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ol life that starts with military writing RAW novel - Chapter (46)
46화
마지막 곡 무대가 끝이 나고.
관중과 연습생들이 모두 무대에 여운에 취해있을 때.
“국민 아이돌 시즌2 파이널 라운드. 생방송의 모든 무대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리아의 말과 함께, 무대 위에 있는 거대한 스크린에 10이라는 숫자가 나타났다.
“이제, 생방송 문자 투표를 마감하겠습니다.”
3, 2, 1
카운트다운과 함께, 드디어 ‘국민 아이돌 시즌2’의 생방송 문자 투표가 종료되었다.
***
생방송 문자 투표가 종료되었다,
이번 생방송에서 집계된 문자 투표수는 약 200만 표.
저번 시즌1 생방송 때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였다.
어마어마한 문자 투표수에 집계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각종 광고와 함께 현장 인터뷰까지 진행되며 무대 위에서는 시간 끌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을 때.
무대에서 내려온 연습생들은 메이크업을 재정비하며 마지막 발표의 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돌로 데뷔하기(0/1)
보상: ???
오늘이면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사실 오디션이 끝났다고 바로 아이돌로 데뷔했다고 말할 수 있느냐 하면 그건 미지수긴 하지만.
‘어쨌든 90% 이상 끝났어.’
처음 목표를 보았을 때 막막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지금은 목표가 눈앞에 거의 잡힐 듯 아른거리고 있으니.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긴장감이 감도는 대기실.
한동안 마지막 무대의 감상을 나누며 신나게 떠들던 연습생들도, 이제는 대기실의 무거운 분위기에 눌려 침묵을 지키고 있을 때.
“무대 위로 이동하겠습니다!”
드디어 연습생들의 운명이 결정될 시간이 찾아왔다.
“아, 떨린다… 청심환도 챙겨 먹었는데. 왜 이렇게 떨리지?”
“그거 방금 먹었잖아요. 좀 참을성 있게 기다려 봐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모습의 박한휘와 우정우.
“자, 갑시다 렛츠고! 드가자~~”
“렛츠고!!”
“나도, 같이 가!”
애써 긴장한 모습을 감추며, 신나게 대기실을 박차고 나가는 심성하와 부지석, 그리고 그 둘을 따라 나가는 위천우의 모습.
“후우우우우, 후우우우우.”
“괜찮아 시현아?”
“네, 괜찮아요.”
한껏 긴장한 백시현과 평온한 얼굴로 그 옆을 지키고 있는 유진킴의 얼굴이 보이고.
“린이형…! 안 일어나고 뭐 하세요?”
“응? 가야지…”
“빨리 가요!!”
빨리 가자고 재촉하며 내 손을 잡아 나를 일으키는 강아진의 얼굴이 보였다.
‘뭔가 어디서 본 장면 같은데? 아니… 서로 반대였나.’
강아진의 얼굴을 보다 보니, 처음 강아진을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그래 가자. 데뷔하러”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내 말에, 강아진이 잠시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며 날 바라보다. 이내 활짝 웃어 보이고는 힘차게 말했다.
“네, 가요! 데뷔하러…!”
***
시즌1을 보았다면 모두 알 것이다.
“이제… 대망의 파이널 생방송. 그 마지막 순위 발표의 순간만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대사가 순위 발표 전까지 100번 정도는 반복된다는 것을.
현장에 있는 관객들이야, 그런 것과 상관없이 본인들이 좋아하는 연습생이 바로 눈앞에 있으니 발표가 늦어지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어차피 우승은 선우린!]그거 좀 위험한 슬로건인 것 같은데… 지금도 옆에서 유진킴 팬이 째려보고 있잖아…!
나는 슬로건을 힘차게 흔들고 있는 팬에게 소심하게 손을 흔들었다.
꺄아악-
린아!!!-
현장에 있는 팬들이야 괜찮겠지만, 슬슬 생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채널이 돌아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은데…
내가 속으로 그런 걱정을 하고 있을 때.
“그럼 이제 순위 발표를… 시작… 하겠습니다!”
드디어 집계가 끝이 난 건지 약간은 밝아진 표정의 리아가 이야기하자, 팬들의 환호성이 다시 올림픽 홀에 힘차게 울려 퍼졌다.
‘진짜 시작인가?’
한두 번 속은 게 아니지만, 리아의 표정을 보니 이번에는 진짜인 것 같았다.
