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34
밥만 먹고 레벨업 435화
아레스.
그는 경악을 넘어서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지금 눈앞에 펼쳐진 광경. 지옥 그 자체였다.
데스와 그가 부리는 죽음의 군단에 의해 죽은 병사들의 시체들이 산처럼 쌓여만 갔다. 랭커들이 집중적으로 데스나이트와 리치를 공격하려 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무슨 저런 괴물이……!’
데스는 혼자서 4천에 가까운 병력들을 전멸시켜버렸다.
이제 남아 있는 병력은 고작해야 300정도였다. 여전히 키킥대며 광소하는 데스는 속이 타들어갔다.
‘MP가 고갈됐다. 곧 있으면 대부분의 언데드들이 사라질 것이다.’
아무리 데스라고 할지라도 언데드들을 무한정 소환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심지어 그는 목숨을 잃은 바라스 왕국군들의 경우 ‘죽은 자의 소생’ 스킬을 사용하여 다시 되살려 본래는 아군이었던 자들을 공격하게 만들었다.
죽은 자의 소생은 어마어마한 MP량을 갉아먹는다.
심지어 지금 당장의 데스나이트들만 하더라도 매초 MP를 소모하게 만든다.
그리고 마침내.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스화아아아아아악-
수천의 언데드 군단이 하나둘 검은 기류가 되어 사라지기 시작했다. 죽은 자의 소생에 의해 다시 깨어난 자들은 다시 땅속으로 스르르 빨려 들어갔다.
데스의 MP는 고작해야 7%도 남지 않았다.
데스 나이트 3기를 겨우 운용할 수 있는 수치다.
‘죽음의 드레인을 사용한다면 다시 전투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죽음의 드레인은 임모탈의 마나 회복 능력이다. 죽은 자들의 몸에 잔존한 마나들을 빨아들여 MP량을 채울 수 있다.
문제는 시전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이었다.
지금 같은 전쟁 상황에서는 사용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렇게 검은 기류로 언데드들이 흩어지고 남은 언데드의 숫자 고작해야 데스나이트 3기에 스켈레톤 나이트 12기였다.
“크, 크하하하, 하하하하하!”
아레스는 그제야 안도하는 광소를 터뜨렸다. 4천의 대군이 고작 일인왕국에게 패한다.
또한, 이 4천의 대군들에는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랭커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심지어 바라스 왕국 정예병들도 함께였다. 그런데 패한다는 건 잊지 못할 치욕을 선사하는 일이다.
다행히도 그 일을 만회할 수 있게 된 셈이었다.
“결국에 네놈의 목을 칠 수 있겠어.”
아레스가 살아남은 랭커들, 그리고 정예병들을 이끌고 걸음을 옮기고 있다.
데스의 남은 언데드들은 MP가 떨어진 그에 의해 상처 회복도 받지 못해 어디 한 구석씩은 삐걱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 놈이라도 더…… 절대 아틀라스 영지로는 못 보내.’
나의 첫 번째 친구가 있는 곳이었다. 정신력 또한 한계까지 치달은 데스였으나 그는 굳건히 버티고 섰다.
‘도착했으려나.’
그의 입가에 미묘한 웃음이 지어졌다. 사색이 되었던 로카드 왕국의 수송단들!
그들이 무사히 도착했기를 그저 바래본다.
데스 나이트 3기와 스켈레톤 나이트들이 접근하는 300의 병력을 제자하기 위해 내달렸다.
하나, 무용지물이었다. 지칠대로 지친 데스나이트의 두개골이 도깨에 박살난다.
아레스의 거센 주먹이 단숨에 데스나이트의 몸 곳곳을 연속으로 32번 때리며 가루로 만들어버린다.
스켈레톤 나이트들 또한, 왕국 정예병들의 다구리에 견뎌내지 못한다.
데스가 거대한 낫을 꽉 쥔 채 몰려오는 정예병들을 베어낸다.
“크아아아아악!”
“커허어어어어억!”
데스가 춤춘다. 적들의 사이에서 한치의 물러섬도 없이 미친 듯이 베어낸다.
“크크크큭, 하하하하, 으히히히히히!”
그들의 틈에서 그가 광소한다. 자신에게 베인 적들의 피가 그의 얼굴에 튀어 오른다.
