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157
156.
“마왕성이다.”
최종 결전에나 등장을 할 장소였 다.
용사 타이는 눈앞에 압도적인 위압 감을 주는 마왕성을 보며 등줄기가 축축하게 땀이 흘러내렸다.
언젠가 마왕을 쓰러트리기 위해 와 야 할 장소였지만 왠지 지금은 아니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마왕을 상대하기에는 부족한 상태였다.
“후우! 정체를 숨겨야 하니까. 절 대 용사라는 걸 밝히면 안 돼요. 말 겠죠? 타이 님. 레놀 님.”
“아! 예! 라이나 공주님.”
타이와 레놀은 성녀에게로 끌려간 라이나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만일 라이나 공주가 배신을 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라이나 공주가 마왕과 마족들에게 용사 타이와 레놀의 정체를 밝힌다 면 끝장이었다.
아무리 타이가 용사라지만 셀 수 없이 많은 숫자의 마족과 마왕을 상 대로 승리를 할 수는 없었다.
더욱이 지금 용사의 파티는 용사와 그 동료인 레놀뿐이었다.
마왕성에 오기 전에 수인족 동료를 챙겨 왔어야 했지만 수인족 동료는 이미 소화되어 마계의 땅에서 퇴비 가 되어 있었다.
‘베켄만이라도 있었다면.’
타이는 불안함에 베켄을 떠올렸지 만 사실 베켄이 없는 것이 다행일 터였다.
“아무튼 저만 믿으세요. 그 드워프 공주만 찾아서 되돌아가면 되니까.”
“예! 부탁드리겠습니다.”
타이는 라이나 공주의 생각이 너무 긍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별 다른 방법은 없었기에 한 번 부딪쳐 보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타이는 몰랐다.
‘드워프인지 뭔지하는 계집은 용사 한테 넘겨주고 나는 아빠한테 레놀 님을 소개해서 마왕성에서 살아야 지.’
절대 공존계로 돌아갈 생각이 없는 라이나 공주였다.
용사와 드워프 공주가 어찌되든 상 관없고 오직 레놀만 있으면 그만이 었다.
그렇게 레놀에게 있어서 일생일대 의 위기 상황이 왔지만 레놀도 라이 나 공주가 뭔 생각 중인지 알 길이 없었기에 용사 타이를 도와 드워프 공주인 데이샤 공주를 구하기 위해 마왕성을 바라보았다.
마왕성은 음침하고 괴기스러운 모 습을 하고 있었다.
“이 성 어딘가에 데이샤 공주가 있 다. 그리고….”
타이는 베켄도 있을지 모른다는 설 렘에 라이나 공주를 따라 마왕성의
성문으로 향했다.
“손들어! 움직이면 뚝배기 깬다! 사위!”
“공주다!”
라이나 공주는 이 귀찮은 암구호를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인상을 찡그렸다.
아직도 베켄이 만들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그렇게 자신의 신분을 밝힌 라이나 공주였지만 성문지기 몬스터는 왜 답구호를 하다 마는지 고개를 갸웃 거렸다.
참고로 답구호는 [공주 잘 부탁!] 이었다.
“공주라고!”
“아…아니 그러니까. 반은 맞는데. 그 다음에 더 있거든요. 아니 있지 말입니다.”
“아! 몰라! 빨리 문 열어!”
마왕성에 놀구멍이 있다고 해도 공 주인 라이나가 알 리는 없었다. 높 다란 마왕성의 성벽을 넘어서 들어 가느니 그냥 입구로 들어가는 것이 편했다.
“알겠습니다. 공주님.”
아쉽게도 암구호의 반은 맞추었으 니 성문지기 몬스터는 평소 뚝배기 한 번 깨보고 싶었던 라이나 공주를 아쉬워하며 들여보내주었다 .
마왕도 못 말리는 말썽쟁이 공주였 으니 마왕성의 성문지기 몬스터가 사실 못 알아 볼 일은 없었다.
암구호를 못말하는 김에 뚝배기 한 번 깨서 평소의 스트레스를 풀려던 것이다.
“자! 들어가요. 레놀 님. 타이 님.”
“아! 그냥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예! 괜찮아요. 제 집인데요.”
태연히 정문으로 당당하게 들어가 는 용사의 일행이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마왕성 구경을 하 게 된 타이와 레놀이었다.
“공주가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지 만 알 만한 마족들이 있으니까 걱정 하지 마세요.”
마침내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라이 나 공주는 여유롭게 타이와 레놀에 게 마왕성을 구경시켜 주었다.
