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403)
403화. 에르네시아 vs 암흑 교단
(2)
거기에 단순히 집단에 거는 거라면 그녀 혼자서도 가능하겠지만 이걸 광역으로 뻗고 유지하려면 나름 도구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게 두 개의 마도서고.
그리고 또 하나.
“이것을 유지시키고 역산시킬 매개가 필요해.”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
나는 그것을 언급하며 교주를 째려보았다.
“그 비술을 연산하고 고정시킬 매개로 너 자신을 직접 삼으려 했지?”
대충 분석하다 보니 자연스레 사용 법도 알게 되었다.
이 두 개는 어디까지나 술식을 유지하기 위한 것.
그리고 세 번째로 마기와 마나를 계속 공급하고 비술을 끊임없이 연산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 세 번째 구성 요소는 그녀 정도의 마법사가 아니면 될 수 없다.
“우리 측 마법사는 네 발상을 납득하지 못하겠다더라? 마법사로서 최저라더군.”
나는 그녀를 비난하듯 말했다.
“어디까지나 마법은 사용하기 위한것. 편리하게 써먹기 위한 거지. 거기에 희생이…… 하물며 술자 본인의 희생이라니. 나 참, 넌 뭐 성인군 자라도 되고 싶은 거냐?”
진심으로 가소롭다 생각하며 면전앞에서 그녀를 비웃었다.
성인군자는 무슨.
어긋난 자기 자신에 도취되어 광역민폐를 끼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할 말 있으면 해 보시지?”
“……당신의 선조도 그렇고, 후예들까지 어째서 제 비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죠?”
“이해?”
“그자도 그랬어요. 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죠? 이것만 완성되면 누구도 잃는 괴로움 없이 영원히 살아갈 수 있어요!”
위선을 떠는 것이 아니라 그녀 본인 스스로가 진심으로 그리 믿고 있다.
저 여자의 감정에선 그게 고스란히 느껴진다.
진심으로 저 여자는 이 방법으로 인류가 구원받는다고 믿는 건가?
미쳤네, 미쳤어.
‘……확실히 저래서야 조상님이 말했던 대로 어긋났다는 말이 맞긴 하군.’
그녀의 태도에서 이젠 안쓰럽다는 동정심마저 들었다.
“당신이 전생자라면 지금까지 살아오며 잃어 본 적이 많을 터인데요?
그렇다면 당신은 누구보다 이것을 이해할 수 있는 입장일 것이어요.”
“……이해? 푸풉! 웃기시네. 네가 뭘 안다고 지껄여‘?”
나는 코웃음 치며 한 발 앞으로 내딛었다.
숨기지 않은 강맹한 기운이 물결치듯 주변에 퍼져 나갔다.
“하긴, 틀린 말은 아냐. 나도 적잖게 잃어 봤지. 지금 와선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야. 네가 말한 대로 그건 비극일지도 모르지. 거기에 몇 번 정도는 몸부림 쳐 본 적도 있다.
원망도 왜 안 해 봤겠냐‘?”
“그렇다면 왜 이해를 하지 못하는 거죠?”
“왜인 줄 알아? 가르쳐 줬으면 해?”
딱히 설득하려는 마음은 없지만 일단은 알려 주려 했다.
그게 일단은 조상님을 향한 예의 같기도 했으니까.
“다른 건 그렇다 치고 이것만은 알려 주지. 왜 우리 조상님이 정색하고 네 등 뒤에서 칼까지 꽂아 가면서 말려야 했는지 말이야.”
“?????? 그게?????? 무슨?”
그녀는 정말로 모르는 눈치다.
과연 그래서 배신이라고 했군.
우습다. 정말로 생각도 안 하고 있었다니.
“누구도 죽지 않아. 그럼 전 세계의 인류 수는 절대 줄지 않지. 그럼 그 상태서 늘어나기만 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대답은 하지 않지만 그녀가 모를 리는 없다.
“정답은 혼란이지.”
갈수록 자원은 줄어들 것이고, 누구도 죽지 않을 뿐 인류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고통이 될 것이다.
“바보로 생각하시나요? 제가 그것도 모를 리가……
“그래, 너라면 알겠지. 그 문제점을 알고 있을 거야.”
그녀 정도의 흑마법사가 그 문제점을 생각해 본 적이 없을 리가 없다.
그렇기에 분명, 그 대책을 마련했을 것이다.
“너, 불로불사로 만드는 대신 인류가 늘어나지 않도록 할 작정이었지?”
그녀는 대책으로 더는 인류가 늘어나지 않도록 하려 했을 것이다.
비유하자면 전 인류의 고자화.
