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vedigger of the Fallen Kingdom RAW novel - Chapter 6
제6화
[망령들의 기운이 몸에 스며듭니다.] [영력이 0.1 증가합니다.]
“후아……!”
묘지 일을 끝마친 나는 떠오른 메시지를 보며 기지개를 켰다.
데케인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영력이 자동으로 올라갔다.
묘지라는 공간이 죽은 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보니, 그들의 기운을 받아 영력이 올라가는 것 같았다.
‘좋아.’
[렌 아르젠]
– 특성: 묘안(墓眼)
– 기술: 강령(降靈), 하벤베르크 검술 초급
– 힘: 7.2
– 민첩: 6.9
– 체력: 7.7
– 감각: 6.7
– 기력: 0.4
– 영력: 1.5
그간 시간이 흐르면서 능력치가 꽤 증가했다.
영력은 벌써 0.5나 올랐다.
체력 단련과 훈련을 계속하니 신체 능력도 아주 조금씩 증가했다.
‘빨리 강해지려면 기력이 증가해야 돼.’
신체 능력의 향상은 기력과 관련이 깊다.
보통 기사들의 신체 능력이 높은 이유가 기력을 통해 신체 능력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나 또한 신체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결국 기력을 높여야 했다.
그간 사람들을 관찰하며 알게 된 것들이 있다.
힘, 민첩, 체력.
이것들은 보통 사람들에게 5 정도의 수치가 평균이었고 감각은 3, 기력은 대부분이 0에 근접했다.
영력이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반면에 준기사는 평균 8에서 10 정도의 힘, 민첩, 체력을 가졌고 감각은 5, 기력은 1 정도가 평균이었다.
기사들은 잘 보지 못해, 평균을 내기 어려웠지만 그보다 조금 더 올라간 수치이지 않을까?
‘내 직업 특성을 이용해야 한다.’
묘지기라는 직업은 망령들의 넋을 기리며 업적을 쌓아야 한다고 했다.
이곳에 잠든 영혼들은 지금의 영력으로는 깨울 수 없는 상태.
다른 묘지를 찾아 망령들의 한을 풀어주며 업적을 쌓아야 한다.
하벤베르크 검술도 검술이지만, 단기간의 효율을 뽑기 위해서는 영력이 중요해 보였다.
어차피 단기간에 하벤베르크 검술의 숙련도는 높일 수 없으니. 이건 꾸준히 하는 수밖에 없다.
[하벤베르크 검술 – 초급]
하벤베르크의 모든 정수가 집약된 검술입니다. 숙련도가 증가할수록 검에 대한 이해도가 증가합니다.
– 숙련도 10.8421%
# 검을 휘두를 때마다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꽤 많은 숙련도를 올렸다.
0.0001%씩 오르던 숙련도가 이제는 0.1%까지 오르기도 했다. 아주 가끔이지만.
조상님이 검술을 교정해주고 계속해서 조언을 받으니 생각보다 검술이 빠른 속도로 늘었다.
정 안 될 때는 강령을 쓰면 되었다.
‘아직 한참 멀기는 했지만.’
“후우……!”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저쪽 데케인의 끝자락에서 레이먼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서걱- 서걱- 서걱-
풀을 열심히 잘라내고 있는 레이먼이 보인다.
밀짚모자를 쓴 채,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녀석.
왕성에서 처음 이곳에 왔을 때까지만 해도 제법 멀끔했던 녀석의 몰골이 지금은 말이 아니었다.
머리는 떡지고 얼굴엔 흙이 잔뜩 묻어 있으며 옷은 누더기나 다름없다.
‘크흠, 너무 굴렸나?’
처음과 다르게 지금의 레이먼은 제법 능숙하게 일하고 있었다.
빡세게 구른 탓도 있지만 스스로가 노력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검을 맞대기 전까지만 해도 저 개념 없는 싸가지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걱정이었는데, 생각보다 승패에 굴복할 줄 알고 약속을 지킬 줄 아는 녀석이었다.
이제는 내게 매우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시키는 일도 불평불만 없이 잘 수행한다.
덕분에 내 여유시간이 많아진 상태였다.
“레이먼.”
“예?”
“이리 와봐.”
내가 검지를 까닥이자 그가 땀을 훔치며 내게 다가왔다.
“검을 배우고 싶다고 했지?”
“예!”
피곤에 절어 있던 그의 눈동자가 순간 반짝였다.
“좋아. 준비해. 검의 기본을 알려줄 테니.”
* * *
레이먼은 드디어 기회가 왔음을 느꼈다.
‘드디어……!’