얼굴이 피에 젖은 채 하얀 이를 드러내 웃는 데스의 모습은 살인귀 그 자체다.
하나, 곧 데스의 등 뒤로 창이 꽂혔다.
“쿨럭!”
아레스는 지켜볼 생각이었다. 아테네:세계전 최고의 이슈를 받았던 랭커가 결국에 왕국 병사들에게 짓밟혀 죽어 나가는 모습.
“쿨럭!”
입에서 피를 한 움큼 토하는 데스가 부들부들 떨리는 몸으로도 자신에게 접근하는 정예병들을 베어낸다.
마침내.
콰지이익!
어깨에 손도끼가 날아와 그의 본아머를 부수고 박힌다.
그가 어깨를 부여잡으며 털썩 한쪽 무릎을 꿇었다.
마침내. 왕국 정예병이 그의 목을 치기 검을 들어 올린다.
바로 그때.
꽈드드드드드득-
땅속에서 솟아난 정체 모를 줄기가 병사의 손을 잡아챘다.
“으윽, 윽……!”
병사는 손을 아무리 움직이려 했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지칠 대로 지친 데스가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있었다. 방금 전, 자신이 도망치라 말했던 수백 명의 수송단 인원들.
그들이 매서운 기세로 달려오고 있었다.
“손대지 마라!!”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지 마라. 가만두지 않는다!!!”
그들은 필사적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병사들과 충돌한다.
“크하하하하핫! 너희들 따위가 왕국 병사들에게 상대가 될 것 같나?”
아레스는 그저 이 상황이 웃기고 재밌을 지경이었다.
한데, 곧 이변이 일어났다.
퍼억-
한 사내가 휘두른 육중한 철퇴가 왕국군 정예병 한 명을 날려버렸다.
늙은 노부인이 손을 휘두를 때마다 나무줄기들이 병사들을 무릎 꿇린다.
왕국 정예병들은 지쳤다.
반대로 그들은 지치지 않았다. 또한, 그들은 이브리드 족이었다.
태생적으로 인간보다 우월한 DNA를 타고났으며 왕국의 백성은 곧 병사였다.
그들은 바라스 왕국 정예병 못지않았다.
어느덧 그 틈을 파고들어 데스를 들어 올려 자신들의 틈으로 끌고 갔다.
그를 둘러싸고 지키는 방어태세를 취했다.
“죽여라!”
아레스 또한 지치기는 매한가지였다. 그 또한 스킬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MP가 고갈되었다.
그가 선두에 서서 주먹으로 이브리드족을 때려죽이기 시작했다.
데스가 접근하는 그를 보며 피를 토했다.
“도망가라니까…….”
그를 부축하고 있는 자.
자신이 죽인 로카드 왕국 기사의 아버지였다. 자신에게 울분을 토하며 그를 다구리 놓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닥쳐라, 네놈은 저놈들이 아닌 우리들의 손에 죽어야 해서 살려놓는 것이다.”
“데스. 네놈은 더욱더 고통스럽게 죽어야 해!”
그렇게 말하지만 그들의 목소리에 있는 온기가 느껴진다.
데스가 피식 웃었다.
하지만 아레스와 랭커들이 너무도 강력했다. 이브리드족이 비명을 지르며 하나둘 쓰러져나간다.
바로 그때.
콰아아아아아아앙-
한 명의 사내가 등장했다. 그 사내는 거대한 도끼를 양손으로 휘두르며 공격당하는 이브리드 족을 구원했다.
“로, 로크!?”
그렇다. 바로 크레이지 프리스트 로크였다.
지금 적들은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었다. 반대로 로크는 이제 막 전장에 참가한 상황.
1000위권에 속할까 말까 하는 랭커들과 아레스가 감당하기엔 너무 강력한 인물이었다.
퍼지익-
로크의 도끼가 아레스의 머리를 쪼개내며 주변에 있던 모든 적을 처리해낸다.
“…….”
풀썩
상황이 끝남과 동시에 쓰러진 데스를 보며 로크는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로크는 데스를 꺼려 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다.
‘데스가 아틀라스 영지를 지켜냈다.’
전투가 끝남과 동시에 쓰러진 데스. 그가 얼마나 필사적이었는지를 알려주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로크의 시선이 주변을 흩는다.
