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younger brother of the heroine of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129)
그란스보다 한발 먼저 저택으로 돌아온 케이네스. 그는 곧장 엔다이론에게 전음을 보냈다.
-마차가 숲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확인했지만…… 그 주변으로 대규모 결계가 펼쳐져 있더군.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의미야?
-아쉽게도…….
엔다이론의 대답에 케이네스는 실망스러운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결계의 규모를 측정해 본바, 어느 정도 특정은 할 수 있었다. 지도에는 알라스 산맥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군. 산맥의 규모가 상당히 거대하기는 하지만…….
-……잠시만 기다려.
알라스 산맥.
산맥의 이름을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케이네스는 아공간 주머니에서 지도를 꺼냈다. 그리고 알라스 산맥의 지형들을 하나씩 살펴봤다.
-지금 내 침실로 돌아올 수 있겠어?
-……괜찮겠군. 잠시만 기다려라.
엔다이론은 케이네스의 침실로 들어와 마차가 이동한 루트를 지도에 표시해 주었다.
“이쪽의 루트로…… 산맥에 둘러싸인 지역이 있던가?”
-그래서, 어떡할 생각이지?
“당연히 공격해야지. 놈이 마계에서 마수들을 끌고 오면…… 말 그대로 제국은 멸망하게 될 거야.”
심지어 소피아를 죽이라는 명령까지 내려졌다. 가급적이면 하루라도 빨리 교주를 처리하는 것이 좋겠지.
-녀석을…… 쓰러트릴 수 있나?
“가능성은 충분해. 내가 본 바로, 녀석은 제8 서클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것 같았거든. 아니, 어쩌면 아직 제7 서클일지도 몰라. 그러니 시험을 해 봐야지.”
케이네스는 곧장 아르덴 가문과 연락을 취했다.
-예, 카르반 도시에도 지부가 있으니, 곧장 마차를 준비해 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 부탁한다.”
-알겠습니다.
아르덴 측에서 개별적으로 마차를 준비하던 시각.
어느새 해가 중천에 떠올랐다.
나는 마차가 준비됐다는 소식을 듣고, 가주실을 찾아갔다.
“제도로 가 보겠습니다.”
“소피아를 도망치게 할 생각이라면…….”
“이미 누님께 감시를 붙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누님과 함께할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그란스는 잠시 고민하듯 턱을 매만지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뒤, 스페이원 가문으로 아르덴의 마차가 도착했다.
린은 예정보다 일찍 제도로 향한다는 사실에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스페이원 가문을 벗어남으로써 마음이 편해진 듯 어깨를 살짝 늘어트렸다.
그리고 마차는 카르반을 벗어나 오후 6시경, 어느 소도시에 방문했다.
고급 여관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양치를 시작한 린.
“하암~ 오늘따라……. 엄청 졸리네.”
그녀는 눈이 반쯤 감김 채 침실로 돌아가 침대 위에 엎어졌다.
똑똑똑.
“린?”
대답이 들려오지 않는 침실.
케이네스는 여관을 빠져나가 창문을 통해 린의 침실로 출입했다.
“미안하다.”
그는 침실의 열쇠를 훔쳐 곧장 마부에게 찾아갔다.
“중간중간 도시에 들러 마차를 수리하는 등. 제도까지 닷새 이상의 시간이 걸리도록 조치를 취해.”
“도련님께서는…….”
“나도 곧 따라가지. 린에게는 수면제를 먹여 두었으니, 적어도 사나흘 정도는 일어나지 못할 거다.”
“……알겠습니다.”
“이건, 린의 침실 열쇠니까, 오전 9~10시쯤 마차에 태워서 출발하도록 해.”
마부는 케이네스의 행동으로부터 느껴지는 다급함에 아무런 질문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부탁한다.”
“……무운을 빌겠습니다.”
케이네스는 망토를 어깨에 두른 뒤, 곧장 마구간에서 듬직해 보이는 말 한 필을 구매했다.
