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a golden spoon songwriting genius RAW novel - Chapter 127
128. 돌아가기금수저 작곡천재가 되었다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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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인디 록밴드 ‘일루전 시티’의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은 한창 흥분에 들떠 있었다.
“앞에 뭐 했는지 기억도 안 나네. 진짜 잘한다.”
“찢었다, 진짜······.”
그들은 하나같이 여운이 남은 얼굴이었다.
아직도 강렬한 드럼의 진동이 남아있는 듯했다.
여유로운 인사를 끝으로 퇴장한 일루전 시티 다음 무대가 시작되기 전.
사람들 사이에서는 어떤 술렁임이 있었다.
“이 다음이 버틀러스지?”
“버틀러스 노래는 좋은데.”
바로 다음 순서가 버틀러스의 무대였던 것.
이제 인지도가 상당히 올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는 버틀러스였지만, 그럼에도 일루전 시티에 비하면 그 존재감이 약하긴 했다.
일루전 시티는 해외 유명 방송에도 자주 출연했을뿐 아니라 차트에도 자주 이름이 올라갔을 정도로 음악성을 인정받았으니까.
규모로 보면 이미 인디라고는 하기 힘든 수준이었던 것이다.
그런 그룹과 버틀러스의 실력차에 관한 논쟁은, 팬들조차도 서로 편을 나눠서 싸우기도 하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술렁임이었다.
그리고 그 논쟁의 결과는 대부분 ‘일루전 시티에 비하면 버틀러스는 동네 가수 수준이다’로 귀결되곤 했다.
때문에 버틀러스를 좋아하는 관객들은 어쩔 수 없이 비교가 되는 순서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으나.
“그래도 앞 무대보다 재밌긴 하겠다.”
깜짝 참여하는 세션맨 덕에 다행히 기대치가 더 높은 상황이었다.
그 세션맨이란 바로.
“하긴. 김도하가 기타치는거 은근히 드물잖아.”
“이거 찍어서 올리면 너튜브 클립 엄청 따일 듯.”
최근 DH를 설립하면서 한층 더 유명세를 얻은 김도하였으니까.
오죽하면 그의 팬들이 스탠딩석에 바글바글할 정도였다.
그러니까, 관객들은 대부분 김도하의 실력을 기대한다기 보다는 얼굴 보기 힘든 연예인을 볼 생각에 들떴다는 게 더 옳았다.
“근데 기타 배운 지인이 그러던데, 김도하 정도면 프로씬에서도 인정받는 수준이라던데?”
“그 정도라고?”
“아무튼 못 치는 건 아니래. 애초에 라이브 영상도 얼마 없어서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음. 앨범 작업할 때 자기가 직접 녹음해서 넣는다고 듣긴 했어. 기타리스트가 따로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 아마 편집할 때 손을 엄청 봤겠지.”
그렇게 관객들이 수군대며 다음 무대를 기다릴 때.
드디어 버틀러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안녕하세요, 버틀러스입니다!”
“와아아아!”
이런 페스티벌에 오는 팬들은 대부분 인디나 록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그렇지 않더라도 누구나 버틀러스의 이름은 들어봤을 테고.
따라서 버틀러스가 ‘일루전 시티’ 만큼의 환호를 받은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둘 중 키가 작은 쪽, 최동주가 마이크를 잡고서 활기차게 말했다.
“다들 재밌게 즐기고 계세요? 그러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거기서 뛰어 놀고 싶거든요.”
장난스럽게 말한 그가 이윽고 누군가를 소개했다.
“이미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희 둘이서 연주를 다 감당하긴 힘들어서 특별히 세션을 모셨습니다.”
“알아요!”
관객들이 한 목소리로 외쳤다.
최동주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알아요?”
“김도하!”
“오, 맞아요! 아, 저기 나오시네요. 이야, 어떻게 아셨지?”
있는 대로 김도하를 내세운 홍보를 때려넣던 최동주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이미 그는 관심 밖이었다.
사람들의 시선은 천천히 걸어나오는 김도하에게 쏠려있었다.
치기 편하게 기타를 멘 김도하가 덤덤한 얼굴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김도합니다.”
“와아아아!”
앞 열에 있던 사람은 깜짝 놀라 뒤를 쳐다봤다.
스탠딩석의 관객들이 열렬한 환호를 지르고 있었다.
저들 중 과반수는 김도하의 팬이었다.
“와, 아이돌인줄.”
어떤 사람이 혀를 차며 말할 만큼 반응이 좋았다.
하지만, 그 반응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김도하 씨가 저희 기타 세션을 맡아주실 거고요. 한 분이 더 있어요.”
최동주의 말에 다들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었다.
한 명 더?
남은 빈자리는 드럼밖에 없었기에 짐작 가는 사람조차 없었다.
“에이, 버틀러스는 그래도 실력파인 줄 알았는데. 또 유명하기만 한 사람 올라오는 거 아냐?”
