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477)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477
77. 흑마타락⑴
세븐 스타디움, 악불의 화신 부활 및 9리스크의 흑마인 습격 사건 이 후로 마법계에 비상이 걸렸다.
블랙 코드 나인.
가장 위험도가 높은 경보에서 한 단계 낮은 ‘흑마방호태세’로서 협회 에 등록된 대부분의 마탑은 의무적
으로 전투태세를 갖춰야만 한다.
9리스크의 흑마인이 마법계의 심장 이나 다름없는 아르카니움에 나타났 다는 사실만으로도 코드 나인이 걸 리기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실상 원 인은 다른 곳에 있었다.
-이제는 인지해야 합니다. 흑마인 은 일상 속에 숨어 있습니다.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와 이웃 사람까지.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되 었습니다.
-명문학교의 탑이 흑마인이었다니!
-지금 이 소식을 듣는 당신은 과 연 흑마인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
니까!
카온 마법학교의 교장, 크라운의 정체가 밝혀진 이후로 사회는 혼돈 에 휩싸였다.
카온 출신의 마법사들이 피눈물을 흘릴 만한 일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명문으로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그들은 카온 출신이라는 사실을 긍 지로 여기며 자랑스러워했는데, 이 제는 꽁꽁 숨겨야만 하는 커리어가 되어버린 것이다.
지금도 카온에서는 자퇴생이 속출 하고 있었으니, 아르카니움의 5대 마법학교 중 하나가 무너지는 것은
너무나도 손쉬운 일이 되어버렸다.
고작, 흑마인 하나로 인해 이런 사 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쯧, 그 흑마인 놈의 목적은 사실 상 반쯤 이룬 것이나 다름없군.”
엘트먼은 차가운 표정으로 신문을 읽다 말고 그것을 책상에 내던졌다.
탁!
그의 맞은편에는 아키헤이든이 착 석해 있었는데, 고개를 숙이고 있어 서 표정을 알 수 없었다.
“어떻게 생각해? 아키헤이든. 네가
내 허락도 없이 승인을 내려서 이런 사태가 벌어졌잖아.”
“교장 선생님께서 계시지 않을 때 에는 제가 급한 용무를 대행해야만 합니다. 특히나 이번 사안은……
“아니, 너는 알고 있어. 선을 지켜 야 한다는 걸. 특히나 합동 실습 건 은 네가 건들 만한 일이 아니야.”
엘트먼은 검지와 엄지로 자신의 콧 대를 잡고서 표정을 찡그렸다. 상당 히 피곤한 얼굴이었으나 화가 난 기 색은 가시지 않았다.
“아키헤이든.”
“예, 교장 선생님.”
“궁금하지 않아?”
“..?”
뜬금없는 엘트먼의 말에, 아키헤이 든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서 마주한 그의 표정에 아키 헤이든은 몸이 굳고 말았다.
“내가 왜, 너를 살려두고 있는지.”
“그, 그게 무슨……
엘트먼은 입꼬리를 슬며시 올리고 서는 아키헤이든에게 다가와 그의 어깨를 살며시 짚었다.
“우리…… 참으로 오래 함께했지. 학 교의 창설 이후 가장 오랫동안 이곳
에 남아 있던 교수이기도 흐!], 너는.”
“윽……
아키헤이든은 몸을 움츠렸다. 엘트 먼의 마력이 스멀스멀 그의 신체를 옭아매더니, 마침내는 숨통까지 틀 어막기 시작한 것이다.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아키헤이든 은 억지로 입을 열어서 물었다.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겁니까“.”
아키헤이든의 정체는 흑마인.
오랜 시간, 스텔라 아카데미에 흑마 인 첩자를 심어놓은 장본인 중 하나.
그런 만큼 철저하게 정체를 숨기고
있어서, 그 어떤 증거와 정황도 남 기지 않았던 아키헤이든이다.
그러나.
“이제 와서 새삼 그런 걸 물어?”
엘트먼은 재미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며 말했다.
“모를 수가 없잖아.”
”크윽……
아키헤이든은 점점 더 몸이 짓눌리 는 느낌을 받으며 마력을 서서히 방 출하였다.
정체가 엘트먼에게 들켰다면, 사실 상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갈 땐 가더라도 결코 쉽게 가지는 않을 것이다.
최소한의 저항이라도 하겠노라 마 음을 먹는 그때.
화악
순식간에 마력이 걷히며, 숨통을 조여오던 힘이 사라졌다.
“쿨럭……!”
아키헤이든은 재빠르게 물러나 목 을 매만지며 헛구역질을 했다.
“인간의 몸은 불편하지? 목이 막히 면 숨을 못쉬어서 괴롭고.”
“후욱, 후우… 대체 무슨 의도인
겁니까?”
