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2
밥만 먹고 레벨업 42화
흡수가 끝나자 발란의 검이 작은 빛을 머금었다.
그 빛이 완전히 걷어졌을 때 드러난 발란의 검은 외형이 변해 있었다.
“엘레의 식칼은 장착 아티팩트이지, 그리고 그 상태로 식칼과 같은 요리 도구 혹은 대장간용 망치나, 낚싯대 같은 거로도 변경이 된다네. 또 자동세척 기능을 통해서 항상 청결을 유지할 수도 있지.”
변화된 발란의 검의 외형은 그립 부분에 피닉스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으며 그립의 색이 붉은빛을 감돌았다.
민혁은 곧바로 확인해봤다.
(엘레의 검)
등급: 에픽
제한: 1차 제한 없음, 2차 제한 120레벨.
내구도: ∞/∞
공격력: 211+50
특수능력:
⦁힘+4, 민첩+3 상승.
⦁스킬 용맹의 일격.
1차 특수능력:
⦁손재주 습득률×4
⦁손재주+40
⦁검에 장착 가능.
⦁자동세척 가능.
⦁요리의 도구로 모양 변화 가능.
2차 특수능력:
⦁봉인
⦁봉인
⦁봉인
설명: 여제가 이필립스 제국 최고의 요리사인 랜에게 하사한 아티팩트.
말 그대로 장착이었다.
엘레의 식칼을 발란의 검에 장착함으로써 공격력의 경우 +50의 효과를 더 보게 되었다는 거다.
거기에 이렇게 장착해서 착용하고 있으면 특수능력에 있는 손재주+40과 같은 효과도 볼 수 있으니 생각보다 대단한 아티팩트였다.
민혁은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감사합니다, 스승님!”
“그 검의 엘레가 누구인지 알겠지?”
물론 민혁도 확인했다.
이필립스 제국의 여자 황제 엘레.
그녀가 랜에게 하사한 물건이었다.
“네, 그것보다 스승님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여제에게 검을 하사받다니.”
랜은 그 말에 빙그레 웃었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한때 내 연인이었거든.”
랜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난 예전에 황궁 요리사였다네.”
“여, 역시 예사롭지 않으신 분이셨군요.”
“엘레는 내 요리를 참으로 좋아했어, 전 황제가 병마에 시달리시고 어린 나이에 황제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힘들어했지, 그럴 때마다 내 음식을 먹고 힘을 얻었거든.”
민혁은 슬슬 감이 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일개 요리사인 나와 그녀가 이루어질 수 있을 리가 없지, 그를 우려한 신하들이 내게 누명을 씌워 나를 황궁에서 몰아냈지. 황궁을 떠나기 전날.”
그는 추억을 회상하는 표정이었다.
“나는 그녀와 약속한 게 있다네.”
민혁은 귀를 기울였다.
“그녀의 아버지 엘렌 폐하께선 검의 대제라 불리셨지, 그녀 또한 천재라는 이름에 손색이 없었고 그 이름을 계승하기 위한 검의 경지에 이르렀을 때 그녀에게 아주 맛있는 요리를 대접해주겠다고.”
“오오오오……! 정말이지 멋집니다.”
어쩌면 그것은 랜이 자신을 떠나고 슬퍼하지 아니하고 원하는 바를 위해 달리라는 뜻이 내재 되어 있을지 모른다.
“얼마 전, 그녀는 전 황제 엘렌 페하를 뛰어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네.”
“그럼 이제 황궁으로 가시는 건가요?”
“아니.”
민혁은 그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신하들이 내가 황궁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줄 리가 없지.”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충분히 그럴듯했다.
말을 들어보면 여제는 요즘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때 신하들이 사랑놀이나 하는 그녀를 보고 싶진 않을 터.
“그래서 자네에게 한 가지를 부탁하지.”
“부탁이요?”
“그래. 나를 대신하여 여제에게 요리해 주게.”
[연계 퀘스트: 엘레 만나기.]등급: B급
제한: 랜이 인정한 자.
보상: 경험치 15,000
실패 시 패널티: 없음
설명: 랜의 인정을 받은 당신. 랜은 자신을 대신하여 여제에게 요리해주길 원하고 있다.
“알겠습니다.”
“고맙네.”
랜은 작게 웃음 지었다.
일단 수락한 민혁이었지만 사실 이 퀘스트를 진행할지는 아직 미지수였다.
그는 먹을 것을 위해 게임을 하는 사람 아니었던가.
더군다나, 여제라면 민혁이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또 랜의 말을 들어보면 황궁에 가서 ‘내가 랜의 제자다!’라고 말하면 쫓겨날 확률이 높았다.
어떻게든 여제와 만날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건데 쉽지 않아 보였다.
