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0
밥만 먹고 레벨업 40화
그렇게 나아가던 중이었다.
“크아아아아아!”
민혁은 거친 포효성을 들을 수 있었다.
멀지 않은 곳이었다.
그곳에 오크 부족장이 있었다.
오크 부족장은 목에 동물의 뼈로 만든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었다.
거기에 키는 2m 40㎝를 넘어설 정도로 커다랬고 녹이 슬대로 슨 대검을 들고 있었다.
푸지익!
“취이이익!”
화르르르륵!
[살라만더의 불꽃.] [지속적인 데미지를 받습니다.]또 한 마리의 오크를 베어낸 민혁이 안쪽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푸화앗!
파앗!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오크들을 베어내는 민혁은 노련했다.
그리고 어느덧 오크 부족장의 지척에 이를 수 있었다.
후우우우웅!
콰지이이익!
오크 부족장이 힘껏 민혁을 향해 대검을 내리찍었다.
뒤로 한 걸음 빠르게 물러나 검을 피해냈다.
민혁의 몸이 한껏 빨라졌다.
‘스킬 쿨타임까지 10초.’
급소 찌르기와 세 번 빠른 공격.
그 전에 최대한 놈의 HP를 깎는다.
수우우웅!
퍼지이이익!
“취이익!”
오크 부족장이 휘두른 대검에 옆에 있던 오크가 날아갔다.
그 옆으로 빠르게 파고들어 발란의 검으로 옆구리를 벤다.
퐈지이잇!
오크 부족장의 단단한 레더아머를 민혁의 검이 파고들지 못했다.
‘얕게 치고 가는 건 안 된다 이거군.’
수우우우웅!
콰지이익!
그 순간 대검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쳐 졌다.
한 바퀴 빙글 돌아 피해내자 땅에 박힌 대검이 보였다.
민혁은 빠르게 분석했다.
‘대검은 무겁고 휘두를 때 동작이 커지게 만든다. 그 의미는 녀석이 공격에 실패할 때마다 공격의 기회가 두 번 정도 생긴다는 거다.’
그리고 그 생각처럼이었다.
오크 부족장이 또 한 번 대검을 휘두른 순간 커다란 빈틈이 나타났다.
‘바로 지금처럼!’
민혁은 그 틈에 발로 힘껏 놈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크락!”
놈이 몸을 움찔한다.
막 대검을 뽑아 들어 올리는 순간.
푸화아아앗!
민혁이 횡자로 놈의 가슴팍을 베어냈다.
레더아머가 찢겨나가며 초록 피가 주르르륵 흘러나온다.
“크아아앗!”
놈이 거친 비명을 토하며 민혁에게 무차별적으로 대검을 휘두른다.
수우우웅!
수우우우웅!
‘이런 타입의 경우 힘과 체력에 의존한다. 때문에 속도와 기술을 가진 자와의 싸움에선 불리할 수도 있다.’
대신에 속도와 기술을 가진 자는 최소한의 피해만을 허용해야 한다.
퍼지이익!
“웁!”
부족장이 휘두른 발길질에 몸을 움직이던 민혁이 옆구리를 허용했다.
그 힘이 얼마나 묵직한지 거친 숨이 터져 나오며 옆으로 밀려났다.
민혁은 한 바퀴 몸을 굴린 후에 스킬 쿨타임 시간이 된 것을 확인했다.
[세 번 빠른 공격.] [세 번 연속 공격합니다.]몸을 일으키면서 그대로 옆구리를 향해 힘껏 검을 베었다.
퍼지이익!
검 끝이 레더아머를 파고들다 멈춘다.
하지만 남은 잔상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푸지익!
“크하아아악!”
그리고 마지막 잔상.
푸지이이이익!
“끄아아악!”
[급소 찌르기.] [성공할 시 공격력+17%가 추가됩니다.]민혁의 검이 놈의 목을 향해 빠르게 뻗어진다.
푹!
오크 부족장의 목이 그대로 꿰뚫렸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이제까지 들린 알림까지 전부 합치면 자그마치 7 레벨업을 해냈다.
푸화앗!
가뿐히 뽑아낸 민혁.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전장 전체를 분석한 민혁은 빠른 판단을 내렸다.
그리고 신병이 오크 부족장을 사냥한 것을 본 병사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토벌대에서 자신보다 30레벨이 넘는 보스 몬스터를 혈혈단신 사냥하셨습니다.] [전장의 지배자 칭호를 획득합니다.]민혁은 오크 부족장이 드랍한 아티팩트를 발견했다.
200㎖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작은 병 하나와 오크 부족장의 대검.
