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become No. 1 in the rankings without paying RAW novel - Chapter (234)
제234화
길고 긴 싸움에 결판을 낼 때가 드디어 왔다.
“이제 널 상대하는 것도 지긋지긋해졌다.”
테오는 마왕을 향해 걸음을 옮기면서 말을 거침없이 내뱉었다.
그러자 연신 신성력이 깃든 공격을 방어하기 바쁘던 마왕의 시선이 테오에게 향했다.
“감히…!”
최후의 저항이라고 봐야 할까.
마왕은 손과 융합된 검을 다가온 테오에게 휘둘렀다.
하지만 테오는 가볍게 옆으로 몸을 피하면서 곧바로 반격했다.
“크앗!”
거대해진 마왕의 육체에 혈선이 길게 그어졌다.
테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마왕을 향해 공격을 이어 나갔다.
계속해서 상처 입던 마왕이 한발 물러나면서 다시금 팔을 크게 휘둘렀다.
‘느려.’
테오는 미끄러지듯 지면을 타고 이동했다.
신성 공격에 대항하고 아울러 분신까지 만들기 위해 자신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마기를 거의 소진한 탓일까.
오직 몸을 이용한 공격만 해 왔기에 상대하기는 쉬웠다.
“우리도 도와도 되겠나?”
“물론, 되고말고요!”
그새 다크 쉐도우를 쓰러뜨리고 온 비류와 고트슨이 합류하면서 마왕의 HP는 더욱 줄어들어갔다.
궁지에 몰린 마왕이 마기를 끌어올려 공격을 펼쳤다.
“오, 이런!”
아까처럼 검은 구멍이 곳곳에 생겨나는 게 보였다.
그런데 이번엔 공중에도 검은 구멍이 생겨난 게 아닌가.
‘광선이 방출된 방향을 산출하면….’
순간의 상황에서도 테오는 공격이 날아들 방향을 파악하고 안전한 위치를 찾았다.
그러고는 곧장 두 사람에게 이러한 정보를 공유했다.
“비류 님은 우측으로 세 걸음 반, 고트슨 님은 뒤로 두 발자국 물러나서 좌측으로 한 걸음 가서 정지!”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말에 두 사람은 자동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직후, 전후좌우에 그리고 공중에서 수직으로 검은 광선이 방출되었다.
하지만 테오의 분석은 틀리지 않아 전원 무사할 수 있었다.
“헤븐즈 스피어!”
“홀리 샤워!”
공격 직후, 내뿜던 마기가 약해진 틈을 노리고 에린을 필두로 또다시 신성 공격을 쓸 수 있는 플레이어들이 스킬을 사용했다.
신성력을 기반으로 한 공격에 마왕은 더욱 더 큰 타격을 받았다.
“크아아앗! 어둠의 제왕인 내가 한낱 필멸자에게 당할 성 싶으냐!”
빈사 상태가 된 마왕이 포효하며 최후의 발악을 펼쳤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테오의 검을 멈출 수 없었다.
“컥!”
급기야 테오가 몸을 던져 가며 찌른 검이 마왕의 가슴 정중앙을 파고들었다.
최후의 일격에 의해 HP가 완전히 소진된 마왕의 몸에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해치웠나?’
상대가 상대인 만큼, 완전히 확신하기가 힘들었다.
테오는 박아 넣은 검을 놓은 채 뒤로 물러나 마왕을 노려봤다.
이런 테오의 시선에 얼굴이 쩍쩍 갈라지는 와중에도 마왕이 말을 걸어왔다.
“이대로…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나는 불멸의 존재, 반드시 다시 되돌아온다.”
불길한 미래를 암시하는 말이었다.
그러면서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입에서 갑자기 검은 연기를 내뿜었다.
순수한 마기로 이뤄진 에너지체.
바로 마(魔)의 근원에서 비롯된 ‘이름 없는 존재’였다.
‘불멸이라고? 웃기지도 않는군!’
테오는 마왕성에서 마주했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초라한 기운을 내뿜는 마왕의 실체를 속으로 비웃었다.
지금이라면 충분히 소멸시키는 것도 가능하리라.
‘평범한 공격으로는 힘들겠지. 하지만….’
테오는 스킬로 ‘성왕의 철퇴’를 쥐고 그대로 달려들었다.
상극인 신성력이 깃든 공격이라면 충분히 바람결에 흔들리는 촛불처럼 힘없는 저 존재를 없앨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테오의 일격은 상대에게 명중하지 못했다.
