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Gaiden (88)
– 외전 88화
외전 88화
그대로 일리아를 선두로 구성된 탈출조가 탑을 수색하기 위해 진입했다.
“어떤 게 있을지 모르니 섣불리 만지지 말아 주세요.”
초대 마탑주가 무엇을 연구했는지 지금의 시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나름 정보를 제공한 디아조차도.
‘남아 있는 게 거의 없습니다.’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찾는 것은 저희를 내보내 줄 아티 팩트네요.”
“그걸 구분할 수 있는가?”
“페나 님의 말씀에 따르면 유일하게 그것만이 활성화 되어 있다고 하니까요.”
찾아내고 나서 몇 번 검증하면 확답을 내릴 수도 있으리라.
‘그리고 아마 방법은 그것뿐이 아닐 테니까요……
이미 몇 번 페나에게서 가르침을 받아 본 일리아는 대충 그녀의 방식을 가늠할 수 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묘하게 여유로운 걸 보니 별개의 대책이 있겠지.
그래도 의존하지는 않으리라. 페나의 말마따나 이것은 기회기도 했다.
공을 세우면 누구도 무시 못 할 테니까.
“자! 어서 탈출하도록 하죠!”
의욕적으로 그녀가 먼저 앞에 나섰고 다른 이들도 기꺼이 뒤따랐다.
탑을 수색하며 그들은 그곳에 있는 모든 방을 하나하나 신중히 수색하며 전진했다.
“수색하는 것은 좋지만 가능한??…
선조에 대한 경의를 잊지 말도록 해요.”
이곳에 있는 것은 전부 초대 마탑주가 남긴 것들. 하나하나의 가치는 헤아릴 수 없다.
그렇지만 탈출이 우선시되어 급급해지면 수색하는 손길이 거칠어질 수도 있지.
그걸 주의하자고 말하자 다들 내 심 동의하듯 조용히 끄덕이고는 보다 움직임이 조심스러워졌다.
자신들보다 한참은 어린 영애가 선조에 대한 경의를 잊지 말자고 하니 자연스레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으리라.
느긋하게 선조의 유물에 대해 감상만을 할 수도 없다.
도굴꾼에 대한 대처는 기본.
“와요!”
바로 이상을 알아챈 일리아가 외치자 허공에 새하얀 불씨가 맺히더니 허공에서 작은 화염 난쟁이들이 나타났다.
– 침입자!
– 내쫓는다!
마법보다는 정령술에 가까운 현상.
“……정말로 인조 정령을 만들어낸 거군요.”
위화감이 잔뜩 느껴지는 정령을 보자 일리아는 정령사로서의 본능에 자극 받아 놀라워했다.
자신도 변칙적인 발상을 했지만, 선조가 이룩한 건 그보다 아득히 어려운 과제다.
하물며 그조차도 완성시키지 못한 것.
“……질 수는 없죠!”
지금은 감탄할 여유가 없다.
일리아가 자신이 계약한 번개의 정령 알피를 부르고 그녀를 돕기 위해 다들 건네받은 도구에 마나를 주입한다.
파앗!
환한 빛이 일렁이며 그 도구로 불러낼 수 있는 정령들이 소환되어 바로 공격을 시작한다.
비록 하급 정령에 지나지 않지만 그것을 다수가 한 번에 불러 공격하게 시키면 무시할 정도로 약하지는 않다.
바람과 물방울들이 쉬지 않고 쏟아지며 인조 정령의 새하얀 화염의 기세를 약하게 한다.
그리고…….
“결정타를 넣어요!”
메인 화력은 도구에 의존하지 않고 강력한 정령과 계약한 일리아의 몫.
그녀가 일부러 과장되게 몸짓을 하며 명령하자 번개를 휘두르는 새가 날개를 펄럭이며 푸른 번개를 방출한다.
그것이 인조 정령의 중심을 관통하자 파짓! 유리 조각을 밟는 것 같은 소리가 울리며 녀석들이 소멸한다.
“오오오오!”
“정말로 쓰러트렸잖은가.”
“ 대단하군.”
“자네의 정령술도 대단하지만 이 도구도 쓸 만해. 아직 무겁긴 해도……
“뭘, 지금도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게 아닌가.”
사소한 승리라도 그것이 기분이 좋은 것인지 다들 들뜬 채 감상을 나눈다.
하지만 일리아는 조금은 찝찝한 기분을 품고 있었다.
칭찬을 받아도 이번만큼은 미묘했다.
“……이건 조금 뒷맛이 안 좋네요.”
원인은 지금 소멸하는 새하얀 불씨들.
정령은 힘이 다하면 그저 정령계로 돌아갈 뿐.
따라서 어지간하면 죽지 않는다.
하지만 저것들은 다르지. 중앙의 핵을 깨면 자연스레 완전히 소멸한다.
