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Gaiden (81)
– 외전 81화
외전 81화
속된 말로 혈통이 좋다고도 한다.
유전적인 체질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보유한 마나의 양까지 포함하여 귀족들이 일반인보다 조금 재능이 많은 경향이 있다.
“속된 말로 하면 우수. 다른 말로 하면 어릴 때 과한 힘을 얻어서 위험해질 수도 있고.”
불과 100여 년 전만 해도 귀족아이들 중에서는 의문의 질환을 앓던 경우가 많았다.
가장 흔한 게 어린아이의 약한 몸에 비해 마나 성장치가 지나치게 높아서 성장이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
“근래 들어서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아이를 검사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도 맞긴 하지만.”
나 때도 엄마를 비롯하여 가족들은 그저 아이의 성장을 위해 검사를 했지만 그 외의 녀석들은 어떻게 그 아이를 이용해야 할까 궁리하는 시선이 많았지.
뭐, 생각해 보면 그것도 그립기도 하다.
“아무튼, 아르나도 한 번은 검사해야 해.”
실은 검사하지 않아도 대략적으로 짐작은 하고 있지만…….
다만 공식적인 측정치를 남겨 둘필요는 있었다.
“……분명 놀랄 텐데.”
이미 결과를 아는 만큼 조마조마한 기분을 느끼지 못하는 건 조금 아쉽긴 하네.
“그래서? 검사는 그럼 디아가 하는 거니?”
“제가 해도 문제는 없으나 좀 더 확실한 것을 쓰도록 할 것입니다.”
적어도 나 때 시절만 해도 마법사가 촉진이나 마법을 걸어서 확인 하지만 지금은 다른 방법을 쓴다고 한다.
“최근에 아이의 마나 보유량이나 특성, 잠재 변동치를 감지할 수 있는 장치를 도입했습니다.”
어지간한 마법사가 검사하는 것보다 정밀하고 또한 단순히 측정하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것까지 확인시켜 준다는 모양이다.
아이 입장에서도 웬 낯선 노인네가 와서 조물조물하는 것보다 간단히 재는 편이 좋겠지.
“그럼 바로 측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르나 님. 이쪽으로.”
“응! 디아 언니!”
기본적으로 아르나는 낯을 가리지 않는 편이지만 늘 봐서 익숙한 디아가 손을 내밀자 아무렇지 않게 손을 붙잡고 잘도 그 장치에 다가간다.
그리고 나와 페나는 검사를 하는 아르나를 지켜보며 작은 소리로 의견을 나누었다.
“그런데…… 아렐? 혹시 결과에 따라서 아르나의 교육방침을 바꾸거나 할 거야?”
“아니, 딱히?”
이건 어디까지나 만일을 위한 절 차지 향후 아르나의 육아 방침과는 관계가 없다.
뭐, 어지간한 귀족들은 이런 결과 하나에 매달리겠지만 나는 그럴 이유가 없다.
“아이의 앞날을 정하는 건 아이의 의지야. 이런 시시한 절차는 의미 없지.”
“……그렇구나.”
희미하게 말하는 페나의 목소리에는 어쩐지 약간 안심했다는 투가 있다.
역시 신경 쓰는군.
걱정하지 말라고 미리 말해 주는 편이 나았나? 결과를 아는 나와 달리 페나 입장에서는 조마조마할지도 모른다.
“말해 두지만 너무 신경 쓰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다시 말하려던 때. 아르나 쪽에서 약간 호들갑스러운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세상에.”
“이거 정말인가요?”
영지 마법사 몇이 술렁거리고 있다.
지켜보던 디아가 말없이 눈살을 찌푸리자. 그제야 그들은 경망스러운 반응을 보였다는 것을 깨닫고 급히 고개를 숙인다.
“무슨, 일이니?”
“……아르나 님의 측정 결과가 예상했던 수치를 넘어서 그들이 다소 놀랐을 뿐입니다.”
에둘러 말하는 것보다 보여 주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는지 디아는 아르나의 마나 측정치를 판별한 결과를 보여 주었다.
“.. 어머?”
페나가 말을 잇지 못한다. 이미 짐작하고 있던 나도 눈을 떼지 못했다.
“측정 기준에서 일반적인 귀족가 아이의 마력 보유량은 340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건……
“예. 아르나 님의 마나 보유량의 측정치는 1203. 이 정도면 어지간한 성인의 수치를 넘습니다.”
덧붙이자면 측정 기준상 1서클마법사의 서클 하나당 마나 보유량은 약 1천이다. 즉 2서클이면 2천.
요컨대 아르나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도 1서클 마법사의 마나 보유량을 넘은 것이지.
그저 아르나만이 ‘마나가 뭐야?’
하는 얼굴로 갸웃거릴 뿐.
놀라는 다른 이들 대신 내가 아르나를 쓰다듬으면서 ‘별거 아닌 거야.’라고만 말해 줄 뿐이다.
그래, 정말로 별거 아닌 거지.
