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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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오랜만이네요!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줄 모르는게 더 미션의 세계다.
이 세계를 만들어내고 유지하는 신이라는 작자들에 의해서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처지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몇년간 지내오면서 몇가지 규칙을 터득해왔다. 강제미션이나 도시병합, 또 뜬금없이 발동하는 이벤트같은것은 아무런 전조도 없이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일이기때문에 그 누구도 정확한 시기를 예측해낼수없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서도 분명히 일정한 규칙은 있었다.
한번 어떤 사건이 터지면 적어도 2~3달 가량은 여유시간이 주어졌던것이다. 한번도 공식적으로 명시하거나 그런 규칙이 있다고 알려준적은 없었지만 이건 모든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알고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규칙이었다. 힘든 고비를 넘겼으니 적어도 당분간은 내실을 다지고 힘을 키울수 있는 시간이 주어질것이다.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했다. 참으로 오랜만에 떠오른 메세지 창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짧다고 할수 있는 몇개의 패치 내역.
그러나 거기에 담겨져있는 내용은 결코 가볍게 받아들일수 있는것들이 아니었다. 하나하나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과는 비교조차 불가능한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 갑작스럽게 도시 4개에 대한 이동제한을 푼것만으로도 기가막힐 지경인데 갑작스럽게 또 5개의 지역이 추가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것들은 마지막 조항과는 비교할것도 아니었다.
“완전, 클리어?”
생판 모르던 낯선 곳에 떨어져서 주어진 상황속에서 모두들 최선을 다하며 지내왔어도 그건 어디까지나 죽기 싫어서, 살아남기 위해서 했던 일일뿐이었다. 정작 이 더 미션이라는 세계에서 나갈수는 있는지, 그렇게 언급되는 신의 후계자가 될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전혀 알수가 없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그 의문에 대한 답이 나와버렸다.
이 미쳐돌아가는 세계에서 완벽하게 벗어날수있는것뿐만 아니라 신이라는 초월적인 존재의 후계자가 될수있다는 덤까지 따라오자 모든 사람들이 눈이 휘둥그레 질수밖에 없었다. 그건 탑랭커들이라고 다를바가 없었다.
“씨발! 일처리 제대로 안해?! 그래서 대체 6조가 어디에 있다는거야?”
“죄, 죄송합니다! 밖에 나가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성 근처나 안으로 귀환해버려서….”
“변명은 됐고 당장 연락망부터 복구시키라고!”
“일단 예전 도시가 있던 자리로 급하게 병력을 파견하기는 했습니다.”
“긴급 상황이야! 당장 신화단이랑 화랑대 긴급 대기 시켜!”
패치를 확인한뒤 급하게 내부를 다스리느라 반나절정도 시간을 잡아먹고 나서야 연합의건물 안으로 발을 내딛은 성훈은 안에서 뿜어져나오는 열기에 무심코 발걸음을 멈출수밖에 없었다.
암기술로 던져보낸 서류더미들이 쉴틈없이 오가고 있었고 고함, 대화, 속삭임, 전음같은 스킬들로 오고가는 말들은 거대한 하나의 뭉치로 변해서 고막을 때려대고 있었다. 인파를 빠져나와서 강무한등이 위치하고 있는 방까지 도착하는데만도 강적과 결투를 치른것만같은 피곤함이 밀려들어왔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이미 들어와놓고 굳이 묻는 이유는…됐다. 말해봐야 내 입만 아프지. 마침 잘 왔어. 거기 앉아.”
“그럼 잠시 실례하죠.”
“크흠!”
미리 도착해있었던 대형 길드의 장들이 은근슬쩍 눈치를 줬으나 애초에 그런것따위에 신경을 쓸 성훈이 아니었다.
“마침 너를 부를 참이었는데 시간을 절약했군. 지금 사태의 심각성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겠지?”
“그래서 여기에 온것 아닙니까? 뭔가 알아낸거라도 있습니까?”
“급하게 척후조와 퍼밀리어까지 동원해서 최대한 수색해서 적어도 몇가지 정보는 얻을수 있었지. 일단 옛 도쿄와 장안은 하나로 통합된듯하다. 우리와의 거리는 그다지 멀지 않고 그곳의 사람들도 꽤 당황해하고 있었지만 일단 연락망은 급하게 복구시켰어. 하지만 진짜 중요한 문제는 그게 아니야.”
