다.
생각보다 쉽게 타이탄과 사이클롭스가 제거되었다.
에이스는 그제야 그들에게 이름을 물었다.
“여, 여러분의 이름이 알고 싶습니다. 이토록 멋진 분들과 함께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나는 킬레라고 한다. 마법사이지.”
“난 킹갓이란다.”
“나는 엠페럴.”
“난 마제스터.”
“아, 나는…….”
그리고 근육이 울긋불긋한 한 사내는 망설이다가 툭 내뱉었다.
“제, 제네럴…….”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명의 사내. 그가 말했다.
“흑염룡. 그것이 내 이름이다.”
“……!”
에이스는 정말 대단한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 * *
로베르크는 철혈중대의 기사였다. 임시적으로 철혈 중대에 있는 그는 지금 무척이나 배가 고팠다.
‘샌드위치라도 먹으면 영혼조차 팔 수 있겠어.’
그리고 더 절망적인 상황.
하루는 더 가야지만 1구역을 벗어난다. 하루는 더 버터야 어느 정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꼬르르르륵-
“배, 배고파!”
“……배고파 죽겠군…….”
“누구 견과류나 육포 없어?”
바로 그때.
킁킁-
로베르크의 코가 씰룩거렸다.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난다.
“누구야? 이건 분명히 고기 굽는 냄새인데!?”
“어디서 나는 냄새지?”
“30만 골드를 줄 테니, 나눠 먹자!”
돈이 있어도 먹지 못하는 음식!
돈 따위야 상관없었다. 기사들이 웅성거렸다.
이 냄새는 아주아주 배고플 때, 길을 가다가 고깃집에서 나는 고기 냄새와 같았다.
입에 침이 절로 고인다.
그리고 그때, 한 기사가 외쳤다.
“저기닷!”
“저, 저기는……?”
그리고 보았다. 커다란 천막 옆으로 밥이 보약 중대가 옹기종기 모여서 고기파티를 벌이고 있었다.
어떻게 만들어낸 건지 모를 불판 위로 돼지갈비를 굽고 있었다.
한 기사가 돼지갈비를 크게 쌈을 쌌다.
“그, 그래. 그렇지…… 돼지갈비를 얹고 그 위로 겨자 소스에 절인 양파를 얹는 거야, 또 그 위로는 마늘을 푹 찍어서 올리고.”
그리고 그 말처럼 기사는 한 쌈 크게 싸서 입에 넣었다.
우물우물-
절로 로베르크의 입이 움직였다. 그 맛을 상상한다.
입에 넣는 순간, 돼지갈비는 부드럽게 씹힌다. 그리고 그 달짝지근하면서도 육즙이 흘러나오는 맛에 흐뭇한 미소가 감돌겠지.
하지만 그럴수록 로베르크의 입엔 침이 더 가득 고였다.
꼬르르르르륵!
뱃속에서 요동치는 소리.
“머, 먹고 싶다…….”
“와…….”
“여, 여기에서 어떻게 돼지갈비를 먹는 거지?”
그들은 몰랐지만, 민혁의 숙성의 항아리를 통한 바로 숙성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들은 넋 놓고 그 너머만 바라보고 있었다. 심지어 그들은 즐거워 보였다.
“저 천막 보여? 따뜻해 보여…….”
“우린 오늘 이 추운 곳에서 또 어떻게 잠을 자지……?”
그러던 중, 결국 참지 못한 로베르크가 일어섰다.
“난 좀 얻어먹고 와야겠어!”
“자넨 자존심도 없나?”
“없네! 당장 죽을 것 같은데, 자존심이고 뭐고!”
그리고 로베르크가 다가갔다.
“저, 저도 고기 좀 함께 먹으면 안 되겠습니까?”
그에 그곳의 지휘관이 말했다.
“아, 배고프시군요? 얼마든지요.”
“……저, 정말입니까?”
로베르크는 경악했다.
이렇게 쉽게 허락할 줄이야? 그에 앞의 지휘관이 말했다.
“음식은 남고 배고픈 자들이 있으니까요. 제국 사이의 벽이라는 것과 배고픈 것은 다른 거지요.”
민혁은 인자하게 웃었다.
그 순간 로베르크는 감격했다. 자신들의 지휘관은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인간들이었다.
강행군을 거듭했고 그에 빠르게 지쳐 쓰러졌다. 하지만 앞의 사내는 인자했다.
심지어.
“여어, 자네 이름이 뭔가?”
“어서 와서 들게나!”
