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older brother of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6)
탑스타의 친오빠가 되었다 16화
“내 꿈은 멀리 있지 않아~ 항상 앞으로 나아갈 뿐~.”
윤아는 소파에 앉아 노래를 흥얼 거렸다.
아직 트레이닝을 받지 않은 목소리임에도 불구하고 그 음색이 참 청명했다.
윤아가 가수로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외모 덕분도 있지만, 저 목소리도 한 몫을 했다.
특색 있는 목소리일수록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기 마련이니까.
‘윤아는 특히 감성을 자극하는 목소리지.’
노래를 흥얼거릴 때마다 나오는 저 핑크빛 아우라를 보라.
저 아우라에 잠시 몸을 맡기면 달콤한 기분이 든다.
그래. 힐링이 되는 목소리, 그게 바로 윤아의 최대 장점이었다.
하지만,
“엄마. 어땠어? 날 잘 부르지.”
“응. 그래.”
“헐. 완전 영혼 없어. 딸이 정성스럽게 노래도 불렀는데.”
“조용히 해. 엄마 드라마 보잖아.”
어머니는 아우라 면역인 것 같았다.
“드라마가 중요해? 내가 하나 더 불러 줄게. 그럼 드라마는 눈에도 안 들어올 걸?”
윤아가 목을 가다듬기 시작하자 어머니는 인상을 찌푸리셨다.
“그만해, 기지배야. 지금 중요한 장면이라고!”
어머니 말대로 드라마는 한창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긴장되는 효과음.
배우들의 진지한 표정.
그리고 결정타를 날리는 여배우의 묵직한 대사.
“우리 이나. 당신 딸이에요.”
“!?”
그러한 폭탄 발언에 상대 남배우는 화들짝 놀라며 들고 있던 컵을 떨어뜨렸다.
“어머어머!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웃긴 건 완전히 드라마에 몰입한 어머니도 몸을 들썩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윤아도 노래 부르는 걸 까먹었는지, 어머니 옆에 꼭 달라붙어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었다.
“······.”
갑자기 소외감이 든다.
나도 슬그머니 소파에 앉았다.
어머니는 연신 어머! 감탄사를 내뱉으며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드라마에 눈을 떼지 못하고 계셨다.
저게 그렇게 재밌나.
라고 생각한지 5분.
전후 사정을 전혀 모르는데도 나도 모르게 드라마에 빠져 들었다.
‘뭐······. 재밌긴 하네.’
욕을 하면서도 사람의 눈을 사로잡는 드라마.
그게 분야가 막장이든 뭐든 역시 시청률 높은 게 최고였다.
‘만약 나도 드라마 작가 아우라를 받으면 저런 극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건가?’
내가 만든 극이 드라마로 나온다?
뭔가 웃길 것 같았다.
따라란~.
이 드라마, 참 알 수가 없다.
방금 전에 폭탄 발언을 하더니, 지금은 갑자기 조연 하나가 길거리에서 버스킹을 하고 있다.
“내 꿈은 멀리 있지 않아~ 항상 앞으로 나아갈 뿐~.”
그런데 거기서 나오는 노래가 방금 윤아가 불렀던 노래와 똑같았다.
“어?! 저거 방금 내가 불렀던 거다!”
“어머. 진짜네?”
어머니는 드라마에서 나오는 노래를 듣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
“근데 좀 잘 부르면 안 되나. 왜 저렇게 못 불러?”
저게 못 부르는 건가.
저 정도면 충분한 거 같은데.
“헤헤. 그거야 당연히 내가 더 잘 불러서지!”
어머니는 대꾸조차 않하고 먹금을 해버렸지만, 난 윤아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분명 저 사람도 잘 부르는 것일 텐데, 하필이면 윤아가 부르는 걸 먼저 듣는 바람에 그리 잘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무리 노래를 잘 불러도 자신보다 더 잘 부르는 사람이 똑같은 노래를 부른다면 비교를 당할 수밖에 없다.
‘만약 윤아가 저 실력으로 버스킹이라도 나간다면-.’
궁금했다.
과연 그 거리는 어떻게 되는 걸까?
* * *
“여기 티슈 받아.”
“응.”
“그리고 이건 타이레놀. 혹시 머리 아프면 먹고.”
“웅.”
“그리고 이건 공부하다가 당 떨어지면 하나씩 먹어. 포도당 사탕이야.”
윤아는 오늘도 3학년 교실에 들어와 내게 이것 저것을 받아갔다.
그 시끄러웠던 반이 이상하게 윤아만 오면 일순 고요해진다.
마치 우리 둘만 이 반에 있는 것처럼 말이다.
“혹시 또 필요한 거 있으면 오빠한테 와. 아니다. 그냥 문자를 해. 오빠가 올라가서 줄게.”
“안 그래도 우리 반 친구들이 오빠 왜 안 오냐고 뭐라 하더라.”
