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508
밥만 먹고 레벨업 509화
하늘 높이 떠올라 있는 드래곤들.
그들은 천외국이라는 나라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신들은 자그마치 지상 최대의 존재인 드래곤들이었다. 설령 대륙을 횡단함으로써 30%의 능력이 감소되었다고는 하나 그들의 힘은 감히 인간들이 대적할 수 없는 것임이 맞다.
그런데 천외국의 인간들은 자신과 맞써고 있었다.
심지어.
고오오오오오오오-
거대한 도끼를 쥐고 있는 키메리에스는 드래곤들이 보았을 때 악마가 분명하였다.
‘어찌 악마가 인간을 위해 싸운단 말인가?’
‘이 왕국은 도대체 어떻게 되어먹은 왕국이란 말인가!?’
악마를 부리는 왕국이라니? 수천 년을 살아온 드래곤들조차도 들어보지 못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악마가 등장했다고 하나 드래곤들의 숫자는 10마리를 넘어섰다.
드래곤 두 마리가 일제히 키메리에스를 향해 돌진한다.
그 두 마리 모두 ‘드래곤 기사’였다. 드래곤 기사들은 일반 드래곤 중에서 더 강한 자들로 뽑힌다.
레드 드래곤 아르펄이 마법 폭격을 해댄다.
쿠르르르르르르르-
꽈드드드드드득-
강력하고 위대한 마법들이 공기를 가르며 수십 개 이상이 키메리에스를 향해 쏘아진다.
그순간 키메리에스의 도끼에 거대한 마기가 출렁거린다.
[악마 도끼술] [노련한 병사의 방어] [강력한 파동을 일으키는 도끼가 내리치는 순간, 주변의 모든 마법을 소멸시킵니다.]콰자아아아아아악-
키메리에스가 허공을 내리친 순간 뻗어 나간 거대한 파동이 그에게 쏘아져 오는 마법들을 모조리 소멸시켜버렸다.
더 나아가, 아르펄이 마법을 사용할 때 옆쪽에서 거대하고 흉폭한 입을 벌리는 드래곤 펄드가 있었다.
한데, 곧 믿지 못할 충격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꽈아아아아아아악-
키메리에스가 자신에게 돌진하는 드래곤의 입에 먹히는가 싶더니 놈의 거대한 송곳니를 꽉 잡아 뒤로 주르륵 밀려난다.
그리고 순간, 양쪽 다리에 힘을 주어 멈춰 서고 드래곤의 이빨을 잡은 상태에서 땅에 패대기 쳐버렸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땅이 5m 이상 파이며 드래곤 펄드의 입에서 붉은 피가 뿜어진다.
그순간 그의 도끼가 또 한 번 움직인다.
[악마 도끼술] [병사의 난도질] [추가 공격력 2,800%의 도끼질을 초당 수십 번 이상 휘둘러 적을 산산조각 냅니다.]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콱!
먼저 한 번 드래곤의 피부를 뚫고 도끼가 박히더니, 그대로 수십 번 이상을 그의 몸을 도끼로 후려쳐 버린다.
“키햐아아아악! 크하아아아아악!”
드래곤 펄드가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비명을 내지른다. 몸부림치는 놈의 앞으로 다가가 키메리에스가 안면을 주먹으로 수십 번 가격한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주르르륵-
드래곤 펄드의 코에서 붉은 피가 쏟아지며 정신을 잃는다.
그리고 키메리에스가 주변의 드래곤들을 바라보며 펄드의 목에 도끼를 겨눈다.
“오라.”
“……!”
“……!”
“……!”
드래곤들의 얼굴로 거대한 분노가 드리워졌다. 키메리에스는 현명한 악마였다.
드래곤들은 지상 최대의 존재들이다.
때문에 동료의 ‘죽음’이라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한 자들이 동료의 죽음이 코앞에 이른 것을 보았을 때 침착하기는 힘들다는 사실이었다.
“키헤에에에에에에엑!”
“키헤에에에에에에에!”
드래곤들 몇 마리가 일제히 키메리에스에게로 몰려들고 있었다.
그에 따라 여러마리의 드래곤에게 동시에 공격 받던 고르피도와 엘피스에게 여유가 생겼다.
또한, 지니는 알아챘다.
‘일부러 유도하고 있어.’
키메리에스가 일부러 드래곤들을 자신에게 끌어당기고 있었다. 그로 인해 잠깐의 정비할 틈을 주는 것이었다.
심지어 키메리에스는 몰려든 두세 마리의 드래곤들에게도 단숨에 밀리지 않고 있었다.
노련한 도끼술과 악마만의 특이한 스킬들로 드래곤들의 발목을 잡아채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시간 끌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촤아아아아악-
채찍을 휘둘러 한 마리의 드래곤을 견제한 지니가 주변을 둘러봤다.
귀신창 밴에 대한 분노로 얼룩진 전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얼마나?’
