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older brother of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01)
탑스타의 친오빠가 되었다 101화
“감사합니다.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래. 근데 우리한테 감사할 게 아니긴 해.”
“네?”
“우리 말고 저기~ 저 사람한테 하는 게 좋아.”
나는 멍하니 있다가 누군가의 우렁찬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감사합니다!!”
“아······. 네. 저희 팀에 오신 걸 환영해요.”
우리 버뮤다 팀에 합류를 하게 된 제이콥은 얼굴이 싱글벙글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제이콥은 누구도 데려가지 않는 최하위 후보였기 때문에 과연 그를 누가 데려갈 것인지가 최대의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프로듀서 팀 중에서 상위 클래스를 자랑하는 우리 버뮤다에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제이콥을 데려와 버렸다.
이로 인해 제작진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설마 제이콥을 우리가 데려갈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반전이 곧 프로그램에 재미를 더해 준다며 박홍서 PD가 무척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윤성아. 오늘 하루 종일 멍하다?”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
“그래 보여요?”
“응. 완전 그래 보여.”
나도 모르게 생각이 많아졌던 모양이다.
엊그제부터 계속 이 상태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윤아한테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부터 라고 하는 게 맞겠다.
‘빌보드 1위를 해보는 거.’
‘응? 뭐, 뭘 하고 싶다고?’
‘빌보드 1위! 다른 사람은 불가능하겠지만, 오빠랑 같이 한다면 왠지 가능할 거 같아.’
빌보드 1위.
국내 차트 1위를 수십 번 달성하는 것보다 빌보드에서 1위를 기록하는 것이 더 힘들다는 건 자명한 일.
‘물론, 내 곡이 1위를 딱 한번 한적이 있긴 하지만-’
그건 장연욱이라는 특수한 조건이 붙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만약 내가 라는 곡을 불렀어도 장연욱처럼 똑같이 1등을 할 수 있었겠는가?
그건 아마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구체적인 목표를 내게 말하지 않았던 윤아가 처음으로 말한 것이······.
‘빌보드 1위란 말이지.’
윤아야.
이 오빠한테 너무 엄청난 걸 바라는구나.
하지만 윤아가 원한다면, 그리고 내 개인적으로도 꼭 한번 이뤄 보고 싶은 목표이긴 했다.
다른 누군가에게 곡을 줘서 이루는 것이 아닌, 나와 윤아가 부르는 노래가 빌보드를 장악하는 그런 꿈만 같은 일을 이루는 것.
비록 그것이 망상일지라도 충분히 시도해 볼만 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미안해요. 제가 잠시 다른 생각을 좀 하느라. 그런데 혹시 음원은 다 듣고 오셨나요?”
“아, 네. 보내 주신 음원들은 전부 다 듣고 왔습니다.”
“그중 마음에 드는 건 골랐고요?”
“네. 음원이 전부 하나 같이 다 좋아서 뭘 골라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하긴 했으나······. 그중 제일 제가 편하게 부를 수 있을 만한 걸로 골랐습니다.”
제이콥은 자신이 골라온 곡이 무엇인지 알려 주었다.
그 곡 이름을 듣자마자 PD들이 헛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왜······. 왜 그러시죠?”
“아니. 너무 쪽집게 같아서.”
“진짜 귀신 같네, 정윤성.”
“네? 왜, 왜요?”
영문을 몰라하던 제이콥에게 핫산이 말했다.
“제이콥 네가 스스로가 가진 장단점을 잘 이해하고 있고, 어떤 스타일의 랩을 불러야 할지 알고 있다면 분명 그 곡을 고르게 될 거라고 했거든.”
“네?”
제이콥이 고른 노래는 바로 .
아직 가제에 불과했지만, 내가 최대한 제이콥의 스타일에 맞게 작곡한 노래였다.
과연 제이콥도 그 노래가 자신과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했는지, 이 곡을 딱 골라왔다.
“그걸 어떻게 아시고······.”
“보면 몰라?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정윤성이잖아. 척하면 척인 거겠지. 하하.”
“이거 시작부터 느낌이 좋네. 하는 걸 보니까, 우리 서로 손발이 잘 맞겠어. 앞으로 잘 부탁해.”
“아, 넵! 선배님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참. 가사는 준비해 왔어?”
“네. 준비해 왔습니다. 연습도 열심히 해왔어요.”
“그렇다는데 윤성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좋아요. 그럼 우리 오늘부터 바로 작업 들어가죠. 2차 무대에 쓰려면 일단 얼른 음원부터 만들어야 돼요.”
하루 빨리 음원을 녹음해야 무대를 준비할 수 있게 된다.
어떤 연출을 할 것인지, 댄서들은 어떤 춤을 출 것인지 등등.
