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establish a family with secret arts RAW novel - Chapter 135
135화 완성된 소림 오걸
모용각이 자신의 얘기를 알아들은 듯 보이자 마공의 마음이 급해졌다.
“시간이 없다! 일단 빨리 7성을 이루고 8성 구결을 외우거라! 이후 우리는 이곳에서 나갈 것이다.”
“네. 사부님!”
마공이 재촉하자 모용각은 마음을 가다듬고 7성의 문턱을 넘기 위해 연공을 시작했다.
모용각의 진기가 7성에 도전할 준비가 되자, 마공은 모용각의 등에 양손을 얻고 모용각이 7성의 문턱을 넘는 것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몸이 부양되고 모용각의 머리 위에서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 지 한식 경쯤 되자 모용각이 눈을 떴고 두 사람은 땅으로 내려앉았다.
7성을 이룬 모용각은 6성과 7성의 차이가 확연히 다름을 느꼈다.
모용각이 마공에게 큰절을 하고 감사했다.
“감사합니다. 사부님!”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최고조의 희열을 맛본 모용각이 자신도 모르게 마공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한 것이다.
“자! 이제 8성의 요결을 암기한 후 비급을 나에게 주어라!”
이미 7성까지 도달한 모용각에게 8성의 요결을 외우는 것은 어려운 문제는 아니었다.
8성 요결을 외운 모용각은 혹시나 하며 9성의 요결도 암기하려 했다.
마공은 헛된 일이라 생각했지만 말린다고 될 일이 아니기에 잠시 기다려주었다.
모용각에게서 비급을 건네받은 마공이 갑자기 모용각의 혈도를 짚었다.
팍!
“윽!”
“놀라지 마라! 일이 마무리되면 풀어줄 것이니 잠자코 있거라!”
마공은 모용각에 대한 선우 무도와 모용언의 분노를 알기 때문에 불필요한 분쟁을 막기 위해 모용각의 혈도를 짚은 것이다.
마공은 모용각을 한 손에 끼고 우물 밖으로 몸을 날렸다.
약속한 마지막 날 밤이 되었기에 나와 모용언 그리고 소림 삼걸은 숨죽이며 마공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쒹!
어둠을 가르며 마공이 솟구쳐 올라왔는데 그가 옆구리에 끼고 있는 것은 분명 사람이었고 자세히 보니 모용각이 멀뚱멀뚱 눈을 뜨고 있는 것이 아닌가?
“모용각이다!”
쒹!
내가 이리 외친 순간, 마공의 손에서 뭔가가 나에게 날라왔다.
“오빠! 조심해!”
나와 모용언은 마공이 출수한 것으로 생각하고 몸을 솟구쳐 피했다.
그러나 마공의 손을 떠난 물체는 지난번 금강검처럼 천천히 우리를 향해 날라왔다.
나는 무기가 아님을 알아보고 받아보니 그것은 건곤무양신공이 적혀 있는 양피지였다.
“언아! 건곤무양신공 비급이야!”
모용언도 놀라워하며 확인해보니 틀림없는 건곤무양신공 비급이었다.
나는 마공이 약속에 없던 비급을 돌려주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마공! 그대는 모용각의 시체를 건네주기로 하지 않았소이까?”
“흐흐흐! 내 이자가 좀 더 필요하니 그 비급을 받고 그만 돌아가라! 적이홍! 나를 따라오거라!”
마공이 이리 말하고 신형을 날리며 사라지자 적이홍 일당들도 마공을 따라 몸을 날렸다.
“기다려!”
나와 모용언은 동시에 소리를 지르며 마공을 향해 몸을 날렸다.
우리가 쫓아가자 마공이 순식간에 되돌아오며 모용언에게 일장을 날리는 게 아닌가!
깜짝 놀란 나는 몸을 던져 모용언을 향해 쏟아지는 마공의 일장을 맞받아쳤다.
펑!
“흐흐흐! 훌륭한 내공을 지녔군… 선우 장문! 비급을 회수한 것으로 만족해라. 계속 따라오면 더는 사정을 두지 않겠다.”
거대한 장력과 함께 세찬 바람이 우리에게 휘몰아쳤고 나는 마공의 장력에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참으로 마공의 내공은 심후했다.
나와 모용언이 놀라는 사이에 마공은 나의 장력을 반동 삼아 순식간에 시야에서 멀어져갔다.
