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172)
172화. 두 명의 소드 마스터 (3) 보통이라면 이런 조건이 붙는다면 다들 이렇게 생각하겠지.
‘아? 허가해 줄 마음이 없구나’라고.
다만 카니아는 진심으로 인정을 받기 위해 직접 메넬을 찾아갔다.
그러나 정작 찾아간 메넬은 단호했다.
“그렇기에 저는 쉽게 공주님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는 원래부터가 카니아가 기사단을 설립하던 것을 반대하던 이였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말을 계속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왜 굳이 공주님께서 기사단을 맡으시려는 겁니까?”
“그렇게 치자면 오라버니도 레오닐도 마찬가지인데?”
“제일 님은 차기 국왕으로서의 의무가 있습니다. 레오닐 님도 왕가의사내아이로서의 의무를 다하시는 중이죠. 하지만 공주님께는 굳이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메넬은 담담하게 지적했다.
“공주님의 고집에 휘둘릴 기사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가엾지 않습니까?”
“…….!!”
그 말에 카니아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녀는 지극히 냉정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내 기사단이 왕국 최고의 기사단이 되도록 하겠어. 그러니까 절대 가엾게 생각하지 않아.”
“호오? 그러십니까?”
“응, 그리고 메넬 경도 쉽게 인정해 줄 거라 여기진 않았어. 나도 입아프게 말만 하러 온 것도 아니고.”
카니아는 검을 가져오라 지시했다.
“역시 나랑 겨뤄 줬으면 해. 그리고 내가 이기면 인정해 줘. 그게 약속이잖아? 그럼 그건 지켜야지?”
“……그렇군요.”
메넬은 잠시 침묵하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공주님의 고집이 그렇게 강하시니…… 저로서는 더는 의견을 드릴 수 없군요.”
그리고는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비록 늙은 몸이나 공주님의 깨달음을 위해 미력하게나마 거들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당당하게 결투를 받아들이겠다 말하는 그는, 결코 늙은 기사 따위가 아니었다.
그동안 수많은 전장에서 살아남은 맹장의 기백이 넘쳤다.
“하나, 아무리 공주님이라도 봐 드리진 않겠습니다. 성가신 건 싫어하나 검에 관해서라면 언제나 진심이니 말이죠.”
그는 여유롭게 입가에 미소를 걸고는.
“기사라는 입장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걸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결투는 메넬의 기사단이 관리하는 훈련장에서 치르기로 했다.
“구태여 나중으로 기약할 필요는 없겠죠.”
그렇게 말하며 메넬은 말이 나온 지금 바로 그녀가 바라는 대로 결투를 해 주겠다고 한 것이다.
카니아로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최근엔 점잖게 굴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래도 성질이 급한 그녀기에 날짜를 잡고 기다리는 것보단 이게 편했다.
“다음은…… 참관인입니다만. 마침 적절한 상대가 둘이 있군요.”
그는 슬쩍 웃으며 그렇게 말하며 참관해 줄 두 명을 불러왔다.
메넬의 부관과, 카니아의 부관 메이카였다.
“……설마 결투입니까?”
메넬의 부관은 심드렁히 중얼거리며 별반 동요 없이 받아들였다.
왠지 이렇게 될 거라 반쯤은 예상한 것 같았다.
그러나 아직 미숙한 메이카는 그러지 못했다.
“자, 잠시만요, 단장?! 메넬 경과의 결투?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갑자기 중요한 용건이 있다고 해서 급히 달려왔더니만, 그게 설마 이런 일인지 몰랐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해 침착함이 부족한 그녀는 솔직하게 당황했다.
“그보다! 중요한 회의가 있는 것도 잊고 어딜 계셨나 찾아다녔잖아요!”
“아…… 그랬니?”
그제야 카니아는 자신이 몰래 땡땡이치던 도중이란 걸 떠올렸다.
“미안해, 메이카? 이것만 끝나면 바로 돌아갈 거니까, 응?”
“그보다 제대로 이유를 가르쳐주세요. 어떻게 된 일인가요? 네?”
“…… 메넬 경을 못 이기면 우리 기사단이 망할지도 몰라.”
“네?”
이해는 하지 못했지만 이것만은 대충 직감했다.
지금 그녀가 장난을 하는 걸로는 보이지 않았다.
적어도 이유 없이 이런 짓을 할 인물은 아니란 것쯤은 안다.