“아까 물었잖아. 내가 네 정체를 알면서도, 왜 살려두고 있는지 궁금 하지 않느냐고.”
“왜 그런 것 같아?”
“잘…… 모르겠습니다.”
“간단해. 나는 너를 교화시키고 싶 었거든.”
“교화? 우습지도 않은 소리군요.”
이미 정체가 밝혀진 이상, 본성을 숨길 것도 없다.
아키헤이든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흑마인에게 교화는 없습니다. 인 간이 된다는 건 하등종족이 된다는 것. 그뿐입니다.”
“글쎄.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나?”
엘트먼은 주춤거리며 물러나는 아 키헤이든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뒷 짐을 지고 있으나, 빈틈이 전혀 보 이지 않는다.
아키헤이든은 당장에라도 마법을 사 용하고 싶은 욕구를 꾹 눌러 참았다.
‘주문을 캐스팅하는 순간…… 진짜 로 죽는다.’
엘트먼의 무서운 점은 초고속으로
공간을 접어버리는 그 스킬에 있었 다. 스승 루드릭조차 능가해 버린 그 초고속 공간 마법은 엘트먼의 주특 기이자, 가장 무서운 점이기도 했다.
“너는 이미 오랜 시간, 인간으로 살아오지 않았던가? 너의 흑마력은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아니다.”
“또한, 너는 8리스크의 흑마인으로서 굳이 인간의 피를 취하지 않더라도 영양분을 얻는 법을 깨우치게 되었지. 인간으로 살고자 하면, 얼마든지 인간 으로 남을 수 있다. 안 그런가?”
“굳이 인간으로 남을 필요가 없다 는 게 문제겠지요……
“아니. 너는 이미 충분히 느끼고 있다. 흑마인으로 남는 것과 인간으 로 남는 것. 어느 쪽에 더 마음이 기울고 있는지.”
아키헤이든은 천성 흑마인이었다.
감정 없이 태어나 피 튀기는 혈투 속에서 살아남은, 약육강식의 생존자.
그런 아키헤이든에게 있어서 스텔 라 아카데미 엘리트들의 약육강식은 그저 애교 수준에 불과했다.
저들은 패배하더라도 죽음이 기다 리고 있지 않았다. 그저 다니는 직
장이 조금 뒤떨어지고 자존감에 스 크래치가 생기는 게 전부일 뿐.
죽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세계.
아키헤이든에게 있어서, 그것은 상 상도 하지 못했던 세계였다.
“과연, 네가 모시는 흑마신교주, 혹 은 흑마도왕이 이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나?”
엘트먼은 그리 말하면서도, 반쯤은 확신할 수 없었다. 여차하면 그를 죽일 생각으로 캐스팅까지 모두 끝 마친 상태.
‘청소년기 아카데미의 생태계만을 두고 보자면, 인간들의 사회는 낙원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거기에서 조금 높아지면 어떨까. 성인이 된, 진짜 마법사들의 사회. 그곳은 실상 혹마인들의 세계와 다 르지 않다. 패배하면 죽는 것만도 못한 끔찍한 처분을 받을 수도 있으 며, 자신의 성공을 위해 남들을 끔 찍하게 짓밟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만약 아키헤이든이 아카데미가 아 닌 다른 사설 기업에 잠입을 했더라 면 전혀 의미가 없는 설득이 되었겠 지만, 엘트먼은 최대한 그를 살려두 고자 했다.
그렇게까지 해서, 제 목숨을
연명시키려는 이유가 뭡니까? 설마 이제와서 정을 챙기려는 것이라면 그만두시지요. 감정이 없는 흑마인 에게는 아무런 소용도 없습니다.”
“푸핫.”
아키헤이든의 말에 엘트먼은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
그만큼이나 엘트먼과 어울리지 않 는 말을 꺼내서였기 대문이다.
“정? 재미있너]. 나를 그만큼 오랫 동안 봐놓고서는 아직도 모르겠어? 아키 헤이든.”
“그렇겠지요. 당신에게 아직은 제가 조금이나마 쓸모가 있으니까…….”
“그래. 너는 나한테 있어서 아주 특별해. 내 곁에 있으면서, 동시에 흑마도왕과 흑마신교주에게 다리를 걸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거든.”
저건 착각이다.
아키헤이든, 자신은 단 한 번도 엘 트먼의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 다. 그렇게 당당히 말하고 싶었으나.
‘지금은 목숨을 보존해야 한다…….’
아키헤이든은 목을 매만지며 자리 에서 일어났다.
‘이제는 선택해야 한다.’
여태까지 그는 두 가지의 진영 사 이에서 양다리를 걸친 채, 이중 스 파이 노릇을 하고 있었다.