“응?”
“그래서 그냥 이제 내가 쭉 내려오려고. 오빠는 그냥 여기 있어. 오늘도 고마워. 이따 봐.”
윤아는 챙길 걸 다 챙긴 다음 수업종이 울리기 전에 후다닥 밖으로 나갔다.
“아참! 선배님들. 안녕히 계세요. 우리 오빠 잘 부탁해용.”
물론 예의 바른 인사도 잊지 않았다.
“헤-.”
윤아가 눈웃음을 한번 지어주니, 남학생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만개했다.
이거 앞으로 그냥 내가 올라가서 미리 챙겨 주든가 해야겠다.
이 자식들 얼굴 보니까 안 되겠네.
“하-. 윤성이 동생 너무 예뻐,”
“윤성아. 네 동생 진짜 연예인 안 하냐?”
매번 저 소리다.
“진짜 둘이 사이 좋네. 남매끼리 사이 좋기 힘든데.”
“야! 나도 우리 동생이 정윤아면 엄청 잘해 줄 걸?”
“으으. 나도 저런 동생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여동생은 매일 나랑 욕 박으면서 싸우는데.”
남학생들의 반응은 거진 이랬다.
다들 부럽다는 눈빛만 보이며 애꿎은 여동생 욕을 하고 있었다.
“너희들도 동생한테 잘해 주면 되잖아.”
“그게 쉽냐?”
“헉. 동생이 나한테 애교 부릴 거 생각하니까 갑자기 소름 돋아.”
“으악. 시발. 나도 상상했잖아. 개새끼야.”
이게 정상적인 오빠들의 반응인가.
평생 여동생이나 여사친도 제대로 없던 내게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동족 혐오라는 게 이런 건가.
“윤성아. 근데 너 꼭 윤아 매니저 같다.”
“어?”
순간 뜨끔했다.
“진짜 사소한 것까지 다 챙기네.”
“윤성이가 세심한 남자잖아. 나중에 여자친구 생기면 똑같이 그렇게 잘 챙겨주겠다. 갑자기 막 질투심이 드네?”
여학생들의 말에 나는 헛웃음을 지었다.
매니저 같다라.
확실히 직업병이라는 게 있는 거 같긴 하다.
윤아가 워낙 덤벙대기도 하고 잘 챙겨줘야 하는 성격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그냥 내가 매니저 때 하던 버릇이 남아 있어서 별 쓸데없는 것까지 혹시 몰라 챙기게 된다.
“윤성이 가방 보면 완전 여자 가방이라니깐?”
“와~ 진짜 이걸 다 갖고 다니는 거야?”
어느새 여학생들은 내 주변에 몰려 들어 가방 안을 탐구하고 있었다.
내가 봐도 좀 뭔가 많이 들어있긴 했다.
“그런데 윤성아. 너는 나중에 연예인 할 거야?”
“어? 연예인?”
“응. 너희 아버지 기획사 사장님이시라며. 솔직히 우리 학교에서 너보다 잘생긴 애 찾기 힘들어. 윤아도 그렇고. 그럼 연예인 데뷔는 사실상 정해진 거 아닌가?”
“와~ 그럼 나 미리 사인 받아 놓을래. 윤성이 너는 뭐할 거야? 가수? 배우?”
연예인?
예전 삶에서는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직업이었다.
하지만 정윤성의 몸이라면 수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었다.
아버지가 기획사 사장이라는 엄청난 이점과 더불어 잘생긴 외모까지.
솔직히 지금도 가끔 거울을 볼 때면 깜짝 놀란다.
대체 정윤성 이 새끼는 이 좋은 얼굴을 놔두고 동생을 등쳐 먹기만 한 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뭐, 아직 이렇다 할 계획은 없어.”
“너 공부도 잘하잖아. 최근 들어 성적 엄청 오르지 않았어?”
“선생님들도 그게 의심스러워서 너만 따로 불러서 재시험 봤다며?”
“근데 그것도 만점 맞았다던데.”
“와~ 진짜 윤성이 너 못 한는 게 뭐야?”
이렇게 보고 있으면 왜 그동안 정윤성이 남학생들에게 온갖 시기와 질투를 받으며 학교 폭력을 입었는지 알 것 같았다.
하루 종일 여학생들에게 둘러 싸여 있으니, 나라도 질투가 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띵동댕~
“어. 종 울렸다.”
“으엑. 다음 과목 수학이네. 토 나와.”
“윤성아. 나중에 우리 같이 숙제할래? 나 수학 너무 어려워. 네가 좀 가르쳐 줘.”
“이 지지배가 왜 수작질이야. 얼른 자리로 오기나 해.”
친구들 손에 붙잡혀 끌려가는 여학생을 보며 나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수학.
중학교 과정은 이제 너무 쉬워서 지루할 지경이다.