똑같은 자리에서 거의 20분 넘게 서 있느라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던 연습생들의 얼굴에, 점점 긴장감이 돌아오고 있는 것이 보이고.
“지난 3개월 동안 국민 심사위원 여러분의 관심 속에서 열심히 달려온 ‘국민 아이돌 시즌2’ 그 대망의 파이널 라운드, 최종 순위를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리아의 말에 4천 명의 관중이 가득 찬 올림픽 홀이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생방송 문자 투표와 온라인 투표를 모두 집계한 결과 최종 6위의 연습생… 6위 연습생은, 뛰어난 춤 실력으로 국민 심사위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연습생입니다.”
뛰어난 춤 실력이라는 말에, 모두가 한 사람을 바라보았고.
“최종 6위는… 백시현 연습생입니다! 축하합니다!”
첫 번째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백시현이 순간적으로 동상처럼 굳어버렸고.
“시현아 축하해!”
백시현의 옆에 있던 유진킴이 백시현의 어깨를 흔들며 축하인사를 건네자.
“아! 감… 감사합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주변 연습생들과 축하의 인사를 나누는 백시현이었다.
오디션 내에서 거의 막내에 가까운 백시현이었기에, 주변에서 형들의 정신없는 축하 세례가 터져 나왔고.
“으으으…”
그 잠깐에 축하에 이미 지쳐버린 듯한 백시현이 무대를 향해 걸어 나갔다.
“축하합니다 백시현 연습생.”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사실 이렇게 데뷔까지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는데요…”
긴장한 얼굴로 백시현이 준비해온 소감을 모두 말하자.
“그럼 지금 이 기분을 춤으로 표현해 주시겠어요?”
“추… 춤으로요?”
결국 리아의 말에 백시현이 멍한 얼굴로 괴상한 춤을 추는 흑역사를 하나 적립하고는. 단상으로 올라가 6위의 자리에 앉았다.
백시현이 6위 자리를 차지하자, 이제는 여섯 자리밖에 남지 않은 단상 위의 의자.
아직도 멍한 얼굴을 하고는 혼자 단상 위에 앉아있는 백시현의 모습을 잡던 스크린의 화면이, 다시 리아에게로 돌아왔다.
“이제 5위 연습생을 발표하겠습니다…”
다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카메라가 내 앞에 바짝 다가와 내 얼굴을 찍고 있을 때.
“5위 연습생은, 지금까지의 경연에서 메인보컬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냈던 연습생입니다.”
‘메인보컬이라.’
무대 위 스크린 화면에 유진킴과 우정우, 그리고 그 두 사람에 밀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여러 번 메인보컬 역할을 해왔던 김태하의 얼굴이 보였다.
‘5위면 유진킴은 아닐 거고.’
화면에 잡힌 순서대로, 평온 긴장 초조 이 세 가지 표정을 짓고 있는 세 사람의 모습이 지나가고.
“최종 5위 연습생은… 바로! 우정우 연습생입니다!”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우정우는 환하게 웃으며 옆에 있던 박한휘와 포옹을 나눴다.
그리고 박한휘와 포옹을 마친 후에 바로 다음으로…
‘왜 바로 나한테…?’
“린이형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축하해 정우야.”
나는 얼떨결에 우정우와 포옹을 나눴다.
뭐, 나도 우정우 덕을 본 적이 많으니까.
내가 진심을 반쯤 담아 우정우를 축하해준 이후, 우정우는 연습생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무대 위로 올라갔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로 직결되는 평범한 소감을 말한 우정우가 단상으로 올라가려 할 때.
“우정우 연습생. 특별히 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으신가요?”
리아의 마지막 질문에 우정우가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고.
나는 왠지 그 모습을 보며 쎄한 느낌이 들었다.
‘설마…’
첫 미니 팬미팅 때의 전력이 불연듯 머릿속에 떠올라, 내가 긴장하고 있을 때.
“팬 여러분들이 저에게 사랑을 주실 때마다 기분이 좀 이상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아도 되는 건가?”
다행히 내 걱정과는 다르게 정석적으로 말하는 우정우였다.
그런데.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너무 많은 사랑을 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제가 여러분들의 1순위가 되길 원하진 않습니다. 여러분들에게는 가족도 있고 소중한 친구들도 있으니까요.”
‘아앗…’
명언병이 터져버렸는지, 리아의 당황한 표정에도 눈치 없이 말을 이어나가는 우정우였다.
“하지만, 팬 여러분들은 저에게 늘 1순위입니다. 저를 좋아해 주신다는 게 절대로 부끄럽지 않은 일이 되도록, 죽을 각오로 노력하겠습니다.”