하지만 일반적인 상식으로 따진다면 놀랄 수밖에 없으리라.
“어, 어떻게?”
“될성부른 싹은 떡잎부터 알아본다잖아.”
내가 적당히 그런가 보다 하고 슬쩍 넘겼다.
약간 뜨끔은 했지만.
실은 나 때문이다.
세간에는 그리폰 발톱만큼의 마나를 보유했다고 알려진 나지만 그 실상은 어지간한 고수를 뛰어넘는 내공의 보유자.
아르나도 일부 영향을 받았으리라.
“그런데 마나의 양이 높다는 건 마법사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니?”
“아니, 그건 아냐. 어디까지나 기초 마나 보유량이니까. 그걸 어떻게 써먹느냐에 따라서 달라져.”
마법의 자질로 진화시켜도 좋고 혹은 카니아 누나처럼 오러로 발전시켜도 상당한 내력을 발휘하겠지.
요컨대 어느 쪽이든 어지간하면 일류가 될 수 있다는 뜻.
어떻게 보면 축복받은 재능이다.
“재능이 있다 해도 아르나가 거기에 뜻이 없고 단련하지 않으면 자연스레 썩히기 마련이야.”
아직은 아르나가 자신의 자질을 이해하고 거기에 눈을 빛낼 날은 멀었다.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이 결과에 대해서는 함구령을 내리도록 했다.
“쓸데없는 소릴 할 사람은 많으니까. 외부에는 일반적인 평균치라고만 해 두자.”
“웅…… 그게 좋겠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그걸 위해 디아를 비롯해 영지 마법사들에게 측정을 주도해 달라고 해 둔 것이니까.
적어도 아르나가 15살 정도 될때까지만이라도 주변에서 호들갑을 떨지 않으면 된다.
그 이후에는 아르나가 알아서 자신의 길을 정해야겠지.
‘하지만 나중을 위해서 손을 써주는 게 좋겠지……
이 아이가 과연 자신의 자질을 살릴지 살리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어느 쪽을 택해도 무방하도록 틀을 짜 줄 필요는 느꼈다.
요컨대. 결국은 아르나를 위해서다.
‘그 아이가 나중에 무엇을 할지는 나도 말할 수 없어.’
하지만 하고자 하는 일을 주변 환경이 따라 주지 못해서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해 주고 싶었다.
‘적어도 지금 시기에 에르네시아왕국의 교육 체계를 개편해 두면 아르나가 성장했을 때쯤에는 그 아이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을 테니까.’
최소한 무엇을 하더라도 제대로 해낼 수 있게끔 해 주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리라.
주변에서 내 행동을 두고 숭고한 뜻이네 뭐네 하며 칭송하지만 그런건 귓등으로 듣지 않는다.
오로지 나와 내가 감싸는 사람들을 위해서다.
그 행동 논리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
그 후 왕립 아카데미의 개편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었다.
약속했던 대로 나는 이곳에서 특별히 강연을 해 주는 방식으로 밀어주기로 했다.
그 아렐 에르네시아가 특별히 가르침을 내려준다.
벌써 소문이 난 것인지 강의를 듣길 희망한다는 요청이 아우성이었다.
“……진짜 평범한 강의인데?”
조금 막말로 하자면 ‘바르고 착하게 사세요. 바로 저 아렐처럼!’이라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그걸 굳이 서서라도 듣겠다고?!
다들 한가한가? 나는 남몰래 전율했다.
이래서 성공해야 하는구나…….
성공한 자는 길바닥에서 헛소리를 하더라도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여 듣기 마련인 법이리라.
“으음~ 좀 더 서비스라도 해 줘야 하나…… 정 뭣하면 일대일 맞춤 상담이라도.”
“아렐…… 적당히 해. 평범하게 하는 게 가장 좋은 게 아닐까?”
“응? 평범한데?”
“에이…… 절대 아닐걸?”
내가 작정하고 손대면 절대 평범하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아는지 페나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기가 에르네시아 왕국 귀족들이 다니는 교육기관이구나……
“메르만 제국에는 없었나?”
“있긴 있어. ……나도 몇 달 정도밖에 다니지 않았지만.”
“……그렇군.”
내가 말수가 적어진 것은 그 의미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페나의 유년기는 썩 행복하다고 할 수 없다.
정령사의 자질이 발현되었기에 그것을 정치적으로 아니꼽게 여기는 어른들은 그녀를 좋게 대우할 수 없었지.
“하지만 아렐도 여기 다닌 건 아니잖아?”
“뭐…… 그 점을 두고 말하면 나도 비슷한 처지인가.”
생각해 보니 나 역시 굳이 이런 곳과는 인연이 없다.
자수성가 타입의 천재 학자 흉내를 어릴 적부터 하였고. 불과 열네 살의 나이에 영지를 수여 받아 쫓겨나기까지 했던가.
지금에 와선 그리운 추억이지만 과연 내가 평범한 인간이라면 제대로 살아남았을까?
어떤 의미로는 서로 그게 그거군.
