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reverted to being a K-drama genius RAW novel - Chapter 204
“그리고, 그 새로운 시도는 매번 성공했습니다. 같이 일했던 팀원들에게도 인상적인 필모그래피를 선사하며, 동반 상승의 기회를 제공했었고요.”
이제 고 대표는 래원의 두 눈에 서린 빛을 읽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저는 영화라는 새로운 시도를 앞두고 있고, 무슨 일이 있어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합니다.”
절대 풀리지 않을 것 같던 고 대표의 팔짱이 스르르 풀리는 순간이었다.
K드라마 천재로 회귀했다! 198화 – 리디북스
“크흠⋯.”
고 대표가 고개를 돌려 소기중을 보았다.
“그럼 마지막으로 기중아, 너는 이 작품을 왜 이렇게 하고 싶어 하는 거냐?”
“⋯ 내 이야기 같아서.”
이에 래원과 이선필도 소기중에게 시선을 주며 다음 말에 귀를 기울였다.
“시나리오를 읽는데, 여자 주인공 현아가 꼭 내 이야기 같더라고요.”
소기중은 앞에 놓인 커피를 한 모금 마신 후 마저 말을 이었다.
“남들이 유토피아 마냥 우러러보는 스타의 삶이, 가까이서 보면 다를 바 없는 현실이라는 거⋯.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좋았어요. 휴머니즘이 풍기는 결말도 좋았고요. 그래서 여주는 못 하지만 남주라도 제가 하고 싶습니다.”
래원이 씨익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다른 배우도 아니고 소기중 씨 같은 분께서 이렇게 하고 싶어하시는데⋯. 잘 해내실 게 너무도 당연하지 않을까요? 그럼 이제 우리 영화는 더더욱이 망하기 힘들겠네요.”
이렇게 말하는 래원의 얼굴과 목소리에 자신감이 가득 묻어났다.
한편, 문밖에서 가슴 졸이며 이 모든 것을 엿듣고 있던 안정원은 속으로 만세를 불렀다.
‘역시 감독님⋯!’
* * *
래미의 영화 이 평단의 호평 속에서, 일반 관객들과 만날 날을 이틀 남겨둔 오늘.
– (얼굴 뵙는 건 오랜만입니다. 도래원 감독님.)
스튜디오 까날 쁠뤼의 본부장 다리오에게서 영상 통화가 걸려왔다.
– (어제 개봉한 래미 씨 영화 관련 소식도 있고 도 감독님한테 연말 인사도 드릴 겸이요.)
다리오는 화면 공유를 통해 영화 북미(미국, 캐나다)와 유럽 4개국(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의 오프닝 나이트 스코어를 보여주었다.
한국에서보다 사흘 일찍 일반 개봉을 한 국가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아니, 뜨겁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6개국 모두에서 개봉 12시간~24시간 만에 박스 오피스 1위 혹은 2위를 차지하는 중이었으니까.
“(축하드립니다, 다리오 본부장님. 한국에서도 언론/VIP 시사회 체감 반응이 좋았습니다.)”
– (떨리네요. 아시아 영화 시장에서의 성패를 예측할 때, 한국 스코어가 중요합니다. 대체로 한국 반응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어서요.)
“(나쁘지 않을 겁니다. 반응이 괜찮아서 루시아 작가님도 좋아하시겠어요?)”
– (네, 그런데 지금 신작 준비로 좋아할 여유도 없으신가 보더라고요.)
“(와⋯. 루시아 작가님 신작이 또 나와요?)”
래원과 다리오는 화면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며 함께 혀를 내둘렀다.
“(전세계 현존 작가 중, 영화 및 드라마화된 원작 소설 판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작가⋯ 라는 타이틀은 당분간 쭉 변치 않고 루시아 작가님이 차지하시겠네요. 하하.)”
– (아, 한마디 하시긴 하시더라고요. 래미 씨 연기가 인상적이었다고요. 캐스팅을 고집한 보람이 있으셨다고요.)
그러고 보니 래미의 사라 캐스팅은 원작자가 원했던 것이었다.
래원은 맨 먼저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어안이 벙벙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을 만큼, 래미는 잘 해내었다.
– (도 감독님, 한 해 동안 저희 까날 쁠뤼와 작업하시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래미 씨가 요새 많이 바쁘신 거 같던데, 안부 전해주세요.)