왜냐면….
‘몸, 몸이!’
테오는 갑자기 몸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 강한 기시감을 느꼈다.
그리고 동시에 주변의 시간이 멈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설마 그가 또?’
테오는 몸을 움직일 수 없어도 그 누군가를 찾아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여기서 테오의 눈앞으로 천천히 예의 로브 후드로 얼굴을 감춘 대현자 아크가 나타났다.
* * *
처음 만났을 때처럼 시간을 멈추는 이적을 펼친 대현자 아크.
그의 등장에 테오는 이 상황 또한 준비된 이벤트인지 의심했다.
이런 와중에 아크는 테오를 향해 말을 건넸다.
“그대의 플레이를 잘 지켜보았다. 현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자신의 힘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힘까지 모두 아울러 마왕을 쓰러뜨리는 모습은 특히 인상 깊었다.”
“당신… 정체가 뭐야?”
첫 만남 때부터 과연 저 NPC가 정녕 NPC가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이런 테오의 말에 아크는 갑자기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테오의 몸은 다시금 움직여졌다.
“일전의 소개에서 하나 빠트린 게 있지. 나는 이 세계에선 대현자 아크로 불리면서 동시에 이 세계의 창조주의 분신이다.”
“분신이라고?”
“그러하다.”
아크는 놀랍게도 을 사실상 거의 완성시킨 개발자 남경수가 게임에 남겨 둔 자신의 분신이었다.
남경수가 굳이 게임 내 설정으로만 존재해야 할 대현자 아크란 NPC를 만들고 그를 자신의 분신으로 만든 데는 다 그럴 만한 사정이 존재했다.
“나의 창조주는 이 세계를 모두가 공평하고 자유롭게 모험할 수 있는 세상으로 만들고 싶어 하셨다.”
“…….”
“그러나 그분의 뜻은 외부 압력으로 좌절되고 말았지.”
이건 테오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이 모르는 이야기였다.
남경수를 필두로 이기석, 지석호 등 재능 있는 개발자들이 힘을 모아 만든 작은 게임 회사에서 의 기틀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가상 현실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선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했다.
그런 와중에 가상 현실의 가치를 알아본 노블레스사에서 제안을 해 왔다.
이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남경수지만 끝내 이기석의 설득에 노블레스사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 뒤, 은 빠르게 완성되어 갔다.
하지만 그 와중에 노블레스사는 영업 이익을 위한 과금 체계와 플레이어들이 돈을 쓰도록 유도하는 게임 방식을 요구했다.
남경수는 자신이 추구하던 게임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그러한 방식을 인정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가장 믿던 동료인 이기석의 배신으로 결국 게임 개발에서 손을 떼게 되었다.
이에 절망한 남경수가 한 일은 바로 자신의 의지를 비밀리에 게임에 남기는 것이었다.
“나는 창조주가 남긴 의지에 따라 처음부터 끝까지 자네와 같은 이방인들을 지켜보았네. 이를 통해 이 세계를 이대로 둘지, 아니면 변혁할지를 결정하고자 했지.”
남경수는 자기 뜻대로 자신이 추구하던 세계로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전적으로 플레이어들이 바라는 방향이 뭔지 지켜보기 위해 대현자 아크를 자신의 분신으로 둔 것이다.
그리고 대현자 아크는 을 관리하는 AI 노바와 동조해 내내 플레이어의 행동을 관찰했다.
특히 이른바 ‘히든 코드’라 불리는 남경수가 숨겨 둔 게임 요소를 찾아낸 플레이어를 특히 더 관찰했다.
“히든 코드를 찾아낸 플레이어 중 자네처럼 창조주의 의지를 가장 따른 자도 없었네.”
“나는 그저 내 게임 플레이를 했을 뿐이야.”
솔직히 남경수가 누군지도 모른다.
갑자기 이런 말을 들어도 뭔가 느껴지는 것은 없었다.
이런 테오의 태도에 아크가 후드 아래로 보이는 입술을 위로 말아 올렸다.
“하긴 그런 것은 자네에게 중요치 않을지 모르겠군.”
“어쨌든 얼른 이거나 풀어 주쇼. 그래야 저것을 없앨 수 있으니 말이오.”
테오는 다른 모두와 마찬가지로 정지된 상태로 있는 마왕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런 테오에게 아크가 말했다.
