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necromancer in a fantasy game RAW novel - Chapter 217
217
【혹시나 해서 말하겠다만 투항할 자 있는가?】
파멸의 기사가 나직이 읊조렸다.
【본인이 따르는 주인의 방침이라 어쩔 수 없다만, 불명예스럽게 목숨을 구걸할 테냐.】
투구 속 안광만큼이나 장검에 맺힌 불꽃이 요사스럽게 이글거린다.
【그도 아니라면 명예롭게 죽어 기사도 정신을 지킬 것이냐!】
오연한 어투에 기수대 단장은 눈살을 찌푸렸다.
“우린 네게 자비를 간청하지도, 여기서 죽지도 않겠다. 셰우드의 외경스런 무뢰배야.”
장창을 내던진 단원들이 일제히 묵직한 둔기를 집어 들었다. 이스라는 그들의 무구에 맺힌 빛이 마르커스가 부리는 광채와는 다소 다르다는 걸 알아차렸다.
“우리는 아직 성전을 완수하지 못했나니, 악을 멸할 때까지 싸우리라!”
이들이 품은 빛은 한결 호전적이다. 사납고, 눈이 따가웠다. 어떤 의미에선 스칼바냐르의 광전사들이 품었던 기개와 결을 공유한다고 해야 하나. 어쨌거나 이스라는 흡족하게 웃었다.
【하, 하! 하. 훌륭하다! 교회의 투사들이라면 응당 그래야지!】
충돌이 임박한다. 단장은 고삐를 단단히 틀어쥐고, 자세를 낮췄다. 상대방의 무게중심이 흔들리면 단번에 상단을 후려쳐 판갑을 으스러트릴 작정이었다.
그러나 영마는 단지 또렷하게 비칠 뿐, 실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
체중을 실어 돌격한 군마의 머리가 푸르스름한 경계 너머로 빨려 들어간다. 신체가 겹쳐진 찰나, 미물은 저편의 세계를 목격하고 돌아왔다. 요란하게 울부짖은 군마가 급격히 앞발을 치켜들고, 장검이 말의 옆구리와 더불어 그 위에 올라탄 자를 동시에 갈라버렸다.
불타는 검을 거둔 파멸의 기사가 소리쳤다.
【걱정하지 말게나! 제군들은 본인의 지도 하에 기사도 정신을 함양한 정예 신병으로 거듭날 터이니!】
【정!】【예!】【신!】【병!】
이스라가 일으켜 세운 망자는 경망스럽게 턱을 놀리며 제 동료들을 향해 망치를 내질렀다.
【목이 부러지고, 팔이 잘리더라도! 오장육부의 물이란 물은 모두 쏟아내도 기사도 정신이라면 극복할 수 있다!】
【병!】【신!】【예!】【정!】
맹렬한 빛조차 이곳에선 사그라지고 만다.
여태 맹목적인 적의만 품고 달려들던 아귀들과 달리, 강둑 너머에서 대기하고 있던 피조물들은 본격적이었다.
짐승처럼 허덕이지도, 구주의 신성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견고하게 구축된 장창 대형을 앞세워 기동을 제한하는 한편, 중간중간 섞인 중보병들이 대형에 파고든 기수들을 압박한다.
“하마하라! 하마해서 응전한다!”
끝내 포위진을 뚫고 벗어나겠다는 계획은 포기하고 교전을 선택했으나, 그늘 너머에 숨어있던 사령술사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낸다.
견습생들을 통솔하는 클라우스가 손뼈를 꺾으며 중얼거렸다.
【성전사들은 신성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요.】
그는 자신의 검지를 각기 다른 방향으로 비틀어가며 낭송을 이어나갔다.
【그러니 저주로 상대를 단번에 제압하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차근차근 옭아매며 발끝부터 무너뜨리는 게 효과적이겠지요?】
더군다나 난전 중이라면 신체의 사소한 변화는 인지하기 어렵다. 처음에는 등골부터 오싹하다거나, 자꾸만 손에서 검이 미끄러지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우연히 발을 내디딘 곳에 진흙이 있어 자빠졌는데, 핏물이 튀겼던 부위가 부식되고, 하필이면 틈새에 썩은 체액이 파고들어 근질거리며.
부어오른 종기가 터지기를 반복, 마침내 완전히 침식된 대상은 절규하다가 침묵.
【이 또한 대사부 토드 셰우드의 가르침이니.】
견습생들은 강사의 친절한 설명을 새겨들었다. 모두가 우수한 학생은 아닐지라도, 백골 근위병들에게 둘러싸인 채 죽어가는 성전사들은 훌륭한 교보재였다.