그는 알 수 없었다. 드래곤들의 재생력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다. 당장에 천외국이 이토록 고군분투하고 있음에도 단 한 마리의 드래곤을 사냥하지 못했을 정도로 그들의 HP량과 재생력은 말이 안 될 정도였다.
‘민혁아, 넌 어디 있는거니.’
지니는 민혁이 귀신창 밴의 죽음 앞에 함께한 것을 알았다.
그는 지금 무척이나 슬플 것이고 분노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니는 누구보다 민혁을 잘 알았다.
그는 지금 좌절하고 있기보다 이 사태를 이겨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라는걸.
* * *
민혁은 귀신창 밴이 사라지고 난 후 그 자리에 남아 있는 잔당들과 전투를 치렀다.
그러는 와중에도 그의 머리는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다.
드래곤들이 어째서 아스간 대륙까지 넘어와 자신들을 공격하는가?
또한, 오만하지만 위대한 그들을 아칸이 부릴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결론은 빠르게 나온다.
‘루나를 이용해, 드래곤들을 조종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루나는 로드가 될 재목을 가진 아이이다. 드래곤들에게도 당연히 소중한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민혁은 이 자리에 있는 드래곤 장로 벨라크가 실질적인 중심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벨라크와 여러 번의 공방을 주고받았던 민혁이 전투를 치르면서도 말했다.
이미 예상을 하고 결론을 내렸으나 그는 의문이라는 듯 대답했다.
“어째서 드래곤들이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는가!? 수천 년 동안 그대들은 개인이라면 모를까, 이렇게 단합하여 인간들의 땅을 침범한 적이 없지 않은가!?”
그 말에 드래곤 장로 벨라크의 분노가 더욱더 크게 치솟았다.
“건방지고 오만한 인간들이여, 그대들이 드래곤 로드의 힘을 빌려 이 땅을 앗아가려는 사실을 모를 것 같은가? 드래곤 로드가 파괴의 길을 걷는 드래곤으로 탄생하여 그를 뒤에서 조종하려 한다는 걸 모를 것 같은가!?”
콰자아아아악-
그 말을 들은 민혁은 자신을 내리찍는 기사의 검을 뒤로 물러나 피해내며 말한다.
“무슨 개소리지. 드래곤 로드를 통해서 세상을 거머쥐려 한다는 건? 네가 본 루나의 어디가 파괴의 길을 걷고 있던가!”
“닥쳐라!!!”
민혁의 말에도 벨라크는 거대한 마법을 쉴 새 없이 난사해댔다.
하지만 드래곤 장로 벨라크 역시도 의문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 가장 큰 의문은 바로 ‘루나’였다.
민혁의 말처럼 루나를 보았을 때, 루나는 파괴적인 드래곤이 되기 위한 길을 걷는 것 같지 않았다.
그에게서 ‘악’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고 되려 ‘선’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다.
사실 벨라크 또한 이쯤 되자 의심이 들었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전투에서 벨라크는 빠른 판단을 내리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그에 민혁이 더욱더 입을 열심히 놀렸다.
“고작 인간들인 우리가 미쳤다고 드래곤 로드를 넘보겠어?”
“네놈들이 드래곤 로드의 알을 훔쳐간 사실 알고 있다!!! 용병검술을 부리는 자가 너의 영토에 있지 않은가!!”
그 거대한 외침에 민혁.
그는 정말이지 입에 침 한 번 바르지 않고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 같은 표정으로 자리에 멈춰서 눈을 끔뻑거렸다.
“……??”
“……?”
“……???”
“……?”
벨라크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사내가 정말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하며 눈을 끔뻑였기 때문이다.
사내의 얼굴이 워낙 선했기에 자신도 모르게 혹할 뻔했다.
“무슨 소리야? 우리가 알을 훔쳤다고? 우린 그런 적 없는데?”
“개소리!!!”
벨라크는 그렇게 외치고 있었지만, 자연스레 공격을 멈췄다. 그에 민혁은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린 알을 훔친 적이 없어, 어느 날 정체 모를 누군가가 영지 앞에 루나를 데려다 놨다.”
“미친 소리!!!”
벨라크는 황당함에 차서 소리쳤다. 그 누가 그 소중한 드래곤 로드의 알을 다른 이의 영지에 턱 하니 갖다 놓겠는가?
“못 믿겠으면 루나를 만나 직접 확인하던가.”
사실 루나는 민혁의 가신인 ‘가축왕 브로드’가 스리슬쩍 훔쳐온 것이 맞다.
그렇지만 그를 굳이 수긍할 필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드래곤 장로 벨라크의 말에 따른다면 루나를 만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지도 모른다.
루나가 파괴의 길이 아닌, 오히려 자애로운 드래곤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
사실 루나를 그의 앞에 다시 데려다 놓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분명하였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이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게 되고 천외국이 멸망하든, 드래곤들이 모두 죽음을 맞이하든 하여 끝날 것이다.
“잠시 멈춰라.”
드래곤 장로 벨라크 또한 이 사실을 알아챘다. 천외국은 만만치 않은 이들이다.
