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become No. 1 in the rankings without paying RAW novel - Chapter (247)
외전 12화
루이나는 키이라의 말에 따라서 텔레포트 포탈이 있는 곳을 향해 내달렸다.
그러나 달리는 와중에도 뒤에서 들리는 전투 소음은 달리는 그녀의 마음을 옥죄었다.
‘이게 최선이라는 사실은 알아. 하지만….’
자꾸만 동료들이 눈에 밟혔다.
그 때문일까. 어느새 루이나의 뛰는 걸음이 처음보다 느려지고 있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텔레포트 포탈이 있는 광장에 도달할 터였다.
그러나 지금 루이나의 고개는 뒤를 향해 젖혀 있었다.
‘오빠가 지금의 나라면 어떻게 할까.’
아마 이 자리에 테오가 있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뒤도 보지 말고 뛰어!”
만약 테오가 이 상황이라면 오늘 당한 빚을 열 배, 아니 백 배 나중에 갚아 주더라도 일단 저들의 목적을 못 달성하도록 만들 것이다.
이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사실은 루이나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내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어디 있어.’
삶의 대부분을 깨어나지 못할 잠으로 보내느라 친구 한 명 사귀지 못했다.
그런 그녀에게 최초로 생긴 소중한 친구들이었다.
그런 그들을 두고 혼자만 빠져나갈 수 있을까.
“돌아갈 거야.”
루이나는 발걸음을 멈추더니 이내 몸을 돌렸다.
스스로 지금 자신의 선택이 현명치 못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성보다 감정이 앞설 수밖에 없는 때가 바로 지금이었다.
한편, 루이나가 떠난 현장에서는.
“극 파괴참!”
칼리드의 일격이 도로 옆 건물이 반파되었다.
그 공격을 피한 키이라가 양손의 단검을 번갈아 내질러 반격을 노렸다.
“흥! 정면에서 암살자가 전사를 이길 것 같아!”
칼리드는 이런 키이라를 비웃으며 피격을 겁내지 않고 오로지 공격에 몰입했다.
애당초 지금 키이라가 싸우는 방식은 원래 그녀의 방식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굳이 이렇게 칼리드의 정면을 가로막고 싸우는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였다.
‘이자의 목표는 루이나이다. 그녀가 텔레포트 포탈을 통해 왕도로 갈 때까지 이자의 발을 묶어야 돼.’
이를 위해서는 기꺼이 게임 오버가 될 각오도 되어 있었다.
고렙일수록 레벨이 떨어지는 게임 오버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대단한 각오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루이나를 쫓으려던 다른 습격자들을 막아선 에스턴들도 힘든 싸움을 이어 가고 있었다.
“위험해, 유라!”
“꺅!”
회복 마법을 쓰던 유라를 노린 한 습격자를 발견하고 에스턴이 급하게 그녀를 지키기 위해 중간에 끼어들었다.
간발의 차로 유라를 지켜 냈으나 막대한 대미지를 받으며 땅에 쓰러져야만 했다.
이에 유라가 다급히 다가가 쓰러진 에스턴을 부축했다.
“괜찮아?”
“크… 괜찮아.”
이렇게 말하며 에스턴이 비척거리며 일어났다.
그런 그의 앞에는 네 명의 습격자가 있었다.
“제길, 레벨도 나보다 훨씬 높은 자들이 치사하게 다구리를 치냐.”
푸념하듯 내뱉는 에스턴의 말대로 습격자들과의 레벨 차이가 극명하게 나는 게 사실이었다.
그나마 장비 빨이 이쪽이 좋다고 하냐면 그건 또 아니었다.
더욱이 숫자도 저쪽이 많으니 도저히 이길 길이 보이지 않았다.
“이만하면 우리가 할 만큼 했어. 그만 도망치자.”
이 상황에서 MP가 바닥나 마법을 쓸 수 없게 된 록이 이렇게 말했다.
저들의 목표가 ‘원초의 마기 파편’을 소유한 루이나이기에 자신들이 도망친들 쫓지 않으리란 판단에서 한 말이었다.
“무슨 소리야. 지금 와서 우리만 살자고 도망치자고?”
“우리도 이미 할 만큼 했어. 지금쯤이면 추격을 따돌릴 만큼 멀찌감치 도망쳤을 텐데 굳이 더 싸울 필요가 뭐가 있겠어.”
에스턴이 험하게 말하자 이에 질새라 격렬한 반응을 보이는 록이었다.
하지만 에스턴은 단호했다.