“다른 도시의 존재죠.”
“그래.”
지금까지 남아있던 4개의 도시를 갑작스럽게 같은 필드로 이동시켜버렸다. 고작해야 2개의 도시만을 합병하려했을때만도 어마어마한 피가 흘렀는데 이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감히 짐작조차 할수 없었다.
“저기 제 생각에는 그다지 피를 보지 않을거 같은데요?”
“뭐?”
“생각해보세요. 지금까지 저희들이 싸워야했던건 둘 중 어느 한곳이 이기지 않으면 모두 죽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싸웠지만 이번에는 싸우지 않는다고해서 특별히 페널티가 존재하는것도 아니잖아요?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할수 있을 가능성도….”
콰앙!
“너 지금 그 자리에 어떻게 올라와있냐?”
“예?”
“너 뭐 도박에 이겨서 그 자리에 앉은거냐? 아니면 긴장을 조금 풀어보려고 농담한거냐?”
“저, 전 진심입니다만?”
“…하아아아.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는 놈이 있는거지?”
노골적으로 면박을 주는 강무한의 모습에 남자의 안색이 불그스름하게 달아올랐지만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분위기 또한 강무한과 그닥 다르지 않다는것을 깨닫고는 입을 다물수밖에 없었다.
“확실히 그런 제한은 사라졌지만 오히려 상황은 더 급박해졌어. 지금까지는 채찍때문에 마지못해 싸웠다면 지금은 당근이 주어진 상황이야. 그것도 거부할수 없고 무조건 얻을수밖에 없는 당근을 말이야. 지금, 바로 지금! 이 성 바깥 어딘가에 바로 이 좆같은 세계에서의 생활을 당장 끝낼수 있는 무언가가 존재하고 있다고? 응?”
“더불어 신이 될수도 있죠.”
“그런 뜬구름잡는 소리는 집어쳐. 어쨌든 중요한건 이 세계에서 엔딩을 안겨주고 나갈수 있는 특급티켓이 존재한단 말이지. 인원수에 딱 맞아 떨어지도록 존재하면 모르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그럴리가 없지. 즉, 그 특급티켓을 앞에두고 사람들이 과연 어떤 행동을 취할까?”
강무한의 노골적인 질문에 남자는 아무말도 하지 못한채 고개를 숙일수밖에 없었다.
“앞뒤볼것 없는 전면전이겠죠.”
명백하게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확인까지 해주었다. 이 말은 즉 더 이상 나중의 싸움을 대비해서 전력을 아끼거나 뒤를 봐야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쌓아오고 아껴온 전력을 하나도 남김없이 전부 투입해야한다. 그것도 한개나 두개가 아닌, 네개의 도시에서 말이다.
“그나저나 강무한님이 설마 그런것까지 생각할시다니 놀랍군요.”
“넌 대체 나를 뭐라고 생각하고 있는거냐?”
“말해봤자 분위기만 안 좋아질것 같으니 말하지 않겠습니다.”
능글맞은 말투를 코웃음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긴 강무한은 진지한 어투로 말했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대형길드의 수장부터 어떤 분야에 있어서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할수있는 자들이지. 오늘부터, 지금 이 순간을 기점으로 신시는 전시체제에 들어간다. 불만이 있더라도 연합에서 정한 계획에 의거해서 철저하게 움직여야한다.”
“그게 정확하게 무슨 의미인지 알수 있겠습니까?”
“경우에 따라서는 징병, 전비 차출, 각종 아이템을 지원받는다는…, 아니, 강제 징집할수도 있다는거다. 심하다는건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럴수밖에 없을만큼 지금 상황은 심각하다. 납득할수 없다는 사람이 있으면 지금 말해.”
“…….”
몇명의 표정이 썩어들어가기는 했지만 그래도 일단은 아무 말도 없이 넘어갔다.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지. 유령, 부대를 이끌어줄수 있겠나?”
“어떤 부대죠?”
“화랑대를 이끌어줬으면한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볼프, 미리내, 그리고 지난번에 봤던 네 동료들도 전부 동원해서 말이야.”
“…그러도록 하죠.”