마공의 장력과 직접 부딪쳐보니 화산파 장문 엄안이나 모용복이 허무하게 튕겨 나갔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내가 계속 뒤쫓아가려 하자, 마공의 엄청난 위력에 깜짝 놀란 모용언이 나의 소매를 잡았다.
“오빠! 저자가 약속을 안 지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우리 둘만의 힘으로는 저들을 제압할 수 없으니 우리 다음을 기약하자.”
마공 혼자만이라면 내가 끝까지 쫓아 가볼 일이었지만, 적이홍 무리가 마공의 수족 노릇을 하고 있으니 분통이 터질 일이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래도 아버님의 시신을 찾았고, 모용복에게 건곤무양신공 비급을 찾아주겠다고 약속했던 것을 지키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래. 아버님을 해친 것이 모용각의 짓임이 이제 확실해졌으니 내 필히 저자를 응징할 것이야!”
“그래. 고마워 오빠!”
나의 다짐에 모용언도 고개를 끄덕였다.
* * *
다음 날.
마차를 한 대 구한 우리는 탕명과 탕유를 마차에 태우고 소림파를 향해 출발했다.
우리 일행은 서호를 지나 북으로 이동했다.
언제 다시 항주에 올지 기약이 없기에 탕유와 탕명은 아쉬운 듯 서호의 잔잔한 물결을 바라보았다.
나는 사람들이 뱃놀이에 한창인 서호를 바라보니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서호에 배를 띄우고 웃음 짓는 사이에 지하에서는 죄수들이 고통의 몸부림을 치고 있었겠구나… 참으로 세상일은 요지경이야…….’
숭산이 가까워지자 나와 모용언은 소림파를 떠난 지 두 달이 지났기에 소림파의 상황이 궁금해졌다.
“오빠! 장극 도사님이 제자들 일을 잘 처리하셨을까?”
“그러게 나도 그게 궁금하네…….”
“오빠! 나는 오붓하게 소림 오걸만 제자로 키웠으면 좋겠어! 이젠 너무 번잡한 게 싫어지네…….”
“그래.”
소림궁으로 장극을 찾아가기 전에 나는 먼 거리를 힘들게 온 탕명을 눕히기 위해 우선 소림파 문을 열고 들어갔다.
예상과 달리 소림파는 조용했다.
인기척을 내자 제자 중 천봉이 부엌문을 열고 나왔다.
천봉은 올해 17살이 되었고 19살이 된 유익청과는 특히 친하게 지냈었다.
유익청이 반가워 소리쳤다.
“천봉! 잘 있었느냐?”
“형님!”
천봉이 달려와 나와 모용언에게 인사했다.
“사부님! 사모님 잘 다녀오셨습니까?”
“그래. 너도 잘 있었어?”
“그런데 왜 너 혼자 있는 거야? 다른 사형들은?”
익청이 이리 묻자 천봉이 뒤통수만 긁적였다.
“그게… 모두 소림궁으로 갔습니다.”
천봉의 말에 모용언의 표정이 밝아졌다.
‘역시 장극 도사님은 대단하셔…….’
나와 모용언은 저녁이 되자, 장극을 찾아가 전후 사정을 들었다.
적지 않은 소림파 제자들이 도사가 될 수 있다는 장극의 말에 끌려 소림궁으로 돌아간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평소에 도사 공부를 계속할지 무공 수련할지를 망설이던 제자들이 나와 모용언의 결혼식 후에 벌어진 살벌한 칼부림을 보자 겁이 덜컥 났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엄청난 체구의 사단룡의 팔이 떨어져 나갔고, 천하의 개방 방주 왕사룡이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그것까지도 살벌한 일인데 시체처럼 생긴 마공이 나타나 화산파 장문을 손가락 하나로 쓰러트리자, 무공 수련의 길이 끝이 없음을 알게 된 제자들이 지레 겁을 먹고 도사의 길을 선택한 것이란다.
아무튼, 이렇게 소림파에는 소림사걸과 천봉만이 남게 됐다.
두 달 만에 소림파로 돌아온 다음 날 새벽…….
오랜만에 새벽 수련을 하기 위해 소실봉을 향해 출발하려는데 유익청이 물었다.
“사부님!”
“왜?”
“이제 소림파에 다른 사형들도 없는데 굳이 소실산에 올라야 하나요? 그냥 여기서 수련해도 되지 않나요?”
그건 그랬다.