“그게 어떻단 것이죠?”
“당시의 우리 선조님은 네 오랜 친구에게서 온 익명의 제보로 그 사실을 듣게 되었지. 그리고 급하게 교주 너를 막을 수밖에 없게 되었어.”
“……자꾸 이상한 소릴 하시는군요.”
“왜냐면 곧 아이가 태어날 예정이었으니까.”
짜증을 내던 루이레이나가 완전히 굳어 버렸다.
역시나 몰랐다는 표정이다.
하긴, 알아보려 하지도 않았겠지.
그녀는 그저 그가 자신의 진심을 배신했다고만 여겼을 테니까.
“당시 레이첸 에르네시아의 부인인 왕비가 회임 중이었지. 그런데 거기서 네가 그걸 발동해 버리면 어떻게 될까?”
태어날 아이가 태어나지 못하는 세계가 완성되어 버린다.
여기서 루이레이나가 달리 반박하지 않는 것은 그것이 사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 그녀는 어디까지나 잃지 않는 것에만 집착했지.
새로 얻는 것, 태어나게 될 존재를 고려하지 않았다.
그녀조차 외면하고 있던 모순된 세계다.
그러니 그가 그리 반발했던 것이
“레이첸 에르네시아는 단순히 이해 하지 못해서 너를 방해한 건 아냐.
그 시점에서 그는 네 비원의 공포를 이해한 것일 뿐이야.”
단순히 익명으로 날아온 조언 때문은 아닐 것이다.
그 나름 이것의 무서움을 알고 막으려 한 것이다.
“누구도 태어나지 않아. 아무것도 생겨나지 않아. 그거야말로 종말이잖아?”
“……그럴 리는…… 이, 잃지 않으면 되는 거잖아요! 그거면 된 것일터!”
이미 루이레이나의 주장은 힘을 잃고 있다.
단순히 머리로 아는 거랑 면전에서 지적을 받는 건 그 무게가 다른 법이다.
나는 그녀의 어긋난 이기심을 규탄했다.
“……교주! 넌 비원이니, 구원이니 지껄였지만 결국은 네가 멋대로 비극을 일으키는 거다.”
그러나 내 지적 앞에서 그녀는 여전히 고개를 저으며 인정하지 않는다.
그럼 됐다.
어차피 말로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도 하지 않았고, 그럴 계획도 없으니까.
그러니.
“슬슬 끝내도록 하지.”
무엇보다 그딴 세계는 내 쪽에서 먼저 거절해 주마.
발전이 없는 세상에서 무슨 재미로 살아가리.
나는 완성된 마법진을 향해 손을 뻗어 그대로 긋는 시늉을 했다.
이 동작 자체가 시동키다.
“깨져라.”
그러자 이번에야말로 뭉쳐진 종잇조각들이 힘없이 흩어지며 동시에 사방에서 무언가가 깨지는 환청이 들렸다.
저 교주가 교단원들에게 건 마법식이 깨지는 신호인 것이다.
역산까지도 필요 없다.
디아가 고안해 둔 악의가 가득한 방해용 마법식이 이미 짜여진 교주의 마법식에 간섭하여 전부 엉망진창으로 흩트리는 거지.
망치는 거에 뭔 기술이 필요하겠나?
그냥 붓 들고 막 긁는 느낌으로 칠하면 된다.
참고로 이것을 완성한 건 디아랑 그리고 영지 마법사들의 노력 덕분이다.
나는 그저 틈틈이 조언만을 해 준게 전부다.
“비술이 깨진 기분은 어때? 불쾌하지?”
특히나 정교하고 강력한 마법일수록 사소한 덧칠만으로도 망가지기 쉽기 마련이다.
뭐, 그걸 위해서는 해당 마법식을 이해하고 간섭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인지라 쉬운 건 아니지만.
“크윽!!”
그 여파가 직접 느껴지기 때문인지 교주가 머리가 아픈지 머리를 감싸쥐고는 휘청거렸다.
제대로 먹혔군.
그 의미는 간단하다.
“자? 이제 무적 치트 끝났단다, 애송아. 다시 한 번 삶의 무게를 느껴볼 시간이다.”
너희는 목숨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지.
이제 그 대가를 치를 때다.
가장 먼저 이변을 느낀 것은 암흑교단의 흑마법사들이었다.
여느 때처럼 되살아나는 불사의 비술만을 믿고 그들은 자신을 향해 창을 내찌르는 병사들의 일격을 그대로 받아 내었다.
에르네시아 왕국군의 무기에 적당히 찔리면 제압당하니 일부러 심장을 관통하도록 스스로 들이댄 것이다.