‘미친…….’
이게 사람인가?
그가 베어낸 적의 숫자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오늘 데스가 1:4000의 전설을 만들어냈다.
* * *
바라스 왕국의 수도로 무수히도 많은 병력이 몰려들고 있었다. 광장을 가득 채울 정도의 많은 인파.
그 숫자가 약 7만을 가뿐히 넘어서는 지경에 이른다.
이쯤 되면 유저들은 짐작할 수밖에 없다.
바라스 왕국에서 전쟁을 준비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한 생각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라스 왕국에 있는 무수히도 많은 유저들에게 알림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왕국 퀘스트: 먹자교 처단.]등급: S
제한: 바라스 왕국 소속 유저.
보상: 기여도에 따른 골드 지급 및 아티팩트, 왕국 기여도.
실패 시 패널티: 더 이상 먹자교 처단에 참가할 수 없음.
설명:바라스 왕국은 먹자교 길드를 처단하기 위해 병력을 모으고 있다. 국왕 그레인은 이번 전쟁에서 이방인들 또한 힘써주기를 간곡히 바라고 있다.
퀘스트 진행시: 먹자교 유저 및 NPC PK시 반카오, 혹은 카오가 되지 않음.
“대, 대박!!”
“먹자교 처단 퀘스트!”
“우리가 이때가 아니면 언제 먹자교 길드를 쳐보냐!”
먹자교 길드.
분명히 대한민국의 실질적인 최강의 길드였다. 강력한 두 개의 영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랭커들과 네임드 NPC들 또한 보유하고 있다.
그러한 먹자교 길드는 많은 유저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나, 선망이라는 것은 한순간에 바뀔 수 있는 것.
초보 유저들이나 일반 유저들은 숫자로라도 밀어붙여 자신들이 평생 손도 못 댈 그들을 사냥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희열하고 있다.
유저들 중 상당수가 먹자교 처단 퀘스트에 가담하기 시작한다. 그로 인해 바라스 왕국의 병력은 본디 7만에서 12만 정도로 대폭 늘어버린 셈이다.
물론 그중에는 초보레벨 유저들이나 비전투직 직업군들도 상당하였다.
하나, 이 숫자라면 뭐가 되든 해볼 만할 것 같았다.
국왕 그레인이 무수히도 많은 병력들을 보며 성벽 위에서 하늘 높이 검을 치켜올렸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거대한 함성이 쩌렁쩌렁 세상을 울리기 시작했다.
* * *
아테네 커뮤니티가 뜨겁게 달아오른다.
[님들 먹자교 처단 퀘스트 참여하심? 그거 퀘 개꿀띠 아닙니까? 혹시라도 랭커 한 명 잡아서 아티팩트 줍줍하면 개이득 ㅇㅈ?] [그뿐만이 아님, 주변에서 죽은 유저들 아티팩트 주워도 이득임.] [우리가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먹자교를 건드려보겠음?] [먹자교가 아무리 강해도 12만 이상의 대군이 움직이는데, 막는건 거의 불가능 아님?] [우리나라 최고 랭커들도 계속해서 가담중이라고 함. 아마도 아틀라스하고 발할라를 무너트리고 나서도 먹자교 학살 퀘스트는 계속되지 않을까요?] [빠른 성장이 오히려 독이 될 줄이야.]그들은 새로운 이벤트식 퀘스트에 커다란 기대를 품고 있었다.
계속해서 바라스 왕국의 편에 서는 유저들의 숫자가 늘어만 가고 있다.
실제로 누가 보아도 전력 차이가 너무도 큰 싸움이었다.
여전히 데스가 그들과 함께한다는 사실이나 혹은 로카드 왕국과의 동맹, 또는 그들이 숨겨온 힘들을 그들이 알 리 만무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 * *
바라스 왕국 어딘가의 으슥한 지하실.
그곳으로 많은 사람이 모여들고 있었다. 커다란 지하실이었으나 고작 촛불 몇 개만이 켜져 있는 곳.
속속들이 들어서는 이들을 맞이하고 있는 사내.
한때 바라스 왕국의 기사단장을 꿈꾸었던 라브레도였다.
그는 바로 몇 개월 전, 탈모르교의 성기사 코루에 의해 대머리에서 구원받은 인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