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94
밥만 먹고 레벨업 495화
아테네 접속 캡슐에서 나온 민혁은 평소처럼 운동을 하고 샐러드를 먹었다.
샐러드 여섯 접시를 단숨에 비워낸 그는 몸을 일으켜 거울 앞에 섰다.
‘확실히 많이 호전되긴 했어.’
지금 그는 키 185㎝에 몸무게 88㎏ 정도였다.
아테네: 세계전 당시보다 다소 쪘지만 그때 당시는 약물 복용에 따라 더 빠르게 살이 빠졌던 것.
더 이상 약물 복용은 금해야 했다.
‘부작용이 심해.’
해당 약물의 부작용은 피로함과 동반되는 관절의 통증, 목마름 등이었다.
담당의 이진환도 더 이상의 복용은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거라 하였다.
‘그래도 예전보다 확실히 좋아졌어.’
민혁은 거울을 마주 보며 잽잽, 원투. 펀치를 날려봤다.
몸이 깃털처럼 가볍다. 처음 아테네를 시작하기 전에 거동조차 힘들어 뒤뚱거린 것을 생각한다면 실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때, 오창욱이 다가왔다.
“내일 건강검진인 거 알지?”
“네, 알아요.”
민혁의 건강검진은 이제까지 자택 내에서 진행되어왔다. 어지간한 병원 못지않은 검사기기가 있는 곳이 바로 그의 자택이다.
하지만 자택에서 진행하는 건강검진은 분명히 한계가 올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올해부터는 미국에 있는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기로 했다.
굳이 미국까지 가는 이유는 ‘폭식 결여증.’을 연구하고 치료법을 찾는 의사들과 함께 앞으로를 이야기하기 위함도 있었으며 다른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치료법에 대한 논문 쓰기에 동참하기 위함이다.
아마 건강검진을 통해서 고혈압, 당뇨, 부정맥 등이 좋아졌는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대신에.
‘이틀간은 아테네에 접속하지 못한다.’
민혁은 한 나라의 왕이었다. 그 때문에 고작 이틀 접속하지 못하는 것도 꽤 크게 다가온다.
‘브로드가 없는 자리를 채워야 해.’
건강검진 전에 민혁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악마 키메리에스를 내 수하로 만들어야 한다.’
생각을 끝마친 민혁은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접속했다.
* * *
대악마 베로스와 72악마는 솔로몬의 72서열의 악마들을 본떴다.
그중에 키메리에스는 서열 66위의 후작의 작위를 가지고 있는 악마이다.
서열은 낮은 편에 속하며 무력적인 부분에서도 악마치고는 굉장히 약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민혁은 악마 소환의 반지를 통해서 악마 키메리에스를 소환할 수 있게 되었다.
악마 소환의 반지는 첫 번째 소환된 악마가 계속 고정되어 소환된다고 되어 있다.
그로 인해 키메리에스의 정보창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키메리에스)
등급: 악마
종류: 아티팩트 소환.
레벨: 699
공격력: 6,959
방어력: 4,683
특수능력:
⦁엑티브 스킬 진실의 꿈.
⦁엑티브 스킬 악마의 도끼술.
⦁엑티브 스킬 악마의 발걸음.
⦁패시브 스킬 용감무쌍.
⦁패시브 스킬 깨달음을 얻는 자.
잠재력: 151
경험치: 55%/100%
키메리에스는 솔로몬의 72서열의 악마에 따르면 ‘인간을 용감하게 만든다’라고 알려진다.
또한, 누군가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지 못할 때 그에 대해 확실한 장소를 알려준다고도 한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는 스킬은 세 가지였다.
(용감무쌍)
패시브 스킬
레벨: 없음
효과:
⦁키미리에스와 함께 전투하는 자들은 15% 이상의 모든 스텟 상승효과를 얻는다.
⦁용감하게 질주하는 이들은 거짓말처럼 두려움을 상실하고 몸의 피로함을 잊게 된다.
‘이건 미쳤어.’
사기였다. 당장 하나의 스킬만 보아도 말도 안 될 정도로 뛰어나다.
키미리에스를 얻는다면 함께 전투할 때 무조건적으로 15% 이상 강해진다.
또한.
‘두려움을 잊는 자들은 더 강해지는 법이다.’
전투에서 가장 발목을 잡는 것은 사람이 가진 ‘두려움’이라는 본능이다.
물론 두려움을 극복한다는 것도 절대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함께 싸우는 병사들과 길드원들이 두려움을 어느 정도 잊는다면 엄청난 힘이 될 터다.
