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reverted to being a K-drama genius RAW novel - Chapter 86
‘어쩜 이렇게 내 예상에서 벗어나질 않냐? 이 국장님은 예나 지금이나 이 호프집 너무 좋아하시네. 용마루는 레퍼토리가 변하질 않고.’
래원은 씨익 웃으며, 잔 바닥에 남은 맥주를 한입에 털어 넣었다.
‘근데 어째? 난 가만히 앉아서 당할 생각이 없는데? 세 분, 내가 아주 재밌게 해드릴게. 기대들 하시라.’
K드라마 천재로 회귀했다! 84화 – 리디북스
* * *
[ 전 세계 누적 조회 수 30억 뷰에 빛나는 웹툰 , 11월 안방극장에서 만난다! ]ㄴ 이거 카더라다 아니다 말 많았잖아ㅋ 월미도88이 판권 팔았나 보네?
ㄴ 기대된다! 함현우, 원준혁 귀환 실화냐?
ㄴㄴ 나 고딩 때 함현우랑 결혼하는 게 목표였는데ㅋㅋ
ㄴ 함현우/원준혁/우종세 미중년 케미 못 보는 사람 없게 해주세요ㅠㅠ!!
이제 드라마 방영을 두 달 가량 앞두고 홍보팀 일정이 가동됐다.
드라마 포스터와 캐릭터 프로필이 릴리즈 되었고, 30초 티저 영상과 OST 대표곡도 공개된 것이다.
이날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는 10위까지 관련으로 도배가 되었다.
1위. 소년은 철들지 않는다
2위. 월미도88 판권
3위. 함현우 과거 잠적 이유
4위. 엄스카이 분량
5위. 원준혁 20대 시절
6위. 류소현 공황장애
7위. 도래원
8위. 차여름 차가을
9위. 도래미
10위. 노노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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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포털 기사도 잔뜩 쏟아졌다.
[ 만찢남X만찢녀 – ‘소년은 철들지 않는다’ 3男3女 캐릭터 화보 전격 공개! ]ㄴ 엄스카이 몸매 킹정ㅜㅜ 누님 존예ㅜㅜ
ㄴ 류소현은 너무 깡말라서 별로였는데 살 좀 찌니까 훨씬 보기 좋네?
ㄴ 원작은 여캐 비중 적은데 엄스카이, 류소현 정도가 한 거 보면 분량 각색 했을라나?
ㄴ 원준혁+엄하늘 케미 기대돼! 이 커플 내가 민다!
[ 원더빅이 내놓은 美친 음색 ] [ 괴물 신예 ‘노노카’가 부른 ‘소년은 철들지 않는다 OST’ ]ㄴ 초면인데 음색 쩌시네요!
ㄴ 저 작은 체구로 성량 무엇?
ㄴ 데뷔 전에 OST로 먼저 간 보는 건가?
ㄴ 생긴 건 완전 한국인이네ㅋ
ㄴ 노래도 좋고! 음색도 좋고! 얼굴도 좋고! 여기가 OST 맛집인가여?
대중들의 반응과 기대는 뜨거웠다.
* * *
SBC의 종합 편집실.
“디졸브, 음악 프레임 인.”
래원은 유찬과 함께 파인 컷팅(Fine Cutting) 중이었다.
지이이이이잉——
[ 황태수 선배 ]래원은 조금 전에도 황태수에게 온 전화를 넘겼기 때문에 이번에는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찬아, 10분만 쉬자.”
이에 유찬이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났고,
래원도 곧바로 기지개를 켜며 전화를 받았다.
“네, 선배.”
– 야,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냐?
“저 종편실이었어요.”
– 그래? ··· 암튼, 내가 톡으로 하반기랑 내년 초에 있는 국제 TV 페스티벌 일정 몇 개 보냈으니까, 내봐라.
“확인해볼게요, 감사해요. 근데 이번에는 선배가 몰래 지원하시고 통보하는 거 안 하시네요?”
– 그러지 말라더라. 이제 너가 그럴 군번은 아니라고.