흑마도왕과 흑마신교주.
둘 증 누구를 선택하느냐.
아키헤이든은 결단력이 부족한 대 신 잔머리가 뛰어났던 탓에, 인간 사회에 뿌리내린 그를 꽤 많은 흑마 인이 필요로 했다.
그렇기에 언제 어느 때라도 확실하 게 승기를 잡은 세력으로 돌아서면 그만이다.
그런데 이제, 고민해야 할 세력이 하나 더 늘어났다.
결국 아키헤이든은 결단을 내리는 수밖에 없었다.
“……원하는 것을 말씀하십시오.”
시나리오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자 엘트먼은 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당연히 흑마인의 몰락 아니겠나.”
엘트먼 엘트윈이 걸음마를 떼기 시 작했을 무렵부터 꿈꿔왔던 것.
모든 흑마인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야말로 그가 원하는 최종적인 종착지.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면.
“당신은… 흑마인이 몰락한다면 세 상이 멸망하는 것조차도 관망할 테 지요.”
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 엘트먼은 결코 정의의 편이 아 니었다. 세상이 멸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 아니었다.
단지, 흑마인들이 세상의 멸망을 꿈꿔왔기 때문에 그것을 저지하고 있었을 뿐.
만약 흑마인을 소멸시킬 수만 있다 면, 세상을 멸망시킬 수 있는 버튼 이 눈앞에 주어진다면.
엘트먼은 망설임 없이 누르리라.
* * *
악불의 화신과의 전투 이후, 백유 설은 의무적으로 병실에 입원했다.
악불에게서 흘러나온 강력한 흑마 력이 어린 학생들에게 영향을 끼쳤 을지도 모른다며 학교 측에서 진행 한 것이다.
실상 크게 다치지도 않았는데 하루 나 입원해야만 한다는 건 백유설로 서는 꽤나 치명적인 시간 손실이다.
‘이 아까운 시간에 하체라도 조지
는 게 효율적이란 말이지.’
외부를 돌아다니는 것까지는 하지 못하더라도 입원 중 훈련을 병행하 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리라.
하여, 밤중에 몰래 빠져나가려고 했으나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병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홍비연에게 걸리고 말았다.
“대체 뭔데…… 너는 귀신이라도 되는 거냐?”
그러나 사실 홍비연도 백유설이 빠 져나오는 것을 노리고서 기다리고 있던 건 아니었다.
그녀 역시도 의무적으로 입원하라 는 학교의 말을 듣기 싫어서, 몰래 병실을 빠져나가고 있던 길이었다.
“아하……T
홍비연의 복장은 환자복 위에 코트 한 장을 대충 걸친 게 전부였다.
그 사실만으로도 그녀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의 사정이라는 것을 깨달은 백유설은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서로서로 모른 척하기로 하 자고.”
“잠깐.”
자연스레 홍비연을 지나치려던 백
유설이었으나, 그렇게 둘 그녀가 아 니었다.
“어디 가는 거야?”
“가만히 있자니 시간 죽이는 게 아 까워서 운동이라도 하려고.”
운동. 홍비연도 기초적인 체력 단 련을 하고는 있지만, 그다지 좋아하 는 편은 아니다.
“그거 말고 다른 거.”
“뭐? 딱히 하는 거 없는데. 너도 따라오게?”
홍비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백유설
은 허허 웃었다.
아무래도 홍비연도 어지간히 심심 했던 모양이다. 하기야, 악불의 화신 을 봉인한 뒤 병실에 거의 갇혀 지 내다시피 지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음, 그러면……
백유설이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양 새가 되자 홍비연은 살짝 기대하는 표정을 지었다.
“일전에 겪은 악불의 불꽃을 네가 다뤄볼 수 있도록 로지컬하고 피지 컬하게 토론이나 나눠볼까?”
금세 실망한 표정이 되었다.
대놓고 싸늘한 얼굴이 되어버린 홍 비연을 보며 백유설은 다급하게 손 사래를 쳤다.
“노, 농담이야 농담. 그럼 산책이나 가자고. 아르카니움의 겨울 저녁 하 늘은 달이 유난히 잘 보이니까.”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 끼어 있었 다.
“달이 보일 것 같지는 않은데….”
“정말 그렇게 생각해?”
이번에는 자신만만하다는 듯 백유 설은 홍비연의 팔목을 붙잡았다.
“두고 보면 알게 될 거야. 세 번째 보름달은 마력이 강력해서 구름을 금방 거두거든.”
그런 건 처음 들어보는데……「
책 읽고 암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홍비연조차도 처음 들어보는 것이었 으나, 백유설은 미래의 지식까지 알 고 있었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오늘 밤은, 일 년 중 가장 밝은 저녁 하늘이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