어차피 강무한측이 말하지 않더라도 성훈이 직접 투입시켰을것이다. 그 정도로 지금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최후의 무대라는곳에 입장할수 있다는 조건이 있다는걸로 봐서는 일단 어느정도 시간을 벌수 있겠지만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법이니.’
“3진과 예비전력을 제외한 모든 전력은 지금부터 성밖으로 나간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얕보이거나 적들에게 해볼만 하다는 생각을 줘서는 안된다. 최대한 웅장하게, 최고의 전력을 갖춰서 나간다.”
“이해했습니다.”
“일단은 유백우가 수집한 정보들로 간략하게나마 지도를 제작하고 신시의 주변 형태를
바탕으로 다른 도시의 위치를 추측하고 있으니….”
쾅!
“급보입니다! 현재 성 밖으로 나간 척후조에서 대규모 병력의 이동을 확인했습니다!”
“대규모 병력의 이동이라면 대충 어느정도라는거지?”
“최소 4만가량에 현재 이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조속히 대처하지 않는다면 눈깜짝할 사이에 접근할수도 있습니다!”
“책상놀음은 이쯤하고 전부 일어나도록 하지. 자세한 사항은 참모진이 알려줄테니 그대로 따라서 행동하고 1진과 2진 전부 이동하라고 전달해.”
“옛!”
평소의 어리숙한 모습이 아닌 신시 최고의 세력을 이끄는 리더로써의 모습을 보여준 강무한은 성훈조차 무심코 대답하게 만들정도의 카리스마를 풍기고 있었다.
쿵! 쿵! 쿵! 쿵!
수만명의 사람들이 같은 복식과 같은 무기를 들고 전열을 완벽하게 맞추며 이동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라고 할만했다. 그러나 정작 그 군세를 이끌고 있는 사람의 모습은 그다지 위엄이 있어보이는 모습이 아니었다.
잔뜩 떡져있는 머리, 풀어놓은 상의의 단추들과 헐렁한 소매들와 제대로 갑옷조차 차려입지 않고 무기도 소지하고 있지 않아 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할만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 모습을 보고 웃을수 없었다. 아니, 아예 바라볼수조차 없었다. 이 사람이야말로 로스앤젤레스의 대표자, 아니 왕이었으니 말이다.
‘일단 안에만 틀어박혀있는건 내 취향이 아니라서 나오기는했는데 말이야. 정작 나오니 다시 들어가고 싶어지네.’
하루에도 수십번씩 이랬다저랬다하는 자신의 성격이 이럴때는 참 원망스러웠다.
“안 그래도 짜증나는데 기분이라도 풀겸 처음으로 마주치는 사람들은 그냥 쓸어버릴까?”
“진심으로 하는 말씀은 아니시겠죠?”
“진심인데? 어차피 미래의 경쟁자로 변할게 뻔해. 그럴바에는 차라리 아직 아무것도 제대로 결정된것도 없고 혼란스러운 지금 이 순간을 노려서 아예 쓸어버리는것도 한 방법이지. 적대하는 세력을 전부 쓸어버리면 결국 우리들만 남아서 여유롭게 그 최후의 무대라는곳에 대해 조사할수 있잖아?”
“…….”
레이첼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잭을 응시했다.
지루하다는 감정만이 가득 담겨있는 눈동자. 그러나 그 깊숙한 곳에서 순간적으로 세상의 모든것을 불태울것만 같은 광기를 알아차린 레이첼은 화급하게 눈을 감고 시선을 돌렸고 그 모습을 바라본 잭은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푸하하하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거야? 내가 아무리 막가파라지만 그렇게 생각없이 일을 벌이겠어? 일단은 대화 먼저 해야지. 응? 안 그래?”
‘…과연 그럴까요?’
지금은 이래도 정작 일이 닥치면 또 다른 말을 하는게 잭 애프론이라는 인간이었다. 더욱 무서운건 항상 그렇게 기분에 따라 엉망진창으로 일을 처리하면서도 일을 진행하는 과정 가운데 철저한 계산과 조작을 통해 결과적으로는 자신에게 이득을 보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것이었다.
이 세계에 처음 떨어진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의 곁에 붙어서 일거수일투족을 보아오고 보필해왔기에 레이첼은 잭이 평범한 사람의 범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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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오오오오! 사실 난 한번만 찔러도 죽는다!
이런 전개는 아닙니다. 급완결은 아니에요.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