다음 스킬.
(깨달음을 얻는 자)
패시브 스킬
레벨: 없음
효과:
⦁지키려는 자, 승리하려는 자, 자신의 나약함을 깨닫는 자 등등. 어떠한 것이든 필사적으로 행하려 할 때 새로운 힘을 깨우칠 수 있게 도와준다.
⦁새로운 힘을 깨우치게 하기 위해선 그가 더더욱 성장할 힘이 남아 있어야 한다.
‘이건 더 미쳤잖아!?’
민혁은 또 한 번 혀를 내두른다.
말 그대로 누군가 깨달았을 때, 그의 숨겨진 힘을 개방시킬 수 있는 엄청난 스킬이었다.
‘악마는 서열이 낮다고 해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사실이었어.’
서열이 낮은 악마들도 때론 높은 악마들보다 고평가될 때가 있다.
그런데 지금 민혁은 키미리에스의 능력을 보고 그 사실을 확실히 깨달았다.
‘키미리에스는 인간과 함께할 수만 있다면 최고의 힘을 내는 악마다.’
그리고 마지막.
(기억의 꿈)
엑티브 스킬
레벨: 없음
소요마력: 1,000
쿨타임: 48시간.
효과: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하지 못할 때가 있다. 키메리에스는 그를 잠들게 하여 그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다.
⦁전설의 업적을 남긴 인물들, 또는 신들마저도 자신들이 숨겨놓은 보물과 힘을 기억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러한 경우가 있을 때, 당신에게 꿈을 꾸게 함으로써 대신 그 장소를 엿보게 해줄 수 있다.
‘이것 또한 미쳤어…….’
전설의 업적을 남긴 자들, 또는 놀라운 힘을 가진 NPC들.
그중에서 상당한 숫자가 자신들의 보물, 힘이 담긴 스킬북 등을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 이유? 간단하다.
퀘스트를 위한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이를 미리 엿보게 도와주는 힘이었다.
‘악마 소환 반지의 남은 횟수는 고작해야 3번이다.’
악마 소환의 반지는 소환횟수를 모두 사용할 시에 소멸한다.
민혁은 천외국과 조금 벗어난 공터로 왔다.
그는 고르피도, 귀신창 밴, 베스트 샐러 작가 아르벨, 엘피스, 콩이 등과 함께였다.
공터로 온 이유는 간단했다.
천외국 내에서 키메리에스가 폭주해버리면 적지 않은 피해가 있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키메리에스를 아군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한 방법이 필요하다.
“어떤 방법이 좋을까?”
처음 대답한 사람은 고르피도였다.
“고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양팔과 다리를 밧줄로 묶어서…….”
“고르피도. 좋은 생각. 좋은 말만 하라고 했지?”
“계속 아야 하게 해주면 될 것 같습니다.”
고르피도의 말에 민혁은 고개를 저었다.
그자의 마음을 얻어야 진정한 수하가 될 수 있다.
그때 콩이가 나섰다.
어느덧 엘피스의 어깨 위로 올라간 콩이가 거만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그들을 둘러봤다.
“꾸울, 꿀꿀!”
내게 좋은 생각이 있다, 꿀!
모두가 그에 집중했다.
콩이가 말했다.
“꿀, 꿀꿀, 꾸울!”
치킨을 줄 테니 우리 편이 되자고 하면 된다, 꿀!
“…….”
“…….”
“…….”
“…….”
모두가 어이가 없다는 듯 거만한 아기 돼지를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지만 단 한 사람만은 동감했다.
“그래, 확실히 그게 최고의 방법이지. 치킨을 거부할 이는 있을 리가 없으니까.”
모두가 입을 벌리고 민혁을 바라봤다.
“그럼 첫 번째 방법은 요리로 꼬드기는 걸로 확정이고.”
실제로 치킨으로 유혹하는 게 허무맹랑할 수도 있으나 민혁은 이제까지 자신의 요리로 많은 이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
인간이 살아감에 있어서 가장 필요하며, 가장 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바로 음식이었으니까.
그리고 두 번째.
“힘으로 인정받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전하.”
귀신창 밴이 그리 말하며 방금 막 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건넸다.
민혁이 한 번에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원샷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 역시 사실이나 반감이 드는 말임도 사실이다.
대악마 베로스를 숭배하던 자가, 민혁을 섬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르벨이 말한다.
“좁은 방에 제 소설을 넣어두고 읽게 하는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 권에서 절단신공을 발휘한다면…….”
아르벨이 눈을 반짝였다. 참으로 그다운 생각이었다.
