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aise a Skeleton RAW novel - Chapter (426)
나는 스켈레톤을 키운다 426화
모두가 별천지로(3)
투호가 합동훈련을 하는 동안.
휘이잉!
훈련장에는 서늘하면서도 조용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바른 자세로 서 있는 주동훈과 그 왼쪽 두 발자국 뒤에 위치한 배지민.
맞은편에는 7명의 멤버가 나란히 정렬해 있었다.
광전사(狂戰士) 장대웅.
뇌명(雷鳴) 플로아.
암제(暗帝) 기소율.
용기사(Dragon knight) 맷 제랄드.
백마도사(White Magician) 도하랑.
흙의 마녀(Earth Witch) 에밀리 스트립.
쇠주먹(铁拳) 봉재영.
각각 세계 랭킹 7, 8, 9, 10, 11, 12, 15위였다.
“제가 여러분들을 따로 부른 이유는 단순합니다.”
주동훈이 흐뭇한 표정으로 그들을 둘러보았다.
꿀꺽.
영문을 모르는 멤버들이 마른침을 삼켰다.
랭킹 순서대로 부른 건 알겠는데, 왜 하필 일곱만 부른 건지는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
“제가 느끼기로.”
주동훈은 그것을 친절히 알려주었다.
“여러분들은 지금 딱 성좌급으로 가는 길을 목전에 두고 있어요. 그 길을 인도해 주고자 불렀습니다.”
“……!”
충격적인 말이었다.
성좌급, 알파벳으로 하면 SSS급.
한때 게시판에 ‘???’로 표시됐던 그 미지의 경지다.
주동훈의 말을 들은 멤버들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 그게 정말인가, 동생?”
“정말이야, 주인?”
“진짜요, 길마님?”
이건 정말 가슴이 떨리는 말이 아닐 수 없었다.
혹여 다른 이가 그런 말을 했다면 무시하거나 웃고 넘어갔을 거다.
그냥 응원 고맙다며 지나쳤겠지.
‘답답하니까.’
‘성좌라니……. 뭔가 잡힐 것 같으면서도 안 잡혔는데. 진짜 목전에 두고 있었던 거야?’
하지만, 그 말의 주인공이 다름 아닌 주동훈이었다.
세계 랭킹 1위이자, 우주적으로도 말도 안 되는 활약을 보이는 남자.
이미 성좌급 중에서도 특출나 거성(巨星)으로 불리는 자.
그가 뭐 하러 자신들에게 거짓말을 하겠는가?
“물론이죠. 아까 말했다시피 제가 지름길을 좀 알려줘야겠지만.”
“지름길?”
플로아가 반색했다.
흥분해서 얼굴이 이미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지름길이든 가시밭길이든 알려만 줘! 뭐든 헤치고 지나갈게! 주인, 헥헥! 주이이이인!”
“시키는 건 다 할게요!”
“저도요!”
아린의 제자 마법사.
도하랑과 에밀리도 두 손을 맞잡고 외쳤다.
“예예, 좋아요.”
주동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진정하라는 듯 손짓했다.
그러고는.
화르륵!
손아귀에 몽둥이를 생성했다.
“에?”
“주, 주인?”
“모, 몽둥이는 갑자기 왜……?”
왜긴 왜야.
훈련해야지.
“바로 시작하죠. 시간 없으니까. 일곱이서 함께 덤비세요.”
“우리 다 같이?”
“예, 이론과 경험은 달라요. 열심히 공부해서 지식을 쌓아도, 행동으로 바로 옮기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죠. 그냥 경험으로 배우는 게 가장 빠를 겁니다.”
“알겠다. 동생.”
사나이가 되어서 1:1이 아닌 다굴을 까는 게, 살짝 아니꼬운 장대웅이었지만.
쿠구구구구…….
그가 힘을 끌어 모았다.
“제대로 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한 달 안에 성과 얻으시려면.”
“물론이지.”
장대웅이 답했다.
성좌급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데.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 * *
주동훈의 손아귀에 생성된 시뻘건 색의 핏빛 몽둥이.
그가 그것을 위협적으로 휘둘렀다.
쿠과가가가가……!
동시에 훈련장이 뒤흔들릴 정도로 엄청난 기세를 뿜어내는 길마.
꿀꺽.
멤버들이 침을 삼켰다.
‘저건 좀 아프겠는데.’
‘왜 하필 몽둥이야?’
‘하긴, 검이나 창보다야……. 몽둥이가 낫긴 한데.’
본능적인 공포가 멤버들의 신경을 자극했다.
그런데도 물러서지 않는 이유는 하나.
‘각오가 되어있으니까.’
장대웅이 플로아에게 곁눈질했다.
그 짧은 시선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플로아뿐만이 아니다.
세 명의 남성과 네 명의 여성이 전부 고개를 끄덕인다.
수만 번 이상 합을 맞춰온 결과였다.
스릉!