“여기가 식당이구요. 저기로 가만 무기고 나와요. 아! 저기 위층으로 올라가면 아빠 집무실 있어요. 지금 계시려나? 한 번 구경하러 갔다 올 까요?”
“아니요. 그 전에 데이샤 공주가 있는 곳을 먼저.”
아빠의 집무실이 마왕의 집무실일 것이 분명했으니 절대 가서는 안 되 는 위험 구역이었다.
‘아깝네.’
타이나 레놀 모두 얼굴이 사색이 되어서 고개를 내저었다.
바로 아빠에게 허락을 받을 생각이 었던 라이나 공주는 안타까워했지만 한편으로 이해도 되었다.
‘하긴 장인어른 만나는 게 쉽지는 않겠지.’
레놀에게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 라이나 공주는 드워 프 공주가 있을 만한 곳을 떠올려 보았다.
“음! 아마도 인질이니까 지하 감옥 에 있으려나? 지하 감옥 가려면 외 성 쪽으로 가야 해요. 따라오세요.”
라이나 공주가 데이샤 공주가 있을 만한 곳으로 안내를 한다하자 어차 피 일행 중에 마왕성의 지리를 아는 유일한 이는 라이나 공주였기에 라 이나 공주를 따라 나섰다.
“그런데 다들 어디 갔지?”
평소에는 바글바글 하던 마족과 몬 스터들이 내성에 하나도 보이지 않 았다.
라이나 공주는 의아해 하며 내성 밖으로 나오자 들려오는 환성소리에 그제야 뭘 하고 있는지 이해가 갔 다.
“라이나 공주님. 이게 무슨 소리 죠?”
“아! 레놀 님! 축구 경기 구경하고 있나 봐요.”
“ 축구?”
생소한 단어에 레놀과 타이가 의아 해 하자 라이나 공주는 회심의 미소 를 지었다.
어차피 외성의 지하 감옥에 가려면 중간에 축구 경기장을 지나가야만 했다.
아마도 마왕인 아버지도 축구 구경 하고 있을 터였기에 가는 김에 우연 히 만난 것으로 위장해 남자 친구인 레놀을 아빠한테 소개하려는 앙큼한 계획을 세운 라이나 공주였다.
그렇게 본래 몬스터 병사들의 연병 장이었던 전투 축구장에서는 수많은 마족들과 몬스터들이 모여 앉아 어 째서인지 가죽들을 손에 쥐고 광기 의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죽여 버려!”
“뚝배기를 깨! 뚝배기! 발 놔두고 뭐하냐!”
“다리뼈를 부러트려 버려!”
마족과 몬스터들의 외침 소리만을 들어보면 꼭 무슨 격투기나 결투를 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마 계 역사상 가장 신사적인(?) 스포츠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사실 전투 축구보다 더 과격하고 자극적인 결투가 일상인 마계였으니 전투 축구의 인기는 다소 의외였다.
하지만 약간의 양념이 첨가되면서 전투 축구는 마계의 국민 스포츠가 되어 있었다.
“대체 뭘 하는 거야?”
광기에 찬 마족과 몬스터들의 모습 에 타이는 오싹함을 느꼈다.
이 정도 숫자의 마족과 몬스터들이 라면 타이가 용사라도 무리였다.
“타이. 절대 용사라는 것이 밝혀지 면 안 돼.”
“그래. 나도 알고 있어.”
타이와 레놀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음! 거기 뒤에 보이죠? 저기 건 물 ”
“아! 예! 저 검은 건물이요?”
“예! 저기 건물 지하에 지하 감옥 이 있어요. 아마도 그 곳에 있을 가 능성이 높아요.”
주변에 가득 들어 찬 마족과 몬스 터들 때문에 도저히 돌아서 갈 길이 보이지 않았다.
“꼭 지금 공주를 구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타이?”
“어! 나도 그렇게 생각이 되네. 레 놀.”
타이와 레놀의 의견이 일치가 되었 지만 라이나 공주는 전혀 그렇지 않 았다.
“아! 저기 있다! 레놀 님! 가요!”
라이나 공주는 마침내 원하던 목표 를 발견하고 레놀과 타이의 손을 붙 잡고 마족과 몬스터들 사이를 가로 질렀다.
“야! 비켜! 비키라고!”
“아! 뭐야? 어떤 놈이 감히!”
“공주다! 안 비켜!”
“예? 엑! 공주님?”
안 그래도 좁은데 비집고 들어오는 자에 마족과 몬스터들은 험악한 표 정을 지었지만 이내 라이나 공주인 것을 보고 화들짝 놀라서 길을 터 주었다.
