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establish a family with secret arts RAW novel - Chapter 140
140화 장사붕과 마공의 대결
장사붕이 마공과 적이홍에게 근엄하게 말했다.
“무기를 드시오!”
“흐흐흐! 나는 무기를 쓰지 않는다.”
마공이 이리 말하고 장사붕도 무기를 들지 않았기에 적이홍도 자신의 무기인 긴 채찍을 적선자에게 주고는 맨손으로 자세를 취했다.
“얍!”
짧은 기합 소리와 함께 적이홍이 자신의 전매특허인 독장의 기운을 한껏 끌어올린 다음 장사붕을 향해 돌진했다.
스르륵!
장사붕은 무당의 절기인 태극권을 사용하였다.
장사붕의 몸이 미끄러지듯 왼쪽으로 회전하며 달려드는 적이홍의 장을 받아 비켜내었는데 이는 상대의 기운을 활용하여 상대방의 힘을 억제하고, 자신의 힘을 최대한 발휘하는 태극권의 핵심 원리이다.
펑! 펑!
그런데 장사붕과 적이홍이 수초의 공방을 주고받고 있는데도 마공은 두 사람의 대결을 지켜볼 뿐 좀처럼 출수를 하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
마공은 처음부터 이 대 일로 싸울 생각이 아니었다.
그는 적이홍의 공격을 받아내는 장사붕의 무공을 옆에서 지켜보며 자신과 장사붕의 일대일 상황을 미리 그려보는 것이었다.
장사붕 또한 적이홍을 죽일 생각이 없었다.
‘100초의 공격을 막아내면 돌아가겠다고 했으니 굳이 또 원한을 만들 필요는 없겠지…….’
이리 생각한 장사붕은 적이홍의 공격에 신중히 대응하며 시간을 벌고 있었다.
붕! 붕!
20여 초의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으나 적이홍은 장사붕의 옷자락 하나도 제대로 건드릴 수 없었다.
적이홍도 자신이 장사붕을 어찌할 수 있으리라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듯 맹렬히 공격했으나 장사붕의 옷자락도 제대로 건들지 못하자 큰 좌절감이 밀려왔다.
‘으… 내 이런 실력으로 지금껏 교주의 복수를 하겠다고 애를 썼다니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구나…….’
적이홍은 한평생 무림인으로서 천하를 종횡하며 마음껏 살았지만, 장사붕 같은 고수를 만나보니 자신이 얼마나 허황한 생각을 하며 자만심 속에서 살아왔는지 뼈저리게 후회되었다.
두 사람의 공방을 지켜보던 마공은 적이홍의 맹렬함이 서서히 잦아들자 이제 자신이 나설 때가 되었음을 직감했다.
“적이홍! 물러서거라!”
휭! 휭!
마공이 손을 한 번 흔드니 마공의 소맷자락에서 엄청난 바람이 불어오며 적이홍과 장사붕의 사이를 갈랐다.
적이홍은 마공이 나서자, 조용히 뒤로 물러서서 두 사람의 비무를 긴장된 눈으로 지켜보기 시작했다.
끽! 끽!
마공의 양쪽 소맷자락에서는 ‘끽끽’거리는 소리가 나며 그이 손은 붉게 변하고 있었다.
장사붕도 마공의 엄청난 내력에 놀라며 무당의 자랑인 태극신공(太極神功)을 펼치며 내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웅! 웅!
장사붕이 내력을 끌어올리자 그의 도포 자락이 한껏 부풀어 올랐다.
어둠을 밝히는 수십 개의 횃불이 출렁이는 무당파 자소궁 앞에서 장사붕은 무공의 깊이를 알 수 없는 베일에 싸인 절정 고수 마공과 마주하고 있었다.
마공의 어깨너머로 적이홍이 숨을 고르며 서 있었고, 마공의 눈동자는 비정함조차 느낄 수 없는 무정한 눈빛이었다.
장사붕은 무당파 장문이 되기 전부터 많은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어왔다.
그러나 이번 마공과의 일전은 그 어느 때보다 쉽지 않은 일전임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흐흐흐!”
마공의 웃음이 그친 순간, 마공은 붉게 변한 주먹을 휘두르며 앞으로 돌진했다.
붕! 붕!
이것은 천마공 무공 중 마공이 가장 아끼는 ‘적권신공’이었다.
