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523)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523
83. 시조 마법사의 유물(1)
다시 찾아온 주말.
다른 할 일도 무수히 많았고, 당장 이라도 아틀락스의 갑주를 착용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으나 백유설은 당장 처리할 일의 우선순위를 시조 마법사의 유적지로 뒀다.
“으하암…….”
동터 오를 무렵. 이른 시각부터 일 찌감치 준비를 해야만 했던 풀레임 은 하품을 하며 눈물을 찔끔 흘렸다.
“피곤해?”
아니, 그냥 좀…… 잠을 못자서.”
“왜? 어제 12시쯤에 자러간 거 아 니야? 지금 5시 30분인데.”
“……너는 일어나자마자 바로 나와 도 되지만, 난 아니야.”
“그래?”
풀레임은 백유설보다 30분은 더 일찍 기상했다. 이유는 별달리 특별 할 게 없었고, 치장을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으으, 썩을. 교수님들이 보면 분명 히 한심하다고 화내시겠지.’
스텔라에는 여학생과 남학생이 따 로 교육을 받는 경우가 잦았다.
그중에서도 여학생 수업에는 ‘마법 전사 철칙. 임무 수행 전에는 과도 하게 치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신 교육을 받고는 했다.
마법전사로서 위협을 제거하러 가 는 길에 과한 치장은 마인드를 해칠 위험이 있다고 강요하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어느 사이에서부터인가 마법전사라
는 신분은 과시용 스펙이 되었고, 남들보다 내가 더 우월하다며 값비 싼 장신구를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경우도 흔히 보이고는 했다.
물론, 풀레임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 었다. 별달리 개량조차 하지 않은 정 상적인 스텔라 교복에 머리도 동그 랗게 말아서 단정하게 묶어두었다.
다만 평상시와는 달리 화장에 살짝 힘을 줬을 뿐. 지구에서의 화장법을 본따서 꾸민 듯 과하지 않은 화장을 채용했기 때문에, 백유설은 거의 눈 치채지 못한 듯하다.
열차를 기다리는 시각.
백유설은 피곤하지도 않은지 짬짬 이를 틈타서 책을 읽었고, 풀레임은 잠시라도 눈을 붙이기 위해 의자에 기대어 쉬고 있었다.
그러다 불현듯 눈을 감은 채 묻는다.
“근데, 왜 나만 데려가는 거야?”
“네가 운이 좋거든.”
“……그래? 그런 소리는 또 처음 들어보는데.”
비행정이 도착하자, 풀레임은 좌석 에 탑승했고, 앉자마자 잠에 들었다. 백유설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담요를 덮어준 뒤 바나륨 석판에 새 겨진 지도를 체크했다.
‘위치는 하월평원의 서리구릉 인근 인가……
하월평원은 워낙에 넓고 또 방대하 여 그곳을 수없이 들락거리던 백유 설조차 아직 가 보지 못한 곳이 수 두룩했다.
게다가 평원 중심부의 수인족들은 별구름 상회가 모두 통합하여 인간 우호적 성향으로 만들었으나, 서리 구릉처럼 평원 외각에 위치한 수인 족은 인간들에게 적대적인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서리구릉에 서식하는 수인족은 대 부분 너구리 수인이거나 늑대 수인,
혹은 사자 수인 등으로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인간들이 자신들의 영역에 침범하는 것을 꺼린다고 했다.
그래서, 찾아온 곳이 바로 하월평원 전역을 지배하고 있는 별구름 상회.
“아가씨를 만나시겠다구요? 하지만 미리 연락을 하셔야 하는데…….”
대뜸 찾아와서 만나겠다고 하니 역 시나 상회의 안내데스크 직원이 곤 란해 한다.
“어이, 이봐. 기다려.”
“네?”
그때 누군가 다가오더니 안내데스 크 직원에게 귓속말을 한다.
‘저분 백유설님이잖아. 아가씨께서 언제 찾아오든 항상 들이라고 하셨 어. 메뉴얼을 안 읽은 거냐?’
‘우앗! 앗, 아앗…… 죄송합니다!’
‘시끄러! 다 들리겠군.’
이미 다 들리는 걸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죄, 죄송합니다! 금방 위에 연락 을 드려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어…… 음, 예. 그래도 바쁜 것 같으면 나중에 천천히 봐도 된다고 전해주세요. 억지로 시간을 뺏는 것 은 싫으니까요.”
“꼭 전달하겠습니다.”
이렇게 대뜸 찾아와도 바로 만나게 해준다니. 젤리엘이 백유설을 위해 서 여러모로 신경 쓴 게 느껴졌다.
