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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초 후의 게시판이 보여! 129화
33. 이 사람이? (1)
최진형 드래곤즈 단장은 가만히 지 켜보고 있었다.
버펄로스의 선수들이 이경훈에게 헹가래를 치고 있는 모습을 말이다.
‘이경훈……
최진형 단장이 이경훈에 대해서 생
각하기 시작했다.
‘올해 6월부터 시작됐던 돌풍이 여 기까지 왔군. 이경훈과 버펄로스는 정말로 놀라웠다.’
지난 시즌의 우승 전력을 대부분 온존했던 드래곤즈마저도 코리아 시 리즈에서 전패하고 말았다.
시즌 후반에 다소 주춤하던 시기의 이경훈이었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 다고 판단하기도 했지만…….
‘이경훈은 포스트 시즌에서 완벽하 게 부활했고…… 이렇게 됐다.’
그렇게, 1년 만에 다시 왕좌를 내 놓게 된 드래곤즈였지만, 드래곤즈
의 전망은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았 다.
비록, 라시헌이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이 확정적 인 상황이기는 하지만.
‘라시헌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대비 해서 그 후계자 후보들을 찾아놨다.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한 선수가 드 래곤즈의 새로운 유격수가 되겠지.’
솔직히, 라시헌의 절반만 해줘도 성공적인 세대교체가 될 거라고 생 각하는 최진형 단장이었다.
‘작년에는 우승을, 올해에는 준우 승을 경험하게 된 신인들의 성장도
무시 못 할 거다. 라시헌의 포스팅 코스트를 써서 FA 선수를 영입하고 타선의 공백을 메워준다면, 전체적 으로는……
무엇보다도.
‘이경훈은 내년, 즉. 2021 시즌에 는 한국 프로 야구 리그에 없을 거 다.’
그렇게 하기 위한 코리아 시리즈 4패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자신의 ‘계획’을 찬찬히 헤아리며, 최진형 단장이 다짐하듯 생각했다.
‘우승 트로피는 반드시 되찾는다. 이경훈은…… 메이저리그로 꺼져버
리라지.’
최진형 단장의 ‘계획’은 결과적으 로 이경훈에게 도움이 될 거다.
2020 시즌 한국 프로 야구 리그 챔피언은 버펄로스였다.
전성기 시절에도 무관의 제왕에 가 가웠던 버펄로스가 기나긴 암흑기 끝에 10년 만에 포스트 시즌에 진 출, 그리고 코리아 시리즈 우승까지 거둬낸 거다.
그리고.
[이경훈의 버펄로스, 한국 프로 야구 리그 정상에 서다!]
[황재훈 회장, “버펄로스와 함께했던 모든 사람들은 합당한 보상을 받게 될 것”]
[올림픽 영웅 이경훈, 버펄로스의 영 웅이 되다!]
[유경룡 감독, “이경훈이 부지해 준 임기로 코리아 시리즈 2연패 해내겠 다”]
[코리아 시리즈 MVP 이경훈, “버펄
로스의 선수여서 행복했다”] [오욕 씻어낸 버펄로스, 전국구 구단 으로 재도약하나?]
버펄로스를 우승시켰다 해도 과언 이 아닌 이경훈의 몸값은 폭등이라 는 단어가 가볍게 느껴질 정도로 치 솟기 시작했다.
[FA 자격 취득한 이경훈, 행선지는 국내? 해외?] [이경훈, 국내 잔류 시엔 역대 최고 계약 확정][정만형 버펄로스 단장, “이경훈은 우리의 선수…… 무슨 일이 있어도 잔류시킬 것”]
[울브즈를 비롯한 9개 구단, 이경훈 영입 전쟁 참전…… 울브즈가 유력?]
[조혜진 울브즈 단장의 선언, “역대 최고액 두 배 이상도 가능하지 않겠 나”]
[이경훈의 FA 계약 규모, 200억을 넘어서 최대 300억까지 바라보나]
그런 이경훈의 행보는 버펄로스의 팬들은 물론이고, 이 나라 모든 야 구팬들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CHOROKCHANG SPORTS] [2021 FA 자격 선수 명단 공시 D-4…… ‘갓경훈’, 이경훈을 품을 구 단은?] [wjatla***** / 당연히 메이저리그 진출 노려야지 거의 4할 친 라시헌도 포스팅으로 나가는데] [rnrtn***** / 솔직히 이경훈이 안 가는 건 밸런스 붕괴임…….] [ajrdma***** / 한국 프로 야구 리 그의 흥행에도 좋지 않다 oo] [shakt***** / 이경훈 정도 되는 선수가 가서 국위선양해야지 긔크긔그 게
이런 ‘당연히 가야 한다’라는 의견 이 적지 않았지만.
