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56)
56화. 마법사 삽니다 (3)
“저, 정말로 저희들이 이곳을 이용해도 되는 겁니까?”
마법사 한 명이 간신히 벅차오르는 감정을 숨기며 내게 묻는다.
하하하, 그렇게 좋냐?
그들의 환경은 이미 들어서 알고 있다.
그들 대부분이 평범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기에 마탑에 오래 재적해 있을 수 없어 바깥으로 나온 젊은이들이다.
마탑에 있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돈이 든다고 한다.
물론 마탑이 소유한 마도서 도서관을 이용하는 데도 말이지.
당연히 지갑이 한창 텅텅 비었을 그들에겐 마도서를 마음껏 열람하는 건 꿈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걱정 마. 난 너희한테 돈 받진 않을 거니까.”
어디까지나 이곳을 그들에게 개방하는 조건은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이다.
업무 때를 제외하면 그들에게 얼마든지 마도서를 열람하고 연구하는 것을 허락한다.
“다만 너희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나도 확인해야 하니 연구 기록정도는 확인하게 해 줬으면 한다만.”
내 조건은 사실상 그들에게 있어서 별것 아닐 것이다.
아직 풋내기에 불과한 그들이 거 창한 연구를 시작할 수는 없으니까.
그 정도만 지키면 얼마든지 마도서를 볼 수 있다.
누군가 침을 꼴깍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나 매력적인가.
‘그래, 그편이 내게도 좋지.’
너희만 좋으라고 서재를 개방한 건 아니거든.
그들이 마도서를 읽고 연구한 자료들, 그것을 내 눈으로 확인해 이곳의 마법 체계를 익힐 것이다.
그리고 몰래 마법을 익힐 생각이다.
어디까지나 나는 마법을 익힐 수 없다고 알려져 있기에 대놓고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청할 수는 없다.
다만 다른 녀석들이 연구하는 걸 몰래 보고 익힐 수는 있지.
마나의 운용법 그리고 기본적인 마법의 체계 등.
기초만 확실하게 보고 익히면 그다음엔 내 마음대로?
영지 수호나 작물을 키우기 위해 그리고 숲을 보전하기 위해.
대외적인 이유는 잔뜩 있지만.
내 본래 목적은 내가 마법을 익히기 위해서다.
‘사용 가능한 힘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거든.’
지금의 나도 누구에게 지지 않을 자신은 있다만, 그래도 사용 가능한 패가 많아서 손해 볼 일은 없다.
적어도 힘을 익히는 데 있어서 나는 요령을 피우나 게을리할 생각은 없다.
기회가 되면 철저하게 익혀야지.
기회가 없으면? 지금처럼 만들면 되고.
물론 저 젊은 마법사들이 내 속내를 알 리가 없다.
“가, 감사합니다! 영주님!”
그들은 진심으로 내 배려에 감격해 하고 있다.
그래, 일도 열심히 하고 여기서 연구도 열심히 해 주길 바란다.
그럼 나도 얼마든지 너희를 지원해줄 테니까.
? ? ?
최종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나서 마법사들을 각각 필요한 곳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먼저 벌목한 숲의 관리를 해 줬으면 해.”
3명의 마법사에게 시킬 일을 하달했다.
종이의 원료가 되는 나무.
그러나 제아무리 숲의 풍부하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배어 넘기다간 언젠가는 이 근방의 나무가 정부 동나 버릴 것이다.
물론 당장 내가 살아 있을 때는 그런 문제에 처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저질렀으면 최소한의 뒷수습은 해야겠지.
“이렇게만 심어 놓으면 충분해?”
나는 사전에 미리 심어 놓은 묘목과 씨앗들을 가리키며 마법사들에게 물었다.
이 근처는 종이 생산 때문에 금방 나무를 베고 난 자리다.
확실히 빽빽했던 숲이 일부나마 사라지니 나라도 조금 생각이 들지 않는 건 아니다.
내가 죄책감을 가지지 않더라도 이대로면 어쩌면 누군가가 나를 비난할지도 모르니 대책은 세워야 할 필요가 있긴 했다.
우선은 마법사가 시키는 대로 영주민들을 동원해서 벌목한 자리에는 묘목과 씨앗을 심으라고 지시해 놓은 상태였다.
“예.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마법사 셋은 고개를 끄덕이며 지팡이를 홁에 깊게 찔러 넣는다.
