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 special! Dungeon Master RAW novel - Chapter 33
33
스틸호크 자작이 게펜성을 나서서 진군을 시작한 것은 게펜성을 차지하고 나흘이 지난 시점이었다.
급박한 상황이라고는 해도, 충분한 휴식 없이 강행군을 고집했다가는 탈영 이전에 병사들이 집단으로 탈진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흘이나 쉰 덕분인지, 죽을상을 하고 있던 병사들의 얼굴이 그나마 사람다워져 있었고, 추가로 합류한 병력과 게펜성에서 급히 징집한 인원까지 더하니 처음보다 병력이 더 늘어났다.
다음 목표는 세렌힐 관문.
평균적인 행군 속도를 유지한다고 할 때, 세렌힐 숲을 피해 간다면 나흘, 가로질러 간다면 하루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였다.
자작은 시간이 지체된 만큼, 조금 험한 길이긴 하지만 세렌힐 숲을 가로지르는 길을 택했다.
혹시 모를 매복의 위험에 대비해 과도할 만큼의 정찰대를 보내면서까지 말이다.
아직 해가 떠 있는데도 세렌힐 숲은 울창한 나무들 때문에 그런지 어둑어둑했다.
나는 천천히 말을 몰면서 병사들을 인솔하고 있었다.
평소라면 레온이 도맡아 했을 일이지만, 한눈에 병사들의 상태를 파악하기 힘든 숲속으로 들어오면서 반씩 나눠서 맡기로 한 것이다.
물론 레온의 의견은 아니고, 자작의 명령이었다.
지휘가 가능한 인원을 최대한 넓게 퍼뜨려서 병사들을 이끌라는.
나는 구석에 띄워 놓은 구구콘의 시야를 틈틈이 확인했다.
구구콘은 지금도 열심히 숲 상공을 날아다니며 시야를 전송하고 있는 칼날이빨 비둘기에게 내가 붙여 준 이름이었다.
무려 내 첫 정예 몬스터인 만큼, 손수 이름을 지어 준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그림자 마수를 정예 몬스터로 업그레이드하고 싶었지만,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포인트가 90만이나 돼서 보류한 상태였다.
게펜성에서 쌓은 포인트 덕에 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당장 거기에 대량의 포인트를 소모하기엔 부담스러운 시기다.
음, 그런데 별로 도움이 되질 않는데…….
숲이 우거진 만큼 구구콘의 시야에는 별다른 정보가 담기질 못하고 있었다.
“음?”
그때 구구콘의 눈에 특이사항이 비추어졌다.
숲 한가운데 갑자기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잠깐 시간이 지나서야 나는 그것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잠시 검은 연기를 뿜던 곳에서 커다란 불길이 솟아오른 것이다.
그리고 그 불길은 마치 뱀처럼 길쭉하게 숲에 퍼져 나가고 있었다.
“왜 그러십니까?”
다급한 내 외침을 들었는지, 뒤쪽에서 병사들을 관리하던 백인장이 달려와 묻는다.
“화공이다! 병사들이 동요하지 않게 빨리 준비해!”
“화, 화공이라니요?”
백인장이라고는 해도, 에슬란테 영지의 사병인 그도 결국 오합지졸 중 하나.
화공이라는 내 말에 놀라 말을 더듬는 것을 보니, 병사들의 동요를 막기는 것은 애초에 글러 먹은 바람인 듯싶다.
“불길에 대비해라! 단순한 불길일 뿐이야. 이런 때는 당황하고 동요하는 놈부터 죽어 나간다. 살고 싶으면 침착하게 내 명령을 기다려.”
나는 아예 뒤로 돌아서 병사들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동요하지 말라고 했더니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시장 한복판처럼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젠장.
지그재그를 그리며 무서운 속도로 다가온 불길이 드디어 내가 있는 곳까지 도달했다.
비명과 함께 레온이 이끌던 병사들의 후미가 불길로 갈 길을 잃었다.
그리고 그 불길은 내가 맡은 병사들의 중간을 돌파하며 길을 끊어 놨다.
주변이 불길에 뒤덮임과 동시에 뜨거운 열기가 덮쳐 오고, 순식간에 시야가 제한됐다.
불이 났는데 더 어두워진 느낌이 들 정도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겨울이 지나서 숲이 완전히 건조하지는 않다는 것 정도.