그리고 10만이 넘는 골드였다.
[오크 부족장의 정수를 획득합니다.] [오크 부족장의 대검을 획득합니다.] [172,313골드를 획득합니다.]알림을 들은 후 민혁은 빠르게 움직였다.
지금 바로 얻은 것들을 확인할 여력은 없었다.
병사들이 사기를 얻고 득달같이 덤볐지만 오크들에게 맥없이 쓰러지는 자들이 한 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저, 저게 요리사라고……?”
그리고 그 모습을 보는 루니.
“……와!”
감탄사가 절로 흘러나왔다.
민혁은 오크들에게 한 번씩 치명타를 입히거나 혹은 전투가 힘들 정도로 다리를 그으면서 종횡무진 했다.
병사들은 그런 오크들을 빠르게 처리한다.
그리고 이어.
마지막 남은 오크를 베네토가 창으로 목을 꿰뚫었다.
“역시 우리 사위는 대단해! 내 딸을 가질 자격이 된다!”
‘……거절한다!’
민혁은 그의 시선을 피했다.
“와아아아아!”
“민혁! 민혁! 민혁!”
발드는 침착한 눈으로 병력을 돌아봤다.
모든 병력이 민혁에게 동화되었다.
그리고 민혁은 그 틈에서 빠르게 아이템을 확인했다.
(오크 부족장의 정수)
재료등급: C
특수능력
⦁미각을 살린다.
설명: 오크 부족장의 정수는 예로부터 미각을 살리거나 극대화 시킬 수 있다고 한다. 퀘스트 아이템이며 상점에 팔 수도 있다.
‘역시……!’
민혁의 예상이 맞았다.
퀘스트 아이템의 종류였다.
그 외에도 차례차례 확인했다.
(오크 부족장의 대검)
등급: 유니크
제한: 레벨 40, 힘 70
내구도: 3,261/5,000
공격력: 320
특수능력:
⦁힘+7 민첩+5
⦁스킬 투지.
“뭐, 나쁘지 않네.”
유니크.
하지만 발란의 검이 더 좋았다.
그 이유는 공격력이 320이나 되지만 대검 자체가 휘두르는데 제한을 받고 둔하게 만든다는 거다.
민혁은 기술과 스피드를 선호했다.
역시나 ‘팔아서 맛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
(전장의 지배자)
유일 칭호
제한: 150레벨 이하.
칭호효과
⦁25레벨 이상 차이 몬스터와 싸울 시 5대 기본 스텟+10 상승, 치명타율 10% 증가.
꽤 좋은 칭호였다.
그리고 다른 칭호들과 다르게 제한이 붙는다.
이 칭호에 붙어있는 제한 자체는 만약 150레벨이 넘는다면 칭호효과가 사라진다는 걸 의미한다.
모든 걸 확인했을 때였다.
“부상자는!?”
“경미한 부상자 여덟, 중상을 입은 병사 다섯입니다!”
확실히 적은 피해였다.
만약 민혁이 앞서서 나서지 않았다면 더 큰 피해로 이어졌을 확률이 높았다.
바로 그때.
“으, 으아아아악!”
유저들 사이에서 소란이 들려왔다.
그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유저들이 오크를 몰이해서 온 이를 둘러싸고 있었다.
“아, X발. 제가 총대 메겠습니다. 너 이 개자식아, 너 때문에 우리 다 뒤질 뻔했어!”
그리고 이어.
퍼지이익!
그 유저가 처참히 로그아웃 당해버렸다.
‘쯧.’
혀를 찬 민혁은 곧이어 자신을 바라보다가 엄지를 치켜세우는 랜을 볼 수 있었다.
민혁은 마주 웃었다.
* * *
보르디 평지 토벌대가 무사히 끝났다.
토벌대가 끝난 후에 병력은 곧바로 이스빈 마을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보르디 평지에는 ‘태양의 빛’이라는 게 존재했다.
고블린들로 인해 태양의 빛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식의 이야기였고 토벌이 끝나자 이제 이스빈 마을 전체에 태양의 밀이 무럭무럭 자랄 거라는 흔한 퀘스트 내용이었다.
보상은 마을로 돌아간 후 4일 후에 병력 훈련소 앞으로 가면 지급해준다고 하였다.
랜은 아까 전 민혁의 말을 떠올렸다.
‘내일 점심 먹지 말라고 했었지?’
그러면서 민혁은 흥분감에 찬 기색으로 말했다.
‘편한 옷 입고 엉덩이 긁적이면서 계시면 더 좋을걸요!? 마치 숨만 쉬고 싶은 사람처럼요!’
“엉덩이를 긁어?”