이마에서 흐른 땀이 콧등을 타고 떨어진다.
조금 간지러웠지만 참았다. 앞에서 사수님이 이야기하고 계시기 때문이었다.
“검을 들어.”
“예.”
검을 들었다.
사수님과 검을 마주하고 있으니 그때가 다시 머릿속을 스쳐 간다.
담백한 대각 베기일 뿐이었다.
하지만 레이먼의 눈에는 그 어느 것보다 아름다운 검로였다.
‘어떻게 그런 게 가능한 거지?’
그다지 빠르지도 않았건만.
검을 막을 수 없었다.
피할 수도 없었다.
왕성에서 기사들에게 훈련을 받을 때도 이런 기분은 느껴본 적이 없었다.
‘실력을 숨긴 은거 고수…….’
무표정한 얼굴로 어깨를 풀고 있는 사수님의 모습이 보인다.
항간의 소문에 따르면 렌은 아르젠 가문에서 버티지 못하고 쫓겨난 사생아이며, 검술 재능은 없고 투지도 없어 묘지기나 하는 패배자였다.
‘하지만 이제 난 알 수 있다.’
기사급의 실력자. 아니……, 어쩌면 상급 기사급의 실력자.
지금은 실력을 숨기고 데케인에서 묘지 일이나 하고 있지만, 어떠한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런 고수의 밑에 있다는 것은 일생일대의 기회다.
‘절대 놓치면 안 돼.’
어차피 준기사로 왕성에 들어갔다고 한들, 평민 출신인 그에게 기회란 없었다.
자신보다 게으르고 훈련도 제대로 안 하는 놈팽이들이 더 뛰어난 기사들에게 검술을 하사받는 게 그쪽 세상이었다.
‘그에 반해 사수님은 그런 편견 따위 없으시다.’
그 자리에서 목을 베어 버려도 모자랄 무례를 범했음에도 사수님은 목숨을 가져가지 않고 은혜를 베푸셨다.
더구나 벌써 검술을 가르쳐주시다니…….
최소 1년은 노예처럼 구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뭔 생각을 그리하고 있어?”
“아! 죄송합니다요!”
“자세 잡아.”
“옙!”
렌은 레이먼에게 검을 휘두르게 시키고 조상님의 조언을 받아 그에게 그대로 전달해 주었다.
“움직임이 조잡해. 생각이 너무 많아. 베기를 할 때는 베기에만 집중해.”
“아, 알겠습니다요!”
그렇게 한참 레이먼의 검술을 봐주고 있을 때, 데케인으로 누군가 다가왔다.
“렌!”
금발의 앞머리를 쓸어 넘긴 제넌이 다급히 렌을 찾았다.
“뭐야? 무슨 일이야?”
“시간 있어?”
“있기야 하지.”
제넌은 숨을 몰아쉬며 렌에게 자초지종을 말했다.
“……그니까 짧게 요약하면, 키니쉬 블러프를 순찰하다가 알 수 없는 묘지를 발견했다?”
“응. 괜히 건들기보다는 너처럼 무덤 전문가에게 물어보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무덤 전문가라고 딱히 대단한 건 없다.
그냥 묘지 일을 오래 했을 뿐이지.
“그래, 뭐……, 같이 가자.”
“좋아! 근데……, 쟤는 뭐 하냐?”
제넌이 가리킨 곳에 레이먼이 열심히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뭐 하긴 검술 훈련.”
“여기서 검술 훈련을 왜 해? 묘지 부사수나 하라고 보낸 거 아니야?”
“겸사겸사하는 거지.”
“지독하네…….”
제넌은 레이먼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같은 준기사이지만, 제넌은 레이먼이 대단하다 느꼈다.
언젠가는 반드시 기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자.”
* * *
키니쉬 블러프의 입구에서 데케인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니 온통 험준한 산지뿐이었다.
그리고 한참 동안 산을 타자, 제넌이 말했던 곳이 보였다.
“저기야?”
“어.”
풀과 나무들로 뒤덮여, 절벽 사이의 길이 가려져 있었다.
풀숲을 헤치고 안으로 들어가자, 막다른 공간의 끝에 묘가 하나 나타났다.
“저건…….”
돌을 쌓아 만든 돌무덤.
주변을 보니, 일부 돌벽이 인위적으로 무너진 흔적이 보였다.
돌벽의 부서진 돌들로 무덤을 만든 듯했다.
툭툭 건드려 보니, 돌덩이들 사이에 흙이 섞여 꽤 단단하게 만들어져 있다.