기소율이 결연한 표정으로 단검을 꺼내 들었다.
“동훈 씨. 전 성좌급으로 올라설 수만 있다면 죽음도 감수할 수 있어요. 할 거면 봐주지 말고 제대로 해주세요.”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수련했던가.
남들이 왁자지껄 떠들 때도, 간혹가다 휴식을 취할 때에도.
그녀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더 강해질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암, 제대로 해야지요.”
주동훈이 씩 웃었다.
“그런데 보다시피, 방식이 좀 거칠 것 같은데 괜찮겠죠?”
이는 장대웅이나 맷, 봉재영에게 하는 말이 아니다.
혹여 불편할 수 있는 네 여성에게 하는 말이었다.
“음, 아직도 굳어 있는 기혈도 보이고, 기골도 튼튼하지 않네요. 제법 고통스럽겠는데……. 근성이 되시려나……?”
“…….”
자극하는 주동훈의 말.
도하랑, 그리고 에밀리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의 시선이 때마침 마법사인 그녀들에게 닿았기 때문.
잠깐의 정적이 흘렀고.
“예.”
“하, 할 수 있어요!”
마법사들의 답변이 떨어졌을 때.
파앗!
주동훈이 땅을 박찼다.
* * *
“크, 크하핫?!”
평소처럼 웃으려던 광전사의 웃음이 멈추었다.
“크아아앍! 자, 잠깐! 동생?”
퍼억, 퍼버버벅!
장대웅의 주먹을 모조리 흘린 채, 몽둥이가 그의 기혈을 때렸기 때문.
파즈즈즉!
그 모습을 지켜보던 플로아가 덤벼들었지만.
“야야, 자세도 좋고 호흡도 좋은데, 너무 단순하잖아.”
스윽.
한 발자국 뒤로 감과 동시에 몽둥이로 플로아의 복부를 그대로 가격했다.
“커, 커헉!”
혈 자리에 갑작스러운 고통이 가해지자, 온몸이 마비된 것처럼 굳어버린 플로아.
“한 달 만에 성과 얻으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니까…….”
퍼버버버벅!
그녀에게도 자비 없는 몽둥이찜질이 떨어졌다.
만술 어르신이 개발해 낸 희대의 대법.
태청공재만성대법(太淸工材萬成大法)의 발현이었다.
– 키아아아아아악!
저 멀리서 어느덧 성룡이 된 지수룡 브키아르가 울부짖었다.
브키아르는 이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다.
어차피 용은 고룡이 되어야만 성장하니까.
다만.
용기사 맷 제랄드는 본인의 스킬로 매개가 된 용의 힘을 끌어다 쓸 수 있었다.
후웅!
본인의 창을 한껏 떨쳐냄과 동시에 기합을 내지르는 그.
“흐아아아압!”
제랄드의 몸에 갈색 기운이 꿈틀꿈틀 솟아나기 시작했다.
성룡의 힘.
성좌급(SSS급)은 아니지만, SS급 헌터 정도의 위력은 충분히 내는 힘이다.
“힘은 좋은데 창술이 허접하네요.”
까앙!
주동훈이 고개를 저으며, 몽둥이로 창의 흐름을 방해했다.
“거기선 팔을 좀 더 비스듬하게 돌려야죠.”
“……예?”
“왼팔 말이에요. 힘을 담았으면 그 힘이 분산되지 않게 잘 담으면서 찔러야죠.”
“……!”
“게다가 스텝은 또 그게 뭐예요? 요즘 새로 나온 댄스인가? 아니면, 서커스? 태양이한테 제대로 배운 거 맞아요?”
퍼어억! 퍼억!
아예 가까이 근접한 주동훈이 맷의 허벅지와 종아리에 몽둥이질을 선물했다.
맞기만 해도 하체가 마비되는 로우킥과 카프킥 자리.
‘미, 미친……!’
엄청난 고통에 입을 떡 벌린 맷이 동작을 멈췄다.
멈췄다기보다는 멈출 수밖에 없었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움직임을 멈추면?
아주 좋은 태청공재만성대법의 대상이 된다.
줄여서 몽둥이찜질.
퍼버버버버벅!
“끄, 끄아아아악!”
위기를 감지한 모두가 필사적으로 덤비기 시작했다.
마법사들은 자신이 아는 모든 마법을 동원했고, 봉재영 역시 묵묵하게 주먹을 휘둘렀다.
“봉재영 씨는 보니까, 너무 광전사를 따라 해요.”
“……!”
“쇠주먹이라면서요? 모름지기 쇠주먹이면 튼튼한 피지컬로 밀고 들어가야 하는데, 왜 주먹에 광기가 서려 있죠? 쇠주먹이 아니라 미친 주먹이세요?”
“죄, 죄송합니다.”
“뭐, 죄송할 것까지야.”
죄송하면 그냥 맞으면 되지.
퍼버버벅!