“응! 아! 우르톤 아저씨! 안녕!”
“응? 공주님? 아! 예! 안녕하십니 까.”
축구 경기를 구경하고 있던 6병단 의 부병단장 우르톤은 라이나 공주 가 인사하자 얼떨결에 마주 인사를 했다.
우르톤은 라이나 공주의 옆에 있는 두 명의 인간을 보고 자신의 부대에 서 보았던 인간임을 알아보았다.
물론 여전히 두 인간이 마왕군 최 강의 적인 용사와 그의 동료라는 것 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그렇게 라이나 공주는 마족과 몬스 터들을 지나서 마침내 한창 광분 중 인 마왕이 있는 VIP석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아빠!”
“응‘?”
큰 거 한 장을 걸고 한창 흥분 중 이던 마왕은 갑자기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에 의아한 듯이 목소리가 들 런 방향을 돌아보았다.
“어? 니가 여긴 어쩐 일로?”
베켄에게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은 딸내미 였다.
그렇게 속을 썩이다가 마왕군 병사 에게 빠져서는 아빠에게 하지 말아 야 할 말까지 해버린 불효녀였다. 하지만 그래도 딸이었기에 자식 이 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 베켄에게 보 내었다.
그런데 다시 돌아온 것이다.
‘설마!’
마왕은 자신의 딸내미인 라이나 공 주가 마침내 자신의 마음을 알아줘 서 용서를 구하러 온 것이라 생각을 했다.
아직 화가 다 풀리지는 않았지만 딸이 용서를 구한다면 못 이기는 척 용서를 해주려는 마음 넓은 아빠 마 왕이었다.
하지만 마왕은 용사가 자신의 배때 기에 칼빵을 놓는 것보다 더 충격적 인 말을 자신의 딸로부터 들어야만 했다.
“어쩐 일은! 헤헤! 할 말이 있어서 왔지! 아빠! 인사해! 내 남자친구 레놀 씨!”
“응? 뭐? 남자 뭐? 그리고 레…. 뭐‘?”
무언가 강렬한 충격이 뚝배기를 깨 고 들어와 대뇌피질부터 전두엽까지 사정없이 후려치는 듯 했다.
그제야 마왕은 딸의 옆에 안색이 창백해져 있는 두 명의 인간을 볼 수 있었다.
마왕 또한 두 인간이 용사일행이라 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
아니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생 겨 있었다.
“베 켄은?”
“아! 아빠아아! 레놀 씨 앞에서 베 켄 병장 이야기를 왜 해!”
짜증을 내는 라이나 공주를 본 마 왕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 다.
그리고 마왕과 라이나 공주의 대화 로 타이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역시 라이나 공주님과 베켄은 연 인 사이였구나.’
라이나 공주가 해서는 안 되는 바 람을 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꼬여버린 것이다.
마왕군 몬스터 병사도 마음에는 그 다지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딸이 워 낙에 좋다고 가출까지 하고 해서 결 국 못 이기는 척 들어 준 것인데 베켄에게 보낸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인간 남자를 데리고 온 딸이었다.
마왕은 마계의 하늘이 무너지는 듯 한 충격을 받았다.
“아빠가 충격 많이 받았을 거란 사 실은 알아. 하지만 아빠도 레놀 씨 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좋아하게 될 거야.”
라이나 공주는 자신의 아빠인 마왕 의 떨리는 눈동자를 보며 마왕의 옆 에 앉았다.
“레놀 님! 타이 님. 앉아요. 아빠는 제가 알아서 해드릴 테니까요.”
다행히 용사 타이와 레놀의 정체를 밝히지는 않은 라이나 공주였다.
마왕은 딸의 남자친구라니 차마 딸 이 보는 눈앞에서 죽일 수는 없었 다.
“아빠! 축구 같이 구경해도 되지?”
“응? 어! 그…그래. 앉아요. 두 인 간 분.”
마왕으로서가 아닌 딸의 아버지로 마왕은 딸의 친구라는 두 인간들에 게 일단 앉으라고 권유를 했다.
‘나중에 죽여 버려야겠군.’
물론 마왕은 마왕의 정체성을 잃지 는 않았다.
그렇게 마왕의 권유에 일단 타이와 레놀은 마왕과 함께 앉아 마왕군의 2인자이자 공존계 침공의 총사령관 이 될 대장 선발 리그전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두근! 두근!
그리고 마왕은 왠지 모를 가슴 두 근거림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 두근거림은 어디선가 느껴 보 았던….’
마왕의 시선이 자신을 두근거리게 하는 자에게로 향했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