“네 말이 맞다. 그래도 오랜만이니 오늘은 소실산 정상에서 수련하자!”
그런데 유익청이 또 나를 불렀다.
“사부님!”
“왜? 또?”
“우리만 소실산에 올라가나요?”
“그게 무슨 소리냐?”
“천봉이도 같이 가면 안 되나요?”
생각해보니 소림파 제자는 다섯만이 남았는데 네 명만 데리고 가는 것도 천봉에게는 못 할 짓이다.
“음… 일단 오늘은 천봉이도 같이 올라간다.”
“네. 사부님!”
유익청이 자기 일처럼 좋아하며 천봉을 불렀다.
“천봉! 같이 가자!”
“넵!”
천봉이 잽싸게 나타난 것으로 볼 때 이미 천봉도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모용언이 좋아하는 천봉을 보며 피식 웃었다.
“가자! 소림 오걸!”
“네. 사모님!”
모용언이 이리 부르자 유익청이 천봉과 얼싸안고 좋아했다.
이렇게 얼떨결에 소림 오걸의 넷째는 천봉으로 정해지면서 소림 오걸이 완성되었다.
나와 모용언이 소실산 정상에 올라 한참을 기다려서야 익청이 숨을 헐떡거리는 천봉을 데리고 정상에 도착했다.
나는 넉 달 전 상춘이 헐떡이던 유익청을 데리고 올라왔던 모습이 생각났다.
“컥컥! 형님! 여기를 매일같이 올라와야 하는 건가요?”
천봉의 말에 익청이 너스레를 떨었다.
“나도 처음에는 너처럼 힘들어했지만, 지금은 몸이 솜털처럼 가벼워. 참고 수련하면 너도 이 형처럼 될 수 있어!”
“정말이에요?”
“그럼.”
하긴 익청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상춘은 물론이고, 원장조차도 이젠 나는 듯이 소실산을 올라와도 가쁜 숨조차 쉬지 않았으니 몇 달 동안 열심히 숫타진경을 연마한 보람이 있었다.
나는 다섯 명의 정예 제자를 앉혀놓고 기쁜 마음으로 본격적인 수련을 시작했다.
“잡념을 남김없이 불살라 없애고 마음을 잘 다듬은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
내가 이리 암송하자, 소림 오걸이 나를 따라 암송을 시작했다.
“잡념을 남김없이 불살라 없애고 마음을 잘 다듬은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
내가 다음 요결에 맞는 자세를 취하자 다섯 명이 따라서 자세를 취하였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내가 이리 암송하자 소림오걸이 자세를 따라 바꾸고는 암송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우리가 요가 자세를 바꿀 때마다 후렴구가 울려 퍼졌다.
“마마… 마지막처럼~ 마마… 마지막처럼~ 무무… 무소의 뿔~처러엄 혼자 가!!!”
나와 모용언은 소실산 정상에 힘찬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자, 이제야 완성된 문파를 이루었다는 생각에 한껏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소실산을 내려온 나와 모용언은 앞으로의 일을 상의했다.
“오빠! 일단 모용복 오라버니에게 비급을 전해줘야지?”
“그렇지. 만일 우리가 마공을 상대해야 한다면 모용복의 도움이 절실할 것이야.”
“그럼 북경에 소식을 전할게. 모용복이 오면 직접 전해주자!”
“그래.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난 이해가 가질 않아. 마공이 떠날 때 분명 모용각이 살아있었는데 마공은 모용각을 데리고 한 달 동안 뭘 한 것일까? 그리고 비급은 왜 돌려준 것이지?”
“모용각을 데리고 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모용각을 죽일 생각이었다가 살려두는 것으로 생각이 바뀐 것은 분명해. 그러니 모용각 대신 우리에게 비급을 돌려준 것이고.”
“죽이려 했는데 마음이 바뀌었다…….”
“뭐. 아쉽지만 모용각이 마공의 손에 죽을 수도 있잖아.”
“그럴 수도 있지…….”
모용언이 인편을 사서 북경에 소식을 전하니 모용복이 득달같이 소림파로 달려왔다.
“비급을 찾았다고?”
모용복 입장에서는 건곤무양신공을 익혀야 진정한 모용세가의 가주가 되는 것이니 비급에 집착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모용언은 비급을 찾았다는 소식에 번개처럼 달려온 모용복을 보니 그의 행동이 이해는 갔지만, 왠지 씁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