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mmoned a max level demon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24
제24화
24화
5장 – 검과 던전의 소녀
아카데미에 입학하고 3개월이 훌쩍 지나갔다.
그래! 3개월!
슬슬 이 평화에 소란이 일어날 시기가 다가온다.
메인 스토리의 1장.
막 입학한 애송이들이 본의 아니게 첫 실전을 겪게 되는 소동이 일어날 것이다.
나?
나는 그때를 대비해야 한다.
가능한 이득을 거두기 위해서.
무엇보다 내게 유리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 * *
내가 시안이 되고 나서 가장 흥미로워하는 게 있다면.
‘마법! 흑마법!’
이곳에서 다루게 되는 마법에 관한 지식이다.
‘솔직히 마법은 멋지잖아!’
신비한 장난감을 다루는 기분.
주문을 외고 마나를 제어하는 것만으로도 눈앞에서 불이 일어나고 번개가 내리친다.
그게 얼마나 가슴을 설레게 하는지!
조금이라도 요령을 익히기 위해서, 그리고 보다 어려운 마법을 숙달하기 위해서 공들여 노력한다.
뭣보다 내게는 딱 좋은 선생이 붙어 있기도 하고.
“시안, 인간의 흑마법 체계와 악마들이 사용하는 마법의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마법식을 반복 구상하고 있는 내게 에밀리는 내 눈앞에서 보란 듯이 다가오며 묻는다.
수련을 방해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이 악마 누나는 내게 흑마법을 지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시안 네가 자주 사용하는 흑염탄.”
2서클 화염 속성 흑마법인 흑염탄.
“그것은 먼 옛날에 인간…… 당시의 흑마법사들이 악마가 사용하던 가장 약한 불꽃을 흉내 내어 개발한 거라고 해.”
에밀리는 손아귀에서 검은 불길을 일으켜 보인다.
“용케도 그런 걸 아는군.”
“인간들의 책에 쓰여 있었으니까.”
“……커닝했냐.”
최근에 내가 도서관에 드나들 때 뭘 하나 했더니.
“악마가 사용하는 마법은 모든 흑마법의 원천. 들은 바는 있어.”
“맞아. 그럼 인간과 악마의 마법은 뭐가 다를까?”
“종족의 차이. 마나의 운용 요령……. 결정적으로 서클의 유무겠지.”
“정답~.”
인간은 마나로 서클을 이어 그것을 통해 마법을 발동시킬 기점을 만들어 내야 한다.
1서클 마법에는 한 개.
2서클 마법에는 두 개.
고차원적인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수의 서클을 공명시켜 자신의 마법력을 증폭시켜야 한다.
본래 부족한 마법력을 서클 매직이라는 이론을 개발해 증폭시켜서 마법 술식을 발동시키는 데 필요한 힘을 끌어내는 게 인간이 얻은 결론.
“악마는 그렇지 않지.”
“나와 같은 악마의 입장에서 보면, 너희 인간의 마법은 지극히 비효율적이야.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 마법을 발동해야 하잖니.”
악마에게 마법이란.
“우리에게 마법은 그저 본능이자 자기 자신이지. 원하는 현상을 자신의 존재를 구성하는 기운을 덜어 내서 일으키는 거야.”
자신의 손발처럼.
그렇기에 악마의 마법은 강력하고 종잡을 수 없다.
그 악마가 가진 힘의 범주 내에서라면 어떤 마법이라도 자유롭게 쓸 수 있으니.
물론 취향이나 특기는 악마의 개체마다 다르니 만능이라고는 하지 못한다.
‘대신 빠르고 강력해.’
하지만 인간은 불씨 하나만 일으키는데도 머리 아픈 계산을 해야 한다.
그것이 차이점.
“대신 인간의 마법은 안정성이 늘었지.”
장단점은 있다.
중요한 건 그런 점을 인식하고 냉정하게 장점을 구분해 내는 일.
“……결국 인간의 마법은 악마의 마법보다 하위 호환이라는 소리인데.”
“응? 그게 어때서?”
“아니, 별거 아니야.”
어쩌면 무언가가 가능할 거 같지만, 그건 가설을 좀 더 천천히 검토한 후 말하자.