* * *
탁-! 탁-! 탁-!
분필 소리와 아이들이 사각 사각 노트에 필기하는 소리.
때론 이게 하나의 음율처럼 들리기도 한다.
이건 김 PD 아우라 영향인가.
소리가 음악처럼 들릴 수도 있다니.
‘흠. 연예인이라.’
윤아를 탑스타로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은 종종 하지만, 내가 연예인이 되어 보겠다는 생각은 많이 안 해 본 것 같다.
‘난 뭘 하고 싶은 거지?’
많다.
그것도 엄청.
이제 내 나이는 고작 16살.
뭐든 시작해도 늦지 않은 나이였다.
거기다 내게는 그 누구도 갖지 못한 능력이 있다.
바로 아우라를 보는 능력.
난 정말로 모든 걸 잘할 수 있다.
아우라만 흡수할 수 있다면!
‘공부는······ 이제 잘하니깐 패스.’
사실 공부는 노잼이라 판검사나 의사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재미를 붙이는 건 역시 힘들다.
‘그럼 게임?’
게임은 언제 해도 재밌지.
근데 프로게이머가 될 건 아니잖아?
몸은 10대인데, 정신은 30대라 그런지 이상하게 종일 모니터 보고 있으면 피곤해.
게임을 하는 것보다 차라리 남이 하는 게임 영상을 보는 게 더 재밌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아재인가.
‘노래는?’
노래도 잘 부르면 좋고.
‘작곡?’
작곡도 잘만 하면 떼돈을 번다.
유명한 작곡가의 아우라만 흡수한다면 불가능한 얘기는 아닐 것이다.
뭐든 돈 많은 건 최고니까!
‘연기?’
이건······ 해봐야 알겠는데.
연기를 한번이라도 해봤어야 알지.
‘그럼 매니징은?’
아우라를 보고 누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지 알 수 있기에 내게는 엄청난 강점이었다.
이걸 잘만 활용한다면 아버지의 회사를 진짜 크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게 다 연예인이 하는 거 아니야? 매니징이야 부업처럼 해도 되고. 아니지. 연예인이 부업이 되는 건가.’
윤아를 탑스타로 만들고 나도 똑같이 탑스타 반열에 올라간다면?
씨익-.
왠지 절로 미소가 그려진다.
내가 탑스타라니.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그런 상상이었다.
“야. 정윤성. 너 또 집중 안 하지.”
그때 앙칼진 수학 선생님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너 이거 나와서 풀······ 아니다. 또 금방 풀어 버리겠지. 거기 너, 옆에 있는 네가 풀어.”
“헉.”
남학생 하나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도살장 끌려 가듯 앞으로 나갔다.
* * *
“윤성이 오빠!”
“안녕하세요!!”
“요즘 왜 저희 반에 안 놀러 오세요?”
학교가 끝나고 나서 정문으로 나오니, 윤아가 자기 반 친구들과 모여 있었다.
윤아의 얼굴을 보니 딱 알겠다.
데리고 나오기 싫었는데, 이 학생들이 껌딱지처럼 붙어서 따라온 모양이다.
“오빠. 오늘 저희 윤아랑 놀러 가는데, 같이 가요!”
“어? 오늘 놀러 간다고? 어디로?”
“홍대 가서 놀기로 했어요!”
“거기서 조금 놀다가 JY 기획사도 구경하려고요!”
아이들은 벌써 계획을 다 짜놨다.
윤아는 내게 달라 붙는 학생들을 강제로 떼어 놓으며 말했다.
“됐어. 우리 오빠랑 왜 같이 가. 그냥 우리끼리 가자.”
“에이. 어때. 괜찮죠, 오빠?”
“제발 같이 가주세요. 네?”
“거기 엄청 재밌어요. 뉴튜브 방송 하는 사람들도 많고, 버스킹 하는 사람도 많아서 보는 재미, 듣는 재미도 있어요!”
“맛있는 것도 많아요!”
홍대 거리?
우리 기획사랑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지만, 이 몸을 하고 나서 한번도 가본 적은 없다.
매니저 땐 참 많이도 갔던 곳인데 말이다.
왠지 추억 돋네.
“그래. 가자.”
어차피 아버지 보러 기획사도 들릴 생각이었고.
“와아아-!”
환호성을 지르고 있는 아이들을 뒤로 하고 윤아가 다가왔다.
“오빠. 미안. 근데 진짜 일부러 안 가줘도 되는데.”
“왜? 오빠랑 같이 가기 싫어?”
“아니. 나도 뭐 좋지. 근데 오빠가 억지로 가는 건가 해서.”
“아니야. 오빠도 정말 가고 싶어서 가는 거야.”
지금의 홍대는 과연 어떻게 되어 있는지 궁금했다.
과거 추억 여행······ 이 아니라 이건 미래 추억 여행이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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