‘횃불 같은 자들이군요.’
결사를 각오한 이들의 영혼은 그들이 쥔 무구에 맺힌 백염보다도 세차게 타올랐다.
희미하게 점멸하던 불빛이 하나둘씩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가, 종래엔 녹색 도깨비불을 번뜩이며 저녁 거미를 들추고 일어선다.
‘진정 가치 있는 죽음이었을까요?’
조물주들께선 지엄하시다. 누구도 지혜를 내리지 아니하셨다.
여로가 종막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지만, 어리석은 피조물이 정녕 그 답을 구할 수 있을진 의문이었다.
새파랗게 갈라진 감색 구덩이 너머로 묵묵히 아군의 죽음을 방관하고만 있는 성전군이 보인다.
그중 가장 선두에 선 이. 간신히 윤곽만 보일지라도 그의 눈빛만은 또렷이 보이는 듯했다.
우습게도 안톤의 업은 백색이었다. 그가 입은 갑주와 마찬가지로.
‘성전사는 선행을 행해야만 강해질 수 있어.’
고유의 메커니즘 탓에 성전사는 약체 취급을 받아왔었다. 가령 걸인에게 적선을 한다거나, 거리의 오물을 치우는 것만으로도 성결치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정도를 벗어난 일탈을 저지르면 성결치는 감소한다.
대다수 플레이어에게 남의 집을 약탈하는 정돈 기본 소양인만큼 지나치게 제약이 많다며 혹평했지만, 성전사라는 설정에 부합된다며 기꺼워한 소수도 있었다. 토드는 작게 탄식했다.
‘인게임의 규칙을 교묘하게 우회해가며 플레이한 업보를 이렇게 받을 줄이야.’
정말 캐릭터 디자이너가 대학교 가서야 코딩을 배운 것인진 몰라도, ‘선행’의 판정 기준은 상당히 모호하다.
만약 걸인의 존재를 해당 도시의 치안을 악화시키거나, 거주민들의 불안을 유발하는 대상으로 간주한다면 그를 청소하는 것도 선행이다.
부정 축재를 쌓는 관리나 영주를 이단죄로 잡아 죽이더라도 장기적으론 신도들에게 미치는 해악을 덜어낸 셈이니 선행.
토드는 그런 식으로 쉽지 않은 성전사의 초기 성장 구간을 넘겼다.
‘따지고 보면 선행과 악행을 구분하는 절대적 기준 같은 건 없지. 정말 거기까지 구현하는 게 의도였다면 코딩을 잘 짠 걸지도.’
부패한 관리가 남몰래 교단 산하 고아원에 기부를 해왔다면 판정이 뒤집힌다.
워낙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은 탓에 성전사로 언데드와 악마만 집중적으로 때려잡는 육성 루트로 선회한 것도 그 때문이다.
‘내가 모니터 너머로 자행했던 이력이 저 녀석에겐 실제로 벌어진 행위였다면······.’
성전사의 눈이 보인다.
아무런 감흥조차 담기지 않은 공허한 시선이었다. 그가 입술을 달싹인다.
-저들의 죽음을 기억하라. 순교자들의 이름은 회당의 벽에 영원토록 새겨질 것이다. 사령술사는 이 땅에 남은 이교의 잔재와 더불어 반드시 지워지리라. 그에게 동조한 배교자들과 마찬가지로.
안톤 역시 어딘가 마모된 인간이다.
토드는 눈을 감은 채 조소했다.
‘이것도 응당 내가 거둬들여야 하는 씨앗이겠지.’
어쩌면 작명을 잘못 지은 탓일지도 모르겠다. 안톤이 아니라 페드로나 토마스처럼 이름을 붙였다면 성전사도 왜곡된 정의가 아니라 모범적인 선을 관철하지 않았을까.
【토드! 전원 육신 개조에 성공했네!】
휘하에 600기의 중기병을 거느리게 된 이스라는 의기양양해 보였다.
【이제 썩어빠진 정신머리만 기사도 정신으로 계도할 수 있다면, 충직한 죽음의 기사들이 양성될 것이야!】
“잘됐군요.”
빙긋 웃은 토드가 돌아섰다.
“이만 퇴각합시다. 전사자들은 모두 수습하고요.”
【물론이다!】
아직 일으켜 세우지 못한 주검까지 실어나르라는 명령에 스트레이커가 우려했다.
【적을 코앞에 두고 시신을 확보한다니. 조속히 후퇴하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염려 마세요. 스트레이커. 어차피 저들은 넘어오지 못할 겁니다.”
