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necromancer in a fantasy game RAW novel - Chapter 207
207
으레 점령지의 풍경은 엇비슷하다.
성곽은 반쯤 무너져 있고, 가옥은 전소했다.
다만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시체나 전리품을 나를 수레 따위가 보이지 않는 사소한 차이는 있었다.
악마들은 물질계의 재물을 탐내지 않는다.
‘오로지 피조물들의 고통만을 탐닉하지.’
무저갱 치하에서 인간은 섬세하게 관리된다. 최대한 죽지 않고, 오랫동안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지를 수 있도록.
사교도 집단은 저걸 영생의 축복이라 부르는 모양이었지만, 토드가 보기엔 덧없이 불경한 행위였다.
죽음에 대한 모독이다.
“일단 물레에 내걸린 분들부터 내려줍시다.”
···미관상 썩 좋아 보이진 않았으니까.
물레가 해체될 때마다 바닥에 나동그라진 이들이 희미하게 신음을 흘렸다.
【이런, 저 지경이 돼서까지 살아있군. 대단한 정신력이로다.】
토드가 고개를 저었다.
“정신력으로 살아있는 게 아닙니다. 이스라. 악마들의 권능이 저들의 영혼을 강제로 지상에 붙들어놓고 있죠.”
살거죽이 벗겨진 인간들은 짐승처럼 낮게 허덕일 뿐, 제대로 된 음절조차 뱉지 못했다.
“살아있는 것만도 못한 처지입니다.”
탄식한 이스라가 안광을 찡그렸다.
화상으로 얼룩진 몸뚱이에서 발톱과 뿔이 돋아난다. 성채를 잠식한 마수들과 흡사한 모양새였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파멸의 기사는 장검을 거머쥐었다.
【본인이 무지했네. 속히 저들에게 안식을 선사하겠다.】
볼모로 잡혀있던 숫자가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처형인을 자처하겠다니.
“꽤 수고스러운 작업일 텐데, 하수인들을 시키지 않으시고요?”
이스라가 사명감에 찬 눈빛으로 답했다.
【본인에 비하면 하수인들의 검은 무디지 않나. 저 상태에선 한두 번 내리치는 거론 죽지 않을 걸세.】
“가급적이면 목을 깔끔하게 베어주세요.”
【알겠네.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보내주지.】
나름 이스라만의 자비다. 반쯤 마물로 전락한 생존자들 역시 별다른 저항 없이 파멸의 기사가 건네는 인사를 받아들였다. 사사건건 딴지를 걸던 마르커스도 지금만큼은 잠자코 그녀를 따라다니며 사자들을 위한 추도문을 읊조렸다.
고위 망자가 되었음에도 본분을 망각하지 않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에 덩달아 토드도 소매를 걷어붙였다.
“유해는 모두 아마포로 감싸 매장합시다. 묘역 간격은 팔 너비만큼 유지해주세요.”
토드의 지시에 보급관을 도맡고 있는 스트레이커가 눈을 감았다. 데굴데굴 뼈마디를 굴리더니 돌연 또각, 맞춰지는 소리와 함께 안광이 다시 타올랐다.
【여유 물자가 충분치 않습니다. 주군. 이번 전투로 파손당한 하수인이 237기인지라, 보수에 필요한 아마포와 밀랍도 적지 않은 부담입니다. 매장에 물자를 소모했다간 일주일 만에 재고가 소진됩니다.】
역시 네크로폴리스의 브레인.
셈에 능한 인재가 들어오니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군대가 비로소 체계적으로 굴러가는 느낌이다.
한창 삽질에 매진하던 토드가 입을 열었다.
“듣기론 여기가 제지 공장으로 융성했던 곳이라 하더군요. 부족한 양은 거기서 충당합시다.”
공허한 눈두덩에 맺힌 안광이 가늘어진다.
【악마들이 점령한 지 꽤 시일이 지났는데, 물자가 남아있겠습니까?】
“놈들은 지상의 물산에 그리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잔해를 샅샅이 수색해보세요.”
반신반의하던 스트레이커는 하수인들을 이끌고 나섰다가 다소 얼떨떨한 눈빛으로 돌아왔다.
【비록 시설은 화재로 파괴되었지만, 그나마 자재 창고는 지하에 있어 피해가 덜했습니다. 확보한 물량은 마차 다섯대 정도입니다.】
두개골을 긁적인 스트레이커가 덧붙였다.
【다만 하수인들이 무작정 쓸어 담느라 절반이 그을린 상태인데, 온전치 못한 것들은 폐기하겠습니다.】
“폐기한다뇨. 그런 섭섭한 소리를.”
가뜩이나 부족한 살림. 아까운 물자를 낭비하는 횡포는 흑색 학파의 수장으로서 용서할 수 없었다.
