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437)
437화. 장사와 양심의 저울 (3) 어차피 한철 장사.
그리고 말단 상인 따위가 만든 기책이다.
어차피 한철 장사는 덤, 소금 밀수가 주였다.
다른 상품을 원한다면 또 다른 상인들의 것을 이용하면 된다.
어차피 그들에겐 적당한 돈으로 유혹하면 또다시 알아서 걸려 들 테니까.
“팔리지 않은 눈은 그냥 적당히 강가에라도 치워 둬라. 알아서 녹든지, 말든지…… 음, 뭐냐?”
적당히 명령을 내리던 그는 보고를 하러 온 상인이 아직 할 말이 끝나지 않았다는 걸 눈치채고는 되물었다.
“아직 뭐가 남아 있는 것이냐?”
“그게…… 실은 눈의 판매가 준 게 단순히 수요가 떨어진 게 아닙니다.”
“?…”
뭐?”
무슨 소리인지 당장 털어놓아라.
잡아먹을 듯 째려보는 그에게 보고를 하러 올라온 상인은 식은땀을 흘리며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실은 최근에 묘한 걸 팔기 시작한 자가 있습니다.”
“묘한 것?”
“예.”
그 상인은 어두운 얼굴로 그것에 대해 보고하였고.
그것을 보고받은 그의 안색 역시 눈처럼 하얗게 물들었다.
도시 한복판에 갑자기 나타난 작은 가게.
그곳에서 묘한 상품을 팔기 시작한 것이었다.
“눈보다도 더욱 차갑고 부드러운 것을 드셔 보시는 게 어떻습니까?”
가게에 고용된 점원이 그리 외치며 관광객들에게 신상품을 권유한다.
그들이 내놓은 것은 그릇 위에 새하얗고 차가운 입자를 곱게 갈아 놓은 것.
“……이거 저쪽에서 파는 눈과자가 아닌가?”
비슷한 것을 떠올린 관광객 하나가 묻는다.
그러자 점원은 고개를 저으며.
“아뇨, 이건 눈이 아닙니다. 보세요. 눈보다도 더 하얗고 부드럽지 않은가요?”
그리 말하며 그 점원이 소개한 그것을 들어 보이자 관광객들이 놀라며 호기심에 모여들었다.
“눈이 아니라 우유입니다.”
“우유? 아…… 소젖을 말하는 거군.”
우유에 대해 아는 자가 맞장구치며 말했다.
“양의 젖이라면 어릴 때 먹어 봤네만. 소의 젖이라……
그러나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우유에 대해서 다소 낯설어했다.
애초에 우유 자체가 쉽게 취급할 수 없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젖소를 키우는 것도 쉽지 않을뿐더러 그 젖은 호불호가 갈린다.
먹어 본 이들도 그것은 상당히 비린내가 났다고 질색했을 정도다.
그래도 그것과 저 신상품에 대한 호기심은 별개다.
그들은 일단은 관심을 보였다.
“그럼 그 우유를 이렇게 만든 것인가?”
“예? 우유를 얼려 곱게 갈면 이렇게 눈보다도 더 새하얀 얼음이 되는 법이죠. 실제 눈보다도 더 하얗고 깨끗하지 않습니까?”
“으음…… 듣고 보니.”
“거기에 이 재료가 되는 우유는 일반적인 곳에서 거래한 것이 아닌 켈리아에서 특별히 키운 소들에게서 짜낸 것이랍니다.”
“켈리아? 그 이종족들의 나라에서 말인가?”
관광객들은 적잖게 놀랐다.
그들 역시 아직은 켈리아에 방문해본 적이 없다.
하물며 거기서 거래를 해 온 재료라니.
최근에 열차 덕에 이곳저곳에서 희귀한 상품이 들어오긴 했지만, 설마 그곳에서까지 재료가 흘러들어 올줄이야.
“그곳에서 짜낸 우유라니……
그렇게 들으니 뭔가 특별해 보이기는 했다.
딱히 특별하다는 말은 듣지 않았지만 그래도 뭔가 달라 보였다.
신상품을 보는 시선이 약간 달라진 순간이었다.
그리고 호기심이 생기면 실제로 먹어 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거 하나 주게나!”
설사 한 번 정도는 속는 기분으로 말이지.
이곳에 오는 이들도 태반은 관광객이고, 한 번 정도는 지불한 의향도 있었다.
그리고 저 빙수란 것의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은 것도 그렇다.
적어도 저쪽 상회에서 파는 눈을 이용한 먹거리보다 약간은 저렴했다.
그러니 한 번은 호기심에 속는 셈치고 먹어 볼 마음 정도는 들기 마련이다.