그리고 말을 타고 도시를 벗어나기 시작한 케이네스.
그는 지도에 표시된 알라스 산맥으로 향했다.
스윽-
-케이네스?
“바로 받았네? 아직 안 자고 있었구나.”
-지금 잘 준비를 하려던 참이었어. 그보다, 무슨 일이야?
케이네스는 교주와의 만남으로 얻어낸 정보들을 그녀에게 전부 말해 주었다.
그리고…….
-교주가…… 내 죽음을 바라고 있다고?
그녀의 놀란 목소리에 케이네스는 쓰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너는 지금 어딘데?
“……녀석은 모레 마계로 넘어간다고 말했어. 어차피 죽이려고 했던 거……. 하루라도 빨리 처리하려고.”
-서, 설마, 너!
케이네스는 귀청이 떨어지겠다는 듯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통신구를 멀리 떨어트렸다.
-지금 당장 그만둬!
“어차피 제8 서클 마법도 시험해 보고 싶었어. 모처럼 이렇게 시험장소까지 주어졌는데, 그냥 물러나기는 너무 아깝잖아. 게다가 녀석이 마계로 넘어가 버리면……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언제 다시 찾아올지 알 수 없어.”
-하지만……!
마계에서 돌아온 뒤, 교주가 계속 교단 본부에 머무르고 있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었다.
아니, 언제 마계에서 돌아올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
그렇다면…… 죽이지 못할지라도 한 번 정도 시험해 보는 게 좋지 않겠는가.
“녀석은 이미 제8 서클에 근접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지금보다 더 강해지기 전에 처리해 둬야 해.”
-너, 너, 진짜…….
소피아의 화난 목소리에 케이네스의 어깨가 살짝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결심을 바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때문에 케이네스는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통신구를 향해 소리쳤다.
“엘라임, 듣고 있겠지! 네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누나만은 반드시 지켜내!”
-걱정 마라.
엘라임의 대답과 동시에 케이네스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케이네……!
무어라 말하려는 소피아의 모습에도 케이네스는 곧바로 연락을 끊어 버렸다.
“후우…….”
-긴장되나?
“그걸 말이라고…….”
케이네스는 엔다이론의 물음에 작게 웃음을 보이며, 고삐를 세게 잡아당겼다.
‘누나나 엘라임이 함께했더라면…… 분명, 큰 도움이 되었겠지. 하지만 교주가 마계로 넘어가는 건 바로 모레야!’
소피아가 과연 알라스 산맥까지 하루 만에 달려올 수 있을까? 날개라도 달려 있지 않은 이상, 불가능한 일이겠지.
‘기다려라.’
흑색 머리카락과 붉은 눈동자를 지닌 청년. 카르바드 A 퍼스트.
케이네스는 그를 머릿속에 떠올렸다.
그러곤 이를 뿌드득 갈면서 사전에 꺼내둔 흑귀 가면을 얼굴에 뒤집어썼다.
“하, 누나를 죽이라고? 어디 X같은 소리를……. 전개도 몇 년이나 앞당겨진 거, 네놈의 죽음도 몇 년 앞당겨 주마. 으럇!”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 * *
라바디안 제국, 알라스 산맥.
교인들은 평범한 사람들과 달리 익숙한 밤에 활동하고, 대낮에 잠을 잤다.
그리고 오전 11시경. 교인들이 활동을 멈추고, 수마에 빠진 그 시각.
콰앙-!
“겨, 결계가!”
“치, 침입자다!”
“여기를 어떻게……?!”
경계근무를 선 교인들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수십 년간 그 누구에게도 발각되지 않았던 교단 본부가…… 현재 적습을 받고 있었다.
쓔와아아악!
“아, 안개?!”
주변을 잠식시키는 차가운 안개.
교인들은 곧장 바람을 일으켜 안개를 걷어냈다.
그 순간, 숲속에서 가면의 사내가 튀어나왔다.
“저, 적이다!”
