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Despised Granddaughter of the Powerful Martial Arts Family RAW novel - Chapter (336)
을 발견한 청년이 반가운 기색으로 말했다.
“류청, 무림맹에 왔다는 소리는 들었네. 오랜만일세.”
“……문겸. 오랜만이네.”
남궁류청을 향해 인사한 청년이 백리연을 향해서도 인사했다.
남궁류청과는 길에서 만나 의기 투합하여 마두를 쓰러트린 적 있는 가까운 지인이었다. 회귀 전에도 회귀 후에도, 장철과 달리 똑같이 이어진 남궁류청의 인연이었다.
그리고 지금껏 본단에서 마주친 사람들과 달랐는데…….
“혹시 오늘 수향문의 서 소저 만 난 적 있나?”
그들이 아니라 서하령에게 관심이 있었다.
남궁류청의 입매가 살짝 일그러 졌다. 문겸은 알아채지 못하고 백리연만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짧은 순간이었다.
남궁류청이 사람에게 믿음을 절로 주는 낮고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본단에 도착하여 지금까지 제갈 세가주와 차를 마시다 나온 참일세.”
“아, 그렇군. 알겠네.”
문겸이 무척 실망스러운 낯을 했다.
백리연이 물었다.
“하령이는 왜 찾나요?”
“아, 대협과 류청이 방문하면 서 소저가 만나러을 테니까요. 그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기다 렸습니다.”
문겸이 씁쓸한 낯을 했다. 그것만으로도 무슨 상황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백리연은 어색한 낯으로 말했다.
“혹시 제가 대신 전해 드릴까요?”
“아니요. 이건 그녀와 나 사이의 일이니 직접 말하겠습니다.”
“그…… 예.”
문겸이 남궁류청을 향해 말했다.
“혹시 서 소저를 보면 내게 알려 주게.”
남궁류청은 답하지 않았고 문겸은 상관없다는 듯이 주변을 살피다가 떠났다.
문겸이 완전히 떠난 걸 확인한 남궁류청이 한숨을 내쉬곤 살짝 짜증스러운 기색으로 말했다.
“그러게 내가 저 녀석만큼은 건드리지 말라고 했는데.”
백리연이 놀라서 남궁류청을 돌아보았다.
“응? 뭐라고?”
“뭐가?”
“아니, 방금 너 뭐라고 했어?”
남궁류청이 고개를 기울였다.
“내가 무슨 말을 했냐니?”
남궁류청은 전혀 모르는 듯한 표정이었다.
하나 이에 대해 더 따져 묻기 전 건물 뒤에 숨어 있던 인물이 나타났다.
“갔어? 갔지?”
백리연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었다. 미안하다는 듯이 배시시 웃는 낯에 한마디 하기 전 남궁류청이 먼저 입을 열었다.
“하령아.”
그러자 서하령이 질겁하며 백리연을 바라봤다.
“뭐야? 쟤 왜 저래?”
‘하령아’라니. 남궁류청은 단 한 번도 그렇게 가까운 어조로 서하령을 부른 적 없었다.
백리연은 웃음이 튀어나오려는 것을 입술을 꽉 물고 참아 냈다.
.*. *. *. *. *. *.
서하령은 여전히 인생을 즐기고 있었다.
남궁류청은 그런 서하령의 이야기를 듣고는 기가 찬 듯했다.
“하.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군. 하령이 그렇게 됐다니. 게다가 문겸?”
그리고 의외로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아니, 차라리 잘됐지.”
“잘됐다니?”
“보답할 수 없는 마음이었으니까.”
꽤나 단호했다. 그리고 남궁류청은 서하령을 만난 직후의 대화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잠깐이나마 기억이 현재로 돌아왔다는 건 앞으로도 다시 돌아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뜻이었으니까.
남궁류청의 이상을 느끼는 사람도 없었다. 지금 인연도 대다수가 과거에도 인연을 맺고 있던 자들 이었기에 굳이 그녀의 도움이 아니더라도 혼자서 잘 해결했다.