“인근에 냇가가 있지 않습니까. 숯과 주석산으로 행군 다음 잘 말리면 재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당장 주석산은 재고가 넉넉하지만, 숯은 당장 구하기가···】
스트레이커가 말꼬리를 흐리자 토드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답했다.
“숯이라면 사방에 널려있지요.”
당장 담벼락에 머리를 처박은 채 죽은 악마만 수백 구가 넘었다. 원래라면 본질이 무저갱에 있어 돌아가야 할 놈들이지만, 이곳 일대엔 토드의 권능이 강력하게 작용하는 상황.
토드가 히죽 웃었다.
“태생이 불구덩이 속에서 태어난 놈들이니, 좋은 숯이 될 겁니다. 더군다나 원수들의 사체로 씻어낸 수의니 영가들의 원통함도 심심찮게 달래줄 수 있겠죠.”
황 냄새가 짙게 배어있는 사소한 결점이 있었지만, 마르커스라면 얼마든지 축성된 성수를 조제할 수 있을 거다.
죽은 악마들의 유해까지 써먹겠다는 말에 이젠 스트레이커도 그리 놀란 눈치는 아니었다. 잠시 안광이 흔들리긴 했지만, 애써 헛기침한 망자가 턱뼈를 열었다.
【하수인들을 해당 작업에 투입하기엔 손길이 지나치게 투박한 게 문제입니다. 자칫 오염된 용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의 지적대로 용지를 복원하는 작업은 더 복합적인 수행 능력을 요구한다. 단순 노역이면 몰라도, 능률을 보려면 현장을 관리할 사령술사가 필요했다.
하지만 토드는 이곳 전체를 통솔하고 있고, 산시아는 나머지 생존자들의 탐색과 관리를, 클라우스는 성채에 남은 잔당의 소탕을 맡고 있었다.
전적으로 시간과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음. 더 섬세하게 작업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단 말이죠.”
토드의 눈동자가 번뜩였다.
그는 곧장 클라우스를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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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스승님. 지시하신 대로 부역자들을 포박해놨습죠. 죄다 업이 시뻘건 놈들입니다요!】
포승줄에 묶인 흑마법사들은 대부분 초주검이었다. 한때 자신을 업신여기던 동종업자들을 죄다 무릎 꿇린 게 나름 의기양양했던지 클라우스는 야단스럽게 턱뼈를 부딪쳤다.
“살아남은 건 이게 전부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극렬히 저항하던 놈들은 하수인의 손실을 우려하여 어쩔 수 없이 그 애잔한 숨을 친히 끊어줬습니다요.】
“잘 했습니다.”
토드의 치하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듯 클라우스는 손뼈를 비볐다.
사제의 행각은 다소 우스꽝스러웠으나, 지켜보는 포로들의 심정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저 리치는 온갖 사술의 집중포화를 맞고도 단신으로 동료들을 찢어 죽였다.
넝마나 다름없는 망토를 휘날리며 뼈를 벗기는 광경은 이들의 뇌리에 생생히 새겨져 있었다.
아직도 살을 저미는 한기에 몸이 절로 떨린다.
흑마법사들을 훑어본 토드가 나직이 속삭였다.
“저들은 악마들을 불러들인 장본인. 이 땅에 거니는 피조물들의 배신자요, 그 죄가 이루 말할 데 없이 깊습니다.”
한마디를 뗄 때마다 흑마법사들이 움찔거렸다. 저들에게서 공포의 향이 짙게 느껴진다.
세간에서 금지하는 지식을 탐독하는 집단일수록 남들과 차별화된 우월의식으로 똘똘 뭉쳐있기 마련이다.
토드는 그런 자부심에 찌든 놈들을 구름 아래로 끌어내릴 때마다 희열을 느꼈다.
‘특별한 존재란 없어. 모두가 죽음 앞에선 경건해지기 마련이지.’
생명을 경시한다는 건, 반대로 죽음의 무게 역시 가벼이 여기는 꼴이 아니겠는가.
이 가르침을 몸소 설파하는 것이야말로 토드는 어머니께서 자신에게 부여한 사명이라 의심치 않았다.
낄낄거린 클라우스가 스산한 목소리로 답했다.
【실로 죽어 마땅한 놈들입니다요. 그럼에도 스승님께서 굳이 저들의 파리 목숨을 예비하신 까닭은.】
확신에 찬 리치의 눈동자가 연녹빛으로 일렁인다.
【한때 마귀들의 미혹된 가르침을 받들던 제가, 지금은 스승님의 계도하에 흑색 학파의 미명을 걷는 것처럼. 저들에게도 기회를 주시려는 게 아니겠습니까?】
토드가 빙긋 웃었다.
“그렇습니다.”
감격한 클라우스는 양손을 활짝 펼쳤다.