그가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
【여기서 주군께선 준비한 계책은 떨어졌습니다. 이젠 적도 대략적인 전력을 파악하고 있을 텐데요. 마땅히 전투에 영향을 끼칠 만한 변수도 전무합니다. 무엇을 근거로 장담하십니까?】
여태껏 상대가 예측 못 한 변칙 수로 상황을 뒤집는 건 토드가 즐겨 사용한 전략이다.
하지만 토드도 걸출한 명성을 갖추면서 그와 맞서는 상대들 역시 대응법을 본격적으로 강구했다.
원천적으로 「시체 폭발」을 낭송하지 못하도록 성전사들이 무력화된 시체를 확인 사살하듯 철저히 소각하는 게 그 방증이었다.
수중에 준비한 조커패도 소진했고, 밑천마저 들통났는데, 정면 싸움이 버거운 상대 앞에 부릴 여유가 남아있냐는 물음.
토드가 히죽 웃었다.
“당신이 지적한 대로 상대가 저에 대해 지나치게 알고 있다는 게 문제죠.”
여전히 성전군은 호수 너머에서 하수인들이 전사자들을 거둬가는 광경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제 함정에 걸려들지 않을 정도로 적의 지휘관은 신중합니다. 그런 이 앞에서 여유를 보이면 상대는 착각하거든요.”
성전군 앞에서 대범하게 허장성세를 보이겠다니. 스트레이커가 경악했다.
【근거 없는 만용 아닙니까?】
“때론 위협을 무릅쓸 필요가 있습니다. 스트레이커. 당초 상대방에게 소모전을 강요하는 게 계획이었는데, 우리만 일방적으로 손해를 봤어요.”
성전군이 일방적으로 제국군을 도살하면서 아무런 손실이 없던 건 단순히 축도문으로 강화된 전력뿐만 아니라 안톤의 권능 덕이었나.
온통 공격기에만 투자한 극단적인 빌드로 육성했던 것 같은데, 나름 짬밥이 쌓이면서 자신도 모르는 잔재주를 여럿 터득한 모양이다.
“그래도 나름 소기의 성과는 있군요. 「대규모 부활」은 신성력 소모 값이 높아 쉽게 남발할 수 있는 권능은 아니라는 것.”
둘째로 성전사들은 하나같이 죽음의 기사로 활용하기에 최적화된 상태다. 기존에 축적한 성결치로 업이 상쇄되는 안톤과 달리, 그의 지휘하에 종군하는 부하들은 고스란히 역행하는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
‘뭔 노상강도보다 성전사들의 업이 붉다니.’
혀를 내두른 토드의 눈가에 문득 의구심이 깃들었다.
‘교단의 타락을 방조했던 게 아니라, 의도한 거였나?’
반대편에서 묵묵히 망자들의 동태를 살피던 안톤이 입을 열었다.
“우회한다.”
“성하, 도하 명령을 내리지 않으시고요?”
“자네 눈엔 급류가 보이지 않나? 저 물살을 무릅쓰고 추격했다간 어떤 피해를 초래할지 모르거늘.”
“하오나··· 사령술사는 다수의 졸개를 상실했습니다! 더군다나 기수대가 포대를 무력화시켰고요! 지금만큼 적을 섬멸할 절호의 기회가 있을까요? 도하가 어렵다면 호수를 증발시키는 것도···”
거듭 추격을 중용하는 부관의 태도에 안톤이 으르렁거렸다.
“나는 누구보다도 저놈의 간교함을 안다.”
잘 알 수밖에. 놈은 자신이다.
“놈이 강둑 너머에 또 어떤 술수를 숨겨뒀을지 모르는데, 거기에 아군을 던지겠다니. 아직도 놈이 우리 앞에서 전사자들을 수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저의를 모르겠나? 놈은 우리를 도발해 끌어들이려는 작정이다!”
자신이었다면 분명 추가로 계책을 안배해뒀을 터. 일찍이 사령술사가 기만술에 능하다는 건 파악하고 있었다. 난 속지 않는다.
안톤의 호된 질책에 부관이 침묵했다.
“기수대의 고결한 희생 덕분에 아군의 손실이 덜했다. 여긴 사령술사가 안배한 전장이니, 상대가 유도한 싸움터라면 응해주지 않겠다.”
진격로가 발각된 것으로 보아, 이 일대엔 놈의 시야가 미치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아마 사전에 길목마다 하수인들을 깔아뒀거나 은밀히 협조하는 쥐새끼들이 있는 게 분명하겠지.
안톤이 이를 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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쾨흘링 초입에서 치른 전투 이후로 이틀 뒤.
누군가 성전군의 군영을 은밀히 방문했다.