아무래도 직접 눈으로 보여줘야 하는 경쟁 프로그램이다 보니, 음원 말고도 눈으로 보여주는 퍼포먼스도 무척 중요했다.
“오늘 하루 종일 녹음만 해야 할 테니까, 각오 단단히 하시는 게 좋아요.”
“넵. 각오는 되어 있습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레오가 말했다.
“아니. 진짜 각오 제대로 하는 게 좋아. 윤성이가 한번 작업 시작하면 진짜 끝을 보거든.”
“······.”
“소문 못 들었어? 작업실에서 윤성이가 얼마나 무서운지. 우리도 말 한번 제대로 못 건다니깐?”
별의별 사족을 다 붙여 가며 겁을 주자 제이콥이 마른침을 삼켰다.
“그 정도는 아니에요. 물론, 피드백이 필요할 때마다 말씀은 드릴 거예요. 그럼 녹음실로 들어가세요.”
“아, 네.”
“긴장 푸시고······. 노래 들어갑니다.”
내가 한번 작업을 시작하면 악마 조교마냥 끝없이 몰아 붙인다고 소문이 퍼진 거 같은데, 그게 전부 잘못된 헛소문이라는 것을 오늘 여기서 보여 줄 작정이었다.
하지만 그리 결심한지 5초만에-
“잠깐. 처음 들어가는 부분이 잘못된 거 같아요. 다시 할게요.”
나는 어느새 음악에 몰입하여 제이콥이 자신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게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 * *
“후우-”
추운 겨울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 몸은 후덥지근했다.
잠시 땀을 식히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급히 백스테이지로 오셨다.
“윤성아. 지금 이렇게 쉴 시간이 없어.”
“네?”
“너 바로 들어가야 돼.”
“아, 네.”
나는 잠시 벗어두었던 인형 탈을 다시 뒤집어썼다.
“흐흐. 잘 어울리네. 우리 아들은 인형 탈을 입어도 핏이 잘 사는 거 같다? 얼른 올라가.”
아버지의 말씀에 나는 피식 웃으며 늦기 전에 얼른 무대 위로 올라갔다.
“와아아~.”
“프로로다! 프로로!”
“안녕. 친구들~!”
관객석에 앉아 있던 아이들이 크게 열광하며 나를 반겼다.
분명 5분 전에도 여기 올라와서 인사를 했던 거 같은데,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리액션이 매우 뛰어났다.
그리고 내 앞에는 자기 아우라마냥 핑크 인형탈을 뒤집어쓴 윤아가 있었다.
[딩동댕동~ 돌아가는 프로로처럼~]거기다 아주 열심히 율동까지 추면서 노래를 부르는 중이었다.
흘러나오는 아우라를 보아하니, 윤아는 이 일을 무척 즐기고 있었다.
나도 그에 지지 않고 열심히 무거운 인형탈을 쓴 채 몸을 움직였다.
그렇게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어린이 여러분~ 안녕~ 우리 다음에 또 만나요~!”
“네에에~!”
“안녀어엉~!”
“가지 마, 프로로!”
마지막 무대를 끝내고 우린 아이들과 인사를 나눴다.
손을 흔드는 아이들도 있었고, 가지 말라면서 엉엉 울어대는 아이들도 있었다.
“조심해서 내려와, 윤아야.”
“아, 응. 고마워, 오빠.”
나는 먼저 무대에서 내려와 윤아가 넘어지지 않게 손을 잡아 주었다.
그제서야 우리 둘은 답답하고 무거웠던 인형 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후아- 이거 알바로 하시는 분들 진짜 대단한 거였구나.”
“그러게. 엄청 숨 막히고 힘든 거였네, 이거.”
아버지는 땀 범벅이 된 우리 두 사람을 보고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리셨다.
“하하. 고생했다. 많이 힘들었지?”
“아니야. 재밌었어.”
“그래. 너희가 참 대견스러워. 어떻게 어른들보다 더 어른 같아. 이런 걸 다 하려고 하고 말이야. 일단 얼른 들어가자. 여기서 땀 잘못 식히면 감기 걸린다.”
오늘 나와 윤아가 공연을 한 곳은 바로 TBS 방송국과 협업을 하여 진행하는 어린이 뮤지컬이었다.
특히 오늘 초청받은 손님들은 특별했는데, 전부 심장병이나 백혈병 같은 큰 병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에게 뮤지컬로 좋은 추억을 안겨 주면서 덩달아 기부금까지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었다.
“정말 감사해요. 덕분에 아이들이 진짜 즐거워 하는 것 같았어요.”
“이렇게 유명하신 두 분이 오실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방송국 관계자들은 연신 허리를 숙이며 우리에게 감사를 표했다.
우리가 아무런 보수도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이런 일을 한다는 것에 꽤나 놀란 눈치였다.