디아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어디까지나 흉내만을 낸 것이라 저것에는 의지도 없다고 하지만, 사실 만으로는 떨쳐내지 못할 찝찝한 기분도 있으리라.
“……자! 서둘러 다음으로 가죠!”
잡생각을 떨치듯 고개를 붕붕 저으며 나아가려고 할 때였다.
우연이었다. 일리아가 뒤를 돌아보자 어째서인지 다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다.
‘아차……
그러나 알아채 봐야 늦는다. 아직 완전히 박살나지 못한 핵에서 인조 정령이 부활하여 공격을 하려 한다.
곧 소멸할 것 같은 상태이기에 위력은 강력하지 못하다. 하지만 화상 정도는 입을지 모르지.
일리아는 각오를 한 듯 눈을 질끈 감으려 했지만.
그보다 빨리 뛰어든 큼지막한 등이 보였다.
말없이 뛰어든 일리아의 아버지는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정확하게 뻗어 나간 검이 그대로 인조 정령의 핵을 쳐 가볍게 박살내고 불꽃을 흩트린다.
“멍하니 있지 마라.”
“아버님?”
“……정령술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적어도 다른 일도 게을리하지 마라.”
일리아는 의외라는 듯 눈을 멍하니 깜박였다.
혼날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그의 말투는 엄했고.
하지만…….
어쩐지 혼낸다기보다는 그의 말이 무언가 충고하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한 건 왜일까.
“명심해 둘게요…… 아버님.”
이때만큼은 일리아도 조용히 수긍하고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탑을 수색하는 속도가 높아졌다.
실제로 자신들을 공격하는 것들의 존재가 확인된 이상 서둘러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해진 것.
그리고 둘째로는 그 공격하는 무리들을 충분히 무찌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이다.
단번에 탑의 상층까지 오른 그들은 이윽고 커다란 방을 발견하게 된다.
“……이건?”
“딱 봐도 여기가 가장 수상해 보이는군.”
그 말을 부정하는 자는 없다.
마침 다들 비슷한 감상을 가진 것이다.
“묘하게 튼튼해 보이는 방이네요.”
일리아도 그렇게 생각하며 두리번거리자. 머리 위에서 묘한 빛이 일렁이며 모습을 드러낸 것들이 있다.
“저건??????
그 인조 정령들이다. 그들을 이곳으로 이동시킨 것들.
“과연…… 침입자를 여기서 처리하겠다는 걸까요.”
“방심하지 말거라. 일리아.”
그녀는 대답 대신 굳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정령을 불러 공격을 퍼부었다.
느긋하게 관찰하고 싶은 마음도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은 탈출이 우선.
하물며 정체를 모를 때는 일단 갈기고 본다. 이건 에르네시아 왕국의 오랜 전통이리라.
시퍼런 벼락이 인조 정령들을 향해 쏟아진다. 그러나 그들은 마찬가지로 몸에서 새하얀 벼락을 뿜더니 정면으로 받아쳤다.
“같은 속성?!”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
동행한 이들이 일리아의 도구를 발동시켜서 정령술을 흉내 낸다.
번개와는 다른 속성. 불이나 암석 등을 만들어 쏘아낸 것이다.
“해치웠나!”
“그럴 리가 없잖아요!”
일리아가 반사적으로 외쳤다.
폭연이 걷히자 조금도 신체에 손상이 가지 않은 인조 정령이 그들을 노려보았다.
“?????? 큭!”
그들이 재차 공격을 퍼붓게 하지만 하급 정령 무리로는 택도 없으리라.
‘……하지만 저도 이 녀석 하나 만으로도 버거워요.’
일리아는 이를 악물었다. 인조정령 한 마리라면 어떻게든 공을 들이면 몰아붙일 수 있다.
두 마리까지는 신중하면 상대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다른 사람까지 신경 써 줄 여유는 없었다.
‘이건…… 위험할지도……
일리아는 상의 안쪽에 숨겨 둔마도구 하나를 의식했다. 그것은 작전을 설명할 때 페나가 슬쩍 찔러 숨겨 둔 것이다.
(만약에 네 힘으로 감당이 안 될 것 같으면 그걸 쓰렴.)
대단한 마도구는 아니다. 단순한 간이형 통신구.
페나의 말뜻은 그녀의 재주로 감당하기 어려우면 도움을 요청하란 뜻이지.
일리아는 그것을 사용하려 했다.
인정받을 공로를 세우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래도 사람의 안위보다 먼저 생각할 만큼 비뚤어지진 않았다.
“ 더는……
더는 불가능이라고 말하려던 때였다.
“ 일리아!”
일리아의 아버지가 무언가를 외쳤다.
“거기서 떨어져라! 이 괴물 놈!”
분노하며 그가 달려오지만 저 인조 정령이 고작 검 한 자루로 어떻게 될 리가 없다.