“내가 전해 듣기론, 자네는 꽤 가까이서 사령술사를 보필했던 측근이라 들었는데.”
안톤의 추궁에 무릎 꿇린 사내가 고개를 숙였다.
“···그렇습죠.”
그를 돌아보던 안톤의 눈자위가 금빛으로 일렁였다.
“말해보게. 바바로이. 이미 사령술사의 곁에서 세속의 재물은 충분히 축적했을 이가 무슨 호혜를 바라고 나를 찾아왔는가?”
안톤은 북부 종자들 역시 경멸했다.
쉽사리 개종하지도 않고, 순전히 재물욕만으로 제국에 기거하는 족속이다. 첩보에 따르면 자신의 앞에 선 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동전은 단지 내 마음을 채우기 위한 수단일 뿐이오.”
안톤을 독대한 사내의 눈빛은 세차게 떨리고 있었다. 보잘것없는 놈이다. 뒷골목에 굴러다니던 비루한 인생. 그의 본질을 꿰뚫어 본 교구장의 시선이 점차 싸늘해졌다.
“성하께서··· 돌아가신 분들을 부활시키는 기적을 행하셨다 들었소.”
“네가 섬기던 주인도 비슷한 이적을 행하지 않나.”
“어, 어찌 조악한 흉내에 불과한 사술을, 성하께서 자아내신 권세에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요.”
비굴한 아부였지만 안톤은 어깨를 들썩였다.
“그래. 껍데기만 남은 꼭두각시를 부리는 것관 궤를 달리하는 완전한 소생이지. 주께서 당신의 투사에게 허락하신 은혜다.”
몸을 일으킨 교구장이 천천히 사내에게로 다가섰다.
“신의조차 없는 비열한 놈아. 네게도 그토록 망각으로부터 돌아오기를 바라는 이가 있단 말이냐?”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곱씹던 사내가 힘겹게 대꾸했다.
“2, 2명이오. 내 아내······.”
그는 괴로운 듯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사산된 맏아들이오.”
교구장이 속삭였다.
“우습군. 네놈이 사내와 정을 통한다는 놈이라는 건 익히 알고 있다. 그런 놈에게 아내와 자식이 있다니. 사령술사가 이리 허술한 거짓으로 내 속내를 떠보려 들거든?”
안톤의 질의에 사내의 미간이 구겨졌다. 연신 울음을 삼킨 사내가 겨우 목청을 쥐어 짜냈다.
“나, 난 명예로운 후스카를의 일원이었소. 부족장의 딸과 눈이 맞기 전까진. 용케 목숨은 건져서 달아났다만, 스칼바냐르에서 추방자의 삶은 고달프지. 내겐 산파를 부를만한 동전 한 닢조차 없었소.”
물기로 얼룩진 밤색 눈동자는 진실을 고하고 있었다.
“짐승들 가두는 울타리에서 겨우 아이를 받아줘야 했소. 흐, 흐흐. 그때까지 순 해본 일이라곤 도끼질 밖에 안 해본 양반이 무슨 도움을 줄 수 있겠나. 온통 피투성이 속에서 아이를 건져내긴 했는데, 울질 않더군.”
자조 어린 미소를 흘린 사내가 작게 허덕였다.
“그 광경을 보곤 정욕은 이따금 일지언정, 두 번 다시 여인을 안겠다는 생각이 들질 않더이다.”
퍽이나 대단한 결심을 하셨군. 안톤은 냉소를 감췄다.
“내겐 과분한 여자였소. 둘을 다시 온전히 만날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을 거요.”
구구절절한 사연을 팔아봤자 그리 흥미롭지 못하다. 안톤이 되물었다.
“그래서 네놈이 내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단 말인가.”
“판가우 자유시는 토드 셰우드에게 물자와 인력을 주기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거점이오. 거길 수월하게 함락시킬 수 있는 배수로를 알려주겠소.”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나, 혹할 정도는 아니다.
“더불어 네크로폴리스를 축조할 때 사용했던 설계도 도안과 비축한 물자, 소집한 병력의 구성도.”
안톤은 입가를 비틀며 속삭였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정보들이군. 허나 구주의 은혜를 이교도에게 베푸느니, 차라리 물레에 올려 추궁하는 것도 괜찮은 교섭 아닌가.”
사뭇 사내의 낯빛이 창백해졌다. 이내 그가 더듬거리며 답했다.
“내, 내부에서 상세한 병력 동향을 주기적으로 알려드리겠소. 더군다나 그는 나를 절대적으로 신임하니, 세작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하지 않겠소?”
잠시 사내를 가늠해보던 안톤은 이내 히죽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바라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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