“묘비가 세워져 있는 걸 보니 분명 누군가의 무덤이 맞는 것 같은데……, 어때?”
대충 주변의 바위를 깨트려 만든 비석이 옆에 놓여 있다.
그리고 그 위에 알 수 없는 문자가 휘갈겨 쓰여 있었다.
“평범하진 않은데?”
“그치? 그치? 이상하지?”
“어, 이상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 으어어어어…….
심상치 않은 모습의 망령이 무덤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사람인데…….’
반쯤 망가진 모습이다.
정신도 온전치 않은 것 같고 전체적인 빛깔도 붉은색이 돈다.
조상님의 새하얀 영혼과는 완전히 상반된 느낌이었다.
‘불길한데?’
– 나는…….
그의 공허한 눈동자가 나를 바라본다.
나와 그의 시선이 마주쳤다.
“제넌, 풀숲 밖으로 나가 있어.”
“어? 갑자기 왜?”
“위험하니까.”
“뭐가 위험하단 거야? 근데 뭔가 좀 오싹한 기분이 드는 건 착각인가?”
“빨리!”
“아, 알았어.”
당황한 제넌이 후다닥 뒤로 멀찍이 떨어져 풀숲을 빠져나갔다.
“당신은 누굽니까?”
– 나는… 억울해.
“무엇이 그렇게 억울하죠?”
– 죽었어……. 습격을…….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 같던 망령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내 물음에 답했다.
“사람은 누구나 죽습니다. 당신의 죽음을 되돌릴 순 없어요. 지금 당신이 원하는 게 무엇입니까?”
– 나는……, 나는…….
그의 붉었던 형상이 점차 옅어지기 시작한다.
피눈물을 흘리던 그의 얼굴이 원상태로 되돌아오며 맑은 눈물을 떨어뜨렸다.
– 가족들에게 내 소식을 전해줘. 부탁이다.
[서브 퀘스트 – 실종된 자의 부탁] [트레비스 가문의 장남이었던 스펜서 트레비스는 억울하게 죽어 시신조차 발견되지 못했습니다. 걱정하고 있을 그의 가족에게 그 소식을 전달하십시오.] [보상 – 민첩 +0.4, 영력 +0.3]
‘스펜서…트레비스?’
3년 전 돌연 그가 행방불명되어 왕국이 난리 났던 사건이 있었다.
차기 가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스펜서 트레비스의 실종.
그 사건의 당사자를 이곳에서 만날 줄이야.
“제가 말해볼 수는 있지만 말한다고 들을 리가 없습니다. 시체도 뼈밖에 안 남았을 테고.”
– 그건 걱정 마. 무덤을 파헤치면 시체에 내 목걸이가 남아 있을 테니. 그걸 보여주면 될 거다.
“알겠습니다.”
나는 곧장 제넌을 불렀다.
“뭐? 이게 그 트레비스 가문의 장남 스펜서 트레비스의 무덤이라고?”
눈알이 빠질 것처럼 눈을 휘둥그레 뜬 제넌이 무덤을 뚫어져라 보았다.
“아까 누구랑 대화하는 것 같더니, 진짜 유령이랑 대화하는 거였어?”
“그래, 뭐……, 묘지기로 살다 보니, 가끔 들리더라.”
– 신기하긴 하군. 영혼을 보는 자라니.
제넌과 마찬가지로 스펜서도 자신의 턱을 매만지며 신기해했다.
“너한테 그런 능력이 있는 줄은 몰랐네.”
“비밀이니까 어디 가서 말하고 다니지 마.”
“하핫, 당연하지! 대신 스펜서 찾은 거 나도 일조한 거다?”
“물론.”
트레비스 가문은 브릴런트 왕국에서 제법 명망 있는 가문이다.
다른 귀족들이 다 브릴런트를 배신하고 떠났을 때, 트레비스 만큼은 자리를 지켰다.
무덤을 파헤치니, 스펜서의 앙상하게 남은 뼈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의 목걸이도.
“정말이네……?”
제넌이 나를 또 신기한 동물 보듯 쳐다본다.
‘이 새끼 안 믿었네.’
그가 스펜서의 목걸이를 확인하자,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와…….”
“그만 와와 거리고 다시 돌덩이 옮겨.”
“아, 예이!”
목걸이만 뺀 뒤, 다시 트레비스의 무덤을 원상 복구했다.
그리고 나와 제넌은 트레비스의 가문이 있는 영지로 갔다.
“정말 들어가는 거겠지?”
“들어가는 거지, 그럼 뭐냐?”
“후……, 괜히 떨리네. 막 오해받고 그러는 거 아니야?”
