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vity 10000% Catastrophic Player RAW novel - Chapter 121
* * *
“카하악!”
비페르녹사가 목을 틀어쥔 중력의 구속을 떨쳐내려 몸부림쳤다.
“그렇게 해서 벗어날 수 있겠어?”
이성우는 점차 제어 한도를 늘려, 이대로 놈의 목을 꺾어버릴 셈이었다.
길드원들이 모처럼 얻어준 기회다.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하는 법이니까.
그런데.
“크하악! 날 외뿔 자작이나 박쥐 후작 따위와 동급으로 생각지 마라!”
후욱―
틀어쥐고 있던 비페르녹사의 모가지가 통제력의 영향력에서 벗어났다.
“······호기롭게 떠든 것 치고는 너무 하찮은 잔재주 아닌가?”
이성우는 혹시 놈이 도주를 시도할 경우에 대비해 [중력 사슬]을 걸어두려 했다.
『대상으로 지정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건 또 처음 보는 메시지인데, 대상으로 지정할 수 없다고?
“스스슷······ 한 번 당한 수작에 또 넘어가 줄 정도로 아둔하진 않다, 필멸자야!”
후와아악!
그 순간, 비페르녹사의 입에서 푸른 안개가 뿜어져 나왔다.
그게 ‘독’일 거라는 걸 직감한 이성우가 곧바로 [강착]을 시전해 독무를 끌어당겼다.
아니, 당기려 했다.
“큭.”
하나 이번에도 스킬 발동에 실패, 이상을 느끼자마자 몸을 빼냈으나 극소량의 독무에 노출되고 말았다.
『[냉담독무]가 당신의 육체에 스밉니다.』
『상태 이상 [무기력]에 빠져 모든 능력이 소폭 하락합니다.』
이성우는 순간적으로 힘이 약간 사그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가.
놈이 뿜어대는 냉담독이란 것도 결국 외면의 속성이라는 걸 생각하면.
비페르녹사를 ‘대상’으로 지정할 수 없는 것도 이해가 갔다.
그 또한 놈이 타고난 ‘외면’의 권능인 것이다.
한마디로 ‘타게팅 불가’.
이러면 대상을 지정하는 타겟팅 스킬은 전부 봉인이라는 건데, 좀 귀찮게 됐다.
비페르녹사가 몸을 8자로 꼰 채 피식거리며 웃었다.
“어때, 힘이 좀 빠지나?”
“뭐, 이 정도쯤은 아직 괜찮지.”
“필멸자 주제에 혀는 살아서······ 스스로 엎드려 자비를 구하게 만들어 주― 마앍!”
큰소리치던 비페르녹사의 몸이 일순간 아래로 축 처졌다.
주변 지역 전체에, 이성우의 고중력장이 펼쳐진 것이었다.
쿠구구구―!
“뭐, 뭐냐. 이건!”
“네놈의 능력은 대강 파악했다. 대상 지정만 무효화하면 뭘 하나?”
이성우는 트롤스베르드를 비껴 쥐고 보랏빛의 칼날을 뽑아냈다.
아무리 [냉담독무] 탓에 약화되었다지만, 현재 최대치로 증강한 고중력장에서도 비행을 유지하는 걸 보면.
대공이란 작위에 어울리게 허약한 놈은 아니다.
허나 놈은 늘 상대에게 저주를 퍼부을 줄이나 알았지, 자신이 저주를 받아본 경험은 없을 것이다.
마흔 배가 넘는 중력 증강.
온몸을 짓누르고 있을 압박감은, 놈에겐 곧 저주나 마찬가지.
과연 이 ‘중압의 저주’를 짊어진 채, 연거푸 쏟아지는 참격을 얼마나 흘려낼 수 있을까?
“간다.”
“잠깐, 우리 조금만 더 협력에 대한 이야기를······.”
“간다고.”
쐐애액―!
“카하악!”
비페르녹사가 몸을 뒤틀어 보랏빛 칼날을 피해냈다.
고중력장의 압박을 생각하면 놀라운 몸짓.
“놈! 이젠 내가― 끄헙!”
튕기듯 입을 벌리며 독니를 꺼내던 비페르녹사가 돌연 허공으로 솟구쳤다.
이성우가 고중력장을 순간적으로 무중력으로 뒤바꾼 탓이었다.
“너······ 네놈의 힘은 그저 중압만이 아니구나!”
갑작스러운 중력의 변화 속에, 비페르녹사는 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무던 애를 썼으나.
무중력 상황에서 자세를 잡는 건, 평소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기동을 요구한다.
“깨달은 건 좋은데, 너무 늦었다.”
“뜻대로 되진 않을 것이야!”