누군가 김 빠지는 소리를 했다.
사실 이들 중 대부분은 음악만 보고 오는 사람들이었기에 김도하를 달가워하지 않는 부류도 있었다.
그의 개인 앨범이나 작업한 앨범을 떠나, 과연 연주자로서의 자질이 있는가는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
그래서 잠깐 의문스러운 기류가 흘렀지만.
“이번에 부를 곡들은 드럼이 아주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신근석 선배님이 연주를 맡아주시기로 했습니다.”
“······신근석?”
이어진 말을 듣고 귀를 의심하게 되었다.
“신근석이 온다고?”
“설마. 잘못 들은 거겠지.”
애써 부정하는 사람들.
그도 그럴 게, 신근석은 원체 이런 행사나 공연에는 얼굴을 들이미는 법이 없었다.
밴드가 해체된 후로는 계약한 광고에서나 종종 모습을 보여서 실력이 후퇴한 게 아닌가 하는 루머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래도 그런 논란쯤은 가끔 음악 방송에 출연해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잠재우긴 했지만.
여기서 볼 인물은 절대 아니었다.
하지만 김도하에 이어 멋들어진 걸음으로 무대에 오른 신근석이 나타나자, 페스티벌 분위기는 삽시간에 달아올랐다.
“진짜 신근석이 왔다고?”
“아니, 버틀러스 뭐냐. 무슨 인맥임?”
“근데 충분히 그럴싸하긴 하다. 전에 김도하 노래도 둘이 같이 했던데. 비하인드 컷에도 나와있었어.”
“그럼 그때 친분 튼 건가? 아무튼 섭외력 미쳤네.”
관객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했다.
한편으로는 취재하러 온 기자들도 분주해졌다.
“야, 야! 신근석 왔다고 기사 띄워!”
“신근석에 김도하······조회수 좀 빨리겠는데?”
신근석은 그 반응을 뻔히 보고서도 그럼 앞에 앉아 스틱을 잡을 뿐이었다.
곧 무대가 시작하고, 특히나 청년들의 공감을 사던 버틀러스의 곡들이 라이브로 들려졌다.
가장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건 버틀러스였지만, 사람들은 자꾸만 그들의 뒤를 힐끔거릴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잘 치네.”
“그거, 아까 일루전 시티한테도 한 말 아니야?”
“몰라, 근데 김도하도 별로 안 꿀리는 듯.”
“자기가 녹음 다 했다더니 진짜인가 봐.”
김도하의 연주솜씨는 시선을 모으기에 충분했으니까.
전혀 거슬림 없이 원본처럼 연주하는 김도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손가락은 그가 비록 밴드 멤버는 아닐지라도 얼마나 곡을 숙달했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게다가 별 것 안 해도 강렬한 존재감을 내뿜는 신근석까지 있었으니.
원래라면 눈여겨 보지 않던 세션맨들에게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진짜로 프로씬에서 놀아도 되겠네. 세상 참 불공평하다.”
누군가 한 말에 주변 사람들이 공감을 할 만큼, 무대는 완성도가 아주 높았다.
김도하의 실력에 의구심을 가지던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으니.
일단 관심을 모으는 덴 대성공이었다.
“그런데 좀 아쉽네. 이 곡에는 솔로파트가 없는데.”
버틀러스의 팬이 중얼거렸다.
그가 말한대로 현재 버틀러스가 부르고 있는 곡은 솔로 연주가 없었다.
에초에 미니멀리즘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밴드치고는 적은 멤버로 구성된 버틀러스였기에 당연했다.
그러나 곡의 중반 즈음.
-♬ ♪ !
신근석의 화려하고 짤막한 연주 후 김도하가 혼자 기타를 치기 시작하자 그런 생각도 말끔히 들어갔다.
“어, 뭐야?”
“편곡했네?”
원곡을 아는 사람들이 의아한 목소리를 냈다.
다행히도 바뀐 버전에 대한 반응은.
“······이게 더 좋은데?”
“그러게. 김도하 아니었으면 못 살렸을 것 같기도 하고.”
꽤 긍정적이었다.
심지어 원곡자인 최동주보다도 더 곡을 잘 살린다는 소리를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렇게 사람들이 김도하에 대한 평가를 새롭게 할 때, 누군가는 그의 기타에 주목을 했다.
“그러고 보니까 저것도 낯익은데. 챌린저스에서 봤던 거 아닌가?”
“진짜. 그 뒤에 다른 방송에서도 한 번 더 본 것 같아.”
“되게 아끼는 건가 보네. 확실히 소리는 진짜 맑다.”
하연 악기의 단종 모델.
이전에도 간간이 ‘챌린저스 김도하 기타 이름이 뭔가요? (내공 50)’ 이라며 웹사이트에 질문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돌아온 답은 하나같이 ‘지금은 구할 수 없습니다’ 는 말뿐이었다.
