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311
310.
“하아! 하아! 하아!”
수많은 감정이 깃든 한숨 소리가 마계와 공존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서 들리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도전을 해보고 싶어했지만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 는 곳이 바로 베네네스 산의 정상이 었다.
용사 아니 마왕군 병장인 베켄과 그 대단하다는 마왕군 6소대조차도 정복하지 못한 베네네스 산의 정상 에 도달하고도 숨이 붙어 있는 이가 있었다.
그는 바로 세상을 멸망시킬 뻔했다 가 정신 차리고 세상을 지키고자 했 다가 다시 타락해 버린 간다블이었 다.
간다블은 구블의 드래곤 스케일 부 메랑에 목이 잘려버린 드래곤의 하 트를 손에 쥐고서 어비스의 문을 열 기 위해 험난하기 짝이 없는 베네네 스 산맥을 내려가려고 하고 있었다.
온통 얼음뿐인 베네네스 산의 거대 한 호수를 가로지르던 간다블은 하 얀 안개 속에서 웬 봉을 만났다.
“뭐지‘? 이 건?”
얼음 호수의 표면에서부터 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봉이 었다.
호기심에 살짝 흔들어 보았지만 미 동도 하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고정 이 되어 있는 듯 했다.
“위에 뭐가 있는 건가?”
간다블을 봉의 위를 올려다보았다.
짙은 구름과 안개로 인해 보이지는 않았다.
위에 무엇이 있을까 무척이나 궁금 하기도 했지만 간다블은 세상을 절 단내버리는 것이 급했지 정체불명의 봉 위의 세계가 궁금한 건 아니었 다.
“후우! 가자! 이 더러운 세상! 다 부셔버리겠다!”
마법을 익히면 여자들에게 인기 있 을 것이라던 스승님의 호언장담이 요즘 따라 울컥울컥하니 화가 치밀 어 올랐다.
간다블은 그 때 알았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스승 놈도 여자 없이 골방에 틀어 박혀 있었는데! 여자는 무슨!”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 마법사를 하 지 않고 기사를 했을 것이라 생각하 던 간다블이었다.
마법의 위대한 경지고 나발이고 힘 을 추구하는 이유는 예쁜 여자 만나 기 위해서였다.
여자도 잘생긴 남자 만나기 원하니 그 건 생명체의 본능과 같은 것이었 다.
하지만 간다블은 위대한 마법사는 동정이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일반 마법사보다 더 뛰어난 마법사 가 물리 마법사였지만 물리 마법사 보다 더 뛰어난 경지는 그 어떤 논 란도 없이 동정 마법사인 것이다.
세상의 낙도 없이 마법만 파고들어 야만 할 수 있는 것이 동정 마법사 였으니 그 경지에 도달한 마법사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예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공부도 이성과 접촉을 하지 않아야 대성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였 다.
비슷한 예로 동정 검사가 있었지만 동정 검사는 자칫 주화입마로 인해 동방의 불패라는 자의 길을 걸을 위 험이 있었다.
물론 그런 위험이 있어도 최강의 힘을 손에 넣을 수 있었으니 동정 검사는 검사의 최종 테크트리였다.
하여튼 그렇게 동정 마법사의 길에 들어서버린 간다블은 주화입마에 빠 져 있었다.
봉.
간다블이 발견한 그 봉은 마계의 하늘을 가리고 있는 천계를 지탱하 는 것이었다.
봉을 타고 올라가면 천계에 도달할 수 있었지만 간다블은 천계에 대해 서 관심도 없었기에 봉을 지나쳐갔 다.
드래곤 하트의 마력으로 간신히 추 위를 버티고 있는 간다블이었다.
간다블이 멀어져 가고 커어 예압 요정이 봉 위를 힐끔 바라보았지만 이내 간다블을 따라 공존계 쪽으로 향했다.
그렇게 얼마쯤 얼음 호수를 걸었을 때 간다블과 커어 예압 요정은 공존 계로 내려가는 길을 발견하게 되었 다.
여전히 눈이 덮여 있었지만 이제 내려갈 수 있다는 것에 간다블은 크 게 기뻤다.
그리고 그 때 쯤 간다블의 심연 깊은 곳에서 사라졌던 어비스의 군 주들의 어둠이 꿈틀거렸다.
-어서 오너라! 꿈틀! 우리 함께 이 쾌락을 함께 하자! 꿈틀! 그 분께서 기다리신다. 꿈틀!-
어비스의 군주들의 목소리가 왠지 이상했다.