예상보다 자신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였다.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면 확인하고 가는 게 낫다.
그리고 벨라크는 이를 통해 ‘루나’를 빼돌릴 수도 있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비열하지만 이렇게라도 루나를 데리고 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잠시 전투를 멈추고 천외국의 병사들이 서둘러 루나를 안고 데려왔다.
드래곤 장로 벨라크는 루나를 한참이나 바라봤다.
“끼에에에에에? 끼에에에에!!!”
루나는 드래곤 장로 벨라크를 보자마자 분노의(?) 브레스를 뿜어댔다.
수화아아아아아악-
거대한 브레스는 어지간한 인간들도 소멸시킬 정도였지만 드래곤 장로 벨라크에겐 가소로울 지경이었다.
그 상태에서 벨라크는 루나의 상태를 확인해 봤다.
(루나)
등급: 전설
레벨: 27
나이: 1
공격력: 3,051
방어력: 3,001
특수능력:
⦁패시브 스킬 왕의 핏줄.
⦁패시브 스킬 무한의 잠재.
⦁패시브 스킬 왕의 마나 하트.
⦁자애로운 드래곤 로드가 될 자.
잠재력: ???
경험치: 0%
“……!?”
벨라크. 그는 순간 자신의 두 눈을 의심했다.
루나의 상태창에 떡하니 표기되어있는 ‘자애로운 드래곤 로드가 될 자’라는 것 때문이었다.
그는 곧바로 상세하게 확인해 봤다.
(자애로운 드래곤 로드)
설명: 루나는 천외국에서 무수히도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워왔습니다. 천외국에서 그는 올곧은 정신, 희생, 사랑, 우정 등 바른 것들만 배웠습니다. 루나는 천외국의 이들처럼 자애로운 사람이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루나는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도 자애로운 드래곤이 되어 온 대륙을 밝히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
드래곤 벨라크.
그는 루나가 자신들의 예상과 다르게, 너무도 바른길을 걷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루나는 이미 파괴의 드래곤의 길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심지어 천외국의 이들로 인해 그녀는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자애로운 드래곤이 되는 것이다.
또한, 어떠한 드래곤도 루나에게 이런 멋들어진 가치관을 형성시켜줄 순 없을 것이라 벨라크 또한 생각했다.
‘오히려 우리가 천외국에 감사해야 하는 입장인 것인가?’
벨라크나 다른 드래곤들도 막상 로드가 깨어나면 그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을까 우려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만큼, 그는 누구보다 오만할 것이었고 모든 것을 지루해하게 될 것이다.
살생으로 그것을 풀 수도 있는 노릇이었던 거다.
벨라크의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 오고 있다.
그때, 민혁이 ‘아!’ 하는 소리를 내며 쐐기를 박아 넣는다.
“아칸. 그놈이 이 모든 것을 꾸민 것이 분명하다. 놈이 알을 우리가 훔쳐갔다고 말했나?”
“그렇다. 용병검술을 쓰는 자가 우리의 알을 훔쳐갔다고 하였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지 않나? 어떻게 일개 인간이 드래곤 레어에서 알을 훔치지?”
물론 가능한 사람이 딱 한 사람 있긴 하다.
“그리고 용병검술을 쓰는 자? 우리 천외국엔 용병검술을 쓰는 그런(?) 대단한 자가 없다.”
물론 얼마 전까진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그리고 민혁이 말한다.
“아칸이 알을 훔쳤고 일부러 우리 천외국의 앞에 가져다 놓았으며, 그다음 곧바로 너희를 찾아가 이 말도 안 되는 전쟁을 발발시킨 것이다.”
드래곤 장로 벨라크.
그는 혼란에 빠져들었다. 아칸은 천외국이 드래곤 로드를 자신들의 ‘병기’로 이용할 거라고 말하였다.
즉, 악의 길을 걷게 키운다는 것.
그런데 당장 눈앞에 증명된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
그리고 민혁이 하는 말,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그러나 그는 기회를 이용할 줄 아는 자이기도 하다.
“지금이라도 이 말도 안 되는 전쟁을 끝내야 한다.”
벨라크는 이에 대해 부정할 수 없었다. 그의 말대로였다.
루나가 이렇게 올바르게 자라주고 있다면 천외국뿐만 아니라, 아스간 대륙을 공격한 것은 유지되고 있던 균형을 깨트린 자신들 잘못이다.
심지어 민혁.
그는 거기에 한술 더 떴다.
“아, 그리고. 너희가 오해했으니까. 그에 대한 보상도 충분히 해줄 것이라 믿는다. 설마 지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위대하다는 너희가 입 싹 닫진 않겠지? 착한 우리를 공격해놓고.”
“…….”
민혁은 한술 더 떠, 레어에 보물들을 쌓아놓고 있다는 드래곤들을 벗겨 먹을 생각까지 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피부에 그렇게 좋다며 500만 골드에 팔아먹을 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