무모하다고 외치려던 일리아였지만 그녀는 오히려 경악에 크게 눈을 떴다.
틀림없이 본 것이다.
그의 전신을 감싸고 있는 강렬한 기운을.
‘ 설마
결코, 그녀가 가진 것에 뒤처지지 않는 강렬한 에너지.
마법도 오러도 아니다.
“와라! 쉐라우드!”
그가 부른 것은 일리아도 단 한번도 들은 적이 없는 정령의 이름.
한순간 바닥에 어둠이 지는 것 같았다.
이내 그 발밑에 깔린 게 무엇인지 눈치챘다.
‘그림자?!’
명백하게 부자연스럽게 넓게 퍼진 그림자. 그것이 정령의 소행이라는 것은 명백했다.
그리고 바로 그 안에서 펼쳐진 칼날이 인조 정령을 헤집어 찢는다.
촤악!
인조 정령이라 하더라도 그 몸체는 핵을 제외하면 단순히 마나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 육체가 가벼이 찢어진다.
정령술에 의한 간섭이기 때문이다.
‘ 강해??????
페나 같은 정상급의 실력은 아니라 하더라도 충분히 세간에 통용되고 남을 힘이 아닌가.
“일리아! 뭐하는 거냐!”
그의 호통에 전율하며 일리아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자신의 정령에게 명령을 내렸다.
“지금이야! 태워 버려!”
바로 쏟아진 번개가 인조 정령의 핵을 순식간에 불살라 버렸다.
승리의 여운을 만끽할 겨를도 없이 일리아는 급히 아버지를 향해 돌아보았다.
“아버님 지금 그 정령은?”
지금 그의 어깨 위에는 검은색의 다람쥐 같은 형상의 짐승이 마치 제자리라는 것처럼 올라타 있다.
역시 그와 계약한 정령이다.
“……그래, 기억에 없겠구나. 네게 이 녀석을 보여 준 것은 네가 두 살 때쯤이었을 테니.”
“정령사였다는 것은 들었지만……
관두신 줄 알았는데요.”
“딱히 계약을 해제한 것은 아니다. 뭐, 과거보다 수련이라면 게을 리했겠지만.”
그렇다면 더더욱 납득할 수 없었다.
과거의 실력에서 발전하지 않은 게 이 정도라면 그가 포기하지 않았다면 더욱 높게 성취를 이루었을 것이 아닌가?
“어째서 관두신 거죠?”
그러나 이것까지 보이고 마냥 입을 다물 수는 없다고 여겼는지 그는 순순히 털어놓기 시작했다.
“나도…… 과거에는 보다 높은 성취를 이루길 꿈꿨단다.”
나름 정령사로서 수련을 게을리 한 적도 없다. 당시의 환경이 더욱 열악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로 고된 길이었겠지.
“무엇보다 네 어머니도 응원해 주었지.”
“어머니도……
일리아는 그 의미를 생각하며 다소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일리아가 어릴 때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단다.”
그가 생각을 바꾼 계기는 일리아의 어머니의 죽음.
단순한 병이었다.
고칠 약이 없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 당시 그의 집안은 그것을 쉽게 구할 정도의 재산이 없었다.
“그날 깨달았다. 꿈보다 현실을 택해야 한다고.”
이후 그는 자신의 꿈보다 현실을 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령술로도 손에 넣지 못한 것을 그가 교수로서 일하며 얻기 시작했다.
명문가 정도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부족함이 없이 생활할 수 있게 되었고. 다른 이들도 인정하였다.
“아버님……
그제야 일리아도 이해했다. 그가 무엇을 위해 관두었는지. 그리고 일리아에게 강요하려던 게 무엇인지.
“……때로는 자신이 가진 길과 다른 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가 있을지도 모르지.”
첼포드는 정령사보다 가주로서의 업무를 우선시했을 뿐이다.
그리고 일리아가 같은 비극을 반복하길 바라지 않았던 것이다.
그저 그것을 말했을 뿐이다.
“이후 이야기는 나중에 하려무나. 그보다는 이곳을 빠져나갈 아티팩트를 찾자꾸나.”
“에, 예!”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아도 이 자리에서 할 만한 것은 못 되리라.
주변 시선도 있다.
서둘러 이 방과 연결된 다른 장소 혹은 숨겨진 통로라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려던 때였다.
바깥에서 뭔가 소란스러운 소리가 울렸다.
“뭐죠…… 히이이이익?!”
일리아가 깜짝 놀라 비명을 삼켰다. 그러나 누구도 지금 그녀의 꼴사나운 목소리를 지적할 수 없다.
그럴 겨를도 없다.
“……이럴 수가.”
창문 바깥에 거대한 새하얀 물체가 보였다. 방금 녀석들 같은 인조정령.
하지만 사이즈가 다르다.
탑을 가볍게 밀어 무너트릴 정도로 거대하다.
전생의 프로가
꿀 빠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