한 교인의 외침과 동시에 가면의 사내가 눈앞의 절벽을 향해 스태프를 휘둘렀다.
“엘리멘트 매직(Element Magic) – 플레임 캐논 (Flame Cannon)!”
콰아앙-!
화염 광선이 절벽을 꿰뚫었다.
그 순간, 숨겨진 동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 어떻게……?!”
출입구의 위치를 알아낸 거지?
가면의 사내는 자리에 멈춰선 채 교인들을 향해 스태프를 겨누었다.
“제길, 이젠 더 이상 되돌릴 수 없어! 엘리멘트 매직(Element Magic) – 스톤 샤워(Stone Shower)!”
하늘에서 쏟아지는 뾰족한 바위 조각들.
그에 교인들은 팔다리를 꿰뚫리며,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가면의 사내는 곧장 출입구로 달려갔다.
조금 전, 플레임 캐논 (Flame Cannon) 때문일까? 동굴의 내부는 열기로 가득했다.
“엘리멘트 매직(Element Magic) – 아이스 필드(Ice Field)!”
사내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동굴의 내부를 온통 얼려 버렸다.
그리고 그 옆을 함께하는 작은 정령.
정령은 주변을 둘러보더니,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내부의 적들은 모두 죽은 모양이군. 역시 제6 서클인가.
“지금은 그딴 거에 신경 쓰지 마!”
사내는 입술을 깨물면서 곧장 통로를 빠져나갔다.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교단 본부.
물의 상급 정령, 엔다이론은 산맥에 둘러싸인 도시를 내려다보며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허어, 정말로 이런 산속에 저런 대도시가…….
한편, 플레임 캐논 (Flame Cannon)이 출구를 통과해 맞은편 산맥과 충돌한 탓일까? 교단 본부는 한바탕 소란스러워져 있었다.
“후우, 간다! 엘리멘트 매직(Element Magic) – 블레이즈 템페스트(Blaze Tempest)!”
* * *
“교, 교주님!”
카르바드의 침실에 들이닥친 부관, 도르크.
그가 일으킨 소란으로 수마에 빠졌던 카르바드는 얼굴을 찡그린 채 상체를 일으켰다.
“……무슨 일이지?”
그의 짜증스러운 말투에도 불구하고, 도르크는 곧바로 현 상황을 보고했다.
“침입자……? 또, 다크니스 놈들인가?”
“자세한 것은 아직 입니다만, 현재 결계를 부수고 교인들과 교전 중이라고 합니다.”
결계를 부쉈다는 보고내용에 카르바드는 작게 탄사를 터트렸다.
“그 결계를 부쉈다고? 그보다 이곳을 어떻게 안 거지?”
“역시 제2 사도가…….”
“딸아이를 죽이라는 명령 때문에 그가 교단을 배신했다?”
그란스에게서 가족애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그가 카오스 교단의 비원을 뒤로하고, 딸을 위해 교단을 배신한다니.
도르크의 의심에 카르바드는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다.
“케이네스라는 애송이라면 모를까, 그란스가 교단을 배신할 리는 없지. 설마, 케이네스에게 교단 본부의 위치를 알려준 것은…….”
“그란스가 배신하지 않았다면…… 그럴 리는 없을 겁니다. 그리고 어제 마차를 끌었던 것은 필츠입니다.”
“흐음, 필츠의 실력은 믿을 만하지.”
느긋한 모습으로 침대를 내려온 카르바드. 그는 흰색 가운을 걸치면서 작게 미소를 지었다.
“1급 교인의 선에서 마무리가 된다면 좋겠지만…….”
카르바드가 말끝을 흐린 순간.
콰앙-!
거대한 굉음이 들려왔다.
카르바드는 곧장 테라스로 달려갔다.
출입구에서 피어오르는 새하얀 연기. 그리고 출입구의 맞은편 산맥에 만들어진 구덩이에서 거대한 화재가 벌어졌다.