정면을 겨누고 쏘아져 나가는 사건지평선 칼날.
굴하지 않고 뿜어져 나오는 비페르녹사의 푸른 안광.
『[배제의 시선]이 당신의 소유물 [트롤스베르드-G]에 ‘배제’를 시도합니다.』
이번에도 처음 보는 시스템 메시지.
‘배제’란 상태 이상은 처음 보지만, 보나마나 무기 자체를 ‘외면’해 공격을 무효화 하려는 시도일 터.
과연, 손아귀에 쥐어진 트롤스베르드의 칼자루가 마치 유령처럼 반투명해졌다.
“핫핫! 다른 무기를 꺼내야 할 거다! 그것으론 내 비늘 한 장 자를 수 없을 테니까!”
비페르녹사가 큰소리쳤으나, 그건 사건지평선 칼날의 속성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벨 수 있다.’
이성우는 확신을 갖고, 베어가던 검로를 정확하게 유지했다.
스걱―!
비페르녹사의 8장의 순백색 날개가 그 일격에 후두둑, 떨어지며 피에 젖었다.
“캬하악! 어떻게!”
어떻게긴.
사건지평선은 한 번 넘어가면 빛조차도 돌아올 수 없는 경계다.
‘시선’도 결국 그 우주적 질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거지.
탓―!
추락하는 놈의 미간 위에 서자, 비페르녹사가
“너! 악마왕에게 붙어서 선심으로 던져주는 자비라도 구해보려는 모양인데, 과연 그자가 너희 필멸자 따윌 안중에 둘 것 같으냐?”
이성우는 아주 잠깐, 한쪽 허공을 흘긋하곤 검을 고쳐 쥐었다.
“악마왕에게 붙어? 내가?”
그리고 비페르녹사의 미간에 역수로 쥔 칼날을 그대로 내리꽂았다.
푸화악!
“큿.”
단말마를 내뱉는 놈에게, 이성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
“난 이 지옥을 모조리 불살라 없앨 거다.”
『[고위 악마 비페르녹사]를 처치했습니다!』
『술사의 죽음으로 [냉담독무]의 효과가 사라집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49레벨 -> 51레벨』
앞서 타르타로스에서 악마 군단을 휩쓸어 오른 레벨에 더해, 2레벨이 더 올라 51을 달성했다.
『50레벨 특전으로 [랜덤 스킬 룬석 상자(중력 지배 전용)], [중력석 꾸러미(대)가 지급됩니다.]』
랜덤 스킬 룬석?
이건 또 웬 떡인가. ‘중력 지배’ 전용이라고 되어 있는 걸 보니, [별의 회랑] 스킬 트리에 있는 스킬 중에서 나오려는 모양인데.
‘랜덤이라면, 스킬 트리 무시하고 상위 스킬을 얻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물론 이미 확보한 스킬이나, 영 쓸모가 없어 보여서 굳이 습득하지 않은 게 나올 위험도 있다.
가령, [방어구 경량화]나 [반중력 수류탄] 같은 스킬들.
과연 룬석 상자에서 뭐가 나올까, 내심 기대가 되는 바였으나.
지금은 한가하게 랜덤 뽑기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후욱―
‘소멸’을 맞아 재가 되어 흩어지는 비페르녹사의 신체에서 부산물, ‘독니’를 회수한 이성우는.
허공에 떠올라서 아무 것도 없는 텅 빈 공간을 노려봤다.
“이제 구경은 그만하고 모습을 드러내시지.”
하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이 적적하기만 했고.
“그렇게 나오시겠다?”
이성우는 손에 든 [비페르녹사의 독니]를 중력으로 띄워, 이기어검처럼 가누어 공중에 띄웠다.
그리고 [강착]을 시전하자.
맹렬한 흡인력이 독니를 중심으로 발휘되었다.
스르륵―
“크어······ 크워어억!”
연신 비명을 지르면서 독니에 찔리지 않으려 버둥대는 그것은, 사자의 머리에 꼬리는 뱀으로 되어 있는 기이한 형상의 마수였다.
이성우의 미간이 구겨졌다.
“키메라?”
영락없이 그리스 신화에 언급되는 키메라의 모습이었다.
“자, 잠깐 이 힘 좀 멈춰주십시오! 중요한 소식을 백작께 가져왔나이다!”
위엄 있는 갈기를 휘날리며 사정하는 모습.
이성우는 눈썹을 치켜세웠다.
“너는 또 누가 보냈지?”
“야, 야성의 대공이십니다.”
이성우가 재빨리 풀카넬리에게 전해받은 기억을 뒤졌다.
야성의 대공이면······ 그래, 마르바스다.
지옥에서 유일하게 오직 마수로만 이루어진 군단을 이끄는 놈.