“누가요?”
– 있어. 어떤 높은 분.
“아쉽네요. 그때 나름 서프라이즈라 재밌었는데···.”
– 재밌긴. 암튼 보고 일정 맞춰서 찬이한테 시키든 해서 내봐.
“네. 알겠습니다.”
– 그리고 너, 진짜 예능 나가볼 생각 없냐? 그 인물 뒀다가 얻다 써! 편집실에만 처박혀 있지 말고 카메라 나들이도 하고 그러자. 드라마를 위해서!”
“드라마를 위해서···.”
어쩐 일인지 래원은 저번처럼 ‘드라마를 위해서, 그 시간에 편집이나 더 잘하는 게 시청률에 도움 될 거 같은데요?’라고 반박하지 않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황태수는 뭔가 먹혀들어 갔다는 느낌에 기대를 품으며 래원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할게요. 예능.”
– 그래! 이제 말귀를 좀 알아듣네, 도래원!
“김우태 PD님이랑 가온이 하는 나갈게요.”
– 김우태? 좋네. 걔는 내 전화 한 통이면 된다.
“잘됐네요. 10월 말에 촬영하고 11월에 방영되는 일정으로 부탁드릴게요, 선배.”
– 그래! 내 부탁이면 일정도 맞춰줄 거다. 이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넌 편집이나 마저 해라.
래원은 전화를 끊고 다시 편집기 앞에 앉았다.
보통 예능국의 황금 편성은 일요일 저녁 5-6시 시간대였다.
SBC에서는 ‘용마루’의 가 해당 편성을 받고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다음 피크 시간대는 일요일 밤 9-10시 편성으로, SBC는 이 자리에 ‘가온’의 를 꽂아서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켰다.
대한민국 국민 MC의 양대 산맥
‘용마루’와 ‘가온’.
대한민국 스타 PD의 양대 산맥
라준석PD와 김우태PD.
이것이 바로 래원이 를 택한 이유였다.
용마루와 이 국장, 문 부장이 파놓은 덫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이제 10월 초중순 일정만 채우면 된다.’
* * *
“형, 이번 국제 TV 페스티벌 일정 정리해봤는데, 일단 에미상(Emmy Awards) 이건 무조건 넣어야 돼.”
드라마국 래원의 책상 바로 옆에 자리한 유찬이 고개를 내밀고 말했다.
“무조건? 왜 무조건이야?”
“내가 LA에 가고 싶으니까.”
“LA? 크하하, 뭐냐? 누가 너 데려간대?”
“내가 ‘시간을 돌리는 사물함’ 조연출이었고, 지금도 형의 B팀 감독이잖아. 같이 갈 이유 충분하지. 형을 옆에서 보필해야 하니까!”
“말은 청산유수지···.”
북미 영화계에 오스카상이 있다면 TV 방송계에는 에미상이 있었다.
에미상은 캐나다의 밴프 록키 상, 모나코 몬테카를로 페스티벌과 더불어 국제 3대 TV 어워즈로 불리기도 한다.
미국 TV 과학기술 아카데미(The Academy of Television Arts & Sciences)의 주최로 TV 드라마를 비롯하여 스포츠, 뉴스, 다큐멘터리, 방송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시상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방송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릴 만큼 위상이 드높았다.
보통 9월 말에서 10월 초에 미국 LA에서 열리는데,
올해 제74회 에미상은 10월 중순으로 일정이 잡혀있다는 게 래원에게는 중요한 포인트였다.
“에미상은 신경 써서 넣어보고, 나머지는 ‘소년은 철들지 않는다’ 일정에 방해 안 되는 것만 넣어봐.”
“어. 그리고 월미도88 작가님이랑 세르지오 보욜라한테 1-4부 편집본 보냈어.”
“수고했다. 따로 문자 연락도 넣었지?”
“그럼.”
“이제 내가 안 시켜도 일 처리 꽤 한다, 유찬?”
“내가 형한테 붙어서 방송국 밥 먹은 지 햇수로 3년이다! 나도 3년간 열심히 살았다고.”