마치 무언가에게 조종이 되는 듯한 느낌이었지만 간다블은 그 미묘함을 눈치 채지 못할 만큼 눈이 뒤집혀 있었다.
어비스의 군주들이 유혹하지 않더 라도 간다블은 알아서 문을 열어버 릴 각오였다.
아마도 간다블은 문을 열고 난 뒤 에 어비스에서 나올 존재를 보고서 는 외칠 것이다.
-내! 내가 무슨 짓을!-
나중에 이 대사를 치게 될 것이지 만 아무튼 지금은 세상의 여성에게 선택받지 못한 수컷의 분노로 이성 을 잃고 있었다.
눈이 덮인 산을 내려가며 간다블은 세상의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는 위 대한 존재들이 기대하던 대로 그들 과 조우를 하려고 하고 있었다.
“소대장니임! 우리 언제까지 이러 고 있어야 하지 말입니까아!”
“마계 도착할 때까지다!”
“아이고! 내 팔자야!”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간다블은 세상을 멸망시키 려고 하고 있음에도 그들을 방해해 서는 안 된다는 묘한 계시를 받았 다.
그들은 상거지 꼴을 하고서 산을 파고 있었다.
“후우!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마을 로 돌아가자!”
“알겠지 말입니다!” 어딘가에 머무는 마을도 있는지 몬 스터들은 하루 일을 마치고서는 사 라졌다.
“후우! 우리 대에서 끝나기는 하려 나?”
“안 되면 아들이, 아들도 안 되면 손주라도 해야지! 언젠가는 될 거 야.”
무려 베네네스 산맥이었으니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일은 아니었다.
카크로트가 천 년의 퀘스트를 만들 고 있는 것처럼 공존계와 마계로 이 어지는 오솔길 퀘스트도 미리미리 준비하고 있었다.
간다블은 미래의 용사를 위해 눈물 겨운 열일을 하고 있는 이들을 보며 왠지 모를 이슬이 뺨을 흘러내렸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생겨나지 않았 듯이 세계관은 결코 하루 이틀에 만 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이런 사소한 디테일이 치밀한 세계 관을 이루는 법이다.
간다블이 공존계 쪽으로 넘어가고 있을 때 베켄이 도그에게 물었다.
“야! 오늘 암구호 뭐냐?”
꼭 암구호를 물어볼 때면 사고가 터졌지만 지구와는 달리 뉴스의 기 능도 겸하고 있는 마계의 암구호였 기에 베켄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묻고 있었다.
“베켄!”
“뭐? 이 자식이.”
베켄은 감히 자신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후임을 보고 푸닥거리 좀 해 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침상에 누워 있던 몸을 일으켰다.
“우리 아들 잘 부탁해!”
베켄은 마왕성에서 바이엘이 어디 에 있는지를 알아차렸음을 알게 되 었다.
“어제는 뭐였지?”
“둘째 이름은?”
“뭘로 할까?”
베켄은 순간 반란을 일으킬까 심각 하게 고민을 했다.
칡넝쿨하고 손을 잡으면 마왕의 뚝 배기를 깨고 마계를 지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요새 마왕이 암구호 안 만드는 것 같은데?’ 병장의 눈치로 지금 암구호 만드는 자가 마왕이 아니라 사위인 레놀 준 장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 다.
뭐 지구에서도 암구호를 대통령이 정하는 것은 아니었으니 누가 암구 호 정하든 상관은 없었지만 알고도 자기 자식 안 데리고 간다는 것에 베켄은 치가 떨려왔다.
‘굴려주마! 아주 철저하게 굴려주 마!’
베켄은 바이엘을 굴려주겠다는 생 각을 하다가 이내 좋은 생각이 들었 다.
안 그래도 슬슬 몸이 쑤시던 베켄 이었다.
본래 군대란 아무 일 없이 지내는 것이 최고였지만 용사의 운명을 가 진 베켄은 도무지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운명을 가지고 있었다.
“애들아! 군장 싸라!”
“왜지 말입니까?”
갑자기 군장을 싸라는 베켄의 명령 에 6소대는 다들 저 진상이 또 뭔 짓을 저지르려 한다고 생각을 하며 몸을 떨었다.
요즘 들어 무척이나 빠져서 당나라 군대 같은 6소대 몬스터들이었다. 문제는 6소대 몬스터들이 괴물이라 는 것이었다.
‘저것들 유격으로 굴려도 눈 하나 깜빡 안하겠지?’