【오오, 기뻐하라! 형제들이여!】
찢어진 망토 자락이 나부낄 때마다 드문드문 보이는 백골은 사이한 빛을 흩뿌렸다. 흑마법사들은 고위 망자가 발산하는 기운에 졸도하기 직전이었다.
토드는 둘째 제자의 퍼포먼스에 흡족하게 웃었다.
‘크, 이거지. 이거야. 역시 드문드문 끝자락을 훼손하길 잘했어.’
사실 클라우스가 걸친 망토는 한 달 전에 뽑힌 신상이다. 그런데 리치가 번지르르한 새 망토를 걸치고 있으면 어디 위압감이 느껴지겠는가.
자고로 사람은 살아있거나, 죽었든 간에 직위에 걸맞는 의복을 갖춰야 하는 법이다. 관에 들어가서도 수의를 입듯이.
‘남루하거나, 꾀죄죄한 게 아냐. 나름 빈티지 룩이라고.’
빈티지라기엔 조금 쿰쿰하긴 했지만.
【스승님께선 자비로우시다. 그대 같은 대역 죄인에게조차도.】
클라우스는 손가락을 가지런히 모은 채 읊조렸다.
【악행으로 얼룩진 생애에 대해 속죄하며, 나로 말미암아 죽어간 영혼들을 애도할 기회이니.】
주저하던 흑마법사 중에 누군가 입을 열었다.
“우리더러 죽음의 교단에 입교하란 말인가?”
【그렇다. 스승님께선 성실히 수학하는 수습생들에겐 친히 마귀에게 저당 잡힌 영혼을 해방하고, 장막 너머의 지혜를 선사하실 거다.】
음울한 미소를 흘린 리치는 자신을 가리켰다.
【필멸의 육신을 벗어던진 나처럼.】
그의 목소리가 메아리칠 때마다 희미한 속삭임과 노랫가락들이 뒤따른다. 클라우스 정도의 망자가 흘리는 육성은 그 자체로 현상을 뒤트는 힘이 담겨 있었다.
【물론··· 이런 형상을 바라지 않는 자들은 살아있는 채로 활동할 거다. 하지만 이것만은 장담하지.】
리치는 고양된 어조로 실소했다.
【육신은 허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대들과 마찬가지로 그릇된 지식을 추구했던 선배가 전하는 가르침이라.】
클라우스 역시 흑마법사 출신이었기에 이들의 상태를 잘 이해했다. 권능, 그중에서도 마법을 탐닉하던 자가 밑바닥까지 더듬다가 도달하는 곳이 흑마법이다.
【흑색 학파의 가르침을 받들고, 회개하여 영생의 광명을 찾으라.】
거창한 미사여구도 필요 없었다. 흑마법사들은 클라우스가 발산하는 권능의 바람에 경도되었다.
갈등하던 이들 가운데 한 명이 고개를 쳐들었다.
“가소롭긴! 무저갱의 군세에 맞서겠다고?! 지상의 미물들은 감히 항거할 수 없는 분들이시다. 이 땅의 어느 왕국도, 하물며 솔마르조차 감히 그 권세를 당해내지 못해.”
그는 눈자위를 번들거리며 비아냥댔다.
“하물며 너희는 영락한 신을 섬기는 소규모 추종자들이지 않나. 교단이라 부르기에도 저열한, 시체놀이 유랑단 주제에.”
토드의 몸이 휘청였다. 다행히 클라우스 덕에 가려져서 망정이지, 기껏 조성한 분위기를 망칠 뻔했다.
‘이 새끼··· 언더그라운드 출신답게 워딩이 제법 매서운데.’
아직 토드를 포함한 흑색 학파의 구성원은 셋.
그야말로 교단 호소인, 사령술 동호회나 다름없는 흑색 학파의 현실을 꼬집는 디스였다.
역시 처지가 비슷한 음지 족속들일수록 음습한 놈을 더 잘 팬다니깐.
백날 사제들이나 마법사들이 이교도, 불경자라고 까대도 웃어넘겼는데 지금만큼은 토드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네놈이야말로 태곳적 땅을 빚은 옛 조물주들의 원대한 대계를 방해하지 마라. 클라우스! 태양과 그림자도 외신에 불과하니!”
슬슬 선을 넘는데. 토드가 목을 그어 보였다.
“이제 와서 회개한다 한들, 그분들이 네 영혼은 그나마 덜 뜨거운 구덩이에 처박아두시겠지만 말이···”
뿌드득.
클라우스가 손뼈를 꺾었다.
그를 비웃던 흑마법사 역시 웃는 낯 그대로 목이 꺾여버렸다.
【형제들.】
히죽 웃은 클라우스는 손뼈를 까딱였다.
【그대들이 착각하는듯하여 일러두겠다.】
목이 부러진 흑마법사가 비스듬히 몸을 일으켰다.