마법이나 기름으로 미리 불길을 만들어 놔서 빠르게 불길이 일어나긴 했지만, 그 불이 번지는 속도는 그다지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에 이러고 있으면 결국 나까지 위험한 상황.
나는 가장 불길이 약해 보이는 곳을 찾았다.
하지만 온통 불길과 연기로 뒤덮여서 육안으로는 구분을 할 수가 없다.
아!
나는 급히 구구콘의 시야를 확인했다.
정면이나 후방은 이미 걷잡기 힘들 정도로 불길이 굵어진 상태고…….
그나마 불길을 뚫어 볼 만큼 약한 건 우측뿐인가.
“지랄들 그만하고 살고 싶으면 내 뒤나 따라와!”
나는 공황상태에 빠져서 온갖 추태를 부리는 병사들을 바라보며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내 고함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그런데 회의적인 생각과는 달리 의외로 내 고함은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모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단 병사를 닦달해야 할 짬밥 좀 먹은 병사들을 제정신으로 돌리는 수준은 됐다.
“큽……!”
“히히히힝!”
나는 병사들이 따라붙는 것을 확인하고, 오른쪽으로 기수를 돌리는 순간 하마터면 바닥과 진하게 키스를 할 뻔했다.
타고 있던 말이 갑작스레 튄 불똥에 놀라 발광을 한 것이다.
다행히 몰라보게 강화된 신체 능력과 반사 신경, 그리고 염동력까지 동원한 끝에 부상 없이 착지하긴 했지만, 정작 말의 발목이 부러졌다.
“진짜 가지가지 하는군. 타 죽는 것보다는 나을 거다.”
급격히 짜증이 치솟아 올랐지만, 그렇다고 마냥 말을 탓할 수도 없는 일.
나는 쓰러진 말의 목을 베어서 고통을 덜어 주고, 내 발로 직접 달리기 시작했다.
염동력 레벨이 3이 되긴 했지만, 아직 형체가 없는 것에는 염을 집중하기가 힘들었기에, 염동력으로 불을 몰아내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불타고 있는 물건을 치우거나 불을 끌 무언가를 움직이는 것은 가능했다.
나는 발로 바닥을 강하게 구르며 지금 낼 수 있는 최대 출력으로 땅을 뒤집었다.
커다란 거목을 쓰러뜨리거나 뽑지는 못해도 흙바닥을 헤집는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었고, 효과는 바로 증명됐다.
처음에는 흙과 함께 공중으로 튀어 오른 불이 마치 폭발하는 것처럼 비산하는 바람에 역효과인가 싶었지만, 대량의 흙이 길목이 뒤덮으면서 일시적으로 불길이 잦아든다.
“우와아악……! 어어……? 우와아아아!”
정말 드라마틱하게도 변하는군.
불길이 치솟는 순간에는 비명이던 것이 5초도 지나지 않아 환호로 바뀌다니.
일단 효과가 있는 것이 증명됐으니, 이런 식으로 길을 뚫어야겠다.
나는 계속해서 진각을 밟아 바닥을 뒤집어 가며 길을 만들면서 화염을 뚫고 나왔다.
퍼엉!
그렇게 얼마나 걸렸을까.
폭발에 가까운 흙더미가 치솟아 오르고, 항상 그 앞을 뒤덮고 있던 불길 대신에 시원하게 흐르는 개울가가 나왔다.
구구콘의 눈으로는 확인하지 못했는데, 우측의 불길이 더 이상 굵어지지 않은 이유가 이것이었나 보다.
“살았어, 살았다고!”
나를 따라온 병사들이 속도 없이 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중에는 얼마나 기쁜지 눈물을 흘리는 놈들도 있었다.
그게 기쁨의 눈물인지, 아니면 연기 때문에 흘러나온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직 안심하긴 일러. 본대에서 멀어지더라도 일단 안전거리는 확보한 후에 생각한다. 모두 움직여.”
나는 아직도 콜록거리는 병사들을 닦달했다.
어쩔 수 없이 안전거리를 확보하긴 해야겠지만, 계속해서 불길한 생각이 든다.
화공 그 자체로 우리를 죽이려는 1차적 목적 외에도 다른 노골적인 꿍꿍이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 * *
“하아… X 같네.”
웬만하면 험한 말을 줄이려고 하는데도, 입에서는 나도 모르게 욕설이 흘러나왔다.