“루이나에게 우릴 믿고 가라고 했어. 그런데 중간에 내팽개치고 도망치자고? 난 그럴 수 없어!”
“답답하긴.”
“나도 에스턴과 같은 마음이야.”
“저도.”
여기에 유라와 아이넨까지 에스턴의 편을 드니 록의 표정만 일그러졌다.
“나만 나쁜 놈이지.”
“정 가고 싶으면 혼자라고 가. 말리지 않을 테니깐.”
“큭!”
이러한 반응에 록이 울컥해했다.
그러나 그런 반응을 보였어도 그는 혼자 도망치지 않았다.
“빌어먹을! 왜 내가 너희들하고 다녀서 이 고생을 하는 건지.”
“그러면서도 늘 우리한테 맞춰 주잖아.”
록이 지팡이를 들고 자리를 지키자 에스턴이 그제야 미소 지으며 대꾸했다.
그사이에 습격자들은 일행을 끝장내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슬슬 도시 경비대가 올 시간이다. 빨리 처리하고 여길 뜨자고.”
“이제 막타만 치면 끝인데 뭘.”
“이왕 죽는 거 좋은 아이템이나 떨궈라.”
이런 말을 들으면서도 에스턴들은 도망치지 않았다.
오히려 설령 게임 오버되더라도 1초라도 더 악착같이 버틸 작정이었다.
“죽어라!”
이윽고 날아드는 사신의 일격!
하지만 그 공격은 예상치 못한 반격에 분쇄되었다.
“블러드 레인!”
바로 되돌아온 루이나가 뿌린 핏빛 기운들이 공격을 펼친 습격자들에게 타격을 입힌 것이다.
* * *
당연히 텔레포트 포탈로 갔을 루이나가 되돌아왔다는 사실은 습격자들뿐만 아니라 에스턴 일행도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어째서 돌아온 거야.”
“…나 혼자 갈 수 없었어요.”
루이나는 힐책하듯 들려오는 에스턴의 말에 무겁게 대답했다.
사실 이게 옳은 결정인지 지금도 반신반의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미 일은 저지른 뒤였다.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여 모두를 지키며 저들에게 내가 가진 마왕의 힘을 뺏기지 않도록 해야 해.’
물론 이게 쉽지 않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안 그랬다면 왜 키이라가 루이나에게 도망치라고 했겠는가.
하지만 루이나라고 아무 생각 없이 돌아온 게 아니었다.
‘조금만 더 시간을 벌면 분명 도시 경비대가 올 거야.’
도시 경비대의 NPC들은 습격자들보다 레벨이 낮을지 모르나, 범죄자들에게만 통용되는 강력한 구속 스킬을 쓸 수 있다.
그렇기에 습격자들도 어떻게든 도시 경비대가 오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던 바였다.
이미 꽤 시간이 흐른 지금, 도시 경비대가 자신들의 앞을 가로막는 문제를 해결했을 가능성은 컸다.
“제 발로 우리한테 돌아오다니!”
습격자들 역시 위의 사실을 모르는 바가 아니기에 루이나를 붙잡기 위해 에스턴들을 내버려두고 그녀 쪽으로 움직였다.
이에 루이나는 맞서 싸우지 않고 뒤돌아 뛰기 시작했다.
‘여기서 굳이 맞서 싸울 필요는 없어!’
자신을 미끼 삼아 일행을 습격자들로부터 지킬 생각이었다.
그랬기에 골목 사이로 도망치는 쪽을 택한 것이다.
“잡아!”
“놓쳐선 안 돼!”
당연히 습격자들도 그런 루이나의 뒤를 쫓았다.
직업이기에 ‘민첩’을 집중적으로 올린 루이나였기에 뛰는 속도는 빨랐다.
게다가 그녀의 발에는 레어 아이템인 ‘윙 오브 부츠’가 신겨져 있었다.
탁!
단 한 번의 도약만으로 건물 옥상까지 올라간 루이나.
그렇지만 습격자들도 곧 아이템의 능력이나 스킬을 통해 순식간에 뒤를 따라붙었다.
“블레이드 샷!”
“다크 플레임!”
루이나의 등을 노리고 날아드는 공격들!
하지만 루이나는 이를 예상이라도 했듯 과감히 건물 아래로 아슬아슬하게 뛰어내렸다.
“하아, 하아.”
스태미나의 소모가 커지면서 그만큼 숨도 거칠어졌다.
루이나는 숨을 고를 틈도 없이 자신의 뒤를 쫓아 건물 아래로 뛰어내리는 습격자들을 피해 달렸다.