베켄은 지구에 있을 때 레슬링 선 수들이 해병대 유격 훈련을 장난스 럽게 해내던 사진들을 떠올리며 몬 스터들을 바라보았다.
당장 아로네만 해도 유격은 아무렇 지도 않을 정도였다.
‘음! 아로네도 그 훈련은 안 해봤 지 아마?,
매일 아침마다 구보를 하면 베네네 스 산맥이 보이는 곳까지 뛰어가서 함성을 지르고 돌아오고는 했다.
그리고 베켄의 버킷 리스트 중에 하나가 베네네스 산의 정상에 올라 가 보는 것이었다.
저번에는 능력이 되지 않아서 실패 를 했지만 지금은 달랐다.
힘든 것보다 주운 것이 더 고통스 러울 6소대였기에 베켄은 오랜만에 혹한기 한 번 더 해보기로 했다.
베켄도 군생활 할 때 혹한기는 두 번 했으니 마계에서도 두 번은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어디 가시려고요?”
“혹한기. 아로네하고 몇몇 애들 안
해 봤잖아.”
우륵과 구블 등의 고참층은 베켄의 말에 마침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는 생각에 활짝 웃었다.
“아! 고기 먹으러!”
요즘 들어 칡뿌리 캐 먹고 고사리 뜯어 먹느라 제대로 고기를 못 뜯었 던 몬스터들의 입에서 군침이 흘러 내렸다.
더욱이 베켄의 말처럼 아로네나 다 른 후임들의 일부가 혹한기의 찬 맛 을 모른다.
자고로 군대는 나만 당할 수 없는 법이었다.
“당장 준비 하겠지 말입니다!”
“그래! 행정반 가서 6소대 근무하 고 작업도 빼고 그래라.”
“알겠지 말입니다!”
베켄의 지시에 6병단 행정반으로 달려가는 구블이었다.
그렇게 고참 몬스터들은 완전 군장 을 싸며 부산거리기 시작했다.
“응? 뭐해?”
오늘도 삼대 3000을 치고 들어온 아로네는 공존계라도 침공하러 가는 듯이 부산거리는 후임들을 보며 고 개를 갸웃거렸다.
“훈련이지 말입니다! 아로네 상병 님! 군장 싸시지 말입니다.”
“뭔 훈련?”
“으흐흐흐!”
자신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웃음 을 짓는 몬스터들에 기분이 나빠진 아로네는 도그의 몸을 붙잡아 허리 를 접어버리려고 했다.
“베켄 병장님께서 혹한기 훈련 가 신다지 말입니다아!”
“혹한기가 뭐야?”
“냉동고기 먹으러 가는 거지 말입 니다아!” 냉동고기 먹으러 가는 훈련이라는 말에 아로네는 뭔 놀소리인지 모르 겠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베켄도 군 장을 싸고 있어서 자신도 자신의 자 리에서 군장을 싸기 시작했다.
“베켄 병장! 어디 가나?”
“아! 소대장님도 군장 싸시지 말입 니다. 훈련 갑니다!”
바이엘의 부모에 분노한 베켄은 바 이엘도 끌고 갈 생각으로 군장을 싸 라고 했다.
그렇게 군장을 싸고 있는 몬스터 선임 중에 특히나 열심히 군장을 싸 고 있는 한 몬스터가 있었다.
“모스 상병님. 너무 많지 않습니 까?”
“안 많아! 아니 부족해!”
과거 혹한기 때 가라 군장을 쌌다 가 얼어 죽을 뻔한 모스였다.
모스는 철저하게 군장을 싸고 있었 지만 그런 고참들을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몬스터도 있었다.
‘히히! 멍청하게 그렇게 많이 싸냐. 나는 적당히 모양만 만들어야지.’
꼭 보면 항상 후회할 짓을 하는 병사가 언제 어디서든 나오는 법이 었다.
모스의 교훈을 모르는 후임 몬스터 하나가 적당히 가라 군장을 쌌다.
하지만 고참은 고참이었다.
그 어처구니없이 빠진 모습을 눈치 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
‘저 놈 얼어 뒤지겠네.’
‘어차피 나만 아니면 되니! 넌 이 제 망했다. 케케케케!’
알고도 눈을 감아주는 착한 선임들 이었다.
이번에는 베네네스 산맥의 정상까 지 올라가 볼 기세인 베켄과 6소대 였다.
그들의 앞에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지는 꿈에도 알지 못했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