얼굴에 온통 검댕이가 묻어 있는 병사들이 망연자실하게 주저앉아 있는 모습은 영락없는 패잔병의 모습이었고, 행군 루트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곳에서 고립된 신세는 낙동강 오리 알이 따로 없었다.
구구콘을 이용해서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려 했지만, 낮에도 시야 확보가 힘들었는데 해도 저물고 검은 연기에 뒤덮인 것을 위에서 내려다본들 제대로 된 정찰이 될 리가 없었다.
그나마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한 비 덕분에 더 이상 불이 번지지 않고 천천히 그 위세를 잃어 가고 있는 것만이 유일한 희소식이었다.
“58명…….”
내가 맡은 병사가 100명이 조금 넘었는데, 날 따라온 병사들의 수를 세어 보니 겨우 절반 정도의 숫자였다.
나머지는 갈라지고 흩어졌거나 그게 아니면 죽었거나.
상황은 최악이지만, 가만히 있어서 해결될 일도 아니었다.
일단은 행동을 해야 한다.
나는 여전히 정신을 차릴 생각을 안 하는 병사들에게 걸어가서 큰 소리로 외쳤다.
“주목! 지금 상황이 아주 거지같이 꼬였다는 건 눈이랑 머리가 있으면 알 거라고 생각한다. 강제로 징집돼 온 입장에선 억울하기 그지없겠지만, 너희들은 다른 놈들보다는 운이 좋다는 건 확실하다.”
내 말을 듣던 병사들의 얼굴에 바로 반감이 떠오른다.
하지만 나는 그에 굴하지 않고 할 말을 이어 갔다.
“그런 표정이 나오는 것도 이해는 가지만, 너희보다 운이 안 좋은 놈들은 이미 첫 전투 때 죽거나 병신이 됐고, 방금 전에도 불에 타 죽은 병사도 한둘이 아니다. 너희들은 그 위기에서 살아남았고, 결정적으로 나와 함께 있게 됐지. 이게 가장 운이 좋은 점이다.”
병사들은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하는 표정을 숨기지도 않고 드러냈다.
“물론 살아남을 확률이 올랐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잘만 따라와서 이 위기를 극복하면 내 사비를 들여서라도 일인당 10골드씩 주도록 하겠다.”
“저, 정말이십니까?”
병사들 중 하나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묻는다.
살아남을 확률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인데도, 평민들 입장에서는 평생에 한 번이라도 쥐어 볼 수 없는 거금이 거론되자, 숨길 수 없는 욕심이 목소리에 묻어났다.
귀족들에게는 푼돈이어도 평민들에게는 인생이 변할 수도 있는 금액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물론이다. 너희들 모두가 살아남아서 나간다고 해도 겨우 580골드.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지. 대신, 나는 걸림돌이 되는 놈은 가차 없이 버리고 갈 거다. 도움은커녕 방해가 되는 병사까지 안고 갈 정도로 너그럽지도 못하고, 여유도 없으니까. 알아들었으면 당장 일어나서 할 일을 찾아. 백인장, 이름이 뭐지?”
“모, 모리스입니다.”
“좋아, 모리스, 지금부터 내가 정보를 모으는 동안 병력을 2개조로 나눈 후에 번갈아 가면서 철저히 경계하도록. 너는 징집병도 아니야. 이럴 때 제 역할을 하라고 급료를 받던 것 아닌가? 당장 넋 놓은 표정부터 집어치워.”
“예, 옛!”
나보다 한참 나이가 많아 보이는 모리스가 부동자세를 취하며 대답한다.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병사들의 표정은 방금 전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게펜성 전투에서 보인 내 활약에 대한 신뢰, 살아만 남으면 거금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희망, 그리고 얼마나 보탬이 됐을지 모르지만 패배를 안 지휘관 특성의 효과 등이 합쳐진 결과물이었다.
다시금 그림자 마수를 불러내고 있으려니 문득 내가 어지간히도 이 녀석을 부려먹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가진 것들 중에서 가장 편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구구콘이 보내오는 화면 옆에 그림자 마수의 시야를 띄웠다.
일단 가장 먼저 훑어야 할 곳은 역시 사건의 발단지.
비가 내리고 있음에도 아직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불은 구구콘의 시야에도 적나라하게 잡혔고, 그것은 곧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줬다.