[wjsur***** / 당연히 가는 게 어딨 냐;;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anjajr***** / 버펄로스에서 대우만 잘 해주면 남을 가능성도 큼] [clzls***** / 경훈이 형 나이가 내 년에는 서른넷인데…….] [ajrrh***** / 안정을 생각하면 버펄로스 잔류할 수도 있음 뭐 선택은 이경훈이 하는 거지만]
[tlvek***** / 메쟈 안 가면 왜 버 펄로스 남냐 그그그그그거킈 몇백억 퍼줄 울브즈가 있는데 그거거거]
과정과 결과는 달라도…… 국내에 잔류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 았다.
이렇게,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펼 쳐지고 있을 때.
오프라인에서는……
“그, 팀장님. 저희, 여기서 이러고 있어도 괜찮은 겁니까?”
버펄로스의 운영팀 대리가 자신의 상사인 조진영 팀장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조진영 팀장이 씁쓸한 표정을 지으 며 대답했다.
“여기서 이러고 있어도 괜찮은 게 아니라, 여기서 이러고 있을 수밖에 없지.”
며칠 전부터 이경훈과의 연락이 끊 겨버린 버펄로스였다.
그랬던 버펄로스였기에, 이경훈의 자택 앞에서 무작정 기다리는 수밖 에 없었다.
버펄로스의 운영팀 대리가 불안하
다는 듯 대답했다.
“기다리는 게 문제가 아니잖습니 까. 이경훈 선수라면 밖에서 노숙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잡아야죠. 문제
“그래. 지금은 FA 계약 협상 기간 이 아니지.”
엄밀히 따지면, 이경훈은 아직 FA 자격을 취득하지 않았다.
이틀 뒤에 FA 자격 선수 명단이 공시되고 나서야 비로소 FA 자격을 취득하게 되는 거다.
그렇다는 건.
“우리는 불법 사전 접촉을, 템퍼링
을 하고 있다는 거지.”
“요즘 같은 시기에 책잡힐 짓을 해 서 피해를 보느니, 차라리 정정당당 하게……
“그런 수준의 계약이 아니라는 걸 모르진 않잖아.”
다른 선수도 아닌, 이경훈을 FA 계약으로 잔류시킨다는 것은, 버펄 로스로서는 합법과 불법의 차이에는 의미가 없을 정도로 중대한 문제다.
모든 구단들이 이경훈을 영입하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그렇지 않은 구단이 과연 있겠냐만 말이다.
조진영 팀장이 확실하게 못을 박듯 이 말을 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심지어 우리가 꼬리로 잘리는 한이 있더라도 해볼 수 있는 건 전부 다 해야 돼.”
“……예, 알겠습니다.”
이경훈을 만나기 위해서라면, 며칠 정도는 죽치고 있을 작정인 버펄로 스의 운영팀 직원들이었다.
그때.
“아..”
“ 뭔데?”
“철수하랍니다.”
버펄로스의 운영팀 대리가 자신의 핸드폰 화면을 내보이는 것으로 설 명을 대신했다.
[정만형 단장님 : 이경훈 메이저리그 진출 의향 밝힘. 신속히 철수 이후 대 기 및 상황 예의 주시 요망.]FA 협상 기간을 하루 앞두고 달갑 지 않은 정보를 획득한 조혜진 울브 즈 단장의 표정이 구겨졌다.
결국, 이경훈이 메이저리그에 진출 하기로 했다는 비보였다.
‘시작하기도 전에 끝나버릴 줄이 야……
버펄로스를 비롯한, 9개 구단과의 이경훈 영입 전쟁에서 절대적인 우 위를 확보할 자신이 있었기에 더욱 아쉬웠다.
울브즈가, 조혜진 단장이 제시하려 고 했던 조건은…… 1년 200억 원 이라는 전대미문의 조건이었다.
‘1년 계약 이후에 일본 프로 야구 리그든 메이저리그든 진출할 수 있 도록, 제약 없이 풀어주는 조건이었
지.’