“예, 감사합니다?.”
점원은 흔쾌히 주문대로 그 빙수라는 것을 내놓았다.
투명한 그릇 위에 그 새하얀 얼음과 초콜릿을 얼린 후 잘게 썰어 낸 가루를 뿌리고 그 위에 무언가 새하얀 것을 뿌린다.
이미 이 시점에서 부델 상회에서 파는 눈과자 따위와는 격이 달라 보였다.
굳이 어느 쪽이 먹음직스러워 보이는지는 비교할 것도 없을 것이리라.
“기대 이상이군……
완성된 빙수를 받아 든 관광객들은 감탄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먹어 보았다.
차가운 먹거리이기에 금세 녹는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릇과 마찬가지의 재질로 된 스푼을 받아 떠먹어 본 그들은 감탄을 터트렸다.
역시나 처음 감상은 믿기지 않은 시원한 식감.
특히나 이곳저곳 돌아다닌 관광객들에겐 한층 더욱 각별하게 느껴지는 감각이다.
그리고 그들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맛.
“오오…… 저쪽의 것과는 비교가 안 되게 달콤하군요.”
“거기에 이렇게나 부드러운 맛이라니.”
단순히 단것으로만 따지자면 저쪽의 눈과자 역시 벌꿀을 넣기 때문에 단맛은 느껴진다.
그러나 이쪽의 빙수는 그야말로 격이 달랐다.
거기에 물이 아니라 우유를 얼려갈았기 때문에 특유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뒷맛이 남는다.
저쪽의 조잡한 먹을거리와는 차원이 달랐다.
“소의 젖이라기에 비릴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만도 않군.”
산양의 젖을 먹었을 때를 생각하고는 별반 기대를 하지 않던 이들도 놀랐다.
“이곳의 우유는 켈리아에서 특별히 마법으로 개량한 소의 젖을 사용한 것입니다. 짐승 특유의 비린내는 없습니다.”
“과연…… 그럼 이 하얀 액체는 우유인가?”
그들은 단맛이 나는 하얀 것을 가리 켰다.
하나하나 묻는 것도 참으로 번거롭지만 그 점원은 내색 하나 없이 설명해 주었다.
“그것 또한 우유를 가공하여 만든 것입니다. 연유라는 것이죠.”
“아아…… 그렇군.”
그 설명을 들으면서도 그들은 빙수를 맛보는 데 여념이 없다.
그리고 누군가 먹는 걸 보면 다른 이들도 먹고 싶은 법.
하나둘 손님들이 모여 줄을 서기 시작한다.
심지어는 그릇을 다 비운 이들도 다시 줄을 섰다.
한편 빈 그릇을 살펴보던 이들 중 하나가 그것을 보더니 혼잣말을 중얼 거렸다.
“거기에 유리그릇인가……? 음? 유리가 아니군.”
결코 값싸지 않을 그릇을 사용한다는 점에 감탄을 터트리며 살펴보던 이들은 이내 의아함에 신음했다.
자세히 보니 유리가 아니다.
물처럼 투명하지만 잘 보면 마치 물처럼 보이는 게 아닌가.
“그것도 켈리아의 수상 도시에서 직접 수입한 그릇입니다. 물로 되었기 때문에 그릇을 다 사용하신 후는 굳이 반납하지 않고 버리셔도 됩니다.”
버리면 알아서 마법이 풀려 물로 돌아가 사라진다.
그녀는 그리 설명했다.
“오호…… 그런 건가? 제법 지혜를 굴렸군.”
행상인 출신으로 보이는 남자가 감탄했다.
유리그릇은 싸지 않다.
싸지 않은 그릇을 이런 식으로 함부로 제공했다간 홈쳐 갈 생각을 할 이도 나올 터.
그렇기에 저쪽 상회에서도 먹거리를 내올 때는 그저 두꺼운 종이에 싸서 내보낸다.
과거보다 종이의 품질이 오르고 싸졌기에 사용 가능한 수단이다.
그러나 이들은 전혀 엉뚱한 수단을 택한 것이다.
물로 된 그릇이라면 굳이 가져가도 의미는 없겠지.
그리고 외관도 뛰어나다.
만약 저들처럼 두꺼운 종이 그릇을 썼다가는 이 정도의 미관을 자랑하진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는 건. 대체 이 가게는……?’
손님들 중 상인 출신들은 이미 무언가 눈치챈 듯 긴장한 듯 가게의 간판을 노려보았다.
거기에는 별다른 특징은 눈에 띄지 않으나 그들은 마치 다른 이들은 보지 못한 무언가를 보는 듯한 눈을 하고 있었다.