다만 목패에 걸려 있던 술법에 관한 연구는 열흘째 제자리걸음이었다.
‘아무래도 목패가 있던 곳까지 다시가 봐야 할 듯 싶은데.’
하지만 저 남궁류청을 데리고 외부로 나가는 것도 내키진 않았다.
‘아니, 그런데 아버지는 그렇다고 쳐도 세화랑 희아는 어쩜 보고 싶다는 편지 한 통이 없어? 나랑 류청이 예상보다 이렇게 늦는데!’
처음이야 정신이 없어서 아이들 생각이 별로 안 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이 너무나 보고 싶 어졌다. 거기에 남궁류청은 아이들에 관해 전혀 기억을 못했으니 이에 대해 공감을 얻을 수도 없었다.
백리연은 복도에 비치는 기운을 보고 반갑게 다가갔다.
“뭐야, 류청 오늘 무관에 아이들 봐주러 간 거 아니었어? 여기서 뭐 해?”
남궁류청이 가자는 듯이 고갯짓했다.
백리연은 장난스럽게 말했다.
“설마 나 데리러 온 거야?”
“그래.”
남궁류청은 손을 뻗어 그녀의 팔 꿈치에 얹듯이 붙잡고 이끌었다.
그렇다. 손만 닿아도 기겁하던 남궁류청은 너무나 잘 적응하고 있었다.
적응을 잘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야 하는데 왠지…… 좋지만은 않았다.
잠시 함께 걷던 백리연은 걸음을 멈추고 남궁류청의 손에서 벗어났다.
남궁류청은 무슨 일이냐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백리연이 말했다.
“……억지로 맞춰 줄 필요없어.”
“갑자기?”
백리연은 살짝 숨을 들이쉬고 남궁류청과 눈을 마주쳤다.
“사실은 너, 회귀 후의 너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잖아?”
무표정하게 바라보던 남궁류청이 깔끔하게 인정했다.
“맞아. 아무리 생각해도 회귀 후의 나는 지금의 나로 생각할 수 없어. 기억이 돌아오는 게 아니야. 내가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 가는 거지.”
“이해가 안 돼.”
“이해할 필요없어. 이건 내 이야기니까.”
“그리고 딱히 억지로 맞춰 주는 건 아니야.”
“그럼?”
“내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
백리연은 인상을 찡그렸다.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것이 확실히 정말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던 그와는 전혀 다른.
그때 백리연은 익숙한 기운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 믿기지 않는 기운이 셋이 보였다. 그도 무언가를 느낀 듯이 먼 곳을 바라보았다.
이내 아이의 목소리가 전각 앞뜰에 울려 퍼졌다.
“놔! 나 혼자 걸을 수 있어!”
서너 살쯤 보이는 남자아이가 중년 여인의 손을 뿌리치고 뒤뚱뒤뚱 걸어왔다.
백리연이 남궁류청의 팔을 풀고 날 듯이 달려갔다.
“세화야! 희야!”
아이들의 정체를 안 남궁류청의ㅜ눈빛이 흔들렸다. 그도 백리연에게 들어 아이들의 이름은 알고 있었다.
백리연이 먼저 남궁희를 안아 들고, 이어서 다른 손으로 백리세화를 안아 들었다.
환하게 웃으며 아이들을 향해 번갈아 뽀뽀하던 백리연이 함께 온 백리의강을 향해 말했다.
“여긴 어떻게 오신 거예요?”
“너희가 약속 날을 어겨서 그렇지 않으냐.”
“예?”
그때 백리의강이 백리연을 향해 전음했다.
잠시 듣던 백리연의 눈이 점차 커졌다. 이내 백리의강의 전음이 멈추고.
“세화야, 정말 엄마 보고 울었어?”
백리세화가 배신감에 찬 눈빛으로 백리의강을 바라보았다. 백리의강도 약간 배신감에 찬 눈빛으로 백리연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백리연은 기대감에 찬 눈빛으로 백리세화를 바라보았다.