“같이 먹어야 맛있지! 어서 오게!”
밥이보약 중대도 유혹의 손길을 뻗었다.
“가, 감사합니다!”
그리고 로베르크는 고기를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밥이 보약 중대원들과 그곳의 교주 민혁.
그들이 씨익- 하고 비릿하게 웃었다.
* * *
[로베르크와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로베르크와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로베르크와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적국의 NPC와의 친밀도 급상승!
그리고 민혁은 밥이보약 중대원들과 눈을 맞췄다.
‘드디어 미끼를 물었군요.’
‘미끼를 물어부렀으.’
그렇다. 그들은 마치 대형 다단계 사기꾼들처럼 미끼를 던진 것이다.
자, 그리고 이때쯤엔?
슬금슬금 철혈과 사신 쪽 중대원들이 오기 시작했다.
“저, 저희도 함께 먹을 수 있을까요?”
“같이 먹어도 되나요? 3일을 견과류와 육포만 먹었습니다…….”
“아아아, 저런……!”
민혁과 밥이 보약 중대는 안타까운 탄식을 흘렸다.
“이런, 이런! 어서 이리들 오시게!”
“앉지, 앉아!!!”
“어허, 너무 허겁지겁 먹지 말게. 배고팠지?”
“크흐흐흐흑! 맛있습니다! 이필립스 제국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았는데, 정이 넘치는 곳이었군요!”
“아, 천천히 먹게나. 허허헛! 그 맘 다 아네. 배고팠지? 여기 물 있네.”
“벌컥벌컥!”
밥이 보약 중대원 한 명이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등을 두들겨 줬다.
현재 민혁과 밥이 보약 중대는 단체로 낚시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계속해서 철혈과 사신 중대원들이 넘어온다.
자, 그리고 민혁의 계산에 따르면 이때쯤에…….
“뭐 하는 짓이냐!!!”
“이 자식들이!!!”
두 지휘관이 나타난다.
그리고 두 지휘관은 자존심을 세울 것이다.
“당장 안 돌아가!!!?”
“너희들이 이러고도 콜로디스 제국군이냐!!?”
그때, 민혁이 한마디 해준다.
“아이참~ 배고픈 사람들 밥 먹이는 게 뭐 그리 나쁜 일이라고 그러세요?”
그에 사신과 철혈 중대원들이 구원의 눈빛을 보낸다.
그들은 민혁에게 감격하고 있었다.
아아아아! 우리를 위해 지휘관들과 말다툼도 하는구나! 그것도 먹을 걸 베풀기 위해!
친밀도는 극적으로 끓어오른다.
그리고 지휘관 둘은.
“됐습니다.”
“그딴 호의 필요 없습니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돌아선다.
자, 이제 이러면 어떻게 될까?
그들은 이미 민혁의 마성의 돼지갈비를 맛봤다.
애초에 맛보지나 말지!
먹다가 만 것이다.
배고픔은 더 끓어오를 것이다.
‘일단은 기다리면 답이 나오겠지.’
* * *
이클리와 바흐는 황당해졌다. 기사단원들이 자신들 허락도 없이 이탈하여 고기를 얻어먹고 있었다.
그것도 그 빌어먹을 놈에게서!
그때 기사단장 넬슨이 말했다.
“나눠준다는데 굳이 마다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입에 묻은 돼지갈비 양념이나 닦아라.”
“전부 배고픔을 호소합니다. 이대로는 내일을 버티지 못하고 죽는 이들이 생길 겁니다. 고작 자존심 때문에 마다한다는 건…….”
“닥쳐!!”
이클리의 말에 넬슨이 깨갱 했다.
하지만 곧 그는 이러한 결과로 다가왔다.
‘세상에, 어떻게 준다는데 마다하는 거야?’
‘저쪽 지휘관과는 완전 다르군.’
‘밥이 보약 중대의 인원들이 부럽다.’
그리고 이어서 이클리와 바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알림을 들었다.
[기사단들의 지휘관에 대한 불신이 최고치를 달성합니다.] [말을 잘 듣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넬슨과의 친밀도가 하락합니다.] [코만과의 친밀도가 하락합니다.] [아테와의 친밀도가…… 생략.] [단원들이 이탈할 수 있습니다.] [지휘관의 %가 대폭 하락합니다.]“……!?”
민혁은 분명히 그에게 욕을 하거나, 혹은 시비를 걸거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민혁과 그 중대의 인원들로 인해 바흐와 이클리는 절로 빅엿을 먹게 된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