하나, 그 마수 한 마리 한 마리가 어지간한 중위 악마 10기는 너끈히 상대할 정도로 잘 훈련된 정예들이라나.
놈 역시 대공 자리를 거저 먹은 건 아니라는 거다.
물론, 이성우 앞에선 그런 무식한 힘 따위.
비페르녹사의 [외면의 저주]만 못한 상성을 보이겠지만 말이다.
“이미 외면의 뱀에게 들으셨겠으나, 지금 지옥은 반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이성우는 놈의 의도를 미리 읽고 묘한 미소를 띠었다.
“그래, 너의 주인. 야성의 대공은 팬더모니움의 왕좌를 지키기로 했나 보지?”
“당연하지 않습니까? 72위 영주들의 수가 지금처럼 급하게 줄어든 적이 없습니다. 인간계 침공도 수월하지 않은 마당에 팬더모니움까지 뒤흔들어서야, 지옥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그래서 나를 영입하겠다, 그쪽도?”
“······.”
이름 모를 키메라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 참, 지옥의 개혁파와 보수파 양쪽에서 러브콜을 받다니.
72위회에서 용기를 내어 건방을 좀 떨었던 게, 악마놈들에게도 꽤 깊은 인상을 남긴 모양이다.
샤스와 암두시아스가 어느 쪽 세력이었는지는 몰라도, 놈들과 싸우는 모습을 봐두다가······.
쓸만하다고 판단되어 손을 내민 것이겠지.
아스모데우스 측도, 악마왕 측도.
그런데······ 지금 눈앞에 있는 키메라는, 이쪽의 ‘전력’ 외에 알아서는 안 될 정보까지 가지고 있다.
야성의 대공이 손을 내밀었다, 는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고 싶었던 모양인데.
“너, 내가 인간이라는 거 알고 있잖아.”
“······! 그, 그건.”
“비페르녹사의 장막이 걷힌 뒤론, 쭉 대화를 들었을 텐데?”
이놈은 지금, 비페르녹사의 제안을 거절하고 그 머리를 찔렀다고 해서.
악마왕 쪽에 붙으려는 줄로 여기고 ‘지금 이 순간’만 모면하려 하는 것이다.
제 주인에게 돌아가, 새 위좌의 일원.
타르타로스의 영주가 ‘인간’이란 사실을 폭로하기 위해.
“······.”
짧은 정적이 흐르고.
타닷― 퍼엉!
키메라가 돌연 허공을 박차면서 도주를 시도했다.
물론, 그런 어설픈 탈출을 허용할 정도로 이성우 또한 말랑말랑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젠 ‘타게팅 제약’도 없겠다, 이성우는 꽁무니를 내빼는 놈에게 [소규모 공허 생성]을 시전했다.
우웅―
고―오―오―오―오―
돌연, 허공에 생겨난 농구공만 한 검은 구멍.
차갑고 무정한 공허가, 마침 주변에 있던 키메라의 하반신을 건조하게 집어삼켰다.
콰드득! 콰직! 우드득!
“크뤄어어어!”
간신히 온몸이 빨려 들어가는 건 면했으나, 몸통의 절반을 잃은 키메라는 더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후우욱― 쿵······
이성우는 아직 생명이 채 꺼지지 않아, 끔찍한 고통 속에 바르르 떨어대는 키메라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저걸 완전히 없애 증거를 인멸할 수도 있지만······.”
이성우는 손톱만 한 돌맹이 하나를 들어 올려, 키메라의 미간을 향해 쏘아냈다.
피융······ 퍼걱!
“시체 정도는 남겨 놔야, 악마왕 쪽도 패왕 쪽도 혼란스럽겠지.”
지옥의 패권을 두고 악마들이 벌이는 합종(合從)과 연횡(連橫).
이성우는 그 틈바구니에 끼여 돌아가는 톱니바퀴가 되어줄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너희끼리 실컷 치고 받아라. 그게 너희를 몰락으로 이끌어갈 줄도 모른 채로.’
지옥의 혼란.
그것이야말로 이성우가 바라마지 않는 것이었다.
* * *
암두시아스의 성채로 내려서자, 일행이 이성우를 반겼다.
평소보다는 좀 더 격하게.
“형님!”
“마스터, 진짜 큰일나는 줄 알았어요.”
성요한과 정소현, 두 사람이 동시에 이성우를 끌어안았다.
“아, 누님. 밀지 좀 마시죠.”
“너야말로 눈치가 있으면 알아서 빠지는 게 어때?”
한발 늦게, 비페르녹사의 [외면의 저주]가 이들의 인식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걸 깨닫고.
이성우가 그들을 안심시켰다.