“여긴 왜 온 거야?”
풀레임은 젤리엘과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은지라 영 불편했는지 표정 이 살짝 찡그려졌다.
“서리구릉을 조금 더 안전하게 통 과하려면 어쩔 수 없어. 겉보기엔 평지처럼 보여도 인간만 보이면 학 살을 일삼은 적대적 켄타우로스도 서식 중이고, 마법에 능통한 수인족 이 항시 경계 중이거든.”
“으음, 그렇게 위험해?”
원작 로판에는 서리구릉에 대한 내 용이 없던 모양이다.
흐]■기야, 게임 내에서도 스토리 진 행상 ‘캐릭터 풀레임’이 서리구릉으 로 향하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플레이어들이 수인족을 사냥하겠다 며 파티를 맺고 몰려다녔을 뿐.
“아가씨께서 때마침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지라, 시간이 충분하다고 합니다.”
“아무것도 안 한다고……r
요즘 바나륨 사업 때문에 눈 붙일 새도 없이 바쁘지 않았던가?
‘내가 사업은 잘 모르지만……
모르겠다. 뭔가 여유라도 생겼을 수도 있을 테니까. 본인이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직원의 안내를 따라서 연꽃객잔의 가장 높은 층에 위치한 VIP룸으로 들어서니, 사방이 탁 트여서 하늘까 지 보이는 신비로운 구성의 방이 모 습을 드러냈다.
아예 옥상층 전체를 연꽃처럼 꾸며 놓은 것인지 발코니가 분홍빛을 내 며 마음에 안정을 주었는데, 이곳은 젤리엘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줄곧 찾아오는 방이었다.
중앙에는 심플하게 대리석으로 만 들어진 정좌가 있었는데, 지붕이 투 명한 유리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 라면 특징.
신기하게도 투명한 유리는 어째서 인지 햇빛이 관통할 수 없어, 아래 쪽은 그늘이 져 있었다.
젤리엘은 백유설을 보고서 환하게 미소짓더니, 뒤쪽에서 따라오는 풀 레임을 보고서 살짝 얼굴을 굳혔다.
“……혼자 오는 줄 알았어.”
“응? 아참, 말하는 걸 깜빡했네. 이번에 내가 서리구릉을 탐험하게 됐는데 풀레임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서. 네 도움도 필요하고 말이지.”
“내 도움?”
젤리엘이 앉으라고 손짓하자 백유 설은 적당히 옆쪽에 앉았다. 유감스 럽게도 젤리엘의 맞은편에는 풀레임 이 착석하게 되었다.
째릿!
왠지 모르게 젤리엘의 날카로운 눈 빛을 받게 된 풀레임은 식은땀을 흘 렸다. 저 여자가 저러는 이유를 알 것만 같은 자신이 원망스럽다.
그녀들이 그러든 말든 백유설은 아 공간에서 자신이 직접 제작한 지도 를 꺼냈다. 꽤나 정교하고 전문적으
로 그려져 있어서 풀레임과 젤리엘 은 전문가가 제작한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이건…… 서리구릉의 단면도네.”
젤리엘은 그것을 단번에 알아보았 으나 영 이상한 부분이 있었다.
대규모 수인족 부락의 위치라던지 그런 것들은 하나도 체크되어 있지 않았고, 미탐사 지역이나 수인족조 차 출입을 꺼려 하는 금기 지역을 모두 체크해 둔 것이다.
“어떤 것 같아?”
“혹시 죽고 싶은 사람이 제작한 지 도인 걸까?”
“내가 만든 지도야.”
“하아. 저 포인트를 설마 다 살펴 보겠다는 말은 아니겠지?”
“맞는데.”
그제야 젤리엘은 골치가 아픈 듯 이마를 짚다가도, 백유설의 저 올곧 은 눈빛을 보고 있자니 그저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저기가 아무리 위험하고, 어떤 위 협이 도사리고 있어도 반드시 향하 겠다는 저 굳은 결심.
그는 젤리엘이 아무리 말리고 다그 쳐도 반드시 서리구릉으로 향할 것 이다.
“그래……. 이제 와서 새삼 위험하 다고 걱정하는 것도 이상하지. 너라 면 어떻게든 할 테니까.”
“그 반대야.”
“응?”
백유설은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어떻게든 할 수 있을지를 잘 모르 겠어서, 너를 찾아온 거야. 아무래도 미탐사지역은 단순히 위험하다기보 다는 좀 수상쩍거든. 흑마인의 은신 처로 쓰이는 건지, 혹은 다른 뭔가 가 있는지. 난 이곳을 가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왜 저 장소를 금지해
뒀는지 모르겠어.”