한데, 재밌는 사실은.
‘실제로 아르벨 팬 중에서 천외국으로 이주한 이들도 많잖아?’
그의 소설이 가지는 힘이 생각보다 크다는 거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던 민혁은 문득 깨달았다.
‘키메리에스가 정확히 어떤 성향인지도 모르는데, 우리끼리 이야기를 해봤자 뭐가 달라지지?’
달라지는 건 없었다.
일단 그를 소환해 그가 어떠한 인물인지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민혁은 키메리에스를 소환하겠다 말했고 모두가 경계하며 가운데를 주시했다.
자칫, 그가 공격성을 드러낸다면 모두가 총공격을 가해야 한다.
문제는 공격이 가해질수록 그의 반감이 커질 거라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악마 소환.”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거대한 마기가 휘몰아치며 숲속의 나뭇가지와 풀들이 세차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검은 마기가 한 곳으로 응축되며 거대한 흑인병사가 어깨 위로 거대한 도끼를 걸치고 모습을 드러냈다.
흰자, 검은자 없이 검기만 한 그의 눈이 주변을 흩는다.
모두가 긴장 어린 기색으로 경계한다.
이미 한 번 대면한 적이 있던 키메리에스는 민혁에게 고작 인간이라 칭한 바 있다.
그만큼 적대심이 있다는 것.
주변을 흩던 키메리에스.
그는 그들의 걱정과 다르게 주변을 흩어보더니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후아아아아아.”
숨을 뱉어내는 그의 얼굴엔 묘한 상쾌함이 있었다.
그가 주변에서 자신을 경계하는 그들을 둘러보더니 터벅터벅 걸음을 옮겨 작은 바위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물었다.
“용무는?”
“…….”
민혁과 가신들은 당혹스러웠다. 사실 그들은 그가 등장과 동시에 크게 분노하며 모두를 공격할 가능성을 보았다.
저번의 소환에서도 그랬고.
하지만 키메리에스는 영리한 악마였다.
민혁이 자신을 소환할 수 있다는 것은 ‘대악마 베로스’를 봉인했다는 것.
이 자리에서 자신이 그들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이다.
괜한 전투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민혁이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한다.
“키메리에스. 나에게 영원한 복종을 맹세…….”
“싫다.”
“…….”
민혁은 단호박과 같은 말에 엉겁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고르피도나 귀신창 밴. 그들의 마음을 산 일은 민혁에게 천운과도 같은 일이었다.
실제로 이런 식으로 가신을 얻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기 때문이다.
이번엔 아르벨이 다가갔다.
아르벨은 마족이었다. 그 때문에 키메리에스에게 반감을 줄일 수 있었다.
그가 자신이 쓴 소설책을 내밀었다.
“악마들이 뜨거운 사랑을 나눈 야설인데, 읽어보시겠습니까?”
“글자 읽을지 모른다.”
“…….”
첫 번째 계획이 무산되었다.
“그럼 뭐라도 먹으면서…….”
민혁이 말했다.
“음식이라? 난 주로 지네뇌탕이나 엘프의 뼈사골을 즐기는데, 그런 요리가 있나?”
“…….”
두 번째 계획이 무산되었다. 엘프 치킨을 튀겨 줄 순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너를 굴복시켜 주마.”
“귀찮다.”
세 번째 계획이 무산되었다.
“네놈의 입에서 복종하겠단 말이 나올 때까지 살가죽을 찢어주마.”
고르피도가 말했다.
“해보던가.”
“…….”
절대복종시킬 수 없을 것으로 보였다. 네 번째 계획도 무산되었다.
차라리 폭력적이었다면 그를 공격하고 굴복시킬 수 있으리라.
애초에 먼저 공격을 가한 것은 키메리에스가 되니까.
하지만 자신들이 먼저 복종을 위해 공격한다면, 진정한 마음을 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요리도 안 되며, 까막눈이라 야설도 읽지 못한다.
심지어 키메리에스는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
짹짹-
“좋군.”
떠다니는 새들을 바라보는 키메리에스의 모습은 흉포한 악마의 모습과는 상반되고 있었다.
그리고 소환시간이 끝나갈 무렵.
“악마 소환의 반지의 횟수가 두 번 남은 걸로 안다. 소환 좀 연장해라. 이 풍경을 좀 더 즐기고 싶군.”
소환연장까지 요구하는 모습이 ‘사장님, 노래방 30분 추가돼요?’ 같다.
“…….”
“…….”
“…….”
“…….”
모두가 말문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