래원과 유찬은 서로를 보며 피식 웃었다.
“떨리지, 형?”
“어?”
“월미도88 작가님이랑 세르지오 보욜라한테 보낸 거. 떨리냐고.”
“··· 안 떨린다면 거짓말이지.”
원래 월미도88은 다시는 영상화 판권을 팔지 않겠다던 사람이었다.
래원은 끝내 그를 설득해서 판권을 따내며
‘자신 있습니다. 끝내주게 만들어 보겠습니다!’ 라고 호언장담했고,
이제 그 약속을 지켰음을 증명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세르지오 보욜라는, 죽기 전에 래원의 드라마를 보고 싶다며 하루라도 더 살기 위해서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
래원의 드라마가 보욜라의 인생, 마지막 드라마일 것이다.
유찬 역시 래원이 지고 있는 이 같은 무게를 잘 알기에 말없이 래원의 등을 두드려줄 뿐이었다.
“파일 망가진 건 없나 내가 한 번 더 꼼꼼히 점검했어. 형은 엄청나게 잘 찍었으니까, 어깨 펴고 좋은 소식 기다려보자!”
래원이 유찬을 보자 그가 눈을 빛내며 웃었다.
래원은 그 모습 위로, 지난 생의 마지막 족발집에서 자신을 격려하며 보여줬던 유찬의 눈빛을 떠올렸다.
* * *
SBC 예능국.
[솔직하게 말해봐!] 푯말이 붙어있는 회의실.화이트보드 앞에 용마루와 구성작가
그리고 메인 연출을 맡은 라준석PD.
셋이 머리를 싸매고 앉아 있었다.
“마루 형, 도래원 그 감독은 포기하고 가을 일정은 다른 섭외처를 찾아보죠?”
“안 된다니까!”
라준석 PD의 제안에 용마루가 버럭 호통을 치더니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가온한테 갔다 그거지···?”
용마루는 사내 경쟁 프로그램 [우리 집에 왜 왔니?]의 11월 게스트 섭외 소식에 화가 단단히 난 상태였다.
“가온이랑 김우태가 11월에 섭외했으면, 우린 10월이나 12월에 하면 되지. 못 할 거 있나? 같은 게스트로 우리가 더 재밌게 만들면 되잖아. 안 그래, 라 피디?”
“아, 형···. 12월은 안 돼요. 한 달 내내 연말 특집으로, 3대 기획사들 아이돌 섭외 끝나서 스케줄 다 맞춰놨고, 거기도 연말에 바쁜 일정들 다 조정해서 우리한테 맞춰준 거라···. 번복은 상도가 아니에요.”
“10월 1,2주는 9월이랑 연계된 구성이라 건들 수가 없어요, 오빠.”
용마루가 떼쓰다시피 하자, 라준석PD와 구성작가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10월 3, 4주는 가능한 거네?
“형, 그렇게까지 도래원 PD를 섭외해야겠어요?”
“어. 해야 해. 무조건 해야 돼!”
용마루는 드라마국 이 국장과 문 부장에게 호언장담했던 것을 떠올리며 이를 악물었다.
라준석 PD가 스케줄표를 다시 살폈다.
“10월 3, 4주 방영분은 10월 초에 촬영하는데, 응해줄까요? 그 드라마 11월 방영이라면서요? 그럼 10월에 그 피디도 한창 편집실에서 통조림 되어 있을 텐데···.”
“아니, 왜 못 해? 우리가 우리 좋자고 섭외하는 것도··· 물론 있지만. 걔네 드라마 띄워주려고 하자는 건데?”
“그야, 그런데···. 피디 사정은 피디가 알거든요. 방영 앞두고 편집하기도 바빠 죽겠는데, 오라 가라 하면 그렇게 짜증 날 수가 없어요.”
“··· 연락이나 해보지 뭐.”
아무도 용마루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그는 곧장 도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모르는 번호라 그런지 도래원의 전화 받는 목소리가 조심스러웠다.
– 여보세요?