“어쨌든 에밀리 네 마법을 토대로 비교 분석을 하는 것만으로도 내 흑마법을 숙달시키는 데 크게 도움이 돼.”
“기왕이면 마법보다는 다른 걸 가르쳐 주고 싶은데.”
“그건 대충 사양하지.”
“서큐버스를 불러 놓고 이런 가르침을 바라는 인간은 드물어. 시안.”
“아무렴 어때.”
악마에게 지혜를 바라는 일은 흔하잖아?
에밀리가 보여 주는 불꽃을 토대로 내가 일으키는 화염 마법과의 차이를 이해하고 분석하고 개량한다.
성과가 없지는 않았다.
《흑마법 – 흑염탄의 숙련도가 Lv.3에 도달하였습니다.》
《스킬 숙련도가 일정 레벨에 도달한 결과, 파생 상위 스킬을 습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각 카테고리의 스킬은 일정 이상의 숙련도에 오르면 관련이 있는 상위 스킬을 배울 수 있다.
2서클 흑염탄을 충분히 익혀야 3서클에 해당하는 화염 속성 흑마법을 배울 조건이 갖춰진다.
《스킬 포인트 2pt를 소모합니다.》
《흑마법 – 흑염멸옥탄을 습득하였습니다.》
《흑마법 – 흑염멸옥탄의 숙련 레벨을 상승시킵니다.》
《스킬 포인트 – 4pt를 소모합니다.》
《흑마법 – 흑염멸옥탄의 숙련도가 Lv.3에 도달합니다.》
상위 스킬을 배우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각 클래스마다 세부 조건은 다르지만 마법 계열의 경우는.
플레이어의 레벨.
보유하고 있는 마나 서클의 숫자.
그리고 하위 스킬의 충분한 숙련도.
이것이 게임 당시의 스킬 습득과 수련 구조.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게 적용된다.
‘스킬 포인트를 써서 스킬의 숙련도를 강제로 올리는 방법이 가장 편하긴 한데.’
그건 수련 조건이 귀찮은 스킬에만 사용하는 게 정석이다.
포인트는 한정되어 있다.
습득하려면 레벨업이나 퀘스트 혹은 수업 등을 통한 이벤트만으로 습득처가 한정되어 있으니까.
직접 노력해서 숙달할 수 있는 것은 하고 그 외에 귀찮은 것은 포인트를 써서 적절한 선까지 올려 두는 게 정석이겠지.
‘다음에는…….’
《스킬 포인트 – 2pt를 소모합니다.》
《흑마법 – 카오스 마인드를 습득합니다.》
《스킬 포인트 – 2pt를 소모합니다.》
《흑마법 – 검은 진흙의 손을 습득합니다.》
《검은 진흙의 손 숙련 레벨을 상승시킵니다.》
《스킬 포인트 – 4pt를 소모합니다.》
《흑마법 – 검은 진흙의 손의 숙련도가 Lv.3에 도달합니다.》
전투에 필요한 디버프와 홀딩 효과가 있는 마법 같은 것을 추가로 배우자.
‘그 외에 남는 건 적당한 곳에 분배하고.’
《스킬 포인트 – 5pt를 소모합니다.》
《패시브 – 저주 내성을 습득합니다.》
《스킬 포인트 – 5pt를 소모합니다.》
《패시브 – 오염 면역을 습득합니다.》
우선순위로 필요한 패시브 등에 투자하면 급한 대로 필요한 것들은 갖춰질 것이다.
‘충분히 메인 스토리 1장을 해결할 정도의 힘을 키우는 게 우선 과제야.’
《시안》
《클래스 : 흑마법사》
《클래스 레벨 : 15》
《체력 : 145》《마력 : 219》《민첩 : 108》《행운 : 89》
《물리방어 : 11》《마법방어 : 15》《정신내성 : 14》
《식물내성 : 25》
《잔여 스킬 포인트 : 23pt》
‘이 페이스대로라면 순조로워.’
모든 것은 얼마 뒤에 일어날 사건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아카데미에 입학한 지 3개월이 지난 시기.
돌발적으로 메인 시나리오 1장에 해당하는 퀘스트가 시작될 것이다.