물론 보상도 녹록지는 않겠지만 그에게 보상보단 먹을 것 아니던가?
“자네는 이제 귀환석을 사용하나?”
“아니요.”
토벌대 자체가 끝나면 유저들은 대부분 귀환석을 사용해 마을로 복귀한다.
현재 복귀하는 토벌대 중 유저는 민혁뿐이었다.
“이 근방의 몬스터들을 사냥하면 추가로 태양의 밀을 얻을 수 있지 않습니까?”
민혁은 토벌이 끝나고 추가 알림을 듣게 되었는데, 이 근방의 고블린과 같은 몬스터들을 사냥하면 이제부터 태양의 밀이 드랍된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다른 유저들은 관심 없는 표정으로 전부 귀환석을 사용했다.
“그렇지.”
“그 녀석들 좀 잡을 생각입니다.”
“혼자서?”
“예.”
“하긴, 자네라면…….”
그도 민혁의 실력을 직접 봤기에 우려는 없었다.
민혁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여 보였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랜은 작은 웃음을 지어줬다.
“다음에 먹방 배틀? 한 번 하세.”
“후후후후, 쉽지 않으실 텐데요.”
“나도 만만치 않다는 거 명심하게.”
곧 민혁이 취사 마차를 나섰다.
* * *
15분 후.
황혼의 요리사 블랙.
그가 마차를 타고 가다가 복귀하는 토벌대를 발견할 수 있었다.
‘20억 정도면 충분하겠지, 아마 날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겠군.’
블랙은 짙은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랜을 통해서 현재 진행 중인 연계 퀘스트를 진행한다.
그리고 황혼의 요리사 블랙은 이 연계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힌트를 얻었다.
여제가 하사한 보물을 얻을 수 있다.
거기에 더해, 더 나아가 퀘스트를 진행한다면 검의 대제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엘레의 에픽 등급 검술도 배울 수 있다고 말이다.
천대받고 약하다고 무시 받는 요리사로서 에픽 등급의 스킬 하나 정도를 가지고 있다면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블랙의 마차가 멈추어섰다.
“히히힝!”
말이 작게 울었다.
“이곳에 요리 잘하는 조리병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말에 발드는 경계했다.
그도 민혁과의 친밀도가 극에 달해 그를 매우 아끼고 있었다.
“그에게 용무는?”
“아, 그의 실력이 뛰어나다 하여 제안할 게 있어서입니다.”
그런 의도라면야.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는 아까 전, 혼자서 다시 보르디 평지 쪽으로 가지 않았던가.
“그는 갔다네.”
“예?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토벌이 끝났지 않나.”
“아, 아니. 그럴 리가 없는데?”
블랙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찾아오길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그렇게 힌트도 떡떡 던지지 않았겠는가?
그가 생각하는 힌트는 그가 유저들에게도 버프 요리를 공짜로 나눠준 거다.
그렇게 하면 자신에 대해서 빠르게 정보가 퍼져나가 위치도 알려져서 찾아올 거라고.
참으로 머리를 쓰는 자라고 생각했건만?
“뭘 그렇게 놀라는가, 토벌이 끝났으니 이방인은 돌아가는 게 맞지.”
“그, 그럴 수가……!”
그런 생각을 하다 블랙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다 속을 진정시켰다.
‘후, 아니야. 어차피 난 이곳에 왔어야 했어. 에픽 아티팩트.’
그가 씨익 웃었다.
“취사 마차는 어딨죠?”
“저기.”
발드가 취사 마차를 가리켰다.
때마침 그 안에서 랜이 걸어 나왔다.
그는 민혁처럼 빵을 먹으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당신이 랜입니까?”
“맞네만.”
“전 황혼의 요리사 블랙이라고 합니다.”
“그렇군.”
“……자, 이제 제게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
“없는데? 우물우물.”
랜은 빵을 먹으면서 태연하게 대답했다.
“퀘, 퀘스트가 당신한테 오라고 했는데!”
“아, 그거. 미안하지만 그건 내 제자가 이미 받아갔다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이거 미안하게 됐군, 그렇지만 이미 내 제자가 퀘스트를 진행해서 가져간 걸 어떻게 하겠나?”
랜은 그러면서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들겨줬다.
블랙이 부들부들 몸을 떨며 말했다.
“그, 그럼 에픽 아티팩트는……?”
“없지.”
“그럼 다른 건 없습니까?”
“다른 거라…… 미안하지만 줄 수 있는 게 없군. 출출할 텐데, 이거라도 드시게.”
그것은 빵이었다.
“고생했네.”
“…….”
그걸 내려다보는 블랙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자그마치 2개월 동안 진행한 퀘스트였다.