상당히 먼 거리를 이동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림자 마수의 이동 속도로는 순식간에 도달할 정도의 거리였다.
불길의 경계선이 됐던 개울가를 넘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심한 화상을 입고 쓰러져 비를 맞고 있는 시체들이 발견됐다.
그래도 그 숫자가 생각한 것보다 많지 않다.
이동 중이던 병력의 밀도를 생각할 때, 사망자는 1할 이하라고 봐도 될 것 같은 수준.
중간부터 내린 비의 덕을 톡톡히 봤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나는 그 예상을 얼마 가지 않아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길게 늘어서 있던 행군 대열을 수색하자 나처럼 탈출에 성공한 그룹이 있는 반면, 반수 이상, 심하면 대부분의 병력이 죽은 그룹도 있었다.
그리고 행군 대열 가장 뒤쪽에 위치한 시체들을 보고 멈춰 섰다.
이건 아무리 봐도 타 죽은 시체들이 아니다.
물론 불에 타서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지만, 불에 타 죽은 시체들이 사지가 잘려 있는 것은 위화감이 너무 심하다.
음, 화상을 거의 입지 않은 시체도 눈에 띈다.
아마 앞쪽의 소란과 무서운 속도로 다가오는 화염에 공황 상태에 빠진 이들은 갑작스런 습격에 제대로 저항도 하지 못하고 당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놈들은 지금도 숲 곳곳으로 흩어진 왕국군을 사냥하러 돌아다니고 있겠지.
젠장, 구구콘을 이용해서 흩어진 다른 병력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지금으로선 부질없는 바람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이번에도 그림자 마수를 부려먹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직접 할 수는 없으니까.
그렇게 얼마나 찾았을까.
계속해서 시체만 발견하던 차에 드디어 그림자 마수의 감각에 살아 있는 인간들이 걸려들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소란.
[끄아악……!]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피가 뿜어져 나오는 목을 부여잡고 쓰러지는 병사의 모습이었다.
이미 다른 병사들은 모두 바닥에 쓰러져 있는 상태.
어림잡아 20구는 넘는 시체들이다.
그리고 병사들을 죽인 적의 모습이 드러났다.
온몸을 검은색 도료로 위장을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림자 마수의 시야가 아니면 찾기도 힘들 것 같다.
놈들은 내가 생각하는 야만족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다른 야만족과 비슷할 정도로 키는 컸지만, 기괴할 정도로 긴 팔다리와 빼빼 마른 몸을 하고 있다.
기괴한 가면을 쓰고, 사슬낫을 든 놈들의 눈은 하나같이 짐승처럼 붉게 빛나고 있었다.
10명이 조금 넘는 놈들은 쓰러진 병사들에게 일일이 다가가 다시 한번 목을 베어서 혹시 모를 생존자마저 남기지 않고, 다음 사냥감을 찾으러 가려는 듯했다.
여기서 이놈들이라도 처리할까?
전부는 무리라고 해도, 기습을 한다면 3~4명은 죽이고 빠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는 그 계획을 접기로 했다.
여기서 몇 명을 죽이더라도 그림자 마수의 존재를 들키는 게 더 손해다.
숫자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여기 있는 10명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니까.
이렇게까지 대대적인 작전을 짠 놈들이 숲을 빠져나가는 적을 순순히 놓아줄 것 같지는 않고.
그렇다면 제대로 된 전투가 가능한 그룹을 찾는 게 먼저다.
“커억!”
그렇게 생각한 순간, 다시금 비명이 들렸다.
가까운 곳에 생존자가 숨어 있었나?
그런데 비명 소리가 들릴 정도의 거리면 그림자 마수가 기척을 못 느낄 리가 없는데, 별다른 반응이 없다.
그런 의문이 떠오른 순간.
“저, 적습! 적습이다!”
경계를 서고 있던 병사들 사이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이런 씨발, 저쪽이 아니잖아!”
아무리 집중을 했다고 해도 그렇지, 이런 착각을 하다니.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착각에 나도 모르게 육성으로 욕설이 튀어나왔다.
비명은 그림자 마수가 있는 곳이 아니라 이곳에서 들려온 것이었다.
나는 그림자 마수에게 자율적인 수색을 명령하고, 지옥 주머니를 열었다.
아마도 이 밤은 더럽게 피곤하고 지루한 밤이 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