적권은 주먹 전체가 독 기운으로 뭉쳐 있기에 이미 하나의 무기였고, 그렇기에 마공은 굳이 검이나 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의 두 주먹에는 불타오르듯 한 붉은 독 기운이 집중되어 있었다.
장사붕은 순간적으로 몸을 피하려 했지만, 마공의 붉은 기운은 장사붕의 주위를 덮치고 있었다.
펑! 펑!
두 사람은 연속해서 장을 부딪쳤다.
꽝!
그들의 주먹과 발차기는 공기를 가르며 부딪혔고, 부딪힐 때마다 강력한 충돌을 일으켰다.
두 사람의 치열한 접전을 지켜보던 모용각은 장사붕의 엄청난 무공에 큰 충격을 받았다.
‘장사붕의 무공은 참으로 대단하구나… 만일 마공이 진다면 선우 무도와 모용언이 당장에 나에게 달려들 터인데 내가 저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러다 오늘이 내 제삿날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이 들자 모용각은 자신이 살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 내가 마공과 싸우고 있는 장사붕을 기습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원래 이 대 일로 싸우기로 했으니 뭐가 문제인가? 일단 장사붕을 제압한다면 마공이 나를 지켜줄 것이다.’
이런 파렴치한 생각을 한 모용각은 자신의 건곤무양신공의 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기습의 순간을 노리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적이홍 또한 모용각과 같은 생각이었다.
‘내 오늘의 기회를 놓치면 결코 교주의 복수를 할 수 없을 것이다. 좀 치사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이리 생각한 적이홍은 적선자에게서 자신의 채찍을 받아 쥐고는 장사붕을 기습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장사붕은 마공과의 대결에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기에 모용각과 적이홍이 자신을 기습하려 하는 것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펑! 펑!
장사붕과 마공의 치열한 접전을 지켜보던 적이홍은 두 사람이 장을 마주치며 내력 싸움을 시작하자, 자신의 무기인 채찍을 휘두르며 장사붕을 뒤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쒹! 쒹!
“아! 저런!”
나는 적이홍이 암습을 하자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적이홍의 채찍 끝에는 날카로운 쇠가 달려 있기에 스치기만 해도 살점이 뚝뚝 떨어져 나갈 정도였다.
최절정 고수 간의 대결은 한순간도 긴장을 풀 수 없는 숨 막히는 순간의 연속인데 또 한 명의 고수가 자신의 등을 노리고 공격해오니 장사붕으로서는 실로 급박한 위기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역시 장사붕은 절정 고수였다.
붕!
등 뒤에서 날카로운 바람이 일자, 마공과 장을 붙인 채로 몸을 솟구치며 마공의 등 뒤로 몸을 날렸다.
적이홍의 채찍을 멋지게 피해 날아오른 장사붕은 마공의 적권을 계속 상대해야 했기에 공중제비를 하면서도 마공과 양 손바닥을 마주 대고 있었다.
그러나 장사붕이 두 번째 암습이 준비하고 있으리라고 어찌 생각했겠는가?
모용각은 장사붕이 공중제비를 돌며 자신의 앞으로 내려서자 기회가 왔음을 직감했다.
‘이때다!’
강한 장력이 자신의 등 뒤에서 밀려오자 장사붕은 본능적으로 왼손을 뒤로 돌리며 장을 받았다.
펑!
건곤무양신공을 8성까지 익힌 모용각의 장력은 참으로 대단한 것이었다.
오른손으로는 마공의 적권을 상대하고, 왼손으로는 암습한 모용각의 건곤무양신공을 받아낸 장사붕은 결국 기혈이 뒤집히며 피를 토하고 말았다.
울컥!
적이홍과 모용각의 암습에 놀란 마공은 얼른 붉은 적권의 거대한 기운을 걷어내었다.
나는 몸을 날려 암습을 한 모용각을 향해 돌진했다.
“이 악랄한 놈! 죽어라!”
내가 모용각을 향해 죽일 듯이 돌진하자 어느새 마공이 나를 막아섰다.
펑!
“음…….”
나는 분노하였고 내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기에 나와 마공은 둘 다 한 걸음씩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1차 암습에 성공한 모용각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나와 마공이 한차례 장력을 교환하는 그 순간에 장사붕에게 치명타를 날렸다.
펑!
모용각이 주저앉은 장사붕에게 달려들며 한차례 장을 장사붕의 등에 적중시킨 것이었다.
“우엑!”
“사부님!”
펑! 펑! 펑!