“크케케케케케.”
아차 싶은 얼굴을 하는 병사에게 그 흑마법사는 비웃었다.
이제 이대로 되살아나 뒤에 그 틈을 노려서 반격을 해 주면 된다.
“케케케케…… 케?”
그러나 그의 광소가 이내 다른 의미로 덧칠해지고 지워져 간다.
“자…… 잠깐? 뭐가 이상……?”
여느 때의 감각과 달랐다.
고통스럽긴 하지만 본래라면 이 뒤에는 그 고통은 사라져야 한다.
그러나 고통은 여전하고, 그리고 상처도 아물지 않는다.
어느샌가 발치에는 흥건히 피 웅덩이가 져 있고, 그것이 자신에게서 계속 흘러나온 것임을 인지했다.
그 순간 그는 그대로 힘이 풀려 고꾸라졌다.
“어…… 어째서?”
보아하니 저 병사가 뭔가 한 것 같지 않았다.
그 역시 ‘왜 저놈이 안 살아나나?’하는 분위기로 죽어 가는 그를 내려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어째서……?”
흑마법사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그것뿐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자신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죽어 가며 그 사실에 의문만을 품는 동지들의 모습뿐이었다.
그대로 완전히 숨이 끊어진 흑마법사들을 병사들이 조심스레 내려다본다.
혹시라도 이대로 되살아날까 경계하는 것이다.
그러나 반응이 없다.
그저 평범한 흑마법사의 시체다.
그것을 거듭 확인한 뒤 에르네시아왕국군은 환성을 질렀다.
“죽었다!”
“드디어 저 괴물 놈들이 죽어 가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나 자신들을 끔찍이 괴롭혔던 흑마법사들의 최대의 무기인 무한 부활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 사실이 전장 전역에 울려 퍼지고, 보다 힘을 얻은 왕국군은 그대로 흑마법사들을 밀어붙였다.
반대로 더 이상 동지들이 되살아나지 않는 것에 당황한 흑마법사들은 황급히 제 한 몸 추스르기도 바빴다.
흑마법사들이 죽어 가고 있다.
으으음? 다행히 효과는 직빵이었다.
바깥의 기감을 살펴보니 확실하게 흑마법사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
줄어든 수도 다시 원래대로 복구되지 않고 있다.
더는 교주의 비술이 듣지 않는다는 증거다.
지금껏 죽지 않는다는 특성만을 이용하여 설치던 놈들이니 더는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우리 측근들과 병사들이 처리할 것이다.
이제야 마음 놓고 이쪽만 신경 쓸 수 있게 되었다.
뭘 한 거죠?”
교주는 완전히 안색이 흙빛이 된 채로 당황하고 있다.
다시 불사의 흑마법을 걸 생각인지 그녀는 몇 번이고 마법의 발동을 시험하고 있다.
그러나 전개된 마법진은 0.5초도 지나지 않아서 깨지고 있다.
“비술의 발동 자체를…… 막고 있는 건가요‘?”
“그런 셈이지.”
다시 마법을 사용해도 이 방해 마법의 효과가 유효한 한. 계속 방해가 들어올 것이다.
“네 비술을 완전히 무효화하는 건 어렵겠지. 하지만 제대로 비술이 구동 못하게 만드는 건 가능해.”
그냥 술식에 간섭해서 막 찍찍 긋기만 해도 된다.
복잡하고 어려운 마법일수록 그 구조는 섬세하다.
술식에 조금이라도 간섭한다면 제기능을 잃게 된다.
“충고하자면 지금은 다시 비술을 시도해도 소용없어. 결계가 지속되는 동안은 절대 성공 못해.”
“……반대로 말하면 지속 시간이 끝난 후에는 다시 시도할 수 있다는 셈이로군요?”
처음엔 안절부절못하던 교주도 이 내 차근차근 상태를 살펴보고는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
나는 말없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런 셈이지.
어차피 숨겨도 소용없겠다 싶어서 나는 순순히 지속 시간을 털어놓았다.
“효과는 약 두 시간 정도다.”
“흐음? 생각보다 짧네요.”
“인정하긴 싫지만 네 실력이 그 정도 된다는 거지.”
다만 말하지 않은 것은 있다.
효력 범위는 어디까지나 이 공중 요새를 중심으로 전장을 아슬아슬하게 커버할 정도밖에 미치지 못한다.
즉, 교주가 혹마법사들을 데리고 이곳에서 나가면 실패하는 것이지.
그렇기에 나는 일부러 짧은 지속시간을 공개하며 범위에 대한 건 숨겼다.
어차피 알아채기 전에 결판을 낼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