“나 어디 안 가니까, 이것들 좀 놓으세요.”
겨우 두 사람을 떼놓은 이성우는 길드원 모두와 차례로 눈을 마주쳤다.
“외면의 대공이란 놈과 한참을 단둘이 보낼 뻔했는데, 여러분 덕에 일찍 풀려났네요. 다들 고생이 많았습니다.”
방어전으로 시작한 대반격.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차무혁이 다가와, 이성우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정말이지······ 놀랐습니다. 우리의 세상을 침범하는 악마를 물리치는 것도 모자라, 아예 놈들의 영지를 정복하는 성과라니요. 눈으로 보고도, 직접 이뤄내고도 믿기 힘들 지경입니다.”
샤스와 암두시아스의 영지를 복속시켰고, 암두시아스와 영지를 맞대고 있었던 비페르녹사까지 소멸시켰다.
낯선 땅을 두 군데나 집어삼켰으니 영지를 안정화시킬 때까지, 한동안은 그리로 군대를 출정시키기는 어렵겠지만.
외면의 대공이 차지한 드넓은 땅을 손에 넣는 것도 시간문제.
“물론, 놀라운 성과지만. 이건 아직 시작에 불과합니다.”
“알고 있습니다. 저희에게도 이성우 플레이어의 메인 퀘스트 진행 사항이 공유되었거든요. 지옥 정복 진행도, 이제 겨우 5%에 불과하더군요.”
정소현이 손뼉을 쳐서 이목을 끌었다.
“자자, 갈길이 까마득하다는 이야기는 그쯤 해두자고요. 이제 첫 출전인데 5%면 많은 거 아닌가요? 차근차근 헤쳐나가다 보면, 100%에 이르는 건 금방일 거예요.”
“하긴······ 게이트로 인해 고통받은 세월이 10년이나 된다는 걸 생각하면. 이 정돈 아무것도 아니죠.”
최솔도 거들었다.
늘 소극적이고 조심성 많은 사람이었지만, 이번만큼은 목소리에 자신감이 넘쳤다.
이성우는 그런 길드 간부진을 둘러보며 감개무량했다.
한때는 A급 게이트 앞에서도 긴장의 날을 벼리던 이들이 지금은 지옥을 공략하고 있다.
아직도 성장하는 중인 셈이다.
영생을 누리는 초월자라는 데에 만족하며 주어진 ‘본질’을 고수할 뿐인 악마들 따위와는, 잠재력 자체가 다르다.
역시, 이전 회차에서 인류가 악마들에게 일방적으로 밀려버린 건.
단지 대비하고 준비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기회가 한국 외, 타국 플레이어들에게도 주어진다면······ 지옥 정벌의 속도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겠지.’
그때, 암두시아스의 성 전체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쿠구구구구구―
타르타로스에서 대기하고 있던 최후의 성채.
정소현의 포위 소식을 이성우에게 타전하자마자, 곧장 그곳을 출발해 여기 이른 것이었다.
―아, 아! 이성우 플레이어? 들리나요? 관리국으로부터의 연락입니다!
성채에서 홍선희 소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확성기나 방송 시설 같은 장치로 증폭시킨 듯한 음성이었다.
“어, 뭔가 급한 소식이 있는 모양인데요?”
정소현의 말이 아니어도, 이성우는 성채가 보이는 발코니로 나가 위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가 이성우 플레이어를 찾고 있다네요? 이거 맞아, 아이담?
홍선희가 되물으며 말을 삼켰다.
지옥과 지구는 별개의 차원. 하나 홍선희는 아이담의 도움으로 모스 부호 정도는 넘어올 수 있는 단방향 통신을 개통할 수 있었다.
헌데 해독 내용이 워낙 뜬금없어, 곧이곧대로 믿고 전하기가 어려웠다.
그건 이성우도 마찬가지라, 그의 고개가 살짝 갸웃 기울었다.
‘달라이 라마가? 미래시의 주인이 왜.’
이전 회차의 후반부, 온 세계가 불구덩이에 휩싸이는 계시를 보았다며 각국의 절대적인 협력을 부르짖었던 티베트의 지도자.
그가 자신을 무슨 일로 찾는다는 걸까?
무슨 비극이라도 경고하려고?
―······아, 맞지? 달라이 라마. 아아, 그 사람이 이성우 플레이어에게 말을 전해 달라고 했대요! 승천의 길을 걷고 있다면, 꼭 한 번 만나달라고요.
“승천? 해탈이 아니고? 저게 무슨 소릴까요.”
그 소릴 듣고 차무혁도 정소현도 고개를 갸웃했지만, 이성우만큼은 그 말의 무게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미래시의 주인이 ‘신격의 조각’ 중 하나를 쥐고 있는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