그리고는 주문을 외우자 지팡이로부터 마력이 지면으로 흘러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군. 저렇게 하는 건가……
단순히 마력을 쑤셔 넣는 게 아니라 일정 술식을 통해 심어 놓은 묘목과 씨앗에 적절하게 개입한다.
이윽고 묘목이 자라고 씨앗에서 싹이 트기 시작했다.
마치 TV 다큐멘터리에서 초고속재생으로 식물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은 광경이다.
“와아? 이래서 마법이 좋긴 좋다는 거군.”
마법사의 힘이 있다면 숲뿐만이 아니라 작물의 생장에도 간섭할 수 있다.
마법을 통해 해당 식물의 성장에 간섭, 보다 빨리 성장하도록 조절하는 것이다.
‘…… 그렇군. 마법으로 유전자 정보를 고치는 건가.’
나는 감탄하는 척하면서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술식의 내용을 하나하나 면밀히 관찰했다.
그렇게 마법사들이 키운 묘목은 내 허리 정도 길이까지 성장하고 멈췄다.
“더 안 키워?”
약간 아쉬운 기분이 들어서 묻자, 마법사들이 난처한 기색을 보였다.
“한번에 키우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
그들은 지나치게 급성장을 시켜 버리면 식물 자체가 변질되어 버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물론 이건 최악의 경우고 보통은 말라 죽는다나.
어느 정도 휴식기를 거쳐서 주기적으로 성장시키지 않으면 식물이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저희의 힘으로는 한번에 이 정도 성장이 한계입니다.”
거기에 마법사들이 사용 가능한 마나의 양도 한계가 있다.
“6클래스 이상의 마법사라면 한번에 성장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나…… 그것도 보통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그런가. 무리시킬 수는 없지. 그래서 어느 정도 기간이면 완전히 성장시킬 수 있어?”
“이다음에 마법을 가하는 건 한 달뒤입니다. 그렇게 반년이면 숲도 원상 복구시킬 수 있을 겁니다.”
반년이 라.
내 전생 중에는 사막화라든가 여러가지 환경문제로 골머리를 썩던 세계도 있었지. 그곳 사람들이 들으면 기절하겠는걸.
확실히 마법이 사기긴 해.
“그거면 충분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만 잘해 줘.”
그 정도면 충분하다.
적어도 종이를 생산하면서 이곳 숲 생태계가 박살 날 위험은 덜었다.
다음은 작물 자급자족 문제를 해결할까 한다.
나는 또 다른 3명의 마법사를 데리고 마을 중 하나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관리되는 밭으로 가니, 역시 지금은 뭔가를 키울 시기가 아닌지 밭이 눈으로 덮여 있다.
“이곳의 작물을 키워 내면 되는 겁니까?”
“…… 그래도 상관없긴 한데.”
나는 볼을 긁적이며 마법사들을 돌아보며 물었다.
“너희 12개 마을 전부 돌아다니면서 작물 키워 낼 수 있어?”
재빨리 고개를 젓는데 참으로 자기 분수를 알아서 좋다.
하긴 마을을 매일같이 돌아다니면서 마력을 짜낼 생각을 하니 당연히 소름이 끼치겠지.
걱정 마라, 나도 그 정도로 악덕영주는 아니다.
“그것보다는 너희에겐 이곳 밭의 정비를 부탁할 거야.”
“밭의 정비…… 입니까?”
“응. 최소한 이곳 주민들이 밭을 키울 수 있게끔만 조절해 주는 거지.”
거기에 마법에 의존시켜서 작물을 생산시키는 것도 썩 좋은 방법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환경만 제공해 주고, 농사는 그들에게 맡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지나치게 마법에 의존시키는 것도 내키진 않으니까.
무엇보다 사람이 게을러진다.
자! 나를 봐라! 내가 이렇다고!
편리함은 사람을 게으름뱅이로 진화시 키지.
“이런 거 마법으로 가능해?”
나는 마법사들에게 종이에 이론을 써서 보여 줬다.
별거 없다.
그저 투명한 장벽으로 추위와 찬바람을 막고. 태양빛과 열기만을 통과 시킨다.
하우스지.
원래는 비닐로 하면 되는 건데, 비닐이 개발되기까진 시간이 걸린다.