순간 수십 개의 검이 모용각을 향해 날아들었고 모용각은 쌍장을 휘저으며 검을 피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마공은 사태가 이미 되돌릴 수 없게 되자 혀를 찼다.
‘이런! 모용각이 이런 암수를 쓸 줄이야…….’
성질 같아서는 당장 모용각을 요절내고 싶었지만, 수도 없이 달려드는 무당 제자들의 검을 상대해야 했기에 일단 이곳을 벗어나려고 했다.
“흐흐흐! 장 장문! 내 암습할 생각은 없었는데 일이 이리되어 안타깝소이다.”
마공은 이리 말하고 모용각이 도망치는 방향으로 신형을 날렸다.
마공을 따라 적이홍 무리도 도주하기 시작했다.
“모용각! 이놈!”
내가 모용각을 쫓기 시작했지만, 문제는 마공이었다.
모용각과 같은 방향으로 날아가던 마공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걸음을 멈추고 나를 기다리는 듯했다.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이 없던 나는 길을 막고 있는 마공을 향해 쌍장을 쏟아냈다.
펑!
마공은 알 수 없는 웃음을 흘리며 나의 쌍장을 받아냈다.
뒤로 2장을 물러선 마공이 이번에는 먼저 나에게 쌍장을 날렸다.
펑! 펑! 펑!
세 차례 연속 나와 장력을 겨룬 마공이 희미한 웃음을 지었다.
“흐흐흐! 선우 장문! 그대와 나는 여러모로 인연이 있는 사이이군. 내 모용복이 건곤무양신공을 7성까지 익히면 그의 내공을 흡수해 버릴 것이다. 6개월 후에 북경에서 보자!”
그렇게 나의 장과 네 번을 부딪친 마공은 섬뜩한 소리를 하고는 모용각을 따라 사라졌다.
내가 마공의 뒤를 쫓으려 하자 뒤쫓아온 모용언이 나의 소맷자락을 잡았다.
“오빠! 쫓지 마! 모용각이 건곤무양신공을 8성까지 익힌 것 같아. 오빠 혼자서는 저 둘을 상대할 수 없어.”
“으… 저 쳐죽일 놈!”
“오빠! 난 이제야 알 것 같아!”
“뭘?”
“마공이 모용각을 데리고 서호 지하 감옥에서 한 달을 있었던 이유를 알 것 같아!”
“그 이유가 뭔데?”
“마공은 건곤무양신공을 익힌 자의 내공을 흡수해서 자신의 병을 고칠 생각인 거야! 그래서 모용각의 무공 수련을 도왔을 것이야. 그러니 모용각이 저렇게 빨리 무공을 익히게 된 것이지.”
나는 모용언의 말이 반만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모용각은 저렇게 살아 있잖아?”
“그렇지. 아마도 모용각을 자신의 수하로 삼은 것 같아. 그리고 비급을 우리에게 주어서 모용복이 건곤무양신공을 익히게 해놓고 모용복의 내공을 흡수하려 하는 것이지.”
“그렇다면 정말 악독한 놈이군…….”
“그나저나 큰일이네. 6개월 후에 모용복 오라버니가 위험해지겠어!”
“그런데 마공이 왜 나에게 모용복의 위험을 알려준 것이지?”
“글쎄… 그건 나도 모르겠어. 아무튼, 마공은 오빠가 북경에 오기를 바라는 것 같아!”
나는 장사붕 장문의 상태가 걱정되었다.
“언아! 장 장문의 상태가 어떤지 걱정이야. 얼른 가보자!”
“그래.”
예상대로 장사붕의 상태는 심각했다.
무당파에는 ‘기공전도’라는 기공 술이 있었다.
기공 술은 기의 흐름과 에너지를 조종하는 방법을 말하며, 기공전도는 이 기의 흐름과 에너지를 한 사람으로부터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무공이다.
왕오수가 장사붕의 등에 양손을 대고 기공전도 술을 펼치자 무당 제자 두 명이 왕오수의 등에 양손을 얹고 내력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른 제자들이 또 그 두 명의 제자의 등에 양손을 대고 내력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내가 천산선인에게서 배운 천궁기공과 비슷한 원리인 듯 보였다.
나도 그들의 치료에 합세하고 싶었으나 다시 생각해보니 나의 숫타진경과 무당의 태극신공의 내공 원류가 다르기에 나의 내력이 오히려 그들의 치료에 방해가 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그저 그들의 치료가 성공하기를 바라며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