“잠깐만 더 기다리게. 이제부터 자네가 한 가지 결정을 해야 하네.”
“결정이라니, 대체 무슨…?”
“여기서 이 존재를 없앤다면 이 세계는 평화를 갖게 되겠지. 하지만 그리되면 자네를 비롯한 이방인들의 역할이 사라지고 말겠지.”
“…….”
아크의 말에 테오는 움찔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이머이기에 이런 온라인 게임의 생리를 잘 알고 있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플레이어들이 할 수 있는 컨택츠가 계속해서 유입되어야 사람들이 붙들 수 있다.
그런데 최종 컨택츠까지 소모해 할 게 없어지면 사람들이 과연 그 게임을 계속할 이유가 있을까?
아이러니하지만 게임 내 NPC들이 바라는 세계의 평화는 곧 그 세계의 종말이 가까워진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원래라면 마왕이 쓰러져야 할 곳은 여기가 아니라 마왕성이었어야 했던 게 분명해.’
그 마왕성까지 도달하기까지의 과정 자체가 바로 에피소드 2의 중요 컨텐츠였을 터였다.
그게 어쩌다 변수로 인해 이 지경까지 오고 말았으니 이대로라면 향후 게임 안팎으로 적잖은 문제가 생길 게 분명했다.
‘이런 일이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만약 게임이 망하기라도 하면….’
이곳에 만든 소중한 인연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동생에게 이 세상을 보여 준다는 약속도 지키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 생각을 하니 주저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이런 테오의 마음을 읽기라도 하듯 아크가 재차 말했다.
“선택은 자네의 몫이네. 어느 쪽을 택한다 해도 난 자네의 결정을 존중하겠네.”
“하, 하하.”
그 말에 메마른 웃음을 터트린 테오가 고개를 숙였다.
머릿속에 복잡한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게임의 앞날을 걱정해 이대로 마왕을 놓친다면 지금껏 이곳에서 싸운 모두의 노력이 허사가 되고 말 것이다.
‘내가 왜 이런 고민을 해야 하는 거지?’
갑자기 이런 결정을 하게 만든 아크에게 화가 났다.
자신은 그저 한낱 평범한 플레이어에 불과한데 이런 어려운 결정을 강요한단 말인가.
‘그래,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테오는 마음의 결심을 굳혔다.
그러고는 아크에게 말했다.
“어서 이 정지나 풀어 주시죠.”
“결정했는가.”
테오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한 테오를 보고 아크는 알 듯 말 듯 한 미소를 짓고는 전처럼 흐릿하게 사라져 갔다.
그리고 시간이 다시 움직였다.
“사라져라!”
시간이 다시 움직이자 테오는 한 점의 망설임도 없이 검은 기운으로 된 마왕의 본체를 ‘성왕의 철퇴’로 강타했다.
철퇴에 깃든 신성력에 의해 실낱같은 마기까지 소멸하자 마왕의 본체는 완전히 소멸하게 되었다.
띠딩!
에피소드 2 최종 보스인 ‘어둠의 제왕’이 격파되었습니다.
이러한 메시지와 함께 엄청난 레벨 업의 광채가 테오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남은 모든 플레이어에게 뿌려졌다.
기존 진행되는 대륙 이벤트뿐 아니라 메인 시나리오인 ‘에피소드 2’까지 이 자리서 종료된 것이다.
“이겼다!”
“와아아아!”
그 사실을 인지한 모두는 기뻐서 함성을 내질렀다.
그렇게 마왕을 쓰러뜨린 테오의 표정에도 뿌듯함이 담겨 있었다.
한편.
“이럴 수가.”
화면 속 장면을 보던 이기석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다음 에피소드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에 메인 시나리오가 끝났으니 은 곧 치명타를 맞을 게 뻔했다.
“이런 것을 바란 것이냐.”
이기석은 분노한 눈으로 지석호를 노려보며 말했다.
하지만 지석호는 조금의 동요도 없었다.
“게임의 존망을 이제 와 걱정하다니. 하지만 걱정할 것 없소. 이제부터가 진짜 아르카디아 온라인이 시작될 것이니 말이오.”
“뭐라고?”
바로 이때!
블랙 박스의 데이터를 모두 접수한 슈퍼 컴퓨터 노바가 게임에 접속한 모든 플레이어가 볼 수 있도록 하나의 공지를 띄웠다.
그 공지의 내용을 본 모두는 충격에 휩싸이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