금액도 금액이지만, 버펄로스에서 는 절대, 다른 구단도 좀처럼 내주 지 않을, 파격적인 조건이다.
이경훈이라는 선수를 통해서 다음 시즌의 우승을 200억 원이라는 돈 으로 사려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 문이다.
실패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조혜진 단장은 좌절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협상이 잘 안 풀릴 가능성도 있어. 그렇게 되 면…… 내가 내밀 조건은 어떤 구단
의 어떤 조건보다 매력적일 거야.’
이경훈이 이대로 메이저리그에 진 출한다고 해도 울브즈로서는 그렇게 손해 보는 결과는 아니다.
‘박진규의 올림픽 출전을 막아서 이경훈을 1년 빠르게 메이저리그로 보내버린 거니까. 버펄로스의 전력 을 약화시킨 것만으로도 꽤 큰 성과 지.’
메이저리그로 보내느니, 울브즈의 선수로 만들겠지만.
국내의 구단으로 보내느니, 메이저 리그로 보내겠다는 거다.
이경훈을 영입하기 어려워진 건 아
쉽지만, 이런 상황도 나쁘지 않다는 거다.
플레이오프에서 버펄로스에게 패배 하면서 이번 시즌은 3위에 그치게 된 울브즈이기에 더욱 그렇다.
‘신경 쓰이는 건……
드래곤즈의, 최진형 단장의 움직임 이다.
‘이경훈에 대한 정보를 그렇게 적 극적으로 모았으면서, 실제로는 본 격적으로 움직이지 않았어. 최진형, 그 사람. 대체 무슨 속셈인 거 지……?’
이런, 자신을 둘러싼 치열한 두뇌 싸움이 펼쳐지고 있을 때.
이경훈은 비스츠의 외야수, 김한규 를 만나고 있었다.
김한규가 이경훈에게 넉살 좋게 축 하 인사를 건넸다.
“우승 축하드립니다, 이경훈 선배 님! 아니, 경훈이 형!”
“하하… 고맙다.”
계절에 맞는, 두꺼운 사복 차림으 로 근교 카페에서 만난 이경훈과 김
한규가 너스레를 떨기 시작했다.
“가족분들과 휴가 다녀오셨다면서 요‘?”
“어.”
이경훈은 거기서 의외의 인물을, 엘레펀츠의 김상남을 만났다.
“팔짱 끼고 무게 잡더니 갑자기 척, 하고 손을 내밀고 남자답게 악 수나 하자고 하더라고. 지난 일은 다 잊고 엘레펀츠에서 멋지게 새 출 발해 보자고.”
“엘레펀츠에서 김상남 선배로 영업 을……. 그래서, 어떻게 하셨습니 까‘?”
“뭘 어떻게 해. 집에 가서 먹으라 고 도넛 사주고 보냈지.”
“아, 아하하! 하하학! 도넛! 큭, 크 큭……! 너무 웃깁니다!”
이경훈이 버펄로스도 아닌 비스츠 의 선수, 김한규를 만난 데에는 이 유가 있었다.
2020 도쿄 올림픽 해단식에서, 김 한규가 이경훈에게 조심스럽게 건넸 던 제안을 받기 위해서다.
‘에이전트.’
이경훈은 김한규의 에이전트와 계 약하려고 한다.
‘무엇을 숨기랴. 나는 메이저리그 에 진출할 거다.’
이경훈이 메이저리그의 구단들과 협상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 다.
결국, 협상을 대리할 에이전트를 고용해야 한다는 거다.’
마침, 김한규의 에이전트가 실력이 굉장히 뛰어난 에이전트라고 해서, 김한규에게 소개를 받아서 계약 상 담이라도 한 번 해보기로 한 거다.
이경훈이 김한규에게 넌지시 물었 다.
“네 에이전트는 어떤 사람이냐? 솔
직하게 말해봐라.”
“사상 최강의 에이전트입니다.”
마치, 무슨 종교라도 믿는 듯한 김 한규의 맹신적인 반응에, 경계심이 발동되는 이경훈이었다.
이경훈이 생각했다.
‘김한규를 완전히 홀려놨군. 둘 중 하나다. 실력이 정말로 엄청나거 나…… 사상 최강의 사기꾼이거나.’
아직 잘 모르겠지만…… 대면해 볼 가치는 충분히 있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다.
“가자.”
“예, 경훈이 형!”
이경훈과 김한규가 2K 에이전시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