이득을 거두고 싶으면 적절히 개입할 때를 노려야 한다.
“……시안, 살짝 마기의 조절이 흐트러졌어.”
나긋하면서도 살짝 엄하게 에밀리는 약간 흐트러진 내 집중을 지적했다.
나는 잠시 숨을 돌렸다.
우선은 기초 수련부터 다시 집중해야지.
“흐으으으으음~.”
그런 나를 두고 에밀리가 약간 의미심장한 소리를 내며 바싹 다가와 눈을 마주한다.
“뭐야?”
“가끔, 이상하게 생각했어. 시안은 뭔가 앞을 내다보고 준비하는 거 같단 말이지?”
날카롭구먼.
악마는 호기심이 많다.
흥밋거리에 솔직하게 반응하며, 한번 눈독을 들이면 반드시 파헤치지 않고는 못 견디지.
그녀의 황금색 눈동자가 내 눈동자를 똑바로 응시한다.
서큐버스의 안광에는 매료의 효과가 있다지만 계약자에게는 효력을 발하지 않을 터.
그런데도 어쩐지 낯간지러운 것은 순수하게 에밀리의 외모 때문이겠지.
‘……그보다 왜 추궁 받는 분위기냐.’
딱히 찔리는 구석도 없거늘.
“뭔가 숨기고 있지 않니?”
“숨기긴. 내가 너한테만큼 이것저것 다 까놓고 드러낸 상대는 없다만.”
“어머, 그런 걸 이야기하는 게 아니잖니.”
“음…….”
슬슬 한계일까.
에밀리의 시점에서 보면, 내 행동에는 이런저런 미심쩍은 부분이 많을 것이다.
“그 고양이 아가씨도 그렇고.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지 않니?”
물론 현명한 인간은 존재한다. 하지만 내 경우는 그것과는 달라 보일 테니까.
“우리 사이니~ 가르쳐 줘도 되지 않을까?”
너랑 나랑 무슨 사이라고? 그냥 계약자랑 서큐버스잖냐. 고용인과 피고용인.
평소엔 내가 고민하는 기색을 보이면 슬쩍 단념하겠지만 이번에는 그럴 마음이 없어 보인다.
“난 입이 무겁거든.”
“후훗, 그럼 이러면 어떨까?”
묘한 색기가 어린 미소를 지으며 내 목을 팔로 휘감는가 싶더니 슬며시 밀었다.
“읏챠.”
그대로 내 아랫배 위에 가볍게 체중을 싣고는 단단히 붙잡는다.
“입이 무거운 애를 가볍게 만드는 법을 잘 알거든.”
“그거 참 무섭구먼.”
떨쳐 내는 건 어렵지 않다.
기껏해야 장난의 범주.
‘알려 주는 편이 좋은가…….’
게임 당시 시안은 계약한 사역마인 에밀리에 대해서는 시종일관 냉정한 태도로 대한 모양이다.
그것이 어떤 결과를 부를지 모르니 어느 정도 납득할 말을 해 주는 게 더 나을까.
어떤 핑계를 대야 납득할까.
“……나는 미래를 알아.”
“어머? 미래? 의외의 말을 하네.”
“향후 몇 년간 일어날 일들을 알고 있거든.”
게임이 어쩌고저쩌고 내가 게임 속 인물이 되었느니 어쩌니 하는 말을 해 봤자 에밀리를 이해시키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으로 말하면 되지.
나는 미래를 안다.
거짓말이라면 에밀리도 눈치를 채겠지만 내가 미래를 안다는 사실은 거짓이 아니다.
게임의 시나리오가 곧 미래에 일어날 일이니.
“예지 같은 걸까?”
“세세한 논리는 나도 전부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니야.”
“그러고 보면 인간 중에는 간혹 계시나 그런 걸 받는 자들이 있긴 했지.”
예언자라는 족속들은 정말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녀석들이니까.
아마 향후 게임 시나리오를 지켜본다면, 나도 진짜 예언자를 보게 될 것이고.
“예언……. 시안, 너는 미래를 바꾸고 싶은 거니?”
에밀리의 장난스러운 손길이 잠시 멎는다.
살짝 목소리가 가라앉고 진지하게 묻는 게 명백해 보였다.