“(본부장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재밌었고 많이 배웠습니다.)”
– (곧 뵙고 제대로 모시겠습니다. 의 넷플릭스 공개 일정이 앞당겨졌거든요.)
“(앞당겨졌어요? 언제로요?)”
– (2월 1일 공개로 결정 났습니다. 원래 이날 공개되기로 한 다른 오리지널 작품이 있는데, 일정을 못 맞춰서 밀렸다더라고요. 우리 작품이 지금 제일 준비도 빠르고, 넷플릭스 내부에서 완성도로 후한 점수를 받았대요. 기대작으로 평가되는 모양입니다.)
래원의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이는 그 어떤 연말 소식과 선물보다 값진 것이었다.
이틀 후,
영화 평점 사이트와, 관객 커뮤니티 게시판은 개봉 이슈로 떠들썩했다.
– (스포ㅇ) 여주 선택 이해 가냐?
ㄴ 난 기혼자인데 이해 감
ㄴ 나는 모르겠다⋯. 흔한 치정 영화인 줄 알았는데 아니네⋯. 계속 생각하게 된다 이거⋯.
ㄴ 킹받네;; 내가 미혼이라 여주 이해 못 하는 거임?
원작 소설이 그랬듯, 창작진의 의도대로 관객들 사이에 사랑에 관한 설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 피카좌 각성한듯ㄷㄷ연기력 미쳤더라;;
ㄴ 레알 딴 사람인 줄?
ㄴ 눈웃음 쩔던 해맑은 피카좌는 없더라
ㄴ 이제 그냥 배우야 배우
ㄴ 나이도 아직 어린데, 마지막에 흑화하는 연기 개쩔더라!
래원은 자기도 모르게 래미의 연기력에 대한 게시글을 중점으로 모니터했다.
예상대로 반응은 굉장히 좋았다.
“래미가 고생 많이 하긴 했지.”
런던에서의 성장을 지켜보며, 이재윤까지 불러서 래미에게 붙여줬던 래원이라 지금의 반응이 자기 일처럼 좋았다.
– 결말에서 제일 놀랐던 거 (스포있음)
ㄴ 나냐? 나도 그 장면에서 도래미 연기력에 두 번 놀람!
ㄴ ㅇㄱㄹㅇ 연기 진화했구나 싶어서 입 벌리고 봤는데 영화 속에서도 계속 진화해;
ㄴㄴ 첨부터 쩔었는데 뒤로 갈 수록 더 잘하는 거 실화?
ㄴㄴ 사라 연기 결말 장면만 놓고 보면 도래미가 각종 시상식 다 휩쓸어야 말이 됨;
ㄴ 이거 국뽕 반응 아님!
ㄴㄴ ㅇㅇ 해외에서도 도래미 연기 칭찬 쩐다ㅋㅋ
국내 네티즌들은 특히 래미에 대한 해외 언론 및 해외 관객들의 반응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한국의 배우가 유럽과 북미에서 뜨거운 관심과 호평을 받는 것에 자랑스러움을 느끼는 듯했다.
평단의 호평에 이어 일반 관객의 호평까지 쏟아지자, 은 매진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상영관도 개봉 첫날 잡혀있던 것보다 점차 그 수가 늘어나고 있었다.
이 같은 추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북미와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 모든 것이 스튜디오 까날 쁠뤼의 다음 오픈 작품인 에게도 희소식이었다.
영화 의 수익은, 당장 드라마 의 홍보 비용으로 순환되어 쓰일 것이기 때문이다.
“홍보 일정은 넉넉하게 돌 수 있겠네.”
때문에 래원에게는 이중으로 희소식이었다.
* * *
연말의 연장선 같은 느낌으로 새해가 밝았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의 선전으로 래미에게 쏠린 관심이 연말은 물론 연초에도 래원에게 까지 이어졌으며,
래원이 작년 거의 1년을 꼬박 투자한 드라마 가 이제 한 달 후면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나기 때문이다.
도통 새해 기분이 나지 않던 래원이 그래도 금방 새해답게 리프래쉬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이사 덕분이었다.
“우와아아아아!!!”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고,
이삿짐이 들어오기 전날 밤,
래원은 래미와 함께 새 집에 들어갔더랬다.
“봄 되면 더 이쁘겠다!”
서울숲이 한가득 내려다보이는 거실에 서서 래미가 소리쳤다.
“남향이라 낮에 볕도 엄청 잘 들어.”