단단한 거로 유명한 쇠주먹의 피부가 주동훈의 몽둥이에는 너무도 쉽게 뚫렸다.
“끄, 끄흡!”
억지로 고통을 참으며, 눈에 핏발이 선 봉재영.
멤버들이 경악했다.
‘이 정도였나?’
‘힘의 격차가 심해도 너무 심하잖아…….’
‘그냥 가지고 놀다 못해, 애들 상대하는 수준인데?’
벽.
그들에게 주동훈은 아주 커다란 벽이었다.
그가 강하단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 강함에는 주동훈의 수하인 스켈레톤도 포함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웬걸.
수하들의 힘 하나 빌리지 않는 길마한테 복날 개 뚜드려맞듯 처맞고 있지 않은가.
화르르륵!
우우웅! 피슉! 피슈욱!
기겁한 도하랑과 에밀리가 미친 듯이 마법을 쏘아댔지만.
주동훈은 피하지도 않았다.
그냥 맞아주고 있는데도, 아무런 피해가 없다.
개미한테 물렸나? 하고 뺨을 긁적일 뿐.
‘미, 미친.’
‘어, 어쩌라는 거야. 이걸.’
몽둥이를 들고 천천히 다가오는 그의 모습이 마치 지옥의 야차와도 같았다.
특히 피까지 머금고 있는 저 몽둥이.
‘설마 저 몽둥이로 우리도 팰 생각이야?’
‘우, 우린 마법산데?’
사실 생각은 그렇게 했다지만, 이미 정답을 알고 있다.
동의도 했었고.
덜덜 떨고 있는 그녀들을 바라보며 주동훈이 씩 웃었다.
“아까 말했었죠? 기혈은 이쪽이 제일 굳어 있네요. 흐음, 다른 멤버들보다 한 열 배는 고통스럽겠네.”
뭐, 뭐……?
“잘 참아봐요. 나도 다 경험했었던 거니까.”
그 순간, 주동훈의 몽둥이가 하늘을 향해 들어 올려졌다.
중천에 뜬 해와 그의 몽둥이가 하나가 되어 맞물리는 순간.
퍼버버버버버버벅!
“꺄아아악!”
“끼아아아아악!”
두 여자의 목소리가 공터를 쩌렁쩌렁 울렸다.
주동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게 처음 어르신한테 당했을 때의 내 반응이었지.
이제야 좀 때리는 맛이 있네.
“음? 왜 이리 엄살이 심해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그 스승에 그 제자라고.
어느덧 만술 노인과 비슷한 느낌으로 가르치고 있는 그였다.
* * *
“…….”
하나가 일곱을 잔혹하게 구타하는 광경.
배지민이 그 광경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꺄아아앗!”
“으아악!”
끊임없이 터지는 비명과 폭포처럼 흐르는 땀.
우우웅!
심지어 어느덧 불려온 다나가 힐링으로 그들을 치료하기까지 했다.
대성녀(大聖女) 다나.
그녀의 치유력은 본인이 모시는 ‘신’(神)인 주동훈의 힘과 비례하기에 닿는 순간, 엄청난 속도로 회복된다.
‘많이 아프겠네.’
하지만 안쓰럽지는 않다.
천재인 그녀의 눈에는 스승이 무얼 하는 건지 훤히 보였으니까.
‘기맥 타통이나 기골 강화는 기본이야.’
스승님은 현재 만술 어르신이 만든 대법만 펼치고 있는 게 아니었다.
그는 만술(萬術) 전부를 극(極)까지 익힌 자.
이미 저들의 술(術)을 모조리 꿰뚫어 본 후, 막혀 있는 벽을 뚫어주고 있는 상황이었다.
광전사 같은 경우는 힘이 좋고 기술도 굉장하다.
미칠 때마다 나오는 폭발력도 엄청나다.
하지만?
더 미쳐야 한다.
아예 자신을 놓을 정도로.
미치면 미칠수록 성장하는 특성을 타고났기 때문인데……. 어디 훈련 간 그런 게 가능했겠는가?
오직 주동훈만이 그에게 믿고 미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거다.
플로아도, 기소율도 마찬가지였다.
각자의 약점을 순식간에 찾아서 그걸 보강해 주는 작업이 행해졌다.
대단한 것은 그걸 당하는 사람이 모른다는 것.
그들은 그저 고통에서 피하기 위해, 몸부림칠 뿐이지만…….
이제 그 반복 작업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깨달을 거다.
그리고.
그게 몸에 뱄을 때는…….
‘약점이 사라지겠지.’
진정한 극(極)의 초입부에 들어서는 거다.
성좌가 되는 길.
“후우.”
배지민이 호흡을 내뱉었다.
저들도 저리 열심히 하는데,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순 없지.
가부좌를 틀고 앉은 그녀가.
우우웅!
기운을 끌어올렸다.
태청심법부터 다시.
스승님께 배운 만술(萬術)의 기초를 다시 한번 정립할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