“그럴 리가. 내가 돌았니?”
나는 미래를 바꿀 마음이 전혀 없다.
“어디까지나 미래의 지식을 이용해 출세하고 싶을 뿐이야.”
나 자신의 욕망과 보신을 위해.
내가 누군가를 돕게 되더라도 그 결과에는 반드시 그 목적이 따라오게 될 것이다.
딱 잘라 대답하자, 그제야 에밀리의 분위기가 다시 풀어진다.
“좋은 대답이야. 시안. 너라면 잘 알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 누나가 한 가지 가르쳐 줄게.”
“뭘…….”
“예언자를 자처하는 인간들 중에는 단 한 명도 편안한 최후를 맞이한 자가 없었어.”
“……그렇군.”
흘려들을 수는 없었다.
에밀리의 말대로 게임에서도 예언이라는 능력을 달고 나타나는 이들은…….
‘전부 죽었으니…….’
미래에, 구원에 얽매여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
그런 인간에게 감화된 이들 역시 예언자에게 희생만을 당연하게 강조한다.
그런 마음이 광기가 되어 비참한 최후로 몰아넣는 것이다.
여긴 그런 세계니까.
새삼 경각심이 드는군.
“조심할게.”
내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만족한 듯 에밀리는 화제를 바꿨다.
“그래서 시안? 대체 뭘 준비하기에 그렇게 열심이었던 거니?”
거기까지는 말해 줘도 되겠지.
“……지금으로부터 닷새 뒤야.”
닷새 뒤에 메인 스토리 1장의 사건이 시작된다.
“아카데미 내에 던전으로 향하는 게이트가 출현할 거야.”
던전.
보물과 명예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시련의 마굴.
“어머? 진짜?”
에밀리도 놀라며 작게 입을 벌렸다.
던전의 출현 정보는 악마조차도 감히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니까.
그것을 알아낸다는 건 정말로 미래를 안다는 증거라고도 할 수 있지.
“그 던전이 완전히 지상에 정착하기 전에 클리어해서 이득을 얻어 내고 싶어.”
그것이 메인 스토리 1장의 시나리오에 개입하는 내가 노리는 목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 * *
“던전에 대해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국 역사학 교수 첸트 세로스는 오늘의 강의 주제를 던전으로 정한 모양이다.
그렇겠지.
게임을 했을 당시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당시 수업 파트는 다음 메인 시나리오와 관련이 있을 요소와 설정을 설명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
이 화제가 나온다는 건 1장의 사건이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다는 의미.
“던전이 언제부터 출몰했는지는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던전의 출현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언제 어느 곳에서 출현할지 알 수 없는 마굴.
그 마굴로 향하는 입구가 나타나면 주변에는 대량의 몬스터가 발생하기에 먼 과거에는 그야말로 재해 그 자체였고, 두려움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던전을 탐험한다는 개념이 생긴 것은 제국 시대 초기에 활동하였던 아일레온 빌레스트의 성과가 알려지면서부터였지.”
당시 일개 남작가의 적남에 불과했던 이 청년은 돌연 던전에 뛰어들었다.
어지간히 정신이 나갔다고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귀환한 그를 비웃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최초의 던전 공략자.
던전을 공략하고 정복함으로써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알린 영웅이 되었으니까.
던전을 공략하면 막대한 보상을 얻는다.
단순히 금은보화 따위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 스킬 혹은 인간의 손으로는 만들 수 없는 아티팩트 같은 것들.
‘노다지지, 노다지야.’
던전의 막대한 보상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꿈을 꾸며 던전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많은 이들이 던전에서 허무하게 희생되기도 했지만 간혹 던전을 공략하고 귀환하는 이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실력을 쌓고 인정받으면 자네들에게도 던전에 들어갈 허가가 내려질지도 모르지.”
예를 들면 주인공이라든가 주인공이거나 주인공이겠죠.
던전은 중요한 경험치와 아이템 공급의 광산이나 다름없으니까.
레벨이 낮아 스토리가 막힌다고?
던전에 가면 해결됩니다.
돈이 부족하다고?
던전에 가면 벌 수 있습니다.
아무튼 던전에 가면 다 해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