그에 놀란 것은 도리어 풀레임이었 다. 백유설은 수많은 삶을 살아왔을 텐데, 그럼에도 아직 가 보지 못한 장소가 있다는 것이 새삼 신기했던 것이다.
“너도 가 보지 않은 곳이 있구나….”
“물론. 엄청 많아.”
“엄청……? 못믿겠는데.”
“진짜야.”
게임을 10년이나 했지만, 생각 외 로 그렇게 오래한다고 해서 모든 장 소를 다 가 보는 것은 아니다.
스크린샷을 찍고, 모든 장소를 탐 험하는 타입의 플레이어라면 모를까 백유설은 메인 스토리를 어느 정도 밀어둔 뒤, 탐험보다는 PVP와 반복 노가다를 즐겼으니까.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저녁에 남는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만 했기에 저런 쓸데없는 장소를 굳 이 가 보지는 않았다.
‘한때 고렙 사냥터로 유명하기는 했 다만, 최소 10인 이상의 공대를 짜 지 않으면 위험해서 갈 수 없었지.’
백유설은 철저한 솔로 플레이 유저 였기에, 고레벨 플레이어와 친분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친하게 지내던 플레이어가 한 명 있기는 했지만, 그는 파티 사 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서리구릉은…… 사실 우리 별구름 에서도 영향력을 거의 행사하지 못 하는 곳이야. 외교를 하러 몇 번 찾 아가 봤지만, 워낙 폐쇄적인 곳이라 서 도리어 공격받는 일이 허다했어.”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엄청 경계 가 심한 모양이네.”
“응. 어쩔 수 없는 일이야. 과거에 인간들이 친근한 척 접근해 왔다가 늑대 수인족의 가죽이 비싸다며 배
신을 해버리고 학살을 하는 통에, 인간에 대한 불신이 깊어졌거든.”
영 불편한 이야기였기에 풀레임의 표정이 찡그려졌다.
“하여튼 그런 일만 발생하면 죄다 인간이 엮여 있네.”
¹¹뭐…… 인간을 욕할 생각은 아니 었어. 그냥, 하필이면 그때 늑대 수 인족을 발견한 게 인간이었을 뿐.”
“인간이 아니면 그런 짓을 할 종족 이 또 뭐가 있다고? 하이 엘프는 절대 그럴 짓을 하지 않을 텐데.”
그에 젤리엘은 반쯤 공감하면서도, 반은 공감하지 못했다.
하이 엘프가 선하고 교양 있으며 얌전하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사실 그들은 고지식하고 고집이 무쇠처럼 강하며 욕심이 가득했지만 과한 욕 심을 부리지 않아서 티가 안 날 뿐 이었다.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간만큼 이나 탐욕스러운 존재가 되리라.
실제로 그것을 보여준 사례가 바로 2년 전 과거의 젤리엘이기도 했고.
“그래도, 서리구릉은 일 년에도 몇 번씩이나 탐사대를 보낼 정도로 우 리도 관심을 갖는 지역이야. 그래서 백유설 네가 만든 지도보다 더 상세
하게 위험지역과 지름길을 구분해 뒀지. 다만…….”
젤리엘은 잠시 머뭇거렸다.
3초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사이 에 머릿속으로 자신의 모든 스케쥴 이 스쳐 지나갔다.
’……이틀 정도는, 그래도 시간을 낼 수는 있겠어.’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젤리엘은 잽 싸게 말을 이었다.
“이건 별구름의 탐사대를 비롯해서 내가 함께 동행해야겠어. 그만큼 위 험한 일이라서 말이지.”
“아니,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진짜
전혀 없는데……
“내가 걱정돼서 하는 일이야. 너는 앞으로 더 큰 일을 해야 될 사람인 데 이상한 곳에서 발목이 붙잡혀 있 으면 큰 손해잖아. 나는 항상 이익 을 추구하는 사업가니까, 내 계산으 로는 너를 돕는 게 남는 장사야.”
“그, 그런가?”
대체 뭘 어떻게 계산하면 이익이고 남는 장사가 되는지 모르겠으나, 아 무튼 세계 최고의 사업가의 딸이자 세게 제일의 부자가 말하는 것이니 사실이지 않겠는가?
‘내, 내가 무슨 헛소리를……
물론, 실상은 생각나는 단어를 아 무 데나 갖다 붙인 것이었기에 젤리 엘은 뒤늦게 자신의 말을 떠올리고 서 귓불까지 새빨개졌다.
‘저 여スト, 완전 여우잖아?’
그것을 눈치챈 사람은 바로 앞에서 지켜보고 있던 풀레임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