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older brother of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02)
탑스타의 친오빠가 되었다 102화
오늘 본선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팀 버뮤다의 무대.
수많은 관객들이 시작부터 쿵쾅 대며 귀를 즐겁게 하는 비트에 함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등장하는 오늘의 주인공, 제이콥.
[꺾임 없이 나아가는 내 인생. 맹수처럼 이 무대에서 포효해!]그는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특유의 음색으로 몰아 치듯 랩을 해댔다.
가사에 나오는 대로 마치 호랑이가 포효하듯, 그의 랩이 그러했다.
지금까지 그가 방송에서 보여 주던 것들과는 확연히 달랐기에 관객들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들이 생각했던 제이콥의 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더 세련되고 파워풀한 그의 랩 실력에 모두 두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시작은 지금부터였다.
오늘은 등장할 예정이 없다는 얘기가 돌았던 정윤아가 갑자기 관객석 쪽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싱그러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와아-!”
“정윤아다!”
그 옆에서 화들짝 놀란 관객들은 비명 같은 환호성을 질렀고, 정윤아는 천천히 무대 위로 올라가며 노래를 불렀다.
그 모습에 모두 푹 빠진 눈빛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그렇게 정윤아의 피쳐링 파트가 끝나고 다시 한번 제이콥이 폭발적인 랩을 선보이며 관객들을 휘어 잡았다.
그런데 무언가 부족했다.
지금 이곳에 모인 관객들의 얼굴이 그것을 말해 준다.
그리고 그건 직접 이 무대를 이끌고 있던 제이콥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 그들의 갈증을 풀어 주기 위함일까.
치이익-!
뿌연 연기와 불꽃이 솟아 오르다 갑자기 무대가 잠잠해졌다.
모든 조명이 꺼져 버렸고, 스피커를 깨부술 듯이 포효하던 제이콥의 목소리도 잦아 들었다.
“······?”
그렇게 사람들이 웅성 거리며 혹시 뭔가 잘못된 건 아닌지 걱정하고 있을 때였다.
[언제부턴가~.]무대 가운데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모두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그리고 밝은 조명이 켜지면서 어느새 혼자 등장한 정윤성에게 집중했다.
그는 선글라스를 끼고 마이크를 든 채 노래를 불렀다.
[힙합은 너무나도 시시해.]“······!”
짧은 가사 한 소절이었지만, 그것 하나만으로 이 수많은 관객을 휘어 잡기에 충분했다.
그들은 이날만을 기다렸다는 듯, 그동안 보여줬던 함성보다 몇 배는 더 크게 소리를 질러댔다.
“우와아아아-!!”
그렇게 이어지는 정윤성의 노래는 완전히 무대를 뒤집어 놓았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엇?”
“저, 정윤성이 랩을?”
속사포 같은 정윤성의 랩이 방언처럼 터져 나왔다.
발라드 가수라는 인식이 무척 강했던 터라, 그 누구도 정윤성이 랩을 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설사 하더라도 그 실력이 무척 뒤떨어질 거라고 예상하는 건 당연한 일.
하지만-.
“뭐, 뭐야.”
“미쳤나 봐. 왜 이렇게 잘해?”
“다른 래퍼들보다 훨씬 잘하잖아?”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급 랩 실력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거기에 이어지는 정윤아의 노래, 그리고 정윤성과 함께 합을 맞추는 제이콥의 랩.
이 세 사람의 장점으로 아우러진 무대는 단 한 순간도 관객들을 지루하게 놔두지 않았다.
그리고 이 무대를 즐기고 있는 관객들과 여러 가지 복잡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던 경쟁자들 모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 이 무대가 2차 본선 공연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였음을 말이다.
* * *
본선 2차 무대가 방송에 나가면서 커뮤니티에 화제가 된 글이 하나가 있었다.
[5초 만에 결정된 남자 국힙 원탑]-반박시 힙알못.
해당 글에는 정윤성이 제이콥 무대에 등장하는 5초짜리 짧은 영상이 첨부되었다.
힙합은 이제 시시하다는 내용의 소절을 부른 정윤성.
어쩌면 국내 힙합에 도발을 하는 내용일 수도 있으나,
-진짜 지렸다.
-나 처음에 저거 보고 멍 때렸잖아.
-캬. 이게 힙합이지.
-이거 인정 안 하면 레알 힙알못임.
-정윤아에 이어 남자 힙합 원탑은 정윤성인 거냐?
저 5초짜리 영상은 조회수가 순식간에 100만을 돌파할만큼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고작 저 짧은 소절만으로 그를 최고의 국내 힙합 가수라며 칭송하는 것은 아니었다.
여지껏 나왔던 공연 중 최고의 임팩트를 보인 정윤성의 5초짜리 무대 등장씬. 하지만 그 이후에도 그를 최고라 평가할 수밖에 없는 퍼포먼스를 남겼다.
바로 정윤성이 직접 랩을 한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온 것이었다.
-와. 랩 진짜 잘하네.
-대체 못 하는 게 뭐야?