내가 이론을 주고 부추겨도 그걸 연구하고 생산하는 건 이곳의 사람들이다.
그러니 없는 비닐은 마법으로 대체 할까 한다.
“가능합니다. 이 정도 장벽의 유지는 마법 도구를 이용하면 설치할 수 있겠군요.”
“그 마법 도구는 다른 팀에게 만들라고 지시했으니 너흰 마력 공급과 유지만 해 주면 돼.”
이미 마법 도구 관리와 연구에 소양이 있는 마법사들로 이뤄진 조에게 이름하여 마나 하우스를 유지할 도구를 만들라고 지시해 뒀다.
복잡한 건 아니다.
그저 실드처럼 마력 장벽만을 치면 된다.
방어용도 또한 아니니 강도는 비닐정도면 되고.
이 정도면 비교적 적은 마나만으로도 유지할 수 있다는 결론도 나왔다.
이걸로 밭을 농사가 가능한 선까지 유지한 다음 농사를 짓게 할 것이다.
“우선은 여기 밭에서 시범적으로 마나 하우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봐.”
본격적으로 완성되면 다른 마을에도 도입할 생각이다.
거기에 농사를 위해 좋은 품질의 비료들도 이미 생산해 두도록 지시했다.
이걸로 최소한 마을 사람들이 굶지 않는 선에서는 밀과 보리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 * *
이후 다른 마법사들에게도 각자 일해 줄 부서를 나눠서 배치해 뒀다.
앞서 여섯 명은 각각 숲과 마을 밭의 정비를 담당.
두 명은 마법 도구 연구부서.
세 명은 성과 영지의 경비에 돌렸다.
이제 11명은 내가 지시한 대로 맡은 일을 하게 할 것이다.
당연히 앞으로 영지가 발전하면 마법사는 추가로 고용할 것이다.
그때까진 그들이 열심히 힘내 줘야지.
그리고 남은 한 명은…….
“…… 전 어떤 일을 하면 되는 것입니까?”
아직 일을 배정받지 못한 마지막 남은 마법사가 내게 질문하고 있다.
이번에 고용하게 된 상주 마법사중 몇 안 되는 여성 마법사 중 한 명이다.
어깨에 닿을락 말락 한 길이의 검은 머리카락.
왠지 모르게 초점이 맹해 보이는 눈동자.
표정의 변화도 그리 다양하지 않은 인상이다.
그녀는 12명의 마법사 중 단둘밖에 없는 4클래스.
“넌 내 전속으로 일해 줬으면 해.
음…… 그러니까 이름이?”
이번에 고용한 애들이 많아서 다 외우질 못했네.
“디아. 레키입니다.”
디아는 조용히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래. 디아. 응! 이젠 외웠어.”
날 아랫것들 이름도 못 외우는 매정한 놈으로 여기면 곤란하지.
“그런데…… 영주님?”
“아렐 님이라 불러. 계속 내 뒤를 따라다닐 건데 영주님, 영주님이라 부르면 조금 귀찮거든.”
“네. 아렐 님. 그럼 다시 질문드리겠습니다. 절 전속으로 둔다는 말씀의 뜻이?”
아무래도 자신에게 배정된 일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 것 같았다.
“말 그대로야. 넌 날 계속 따라다니면서 마법으로 날 도와줬으면 해.”
잔심부름도 시키고, 이런저런 일도 시키고.
또한 마법 도구의 관리도 시킬 것이다.
그리고 일단 가장 중요한 명목은 내 호위다.
물리적인 위협뿐이라면 호위는 두여기사가 번갈아가면서 할 수 있다.
그러나 마법적인 위협에는 그녀들의 힘과 지식이 미치지 못하기에 한 명 정도는 내 전속으로 돌려야 된다고 그녀들이 건의해 왔기 때문이다.
그 점은 나도 동의했고.
원래부터 내 전속 마법사는 염두에 두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그녀는 이해했는지 다시 고개를 숙였다.
“온 힘을 다해 아렐 님을 모시겠습니다.”
“그래? 그래?”
나는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의미를 담아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지나치게 깍듯한 점이 신경쓰이지만 굳이 이런 태도도 나쁜 건 아니니 지적할 건 없다.
…… 한 가지 오해는 말아 줬으면 한다.
딱히 여 마법사라서 그녀를 내 전속으로 둔 건 아니다.
미인이라서 내 눈에 든 게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