래원이 흡족한 얼굴로 거들었다.
다음으로 래미를 데리고 가서 보여준 곳은,
“여기가 네 연습 방이야, 도래미.”
사방은 물론 바닥과 천장까지 단단하게 방음 시공이 된 방이었다.
뿐만 아니라 한쪽 벽면에는 거울을 가득 붙였다.
“여기서 너 원하는 거 다 할 수 있어. 연기 연습, 노래 연습, 춤 연습.”
래미는 자신의 전용 연습실을 둘러보며 감격한 듯 보였다.
오히려 방금 전까지 소리 지르며 방방 뛰던 것과 달리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가,
와락——
래원에게 안기는 래미.
“고마워, 오빠!”
두 남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래미는 어릴 때 같이 살던 지하 월세방 생각에,
래원은 전생에 힘들게 살던 래미가 떠올라서⋯.
남매는 서로 몰래 눈물을 훔치고는 씨익 웃으며 다른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화장실 2개니까 따로 쓰면 되겠다!”
변기 뚜껑 올리고 내리는 것으로 다시 싸울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안방 화장실 대박! 한강뷰야, 오빠!”
탁 트인 화장실 유리창 너머로, 한강의 야경이 가득 보였다.
성수대교가 환한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좋지? 이 화장실 네가 쓸래?”
“아니. 오빠가 안방 쓰고, 여기도 오빠가 써야지. 촬영 잘 안 풀릴 때, 한강 쳐다보고 반신욕 하면서 와인 한잔하면 좋겠다! 그치?”
래미의 목소리는 잔뜩 상기되어 있었다.
다음은 래미의 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에 책장, 이쪽에 침대, 반대편에 옷장. 여기에 테이블. 저쪽 구석에 화장대⋯ 놓으면 딱 맞겠어!”
래미가 방안을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다가 신이 난 얼굴로 설명을 이었다.
“알았어. 그려주면, 내일 이삿짐센터 사장님께 말씀드릴게.”
내일도 래미는 연습 일정이 타이트하게 잡혀있었다.
브라이트 걸스 새 앨범 준비가 한창이었다.
“오빠, 나 내일 연습 저녁 전에 끝나니까, 짜장면 먹자!”
“그러자, 이삿날에는 짜장면이지.”
“근처에 짜장면이랑 찹쌀 탕수육 완전 맛있는 집 있어. 내가 연습생 때부터 이 동네 꿰고 있잖아.”
래원과 래미는 다시 거실로 나와 지금의 이 공간에 두 사람의 살림살이가 들어설 것을 상상해보았다.
이 집에서 이뤄낼 새로운 목표와 꿈도 함께 떠올리면서.
“춥다. 이제 가자.”
래원은 내일 이사를 위해 난방을 가동시키며 집을 나섰다.
* * *
오늘은 새해 되고 처음으로 팀이 한데 모였다.
아직 팀이라고 해봤자 조촐한 인원이 전부였다.
래원을 필두로 조민시 작가, 이선필 본부장, 강채령 대표, 안정원 실장, 그리고 소기중 배우까지 모두 6명이었으니까.
스튜디오 다이아의 회의실에 들어서며 서로들 새해 인사를 나누었다.
“경훈 감독님 스케줄 조정 완료되셨다고 합니다. 합류 의사 밝혀주셨으니 며칠 안에 계약서 작성하려고 합니다.”
시작은 안정원 실장의 브리핑이었고,
“저는 이번주 내로 경훈 감독님 따로 만나서 조명팀, 그립팀, 세트팀 같이 논의해보겠습니다. 이달 안에 금방 꾸릴 수 있을 겁니다.”
래원이 프리프러덕션의 진행을 알렸다.
“그럼 이제 캐스팅가면 되겠네요?”
이선필이 묻자,
래원이 빠르게 본론을 꺼냈다.
“네, 여주 [현아] 캐스팅만 우리 선에서 완료하고, 조연이랑 나머지는 캐스팅 디렉터랑 진행하면 프러덕션 일정은 무리 없이 맞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 에서 여자 주인공 [현아] 캐스팅의 중요성은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공감하고 있었고,
오늘 회동의 목적이 이것임을 다들 알고 나왔다.
심지어 남자 주인공 [은우] 역의 소기중 역시 자기보다 여주 캐스팅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각자 생각하고 계신 배우분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래원이 안정원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보내자 그녀가 판을 깔아주었다.