백리세화가 일자로 꾹 다물었던 입으로 웅얼거렸다.
“아니야. 나 안 울었어.”
“하지만••••••”
“아냐, 누나 울었어. 내가 봤어! 이불 뒤집어쓰고 울었어!”
“남궁희!”
“아이고, 귀야.”
이내 아이들이 백리연의 품 안에서 밀치고 당기며 투닥투닥 싸우기 시작했다.
백리의강이 서둘러 백리세화를 데려가고 나서야 투덕거림을 멈출 수 있었다. 물론 그사이에 백리연은 아이들 손에 턱과 뺨을 맞고 머리가 엉망이 되었지만.
폭풍 사이를 뚫고 온 듯한 백리연의 모습에 백리의강의 입가에 슬며시 웃음이 맺혔다.
“그러게 내 말하지 말라지 않았느냐.”
“……웃지 마요.”
백리연이 몸을 돌려 남궁류청을 향해 남궁희를 내밀었다.
얼떨떨하게 받아든 남궁류청에게 남궁희가 착 달라붙었다. 아이는 무척이나 뜨겁고 말랑말랑하고 좋은 향이 났다.
남궁류청은 그와 백리연의 흔적이 남은 아이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마치 무언가를 떠올리듯이.
대략의 상황을 전해 들은 백리의강이 세심한 눈으로 남궁류청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전혀 상황을 모르는 남궁희는 꼬물꼬물 목에 매달린 채로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밀었다.
“아빠, 이것 봐라. 할부지가 줘따.”
아이의 손에는 조그마한 작은 옥피리가 쥐어져 있었다. 다시 꼬물꼬물하며 남궁희가 피리를 입에 물어 불자 높은음이 울려 퍼졌다.
남궁류청이 침묵하다가 말했다.
“자랑하는 것이야?”
“응! 아빤 이거 없지? 나만 준 거랬어!”
“……멋지구나.”
그때 남궁류청의 날카로운 기감에 작게 낮춘 목소리가 들렸다.
“전 괜찮아요, 어머니. 모르시겠어요? 저 옥피리, 희아가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니까 무슨 일 생기면 불라고 준 거잖아요. 전 그런 거 필요없어요.”
순간 남궁류청은 웃음이 터질 것 같아 턱에 힘을 주었다.
대화를 듣지 못한 남궁희는 신나게 계속 삐-익 삐-익, 옥피리를 불었다.
웃음이 터지고 행복한 가운데 아른거리는 사람이 있었다.
“아빠, 왜 그래?”
“무엇이?”
“그냥. 표정이 이상해.”
남궁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랄까 보자마자 자신의 아이인 것이 느껴졌다. 전혀 그런 기억이 없음에도 가슴 깊은 곳에서 저절로 사랑이 샘솟았다. 그리고 깨달음도 얻었다.
남궁류청이 말했다.
“역시 돌아가야 해.”
“어딜?”
“원래 내가 있던 곳으로.”
“응? 집 말하는 거야? 같이 가!”
“글쎄. 너는 올 수 없을 거다. 아니면……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르지.”
고개를 갸웃하는 남궁희를 보고 남궁류청이 다정하게 미소 지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떴을 땐, 의아한 눈길이 남궁희를 향했다.
남궁류청이 미간에 힘을 주고 말했다.
“ 희아?”
“응. 왜 불러?”
“네가 어떻게 여기에…… 아니 잠깐, 여긴 어디지?”
어느새 머리칼과 옷자락을 정돈한 백리연이 다시 다가왔다.
“희아, 다시 줘. 고마웠어.”
남궁류청이 인상을 찡그렸다.
왠지 모르게 백리연을 꽤…… 오랜만에 본 느낌이었다.
그는 애써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하지만 안개 낀 듯이 뿌옇게 가려진 것처럼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아니, 잠깐만. 나 기억이…… 분명 천마의…… 아니, 여행가지 않았던가? 우리가 왜 여기 있는 거지?”
백리연이 눈을 크게 떴다.
“돌아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