-정윤아는 그냥 귀여움으로 무대를 휘어 잡는 거라면, 정윤성은 진짜 피지컬로 찍어 누르네.
– 우승자는 정윤성으로 결정난 거 같은데, 왜 아직도 종영 안 하고 계속 하나요?
-진짜 정윤성이 참가자로 안 나온 게 래퍼들한테는 천만 다행이었네 ㅋㅋㅋㅋㅋ
-노래만 잘 부를 줄 알았지, 설마 랩까지 잘할 줄은 몰랐다.
-그만 좀 잘해, 정윤성!!
이번 무대는 반전에 반전이었다.
정윤아의 등장도 그러했고, 정윤성의 임팩트 넘치는 등장과 그에 따른 랩 역시 크나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당시 무대를 지켜보고 있던 경쟁 래퍼들도 머리를 감싸 안으며 충격에 빠질만큼 그 영향력은 가히 굉장했다.
[랩에 랩자도 모르는 놈이 왜 프로듀서 팀으로 나왔냐고 욕했던 헤이터들 다 어디 갔냐?]-정윤성은 실력으로 증명함 ㅋㅋㅋ
-정윤성 왜 나온 거냐고 욕하던 새끼들 진짜 다 어디감?
-아니 근데 솔직히 저렇게 잘할 줄 누가 알았냐.
괜히 국내 힙합 원탑이라는 별명이 붙여진 게 아니었다.
정윤성은 작곡 능력은 물론, 랩으로도 직접 스스로를 증명했기 때문이다.
그의 랩이 엄청난 수준이라는 건 누구도 감히 부정하지 못했다.
“음하하. 역시 우리 윤성이는 달라도 참 많이 다르단 말이지.”
평생 힙합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힙합 노래 한번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던 이장원 교수는 여러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함박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의 인생은 정윤성을 알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야 할까.
핸드폰도 잘 만질 줄 몰라서 허둥지둥 대던 그는 이제 테블릿 pc도 능숙하게 다를 수 있는 수준까지 다다랐고, 여러 커뮤니티를 순방하며 원하는 글들을 찾아내는 능력까지 갖췄다.
그가 커뮤니티에서 확인하는 글은 하나 밖에 없었다.
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윤성에 관한 것이었다.
“크. 그래. 이 부분이 진짜 좋았지.”
그는 커뮤니티에서 회원들이 올린 영상들을 쭉 확인하며 감탄을 터트렸다.
대부분이 이번 에서 나온 정윤성에 관한 영상들이었다.
그리고 정윤성에 관한 칭송 글이 올라올 때마다 추천을 누르는 걸 잊지 않았다.
“흠흠~ 다음 방송은 또 언제 하려나?”
한번도 이런 프로그램을 본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언제 다음 방송을 하는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이장원 교수는 안타까움에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다가는 진짜 콩쿨이고 뭐고 그냥 클래식은 때려 치는 거 아니야?”
그렇지 않아도 요즘 스케줄 때문에 레슨실에는 얼굴도 비추지 않고 있는 녀석이다.
저번에도 콩쿨에 대해 말을 했었지만, 정윤성은 확답을 주지 않고 어영부영 넘어가 버렸다.
정말 이대로 가면 출전 기회를 놓치는 건 아닐지.
“물론 다른 해외 콩쿨도 많긴 하다만.”
그런 콩쿨은 명예라기 보다는, 일종의 병역 기피용이었다.
자신의 스펙과 커리어를 위해 나가는 콩쿨이 아닌, 서로 병역을 기피하고자 만들어낸 국제 콩쿨이라는 것이다.
말만 국제 콩쿨이지, 죄다 한국인들만 참여하는 콩쿨이 무슨 국제 콩쿨이란 말인가.
그런 걸 콩쿨이랍시고 열 때마다 이장원 교수는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저런 것 때문에 콩쿨에 대한 인식이 날로 안 좋아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곳에는 보내기가 싫은데.”
윤성이 성격상 그런 곳에 나갈 아이도 아니었다.
“이를 어쩌면 좋담······.”
그런 고민을 하다가도 커뮤니티 사이트 새로고침을 하면 올라오는 정윤성의 글에 다시 싱글벙글 웃고마는 이정원 교수였다.
* * *
“와. 이거 폼이 무슨······.”
나를 가르치던 프로 선생님은 쭉쭉 뻗어 나가는 공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진짜 잘 치시네요. 정말 레슨 안 받은 거 맞아요? 대체 이걸 누가 골프 배운지 한 달도 안 된 사람이라고 하겠어요?”
그러자 옆에서 같이 연습을 하고 계시던 아버지의 광대가 자꾸 위로 승천을 하려고 했다.
“후후. 우리 선생님, 칭찬을 너무 잘해 주신다.”
“아휴. 아닙니다, 대표님. 원래 칭찬을 하면서 가르치는 게 좋다는 걸 알고 있긴 한데, 아드님 실력이 진짜 엄청 나요. 대표님도 오래 치셨으니까, 잘 아실 거 아니에요.”
“하하! 그렇죠? 우리 아들 아주 잘 치죠?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하긴 했는데, 전 프로가 아니니까 함부로 그리 말했다가는 괜히 아들 자랑만 하는 거 같아서 원.”