“돌아가면서 의견 주시죠. 저는 전현지 배우를 떠올렸습니다.”
앞장서서 자신의 생각을 뱉은 래원.
전현지는, 국내 탑 배우 중 하나이자,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고 있는 윤지민 선수의 비공식 애인이었다.
[현아] 캐릭터에 어울리는 스타성을 갖춘 인물로,래원과는 일전에 런던에서의 인연이 있어 캐스팅이 수월할 것 같다는 판단이 섰더랬다.
“전현지 배우도 괜찮겠네요.”
강채령이 거들었다.
하지만 모두의 반응과 표정은 래원이 생각했던 것보다 뜨뜻미지근했다.
‘뭐지? 전현지 정도면 0순위 아닌가?’
전생을 떠올려봐도 안전하고 무난한 캐스팅이었다.
그러나 가타부타 말이 없는 다른 사람들.
“더 열어두고 이야기해보죠. 다른 분들이 생각하셨던 배우도 공유해주세요.”
래원이 이렇게 말하자,
“탑스타에 어울리면서도, 너무 뻔하지 않은 캐스팅이면 좋을 것 같네요.”
“저도요. 전현지도 나쁘지는 않은데⋯. 조금 더 나이가 어려도 좋을 것 같고요. [현아] 캐릭터가 당돌한 이미지도 있으니까요.”
다들 기다렸다는 듯이, 핵심은 피하면서도 의견을 냈고, 생각해둔 배우가 확실히 있는 것 같은 얼굴들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저 사실⋯.”
먼저 입을 연 것은 남주 [은우] 역의 배우 소기중이었다.
“어제 시나리오를 처음부터 다시 읽는데 배우 한 분이 확 떠오르더라고요⋯.”
“누구요?”
소기중이 래원을 살피며 잠시 뜸을 들이다가 답했다.
“⋯ 도래미 배우요.”
이 말에 가장 놀란 것은 래원 뿐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 반가운 표정이 되었으니까.
다들 소기중과 도래원을 번갈아 쳐다보며 반응을 살폈다.
K드라마 천재로 회귀했다! 199화 – 리디북스
“⋯ 래미요? 래미를 [현아]로 캐스팅하자고요?”
래원이 두 눈을 끔벅이며 소기중에게 되물었다.
“저도 래미 씨라면 찬성이에요. 에서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이제 아이돌 출신 배우가 아니라, 배우이자 아이돌 가수로 보이더라고요.”
강채령이 거들었다.
아까 전현지를 찬성하던 때보다 자기 생각까지 덧붙이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줄곧 가만히 듣고 있었던 조민시 작가도 입을 열었다.
“브라이트 걸스로 스타성도 갖추고, 발랄한 이미지에 아이돌 같은 면모도 있어서, [현아] 캐릭터의 ‘빛’을 드러내기 좋은 배우겠네요.”
수긍이 가는 의견이었다.
이선필도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좋네요. 대중들에게 각인된 도래미의 밝은 이미지를 역으로 이용하는 거죠! [현아]의 일기장에 드러난 어둠을 대비되게 보여주기에 효과적인 캐스팅일 거 같은데요?”
래원은 어안이 벙벙했다.
‘내 작품 주연을 래미가 한다고⋯?’
래원의 드라마에 래미가 단역에나 조연으로 출연한 적은 있었으나 주연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았으나 래원의 안에 자연스럽게 자리한 불문율 같은 것이었다.
“래원 감독님이 주저하시는 이유를 모르지는 않는데요⋯. 그래도 감독님 친동생이라는 이유로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배우예요.”
래원의 고민을 읽었는지 강채령이 힘주어 말했다.
이에 래원은 팀원들의 얼굴을 빙 둘러보았다.
정말로 모두들 찬성하는 눈치였다.
래원은 곰곰이 따져보았다.
대중들에게 래미의 이미지가 좋고,
연기력도 이제는 나무랄 데가 없다.
앞으로 더 성장하리라는 기대감 또한 있다.
[현아] 배역과 이미지도 맞았다.스케줄은⋯ 브라이트 걸스 신곡 활동이 끝나는 대로 촬영에 들어가도 되니, 큰 문제는 없으나 래미의 체력이 걱정되기는 했다.
래원의 머릿속에 계속해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으나,
“일단은, 래미의 의사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