물론 그냥 계속 도망치지는 않았다.
‘최대한 습격자들을 분산해야 해.’
루이나는 골목과 옥상을 계속 누비면서 자연스럽게 습격자들이 서로 떨어지게끔 노렸다.
그리고 이런 그녀의 뜻대로 습격자들이 분산되고 있었다.
“도망칠 길목을 막는다!”
“넌 저쪽으로 가!”
사방팔방 도망치는 루이나를 잡을 길이 없자 아예 주변을 포위하려고 한 것이다.
그것이 바로 루이나가 노린 사실도 모른 채 말이다.
“여기 있다!”
“블러드 크로스! 쾌섬!”
골목을 빠져나오는 루이나를 발견한 습격자는 그 사실을 알리기 무섭게 연타를 얻어맞아야 했다.
그렇게 한 명을 쓰러뜨리고 다시 달아나기를 반복했다.
“영악하게 우리를 갖고 놀고 있어!”
“에잇! 스태미나와 MP도 거의 바닥났을 거다! 계속 쫓아!”
이럼에도 습격자들은 포기할 줄 몰랐다.
그리고 이들의 예상대로 루이나의 스태미나와 MP도 이제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도시 경비대가 올 것이다.
그것을 믿고 계속 끝까지 도망칠 참이었다.
그런데….
“거기까지 하는 게 좋을 거다.”
“……!”
도망치던 루이나가 칼리드를 발견하고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왜냐면 그의 손엔 거의 다 죽어 가는 키이라가 붙잡혀 끌려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루이나가 돌아와 열심히 도망치는 동안에 둘의 승부가 났던 모양이다.
“어이, 더 도망친 생각은 하지 마라. 안 그러면 이 여자를 죽이겠다.”
그 협박에 루이나는 더 도망치지 못하고 검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때, 붙잡혀 있던 키이라가 힘겹게 목소리를 냈다.
“나는 괜찮으니깐 어서 도망가.”
“그럴 수는 없어요.”
루이나는 자신을 위해 싸워준 키이라를 내버려둘 수 없었다.
이제 포기한 루이나를 향해 칼리드가 걸어왔다.
“이렇게 잡힐 거 애를 먹게 하고 말이야.”
“…날 잡기 전에 먼저 키이라부터 놔줘요.”
루이나는 이렇게 말하면서 스스로 자신의 목에 검을 가져다댔다.
이에 흠칫하는 칼리드와 습겨자들이었다.
“내가 자살로 게임 오버되면 당신들이 원하는 것도 얻지 못할 테죠. 안 그런가요?”
“크윽!”
루이나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하는 수 없었던 칼리드가 손에 붙잡고 있던 키이라를 놓았다.
“여러분, 키이라를 부탁해요.”
루이나는 보지 않고 에스턴들이 근처에 온 것을 알고 이렇게 말했다.
이에 상황을 보며 기습할 기회를 엿보던 에스턴들이 당황해했다.
‘어째서 우리의 존재를 알린 거지?’
‘무슨 생각인 거야, 루이나.’
어쨌든 들킨 이상, 기습은 할 수 없었다.
대신 칼리드의 살벌한 눈초리를 받아 가며 키이라를 데리고 오는 일을 수행했다.
그렇게 인질이 되었던 키이라를 구했다.
하지만 이제 루이나는 칼리드의 손아귀에 붙잡히게 되었다.
“저쪽이다!”
“거기 서라!”
이제야 도시 경비대가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칼리드와 습격자들은 도시 경비대가 왔어도 동요하지 않았다.
왜냐면 그들에겐 귀환 지점으로 단숨에 이동할 수 있는 개당 1,000골드나 한다는 ‘매스 텔레포트 스크롤’이 있었기 때문이다.
루이나를 사로잡은 이상, 바로 이걸 써서 탈출하면 그만이었다.
“자, 가 볼까.”
“…….”
칼리드가 말하면서 스크롤을 발동하려는 모습을 잠자코 보는 루이나의 눈이 잠시 감겼다.
그런데 이때!
“아니?”
“헉!”
갑자기 루이나의 몸에서 시커먼 기운이 마구 방출되기 시작했다.
이에 놀라 황급히 그녀 곁에서 떨어진 칼리드의 입에 떡 벌어졌다.
“설, 설마…?”
그는 검은 기운이 묻혀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는 루이나를 보고는 지금 그녀가 무엇이 되려는지 알고는 경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