“괜찮으니까 오기나 해.”
“자, 잠깐……!”
제넌을 강제로 끌고 안으로 들어가자, 문지기가 우리를 막고 섰다.
“무슨 용무로 왔지?”
“가주님에게 전해. 스펜서 트레비스의 시신을 찾았다고.”
내 말에 문지기의 얼굴이 와락 구겨진다.
가문을 등에 업고 문지기 따위가 반말이나 찍찍 내뱉는 게, 내가 알던 트레비스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방금 그 말, 가볍게 내뱉은 것이라면 그 몸 성치 않을 거다.”
“이 몸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빨리 가서 전달하라고. 그렇게 중요한 사안인데 이렇게 꾸물거리면 네 몸이 성치 못할 거 같은데?”
문지기의 눈이 이글이글 불타올랐다.
조금 더 긁으면 한 대 치게 생겼다.
뭐,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함부로 건들지는 못할 테지만.
“기다려라.”
다른 문지기 하나가 안으로 들어가고, 얼마 뒤 몇몇 사람들과 함께 트레비스 가문의 가주, 레이튼 트레비스가 걸어 나왔다.
‘마음고생을 많이 했나 본데.’
가주의 얼굴이 많이 상해 보인다. 딱히 아들을 찾았다는 말에도 그다지 기쁜 표정이 아니었다.
‘하긴……, 레이튼이 걸었던 포상금에 눈이 먼 놈들이 거짓으로 말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을 테니.’
대부분이 거짓말을 들키고 잡혀 감옥에 갇히거나 죽었다는 소문이 퍼지고 나서는 그런 거짓은 거의 사라지긴 했다.
간만에 스펜서를 찾았다는 사람이 나타났으니, 가주가 그다지 기대하지 않으면서도 직접 나온 것이다.
[레이튼 트레비스]
– 특성: 냉혈한
– 기술: 트레비스 검술 고급, 한파검(寒波劍)
– 힘: 21.6
– 민첩: 20.1
– 체력: 23.4
– 감각: 18.7
– 기력: 13.1
나도 모르게 경악을 지를 뻔했다.
20을 넘는 능력치가 세 개나 있다. 거기에 특성까지 가지고 있다니…….
‘괜히 트레비스의 가주가 아니군,’
내가 멍하니 레이튼을 보고 있을 때, 그가 내 앞에 섰다.
“이름이 뭐지?”
레이튼이 내게 물었다.
“렌 아르젠입니다.”
“아르젠 가문에서 버려진 묘지기로군.”
그의 목소리가 상당히 날카롭다.
원래 면전에 대고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닐 텐데.
“맞습니다.”
“거짓을 고했다면 그 자리에서 목을 베겠다.”
“베십시오. 거짓이라면.”
나의 당당한 대답에 그의 권태로운 눈동자 위로 잠깐의 호기심이 일렁였다.
“여기, 그의 유품이 있습니다.”
그에게 스펜서의 목걸이를 건네주었다.
그것을 확인한 그의 눈동자가 처음으로 크게 흔들렸다.
“정말……, 스펜서의…….”
레이튼의 이글거리는 시선이 내게 진실을 요구하고 있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있었지만 애써 내색하지 않고 미소 지었다.
“가시죠.”
“자신만만하군. 좋아, 가보지.”
꿀꺽.
입안이 바싹바싹 마른다.
목걸이를 보여준 순간부터 레이튼의 기세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었다.
‘정신 바짝 차려야겠어.’
트레비스 가문의 사람들과 함께 키니쉬 블러프에 올랐다.
그리고 무덤에 도착한 레이튼이 터덜터덜 무덤 앞에 다가가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괜찮은 거 맞겠지?”
제넌이 걱정되는지 물었다.
“괜찮을 거야.”
사실 나도 조금 쫄린다.
갑자기 뒤돌아서 ‘네가 내 아들 죽이고 자작극 벌이는 거지!’하면서 검을 휘두를까 봐.
물론, 내가 아는 레이튼은 그렇게 감정적인 사람은 아니었지만.
“무덤을 파라.”
“예!”
레이튼의 명에 하인들이 달려와 빠르게 무덤을 파헤쳤다.
그 안에는 스펜서의 해골이 들어 있었다.
– 아버지……, 크흑! 드디어 오시는군요.
스펜서가 레이튼을 보며 서글프게 울었다.
멍하니 뼈밖에 남지 않은 그의 해골을 바라보던 레이튼이 검을 빼 든다.
“내 아들이 아니군.”
싸늘하게 가라앉은 레이튼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