【지금 나는 그대들을 설득하거나, 포섭하거나, 목숨을 걸고 협상하려는 속셈이 아니네.】
그가 능숙하게 손가락을 젓자, 공중에 붙들린 흑마법사의 몸뚱이가 탈곡기에 돌아간 것처럼 갈려 나갔다.
깔끔하게 살점이 분쇄된 흑마법사는 홀연히 뼈대만 남은 채 내려앉았다.
‘오, 발골 기술이 제법 많이 늘었는걸. 그사이 저런 기교도 개발하고.’
토드가 보기에 마력을 너무 남용해서 실전에선 다소 비효율적이었지만, 공중 해체 쇼는 외부인들의 시각에선 상당히 인상적으로 비출 터.
창의성과 쇼맨십을 고려하여 7/10점 드리겠습니다.
【어찌 됐든 간에 모두 흑색 학파를 섬기게 될 거다.】
리치의 광소에 흑마법사들의 낯빛이 더욱 창백해졌다.
【살아서든, 죽어서든. 단지 사소한 차이일 뿐.】
새로 문하생을 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해골 마법사를 확보해도 손해는 아니다.
해골 양성의 주역인 「송장 박피기」를 원활히 가동하려면 마력을 다룰 줄 아는 인력이 필요하고, 제자들이 「장막 화장터」의 불을 때기엔 차라리 하수인 지휘를 맡기는 게 나은 상황.
토드가 살포시 미소지었다.
“선택은 오롯이 당신들의 몫입니다.”
대략 수준을 가늠해보니 레벨 40~50에서 머무르는 놈들이 대부분이다. 호령하더라도 썩 괜찮은 하수인들로 거듭날 여지가 다분했다.
“···흑색 학파에 입문하면.”
다른 놈들처럼 필사적으로 저항하지 않고 일찌감치 투항했던지, 상대적으로 몰골이 온전한 흑마법사였다.
사라락.
손가락들이 돋아난다.
오호라, 어머니께서 직접 주시하는 녀석이라니. 산시아 이후로 두 번째 재목인가.
‘그래도 진흙탕 속에 진주가 있긴 하구나.’
토드의 입가가 삐딱해졌다.
“저도 클라우스처럼 강대한 존재로 거듭날 수 있는 겁니까?”
―위험.
―힘을 추구하는 자···!
―야심가, 불온한······
어머니께선 예언의 말씀을 속삭이셨다.
“당신. 이름이 어떻게 되는지요.”
토드의 물음에 흑마법사가 답했다.
“산드로. 비밀 삼키는 자들에 속해있던 산드로입니다.”
―두 번째 사도.
―유물 주조자.
―그는 자아낼 것이니라. 직접.
―비롯하여, 명계군주의 왕관과. 그늘녘의 망토.
―제 주인을 위해.
유달리 손재주 적성이 높다 했더니 생산직이라! 장차 예고된 유물들의 이름만 들어도 음침함이 넘쳐 흐르는 게 아주 그냥 군침이 샘솟았다.
―허나 길들이지 못하면.
―물 것이다.
―제 주인마저.
드물게 어머니께서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죽여라.
어깨를 들썩인 토드는 눈가를 훔쳤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저는 별수 없는 청개구리 자식놈인가 봅니다.’
“산드로. 그대는 만물의 어머니, 오르카사가 내리는 지혜를 따르겠는가?”
공포만 내비치는 다른 놈들과 달리, 토드는 이 젊은 흑마법사의 눈동자로부터 기회를 물색하려는 기미를 엿봤다.
제 동료들은 목숨이 날아갈지도 모르는 상황에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이걸 기회로 여긴다니.
어찌 보면 적지 않게 맛이 간 놈이다.
‘근데 미칠수록, 곁에 두면 더 재미있더라고.’
내심 괴짜들의 생태를 관찰하는 것도 토드의 소소한 취미였다.
“가르침을 주신다면, 스승님으로 모시겠습니다.”
이 녀석을 들인다면 골재공학 대신, 하수인 테크트리나 권능 쪽으로 대접을 투자할 수 있겠지.
가뜩이나 수중에 확보한 용의 유해도 가공하지 못하고 허덕이는 마당에 장차 더 강한 놈들이 튀어나올 걸 감안하면 재료는 넘쳐난다.
“일어나라.”
나름의 속셈은 있지만, 유능한 학파원이라.
“수습생이여.”
여태껏 들여온 제자들은 너무 고분고분해서 톡톡 튀는 맛이 없었는데, 너는 내게 어떤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까.
어차피 네 알량한 머리로 꾸미는 온갖 흉계와 모략은 내 손바닥 아래 노닐고 있을 테니.
기대하마.
학파장은 웃는 낯이었다. 영락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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