“아, 안녕하세요. 종전에 인사드렸던 용마루입니다.”
– 아아, 안녕하세요. 이렇게 전화를 직접 주시고, 무슨 일로···.
“저희 재밌게 보셨다고 그때 그러셔서, 감독님 모시고 드라마 이야기도 하고 백상 소감도 듣고 하려고 하거든요.”
– 아아, 불러주시면 저야 감사하죠!
래원의 상기된 목소리에,
용마루는 ‘너 잘 걸렸다!’ 하는 심정이 되어 더욱 적극적으로 섭외를 피력했다.
– 아아, 근데 10월이면 제가 해외 일정이 있을 수도 있어서 확답을 못 드리겠네요···.
“해외.. 일정이요?”
– 네, 아직은 대외비라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는데, 이 일정 픽스되기 전에 다른 일을 잡는 건 무리일 듯합니다.
“아···. 그..그게 언제 결정 나죠?”
– 다음 주에는 확답 드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럼··· 할 수 없죠. 네, 일정 나오는 대로 연락 주십시오! 저희는 도 감독님 섭외되는 거로 기다리면서 일단 공석으로 두겠습니다.”
– 네, 스케줄 픽스되는 대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은 용마루는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빴다.
도래원은 분명 예의 있는 태도로 일관했으나, 이유 없이 짜증이 나는 용마루였다.
* * *
끼룩- 끼루욱-
끼룩끼룩-
인천 월미도의 외곽.
바닷가 앞에 세워진 어느 허르스름한 활어횟집.
관광객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월미도 지역 주민들로 단골 장사를 하는 이곳에서,
래원과 월미도88이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래원이 활어회 한 젓가락 가득에 초고추장을 푹 찍어서 입에 넣자 입안 가득히 바다가 느껴졌다.
“캬, 이 맛이죠! 월미도의 맛!”
래원의 반응에 월미도88이 너털웃음을 지으며 잔을 부딪쳤다.
래원은 지난 삶에서도 월미도88과 이곳에 와본 적이 있었다.
그때는 하인혁의 조연출 신분이었고,
지금은 본인 이름을 건 미니시리즈 드라마의 메인 연출이다.
그때 래원은 결국 월미도88의 원작 계약을 따내지 못했지만,
지금은 월미도88이 자신의 작품을 믿고 맡기는 유일무이한 감독이 되었다.
쏴아아—
저 멀리서 바닷물이 일렁이는 소리가 상쾌하게 들려왔고,
바닷바람에 래원의 머리칼이 시원하게 흩날렸다.
“보내 주신 1-4부 재밌게 봤습니다.”
“하하. 작가님의 원작이 워낙 출중하니 재미가 없을 수 없죠.”
“원작에 대한 존중이 느껴져서 감사했습니다.”
“제가 약속드렸으니까요. 작가님의 원작, 최대한 지켜드리기로.”
월미도88이 씨익 웃으며 래원의 빈 소주잔을 채워주었다.
둘은 슬쩍 잔을 부딪친 후 원샷으로 넘겼다.
“각색하신 거 중에 피렌체의 가죽 공방 부분이 너무 좋았어요.”
“아, 그 시퀀스는 운이 좋았죠. 실제 가죽 장인이 작가님 원작을 좋게 보셨던 거 같아요.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제가 말씀 드렸었나요? [현수]가 저희 돌아가신 아부지 모티프로 만든 캐릭터라고?”
“아, 네···. ”
래원은 처음 듣는 듯 반응했지만
사실 지난 삶을 통해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이번 드라마를 만들 때 염두에 뒀던 부분이기도 했다.
“저희 아부지가 구두 만드시는 분이셨거든요. 그 ‘보욜라’라는 분 눈빛과 손길에서 장인 정신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다행이네요. 작가님이 좋아해 주셔서.”
“그래서 보욜라 나올 때 유독 아부지 생각이 많이 났어요. 덕분에 [현수] 캐릭터가 원작보다 훨씬 풍성해진 것도 좋았고요. 시청자들 반응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