윤아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네. 다음에 또 불러주세요~ 기회가 되면 또 올게요.”
“정말요? 그럼 다음에도 기대하겠습니다!”
윤아는 관계자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크게 숨을 내쉬었다.
“하아- 뿌듯하다.”
“그래? 기분 좋다니 다행이네.”
“응. 아이들이 웃는 모습을 보니까 나도 기분이 막 좋아지는 거 있지? 얼른 다들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원래 심성이 착한 아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무리 마음이 착해도 직접 봉사 활동을 뛰어다니며 기부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때 보면 제일 어른스럽단 말이지.’
만약 윤아가 먼저 가자고 말하지 않았다면, 나 같은 범인은 이런 일을 절대 하지 않았을 터. 하지만 윤아는 한 달에 한번은 꼭 이런 봉사활동을 이어 나갔다.
“내가 예전에 호기심에 성당을 가봤는데, 거기 신부님이랑 수녀님들이 불쌍한 아이들을 돕고 계시더라고. 그게 무척 좋아 보였던 거 있지? 그래서 그때부터 나도 기회가 되면 남을 돕는 일을 해보고 싶었어.”
“그래? 이것도 버킷 리스트 그런 건가?”
“응. 그런 셈이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윤아가 성당을 가본 적이 있던가?
내가 알기로는 없었다.
그럼 내가 정윤성의 몸을 하기 전을 말하는 건가?
‘저번 생에서도 윤아가 정말 가끔 성당을 가긴 했었지?’
그때 그 성당에 계시던 신부님이랑 수녀님들이 고아원을 함께 운영했던 거로 아는데······.
설마 그때의 일을 말하는 건 아닐 테고.
우리 집 근처에 있는 성당에서도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건가?
* * *
“어찌 보면 오늘 무대가 제일 중요하다.”
이번 시즌 3의 제일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날.
박홍서 PD는 긴장감에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가 내뱉는 것을 반복했다.
그건 단순히 박홍서 PD만 보이는 현상이 아니었다.
“그러게요. 오늘 무대가 잘 됐으면 하는데······.”
“오늘 확실히 보여주지 않으면 좀 위험하겠죠?”
현재 머니 투 머니는 순항 중이라는 말을 할 수가 없는 지경이었다.
예선 무대에서는 첫 화부터 정윤아의 등장에 역대급으로 높은 시청률을 찍었으나, 그 이후부터는 꾸준히 하락세였다.
정윤아만큼의 자극제가 없기도 했고, 프로듀서 팀들이 합류하는 본선 2차 무대 전까지는 전부 래퍼들이 개인전으로 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밋밋한 감도 없지 않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독 이번 시즌이 좀 심하단 말이지.”
시즌 1과 시즌 2에서도 본선 2차 전까지 다소 주춤거리는 현상이 있긴 했지만, 이 정도로 팍 꺾이진 않았다.
“역시 정윤아 힘을 무시 못 하는 건가.”
그건 아무래도 첫 화에 나온 정윤아의 영향이 너무 컸기 때문이 아닐까.
고작 그 1화만으로 정윤아는 국내 힙합 원탑이 되지 않았던가.
그만큼 박홍서 PD가 그때 나간 방송을 다시 돌려 봐도 너무 임팩트가 컸다.
“하지만 오늘이라면······.”
오늘부터는 프로듀서 팀들이 합류하여 그들이 데리고 있는 래퍼들이 무대로 나와 공연을 펼치게 된다.
피쳐링을 해주는 가수들이 함께 등장할 예정이며, 이미 1,000명의 관객이 자리를 가득 채운 상태였다.
여기서 누가 훌륭한 무대를 보여주고 나서 다음 스테이지로 이동할지는 전적으로 저들에게 달렸다.
“예전과는 다르게 이제 조작질도 못 하니까.”
예전 경연 프로그램들은 열이면 열, 제작진이 조작해서 우승자를 결정해 놓았다.
악마의 편집이라는 것도 거기서 나오게 되었으며, 그게 나중에 큰 문제가 되어 검찰 조사까지 받는 등, 현재는 그런 악습이 사라졌다.
이제 순순히 실력만으로 다음 스테이지에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PD님. 모두 준비 끝났다고 합니다.”
“후-. 그래. 우리도 시작하자.”
박 PD의 지휘에 따라 팀원들이 각자 화면을 돌려가며 방송 녹화에 돌입했다.
“제발 잘해라.”
그래야 이 프로그램이 살아날 수 있을 테니.
박 PD는 오늘 본선 무대에 나오는 명단을 쭉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단연코 오늘 본선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할 팀이었다.
[제이콥, 버뮤다, 정윤성.]박 PD는 이번 프로그램의 지원자인 제이콥도, 프로듀서 팀의 리더인 버뮤다도 아닌, 정윤성에게 거는 기대가 제일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