“충분히 자부심 가지고 자랑하셔도 됩니다. 공을 딱 치고 나서 피니쉬를 잡는 자세를 보세요. 이거 웬만한 프로들도 따라하지 못 하는 겁니다.”
아버지의 웃음 소리가 연습장에 잔뜩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렇게 좋으실까.
나는 한번 더 아이언으로 공을 쳐서 앞으로 쭉 내보냈다.
“캬. 우리 아들 잘 친다.”
“이야. 나이스샷.”
나를 레슨해 주시는 프로 선생님과 아버지 반응이 재밌어서 자꾸만 공을 치게 된다.
그에 반해-.
“끄응.”
같이 연습장에 따라온 윤아는 낑낑 대며 공을 치는 중이었다.
“으. 너무 어려워. 선생님. 어떻게 하면 오빠처럼 저렇게 잘 쳐요?”
“아······ 원래는 이게 맞아요. 윤아 씨도 골프 배운지 아직 한 달이 안 됐잖아요. 대부분이 딱 이 정도 수준에서 머무르면서 연습을 하게 돼요. 그냥 윤성 씨가 많이 비정상적이라고 해야 하나······.”
저 가는 몸으로 공을 치려니, 꽤 힘들어 보였다.
“그래도 자세는 정말 예쁘시다.”
비록 공은 앞으로 잘 나가지 않아도 자세 하나만큼은 일품이었다.
프로의 말대로 자세만 봤을 땐 골프 모델을 해도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윤아는 아직 힘들겠지만, 윤성이 너는 조만간 나랑 필드 한번 나가자.”
“네? 벌써요?”
“그럼~! 이 정도 실력이면 충분해. 아빠랑 종종 같이 가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 콧대를 죄다 납작하게 만들 수 있을 거다. 그렇죠, 프로님?”
“예. 제가 봐도 필드 나가는 데에 전혀 지장이 없는 실력입니다. 물론, 윤아 씨는······ 흠흠.”
“에잇. 왜요! 나도 나갈래, 필드! 왜 아빠랑 오빠만 가?”
“그, 그럼 윤아도 한번 껴서 나가 볼까?”
“응! 나갈래! SNS 보니까 사람들 예쁜 골프장 가서 사진 같은 거 엄청 많이 찍던데.”
“어허. 골프장은 사진 찍는 곳이 아니에요. 공에 대한 철학과 응? 그동안 자신이 뼈를 깎으며 연습해 온 것을 한번에 풀어내는······.”
골프 이야기만 나오면 아버지는 유독 말이 많아지신다.
더군다나 매번 필드로 같이 나가자는 말씀을 하시는 것을 보아 하니, 항상 가족과 나가지 않고 혼자 다른 사람들과 나가시는 게 쓸쓸하셨던 모양이다.
왠지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아버지. 같이 나가시죠.”
“진짜?”
아버지의 눈빛이 어린 아이처럼 초롱초롱 빛났다.
“네. 제가 그날 어깨 쫙 펴고 다니실 수 있게 실력 발휘 한번 제대로 해볼 게요.”
그날 누구를 상대할진 몰라도 내가 가진 모든 아우라를 총 동원해 아버지의 자존심을 높이 세워 드릴 예정이다.
“근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좀만 더 연습했다가 프로 시험도 한번 보는 게 어때요?”
“······네?”
“2년 뒤에 있을 올림픽에 골프가 종목으로 들어간 거 알고 계세요? 그래서 내년에 우리나라 골프 국가대표를 뽑는데요. 그때까지 투어 프로 라이센스도 따고 한번 그쪽에 도전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갑자기 프로 라이센스에 올림픽?
“제가 보통 때는 이런 말씀을 절대 드리지 않는데요. 윤성 씨는 보면 볼수록 그 재능이 진짜 남 달라서요. 그래서 한번 조언을 해드리는 거예요. 혹시 모르잖아요? 윤성 씨가 거기 나가서 메달을 따게 될지.”
그 말에 나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며 눈살을 찌푸렸으나, 옆에 있던 아버지는 달랐다.
“우와. 우리 아들이 투어 프로 자격증에 올림픽까지? 잠깐 거기서 만약 메달을 따게 되면 국위선양으로 군대도 면제 아닌가?”
“어휴. 그렇죠. 거기다 올림픽 메달이라는 명예가 함께 딸려 오잖아요.”
아버지는 벌써 내가 메달이라도 딴 것처럼 흥분감에 얼굴이 벌겋게 변하셨다.
이제 슬슬 군대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니, 나도 정말 얼마 안 남았구나.
‘그러고 보니 저번에 교수님이 콩쿨 얘기를 했었는데.’
정말 진지하게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하나?
겨울 왕국이 따로 없는 혹한기에, 피가 나고 알이 배기며 이가 갈린다는 PRI를 또 할 생각에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고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윤성아. 갑자기 얼굴이 왜 그래?”
“혹시 어디 불편하세요?”
내일 한번 콩쿨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한번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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