“……제6 서클의 마법인가. 게다가 상대는 흑마법사가 아닌 모양이군.”
순간, 그의 머릿속에 케이네스의 얼굴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럴 리는 없겠지.
‘레전드(L)급 마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제7 서클인 내게서 힘을 감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확신이 담긴 추측.
카르바드는 미간을 와락 찡그리며 도르크를 바라봤다.
“지금 당장 비전투교인들을 대피시키도록! 그리고 놈들은 내가 직접 마중을 나가겠다.”
“예, 알겠…….”
도르크는 대답을 끝맺지 못했다.
휘둥그레진 눈동자로 창밖을 바라보는 그의 모습에 카르바드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흠칫!
창밖. 정확히는 교단 본부의 상공에서 거대한 마나가 감지됐다.
카르바드는 다시금 테라스로 뛰쳐나갔고, 이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마, 말도 안 돼.”
상공에 그려진 대규모 마법진.
그것을 본 카르바드는 그만 경악하고 말았다.
본인조차 도달하지 못했던 경지. 제8 서클의 마법이 교단 본부의 상공에 펼쳐진 것이다.
“도, 도대체 누가……!”
그는 몸을 떨면서도 재빨리 고개를 돌려 침실로 달려갔다.
이내, 벽장에 걸린 스태프를 쥔 채 도르크에게 소리쳤다.
“도르크, 당장 방어마법을 전개해라!”
“교, 교주님, 저건…….”
“당장!”
다급한 카르바드의 외침에 도르크는 곧장 두 손을 뻗었다.
“디, 디펜스 매직(Defense Magic) – 크로스 베리어(Cross-Berrier)!”
두 사람을 감싼 둥그런 방어막.
거기에…….
“디펜스 매직(Defense Magic) – 앱솔루트 베리어(Absolute Berrier)!”
방어마법 중 최강으로 손꼽히는 앱솔루트 베리어가 신전을 뒤덮었다.
그리고 그 시각, 도시의 교인들은 하늘에 펼쳐진 마법진으로부터 공포를 느꼈다.
때문에 가장 안전하다 생각되는 장소. 대신전을 향해 몸을 내던졌다.
“도, 도망쳐!”
“서둘러 대신전으로……!”
“교주님이시라면……!”
그 순간, 거대한 장벽이 대신전을 감싸기 시작하자, 교인들은 화들짝 놀라면서 절망 어린 표정을 지었다.
설마, 자신들을 내버려 둘 생각이란 말인가!
“교, 교주님!”
“저희들도 지켜 주십시오!”
구원을 바라는 목소리가 도시에 울려 퍼졌으나, 카르바드는 꿈쩍하지 않았다.
제8 서클을 막아내기 위한 보호막을 더욱 강화할 뿐.
그리고 마침내 하늘에서부터 거대한 화염 폭풍이 쏟아져 내려왔다. 산맥에 펼쳐둔 결계 따윈 유리창처럼 깨져 버렸다.
눈 깜짝할 사이에 도시를 집어 삼켜버린 화염의 폭풍.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크윽!”
화염 폭풍이 카르바드가 전개한 장벽과 충돌했다.
대신전의 내부는 아수라장 그 자체.
계속되는 충격으로 카르바드는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웃기지 마! 나는…… 나는 반드시 지구로 돌아간다! 내가 여기까지 오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이런 곳에서 죽어 줄까 보냐!”
제8 서클의 위력에 도르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그것을 막아내는 교주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도르크는 교주의 힘을 직접 실감하면서 희망의 끈을 붙잡았다.
‘교, 교주님과 함께라면 살 수 있다!’
그러나 불과 수십 초 뒤, 그의 희망은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사방에서 감지된 거대한 마나.
카르바드조차 그만 욕설을 터트리고 말았다.
“X발, 말도 안 돼! 어떻게…… 어떻게 이런 괴물이 있을 수 있는 건데!”
장벽이 와장창! 깨지면서 대신전에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