“……할 수 없네요.”
메이카는 어깨를 축 늘어트리더니 결국 참관인으로서 지켜볼 것을 받아들였다.
어차피 자신이 카니아의 행동에 일일이 관여할 힘이 없다는 건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참관인도 그 자리에서 대충 정해 버리고 두 마스터는 곧바로 자신의 검을 가져왔다.
목검 따위가 아니라 실제로 사용하는 검이었다.
“……그것이 켄제스트 가의 검이군요.”
그는 카니아의 검을 보고는 감탄했다.
“실제로 보는 건 오랜만입니다.”
“본 적이 있어?”
“켄제스트 가의 전대 가주가 들던 시절 잠시 본 적이 있습니다.”
과연 그게 몇십 년 전의 일일까?
조금 그립다는 듯이 말하던 그의 눈빛이 점차 진지해졌다.
“그것을 물려받으셨다면 대충 해드릴 수는 없겠군요.”
처음에는 평범한 검을 가져오라 일렀던 그지만 자신의 부하에게 곧바로 다른 검을 가져오라 말했다.
그리고는 이번에야말로 그는 자신의 애검을 받고는 꺼내 들었다.
“그게…… 메넬 경의 검?”
“예, 이것이야말로 제가 가장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검입니다.”
메넬은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 검을 뽑아 들었다.
스르릉.
검날에서 맑은 쇳소리가 울고 있다.
그가 뽑아 든 것은 레이피어.
그의 건장한 체격과는 도저히 겉보기로는 어울리지 않는 매우 얇은 날의 검이었다.
보통은 그 정도의 건장한 체격의 기사가 이렇게나 얇은 검을 뽑아 들면 이상하게 여기겠지만.
카니아는 어쩐 일인지 진심으로 긴장하며 그가 든 레이피어를 노려보았다.
메넬이 어떤 무기를 애용하는지 정도는 기사들 사이에서 잘 알려져 있다.
소문에는 둔한 그녀라도 얼추 들어 본 적은 있기 마련이다.
특히나 메넬이 레이피어를 뽑아 들었다면.
그의 모습을 보고 웃을 수 있는 바보는 별로 없을 것이다.
다른 무기에도 통달한 마스터지만 그가 가장 자신하는 검이 다름 아닌 바로 이 레이피어다.
“아무래도 공주님께는 이 녀석이 아니면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없겠죠.”
그는 자세를 잡으며 중얼거렸다.
비록 얇은 검날이지만 그가 쥐니 심상치 않은 날카로움이 느껴졌다.
실제로도 푸른 오러가 흘러나와 그의 레이피어 날을 감쌌다.
빈틈없는 오러가 얇은 검날을 조밀하게 둘러싸 심상치 않은 예리함과 강도를 이끌어 낸다.
그가 이 검에 통달한 달인이라는 증거다.
비록 검이 얇더라도 그 정도의 기량이 있는 자가 쥔다면 어느 명검못지않게 날카롭게 변할 것이다.
‘저게…… 바로 나 말고 다른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기사……
카니아는 마른침을 삼키며 검을 뽑고는 자세를 잡았다.
대결을 위해 마주 보는 두 기사의 움직임을 각 부관들이 다소 긴장하며 지켜보는 가운데.
“선수는 공주님에게 양보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되겠어?”
얕보기라도 하는 건가?
그러나 불쾌해할 수는 없다.
실제로 그의 실력은 카니아조차도 처음으로 벽을 마주하는 기분이 들게 했다.
“딱히 자만을 떠는 건 아닙니다.
그저 연장자의 매너라고 생각해 주시길.”
레이피어를 든 노기사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젊은이를 상대로 선수를 양보받을 만큼 아직 노쇠하진 않았으니까 말이죠.”
반쯤 농담 같은 말에 카니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배려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카니아는 그대로 있는 힘껏 돌진했다.
주변 공기를 가르며 그녀의 검이 메넬을 향해 푸른 궤적을 몇 개나 그리며 날아들었다.
전쟁 당시 적국의 성문도 가볍게 잘라 버린 날카로운 검강.
본래라면 카니아는 다른 기사를 상대로도 실전이 아닌 한 이 정도의 검강을 두르는 일은 없었다.
평범한 기사는 맞대기만 해도 버티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놀라울 정도의 밀도의 오러군요.”
메넬은 마치 손녀의 재롱에 흐뭇해 하는 노인처럼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카니아는 왠지 모르게 섬뜩한 기척을 느꼈다.