“그래서 구경하고 싶었던 거야?”
“마침 다른 일도 없었고? 내심 홍미는 있었거든.”
아무래도 페나는 다른 귀족 아이들의 생활에 내심 호기심이 있던 모양이다.
굳이 구경해 보고 싶었는지 나를 따라왔다.
“공부가 목적이면 아예 성인 귀족들을 상대로 한 과목을 창설해둘까?”
“아?????? 그건 좀??????
말을 흐리는 걸 봐서는 공부는 아닌 모양이군.
“옛날에는 부럽긴 했으니까. 저렇게 비슷한 입장의 귀족 아이들끼리 다니는 것도……
“지금도 비슷할 텐데?”
“사교회에서 추종자가 따라다니는 건 다르거든? 오히려 피곤해!”
뭐, 이해하지 못할 감상은 아니 리라.
또한 페나도 내심 신경이 쓰이는 거겠지. 아르나가 장래 성장하여 다니게 될 교육의 터와 그 환경이 어떠한지를…….
그리고 또 하나의 고민을…….
“혹시 아르나한테 정령술을 가르칠지 말지 고민하는 거야?”
페나는 말이 없다.
그때 아르나의 마력량을 측정한 이후 우리 어른들끼리 모여서 한 차례 의논했지.
……그리고 조금만 작정하고 가르치면 정령술로 개화해도 되리라는 것도 알아챘을 것이다.
거기서 페나의 갈등이 시작된다.
“아르나는?”
“아르나도 정령을 좋아하긴 하지만 정령사로서 끌리는 건 아닐 거야.”
역시나 갈등하고 있다.
가르치고 싶다면 얼마든지 전수해 줄 수 있다.
가르쳐 보고 싶은 충동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망설인다.
자신과 똑같이 될까 봐.
“알고 있겠지만 여긴 제국과 달라. 정령술 하나 가르치더라도 편견을 가질 자는 없어. 오히려 교양하나가 느는 셈일 뿐이야.”
설사 그런 놈이 있다면 내가 용서치 않겠지.
“알고 있어…… 가르치더라도 아르나에게 있어선 하나의 교양이나 그 아이를 지킬 힘이 될 뿐인걸.”
하지만 갈등하는 이유는 꼭 필요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차이가 주저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아르나가 원했을 때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도 고민되고.”
“ 흐음.”
예를 들어 운동이나 무술의 명가가 있다 치자.
엄격한 집안은 반드시 부모의 기술을 자식에게 물려주겠지만. 조금 융통성이 있다면 가능한 자식의 의향을 먼저 듣고 싶겠지.
하지만 부모라면 누구나 전수하고 싶을 것이다.
하물며 자식이 재능이 있다면 더 더욱.
‘강요하는 꼴이 되는 게 싫겠지.’
특히나 페나는 재능에 관해서 누군가가 옳고 옳지 않게 구분하는 풍조에 완전히 질린 몸일 터.
그 고민에 관해서 나는 중립에 가깝다. 굳이 강요하지 않는 게 정답이니까.
“……하지만 가르친다고 해도 어떻게 해야 할까?”
거기에 가르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되는 걸까? 하긴 배운 적은 있어도 남에게 전수해 준 적은 없으니까.
“정 뭣하면 한 번 제자라도 가르쳐 보는 게 어때? 그럼 아르나가 원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좋은 경험도 될 텐데? 그리고 기술을 남기는 업적도 되고.”
“제자라니…… 아렐처럼?”
“그래, 나처럼.”
엣헴!
좋잖아 제자.
페나가 의외라는 듯 반응을 보였다.
지금의 제국에도 정령사들을 위한 파벌은 있다. 하지만 페나가 지금도 그곳에 관여하는 건 아니다.
어떤 의미로는, 페나는 자신이 이룬 정령술을 아직 누구에게도 전수하지 않은 셈.
“모처럼 이룬 경지를 전파하지 않는 것도 아깝지. 원하면 여기에 정령술과 관련된 학과를 신설하는 것도 어렵지 않아.”
“여기에? 마탑에서 하는 게 아니고?”
“마법과 정령술은 달라. 디아한테 떠맡겨도 곤란해할걸.”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다. 명분은 어떻게든 둘러댈 수 있지.
원한다면 그 정도는 얼마든지 해줄 수 있다.
그러나 페나는 거기까지는 바라지 않았는지 살며시 고개를 저었다.
아직은 거기까지 끌리지는 않는 건가.
“생각은 해 볼게.”
“원하면 언제든지 말해. 조금 억지 정도는 얼마든지 부려서 이뤄줄 수 있거든.”
원하는 소원은 어지간하면 이뤄드리는 아렐입니다.
“……적당히 해. 다른 사람한테 미안하니까.”
그녀는 쓴웃음을 지으며 곧 다음 일을 하러 가야 하는 나를 배웅했다.
아무래도 페나는 좀 더 이곳을 구경하고 싶은 모양인지라 마음대로 하게끔 배려해 두었다.
전생의 프로가
꿀 빠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