에픽 아티팩트, 더 나아가 여제의 검술까지 섭렵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퀘스트였던 거다.
그런데 고작 이깟 빵이라니?
퍼엇!
그가 빵을 바닥에 던졌다.
그리고 씩씩거리며 짓밟았다.
그 모습을 보며 랜은 눈을 가늘게 떴다.
“내가 올바른 주인한테 선물을 준 게 맞는 것 같군. 앞으로 영원히 후회할 일은 없을 것 같아.”
“지금 그 말은 나보다 그 새끼가 낫다는 거냐!?”
그는 화가 끓어 올랐다.
랜은 그 정체 모를 요리사와 자신을 비교해서 말했으니까.
누구보다 최고인 자신보다 그놈이 낫다니!
“거냐? 그래, 내 제자가 너같이 음식 귀한 줄 모르는 새끼보다 훨씬 낫다. 내 제자는 이런 딱딱한 빵 하나도 소중히 여겨, 이런 놈이 무슨 황혼의 요리사라고.”
랜은 혀를 끌끌 찼다.
블랙은 좌절했다.
‘아, 안 돼!’
너무 화가 나서 인지하지 못했다.
랜은 뛰어난 요리사라고 했다.
혹시 다른 떡고물이 떨어질지도 모른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너무 화가 나서 그랬습니다. 제발 퀘스트 주십시오.”
“꺼져!”
블랙은 허탈해졌다.
그리고 그때였다.
“랜. 우리 신병이 떠났다는 게 사실인가?”
“떠났지.”
“안 돼! 내 아름다운 딸과 결혼 약속(?)을 했는데!?”
“안 돼! 나 퀘스트 받아야 해! 빵 말고 퀘스트 줘!”
그러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베네토가 호오라 하는 표정을 지었다.
“자네, 참 잘 생겼군. 혹시 예쁜 내 딸 아이 소개받을 생각 없는가?”
‘이, 이건 또 뭐야!’
그러면서 베네토는 민혁에게 보여주었던 것을 그에게도 보여줬다.
“으, 으아아아악, 제기라알!”
블랙은 머리를 감싸 쥐고 비명을 질렀다.
* * *
접속을 종료한 민혁은 의자에 앉아 방울토마토를 먹다가 각종 영양제를 꺼내 입안에 털어 넣었다.
“흐아…… 왜 영양제는 고기 맛 나는 게 없는 것이더냐.”
자연에도 살이 포동포동한 동물들이 뛰어다니거늘.
어찌 영양제에는 그처럼 고기 맛 나는 게 없는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민혁은 생각을 정리했다.
‘일단 토벌대가 복귀할 때까지 태양의 밀 얻는 데 주력해야지.’
발드는 특별히 민혁에게 남들보다 세 배의 태양의 밀을 보상으로 준다고 했다.
그것을 감안해도 그가 먹어치우는 속도를 보자면 금방 먹어치울 거다.
그리고 민혁의 직업란 옆에 붙어 있는 %.
그게 지금 90%까지 육박하게 되었다.
‘하나하나 풀어가는 것도 의외로 재밌네.’
먹는 것뿐만 아니라, 이러한 시스템도 꽤 즐거운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다 민혁은 아테네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그리고 ‘엘레’라고 검색했다.
아직 할지 말지 미정이긴 했지만, 혹시 모른다.
‘뭐, 맛있는 거 나올지도? 흐…….’
그렇게 검색하자 관련 검색어가 꽤 많았다.
[와, 오늘 황제의 도시 갔다가 여제 엘레 봄…… 진짜 개 이쁨…… 다리 힘 풀릴 뻔…….kdk㎝15: 프러포즈 ㄱㄱ, 용기 있는 자가 미녀를 얻는다.
미녀는사과를좋아해: 오, 국제결혼을 뛰어넘는 가상결혼.]
일단 미녀라는 칭찬이 엄청났다.
그다음의 글들.
[님들. 저 여제 행차 때, 여제 검술 배우고 싶어서 패기 있게 내가 검의 악마다! 나를 제자로 받아달라! 라고 외쳤다가 지하 감옥에 갇힘 ㅠㅠ 흐어어엉, 징역 10년 받음…… 구해주실 분……ㅠㅠhjbja52: 현웃ㅋㅋㅋㅋ 캐삭 각ㅋㅋㅋㅋㅋ
에비츄각: 파프리카 방송으로 실시간 게임에서 감옥살이하는 거 생중계해 보셈ㅋㅋㅋㅋ 개꿀잼 예상ㅋㅋㅋㅋㅋㅋ
nbhyqwm7: 아, 님들 저 심각해요 ㅠㅠㅠ 저 좀 구해주실 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