그리고 주저하지 않고 본능이 이끄는 대로 바로 몸을 옆으로 날렸다.
곧바로 아슬아슬한 간격으로 정밀한 찌르기가 몇 개나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동시에 카니아가 날린 참격이 ‘카카카캉!’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빗나갔다.
‘빨라??????
직접 눈으로 본 것은 아니나 무엇이 일어났는지는 감각적으로 이해했다.
자신이 휘두른 검을 메넬은 고작 레이피어 하나로 재빠르게 쳐내 비껴 내고는 그리고 반격까지 해낸 것이다.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속도와 정밀도를 가진 검술.
무엇보다 카니아의 검을 받아 내고도 그의 레이피어에는 조금의 손상도 입지 않았다.
결코 그의 기백이 그녀에 비해 밀리지 않는다는 증거다.
‘대단해……
그 놀랄 정도의 검술에 카니아는 무심코 감탄했다.
만약에 자신이 같은 상황에서 같은 검술과 마주한다면 어떨까?
적어도 메넬처럼 여유롭게 대처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은 서지 않았다.
그렇기에 카니아는 사나운 미소를 지으며 환희했다.
‘역시…… 마스터의 경지에 이른 기사.’
그제야 과거 아렐이 왜 자신에게 다른 마스터들과 싸우면 질지도 모른다고 말했는지 절실하게 납득이 될 수밖에 없었다.
처음으로 자신이 밀린다는 감각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기뻐했다.
전쟁 이후에는 계속 부하들의 훈련을 봐주거나 혼자서만 훈련을 해야 했다.
그것도 괜찮았지만.
그래도 자신을 몰아붙이는 의미에서는 어딘가 부족했지.
“공주님, 계속하시겠습니까?”
“당연하지.”
카니아는 쉬지 않고 발을 움직여 스텝을 밟으며 이리저리 움직이며 그의 틈을 살폈다.
어쨌건 속도는 둘째 치고 분명 검의 위력만 놓고 보면 자신이 우위에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자신하며 카니아는 어설프게 틈을 살피는 것보다.
위력으로 몰아붙이기를 택했다.
“그렇군요…… 힘이 넘치시는군요.”
메넬은 비교적 담담하게 감탄하며 레이피어를 열심히 움직이며 카니아가 밀어붙이는 공격에 대응했다.
다른 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날이 얇은 검인데도 불구하고 몇 번이고 부딪혀도 날이 상하지 않는다.
그의 오러가 카니아의 것과 비교해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증거다.
“훌륭한 검술입니다. 공주님을 가르치신 분께선 상당히 완성된 검술을 가르쳐 주셨군요.”
이 짧은 사이에 전부 파악했다는 듯 중얼거리는 메넬.
반면 카니아는 제법 초조해졌다.
그런 그녀의 틈을 노린 듯 순간 그의 눈빛이 방금 전과는 확연하게 다르게 매섭게 빛났다.
“그럼 이번에는 제 쪽에서 밀어붙이겠습니다.”
정중하게 공격하겠다, 선언하는 메넬.
그러나 자만이 아니라 마치 자신보다 하수인 상대를 배려하는 여유로움만이 가득했다.
“……다만 한 번이겠지만요.”
그 순간.
“!!”
카니아는 자신의 눈앞에서 번쩍이는 섬광 같은 것을 보았다.
피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대신 몸이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순간적으로 검면을 내밀어 그대로 막아 내려 했다.
거의 직후 메넬이 내찌른 레이피어 끝이 카니아의 검면에 도달했다.
쾅!
고작 검끼리 부딪히는 거라고는 믿을 수 없는 소리가 울렸다.
검에 실린 막대한 오러가 부딪히며낸 충격파가 주변을 뒤흔들었다.
아마 평범한 기사였다면 지금의 충격만으로도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버렸을지도 모르는 찌르기다.
카니아라고 여유롭게 막을 수는 없었다.
“윽?!”
간신히 온 힘을 다해 방어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끝이군요.”
그리고 그 틈을 메넬은 결코 놓치지 않았다.
그의 검이 번뜩이더니 그대로 그녀의 검을 위로 쳐낸 것이다.
그러나 그것뿐.
메넬은 다른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다는 느낌이었다.
“어떠십니까? 계속하시겠습니까?”
“……아냐. 됐어.”
카니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