“빙수 외에도 다른 먹을거리도 얼마든지 판매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은 파힐리아의 초콜릿 가게와 거래를 하기 때문에 그곳에서 파는 상품도 일부 위탁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파는 건 하나만이 아니다.
마치 누군가를 향해 으스대는 것처럼 점원은 그리 외쳤다.
개점 첫날 그 가게가 기록한 매출은 굳이 따로 정리할 필요도 없었다.
특히나 바로 근처에 그 상회의 점원들이 인상을 구기고 있는 것을 보면 더더욱 말할 것도 없던 것이다.
* * *
“그년의 소행이 분명하다.”
체르팔은 새로 생긴 그 가게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마자 주먹을 빠득쥐며 결론을 내렸다.
그 이야기를 들은 케이긴은 다시 물었다.
“엘리엄 말입니까?”
“그래, 그년이다. 그렇지 않아도 닷새 전인가? 루셀 상회의 애송이가 그녀를 봤다더군.”
굳이 물어볼 필요도 없다.
굳이 이곳으로 돌아온 점, 그리고 저런 가게를 꾸렸다는 점.
대놓고 그녀는 자신들에게 시비를 걸고 있는 것이다.
상인으로서 내놓는 최대의 도전장이다.
아마 일부러 얼굴을 내비친 것이겠지.
“……그년이 있다는 건 뒷배는 아르닐 상회가 있다는 거겠군.”
그 점도 상상하긴 어렵지 않았다.
원래부터가 접촉이 있었던 점도 있고.
그리고 취급하는 상품을 보면 그곳 외에는 달리 그런 수완을 발휘할 수 없다.
파힐리아에서 거래해 온 초콜릿은 물론이고 켈리아에서까지 재료를 입하하다니.
웬만한 대상회는 꿈도 못 꿀 수완이 아닌가.
“이해할 수 없군…… 왜 아르닐 상회가 굳이 그년에게 그 정도 투자를 해 준 것이지?”
“저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아무리 거대한 대상회라 하더라도 일개 말단 상인에게 굳이 손을 뻗을 이유는 없다.
이번 일에 개입한 이유는 그들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도 없고, 짐작할 수도 없는 것이리라.
그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건 어떻게든 금화를 벌어 모으는 것이지, 그 수단이 옳고 그름을 따지고자 하는 생각 따윈 없으니까.
“……역시 발을 빼야 하나.”
케이긴은 작게 중얼거렸다.
그러나 체르팔은 듣지 못한 듯 씩씩거릴 뿐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잠시 생각을 해야겠군.”
그녀가 돌아온 것 때문에 그들이 향후 몇 개월은 더 꿀을 빨아먹을 거라 기대한 장사는 타격을 입었다.
굳이 억지로라도 계속한다 해도 가망이 있을 거란 계산은 서지 않는다.
궁리해 봐야 승산은 보이지 않는다.
엘리엄은 둘째 치고 그녀의 뒷배가 무시무시했으니까 .
역시 그때 그녀가 접촉했던 인물은 아르닐 상회의 고위 인물이었던 건가?
그는 지긋지긋한 듯 고개를 저었다.
“됐네, 그쪽은 포기하지.”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그들은 엘리엄에 대해서는 잊기로 했다.
결국 그녀도 일개 상인.
버는 데만 치중할 뿐 굳이 새삼 이쪽을 의식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그것이 그들의 착각이란걸 알기까지는 채 한 달도 걸리지 않았지만.
엘리엄이 이곳에 돌아오면서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왜 굳이 그 가게에는 얼굴도 비치지 않는지 그들은 미처 그것을 짐작하지 못한 것이다.
당한 쪽의 원한은 깊다.
그들이 알 리가 없는 것이었다.
“이 상도덕도 없는 짐승 년 같으니!!”
한 달 뒤 체르팔은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분통을 터트렸다.
뒤늦게 돼서야 그녀가 이곳에 돌아온 진짜 목적을 알게 된 것이다.
그것도 큰 손실과 함께.
돌아온 엘리엄은 누군가에게서 받은 지원금을 바탕으로 도시 내의 거래를 하나하나 죄기 시작했다.
단순히 그녀가 손을 댄 건 먹을거리 하나뿐이 아니었다.
모피며 광물, 심지어 목재까지.
모든 거래를 포괄적으로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그녀가 손을 댄 모든 거래는 그들이 말단 상인들을 몰아붙여서 밀수를 하는 루트.
즉, 그것만을 노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심지어는 부델 상회에서 함정에 빠트려 이용하는 상인들을 대거 끌어들이기까지 했다.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나!”
오로지 복수를 위해서만 돌아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