피식 랜이 웃었다.
그러면서 허공을 응시했다.
민혁이 오크 부족장을 잡았다는 걸 직접 보진 못했지만 들었다.
그는 천운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분명히 아테네의 신의 제재를 피할 방법이기도 했으니까.
어쩌면 이것은 정말 가야 할 물건은 그 사람을 찾아간다는 느낌이기도 했다.
‘내 제자가 내 미각을 살린다.’
음식이란 것의 맛을 느끼면 어떤 기분일까.
행복할까?
웃음이 날까?
아니면 먹자마자 울게 될까.
그저 기대된다.
* * *
한적한 주말이었다.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숨만 쉬고 싶은 날.
느적느적 1시쯤까지 자다가 잠에서 깨어 출출함을 느낀다.
이럴 때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바로 짜장면과 같은 중국 요리이다.
단돈 5천 원 정도 하는 짜장면 한 그릇을 먹은 후 소파에 그대로 누워 늘어지게 TV를 보는 그 기분.
그러한 기분을 민혁은 느껴보고 싶었다.
그리고 랜에게도 그걸 느끼게 해주고 싶었고.
민혁은 바로 아테네에 접속했다.
그리고 취사 마차로 들어왔다.
오늘 복귀하는 토벌대들의 중식은 전투식량으로 대체 지급했다.
때문에 랜도 늘어지게 쉬고 있을 터.
민혁은 먼저 짜장면과 짬뽕을 만들었다.
짜장면의 달짝지근하면서도 진득한 그 맛, 그리고 시원하면서도 컬컬한 짬뽕은 필수 아니겠는가?
그는 만들어놓은 뒤에 곧바로 식품 보관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그다음엔 탕수육을 튀긴 후 소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탕수육 소스는 케첩으로도 간장으로도 만들 수 있다.
또는 더 달콤새콤하게 즐기고 싶다면 소스에 파인애플이나, 키위와 같은 것을 넣은 과일 소스를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
민혁은 간장을 택했다.
소스의 준비물은 양파와 당근, 목이버섯, 물, 식초, 설탕, 전분이다.
전분은 말 그대로 걸쭉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먼저 양파와 당근 같은 것을 볶고 물을 붓는다.
치이이이이익!
양파가 프라이팬에 볶아지는 냄새는 언제나 코를 자극한다.
거기에 당근은 색깔이 밋밋하지 않게 도와준다.
민혁은 이번 요리를 하면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었다.
랜이 처음 먹게 되는 요리였고 물론 자신도 더 맛있게 먹기 위함도 있었다.
모두 볶아졌을 땐, 물을 붓는데, 이 물은 다름 아닌 오크 부족장의 정수를 넣은 물이었다.
물을 부은 상태에서 간장을 넣은 후에 설탕을 넣는다.
이때 설탕은 다른 재료보다 훨씬 더 많이 들어가는 편이다.
거기에 간이 적당히 맞다 싶을 땐 볼에 전분 가루를 부은 후 물을 살살 넣어주면서 잘 저어준다.
잘 저어주면 전분 가루가 물과 잘 섞이게 되는데, 이때 끓고 있는 소스에 천천히 전분 가루를 부어주며 국자를 저어주면 서서히 걸쭉해지기 시작한다.
적당한 때 불을 끄면 완성이다.
요리를 끝낸 민혁은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자신도 맛있게 먹겠지만, 내 요리를 먹고 랜의 반응은 어떨까?
기뻐하겠지? 맛있겠지? 살면서 처음 맛을 느낀다는 건 어떤 걸까.
라는 생각이 든다.
“완성.”
민혁의 말이 끝남과 함께 알림이 들렸다.
식신이 재료를 선택하는 것처럼 여러 가지 음식을 했을 땐, 이렇듯 메인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민혁은 요리를 하거나 혹은 자신이 스텟을 올리기 위해 먹을 때 다 먹고 ‘끝.’ 혹은 ‘완성.’을 하면 기다리는 시간 없이 뜨는 걸 알 수 있었다.
“탕수육. 버프량을 최대한.”
음식을 할 때 민혁의 손은 말도 안 될 정도로 빠르게 움직였다.
이미 그는 아테네에 접속해 아테네의 검색 기능을 통해 레시피를 모두 확인했었다.
그리고 손은 능숙하게 움직여줬다.
그리고 이어 알림이 들려왔다.
[탕수육을 완성합니다.] [무아지경. 당신의 ‘혼신’이 들어간 요리입니다.] [레어 등급입니다.] [손재주 1을 획득합니다.] [명성 2를 획득합니다.] [업적 포인트 200을 획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