때문에 아쉬워하는 사람이 은근히 있었는데.
김도하가 치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내구성도 상당히 좋아보였다.
“보니까 생산 중단된 지 10년 가까이 됐던데, 아직도 저런 소리가 난다고?”
“관리를 잘 했나보지. 줄만 교체하면 되는 거 아냐?”
“그래도 10년이면 완전히 뽕 뽑는 거 아니냐? 가격도 싸더만.”
하나둘 사람이 아니라 기타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늘어날 때.
솔로 연주가 끝나고 다시금 무대가 이어졌다.
내심 아쉬워하는 사람들에게는 야속하게도 버틀러스는 두세 곡을 더 부르고서야 무대에서 내려왔다.
사실, 이 페스티벌에서 곡 자체는 다 고만고만했다.
몇몇 부류가 아니라 모두에게 인정받을 만큼의 명곡은 없었다는 소리였다.
물론 이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일루전 시티’는 예외였지만, 그것도 이제는 소용없는 말이 되었다.
왜냐하면.
“김도하 기타 치는 영상 더 없나?”
“기타 개탐난다. 중고로 하나 사볼까?”
“오, 버틀러스 다른 앨범들도 괜찮네.”
“신근석 보니까 갑자기 드럼 배우고 싶어진다. 학원 추천 좀.”
버틀러스의 무대를 본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오직 그것밖에 각인되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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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신근석, ‘스테이 뮤직 페스티벌’에서 오랜만에 라이브 공연 펼쳐······] [잊을 수 없는 버틀러스의 무대, ‘서프라이즈 게스트’ 화제] [‘일루전 시티’, 버틀러스에게 ‘천재적인 밴드’라며 극찬]월요일.
여느 때처럼 출근한 나는 인터넷부터 켰다.
창을 열자마자 보이는 건 지난 번 페스티벌 때의 기사였다.
나는 기사들을 대충 훑으며 생각했다.
‘아마 나랑 신근석 선배님이 없었으면 이 정도로 화제가 되진 않았겠지.’
버틀러스가 조금 묻힌 감은 있었지만, 일루전 시티가 저런 말을 할 정도면 무대는 오히려 평소보다도 더 잘 소화해낸 듯했다.
밑으로 스크롤을 내리자 다른 타이틀이 눈에 띄었다.
[‘김도하 기타 어디서 사요?’ 하연악기에 구매문의 빗발쳐······하지만] [김도하의 기타, 지금은 구할 수 없어······비슷한 제품에는 뭐가 있을까]“비슷한 제품?”
고개를 갸웃하며 들어가보자 기사 중간에 스리슬쩍 들어간 이름이 보였다.
[······마찬가지로 테일러제(製) 기타도 비슷한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해당 제품은 테일러 악기 홈페이지에서 정상적으로 판매가 되고 있으며······]“아, 제발.”
경쟁사인 테일러의 광고 기사였다.
나는 질색을 하며 창을 닫았다.
남이 밥 차려놨더니 떠먹기 있냐.
‘기껏 기사 내고 커뮤니티에 뿌렸건만.’
사실 조그맣던 관심이 이렇게까지 퍼질 수 있었던 건, 조정우와 마케팅 직원의 공이었다.
아닌 척 여기저기 글을 올려 바이럴 마케팅을 한 것이다.
그렇다고 하기엔 아직 제품조차 없지만.
‘그래도 준비하려면 지금부터 해야할 텐데.’
대중의 관심이 얼마나 커질지는 모르겠으나, 이전에도 꾸준히 문의가 들어왔던 만큼 적어도 손해는 나지 않을 것이었다.
‘연예계 쪽으로는 별 관심이 없어서 모르나. 아니, 연예계면 오히려 나보다도 더 정보가 빠를 텐데.’
잠잠한 스마트폰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하며 있으려니.
-지잉!
전화가 울렸다.
역시, 라고 생각하며 나는 곧장 전화를 받았다.
“네.”
하지만 목소리는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
-도하야.
“누나?”
그건 다름이 아니라 선글라스를 끼고 공연을 관람하던 누나였다.
박제윤이 안절부절하던 모습이 아직까지 떠오른다.
“그때 박제윤이랑 잘 놀았어?”
예의상 묻자 누나가 말했다.
-제윤이랑은 사귀기로 했어. 그것보다 너, 혹시 노린 거니? 아빠가 너 예뻐서 죽으려고 하시던데. 그 모델 재생산 준비 때문에 당분간 너한테 연락 못 하실 거야. 그래도 필요한 일 있으면 언제든 말하라고 하셨으니 알아둬.
“······응?”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말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잠시 멍하게 있던 내가 그녀의 말을 이해한 건 3초 후였다.
“뭐라고?”
이건 대체 뭐부터 되물어야 하는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