우정우의 소감이 끝나고.
다행히 팬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저것도 매력으로 봐야하나…’
그렇게 5위까지 발표가 지나가고.
“4위 연습생은… 박한휘 연습생입니다.”
우정우의 영혼의 짝꿍 박한휘의 이름이 곧바로 호명되었다.
“뭐라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기분이 너무 좋네요! 팬 여러분들 정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사람들을 편안하고 기분 좋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박한휘였다.
그렇게 긴장된 순위 발표의 순간에 짧게나마 웃음을 남기고 간 박한휘의 소감 발표가 끝나고.
다음은 3위의 차례였다.
“이제, 3위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과연 3위는…”
무대 위에서 리아가 한참 시간을 끄는 가운데, 나는 주변의 연습생들을 둘러보았다.
나와 유진킴을 제외하고, 데뷔권에 들었던 연습생은… 강아진, 위천우, 심성하 이렇게 세 명.
그때 내 생각과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하는지, 대형 스크린에 세 사람의 얼굴이 잡혔다.
내 옆에 서 있던 강아진이 놀라서 눈을 똥그랗게 뜨는 것이 보였다.
심성하와 위천우도 떨리는 눈동자로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세 사람의 얼굴이 카메라에 잡히고도, 한참을 긴장감을 유지하며 시간을 끌고 있는 리아가.
“최종 순위 3위의 연습생입니다. 이 연습생은 놀라운 상승세를 보여주며 지난번 순위 발표식보다 더 높은 순위로 데뷔권에 안착했습니다…”
세 사람의 얼굴이 푸르죽죽해질 때가 돼서야 드디어 3위의 이름을 호명했다.
“3위는… 바로… 강아진 연습생입니다.”
“와악!”
강아진의 이름이 호명되자 뒤에 서 있던 부지석이 강아진을 뒤에서 뜨겁게 끌어안았다.
“우리 강아지! 축하한다!”
부지석을 시작으로 다른 연습생들의 축하 속에 강아진이 혼미한 정신으로 겨우겨우 인사를 나누고.
“형…”
“먼저 올라가 있어.”
나와 마지막 인사를 나눈 강아진이 고개를 푹 숙이고는 무대를 향해 걸어갔다.
강아진이 지나가는 길에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겨우겨우 무대에 올라가 마이크를 잡고 고개를 든 강아진의 얼굴은 이미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흐흑… 이런 날이 올 줄은 정말 몰랐는데… 정말 생각도 못 했는데… 흑흑… 가장 먼저 부모님과 누나에게… 흑…”
훌쩍거리는 와중에도 결국 소감을 모두 말한 강아진이, 3위 자리를 향해 단상 위로 올라가며 오열을 하는 것이 보였다.
그런 강아진을 우정우와 박한휘 백시현이 끌어안는 모습이 보이고.
그리고 이제 남은 건.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국민 아이돌 시즌2 파이널 라운드. 이제 1위와 2위의 발표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과연 대망의 1위는 누가 될 것인지… 지금 그 1위 후보 두 연습생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연습생들이 서 있는 곳을 비추던 조명이 갑작스럽게 꺼지고.
“뭐, 뭐야.”
“불이 갑자기…”
다들 당황스러움에 우왕좌왕 하고 있을 때.
나는 유진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화악-
갑자기 켜진 두 개의 조명.
그 조명은 나와 유진킴 두 사람을 각각 비추고 있었고.
화면에 보인 우리 두 사람은.
서로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환호성이 세차게 터져 나왔다.
마치 경연 무대가 끝났을 때처럼. 힘찬 울림.
그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관중들의 환호성 속에 1위 발표가 시작되었다.
“유진킴, 선우린. 두 연습생은 무대 중앙으로 이동해 주세요.”
나와 유진킴이 무대를 향해 걸어나가자. 우리를 비추던 조명이 천천히 우리를 따라 이동했고.
천천히 무대를 향해 걸어간 우리는 마침내, 4천 명의 관중들을 정면으로 마주 보는 무대 가장 중앙에 서게 되었다.
“유진킴 연습생. 지금까지 단 한 번도 1위의 자리를 놓친 적이 없습니다. 과연 오늘도 그 결과가 이어질까요?”
리아의 질문에 유진킴이 마이크를 잡고 대답했다.
“그랬으면 좋겠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차분하게 말하는 유진킴의 모습에, 리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질문했다.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죠. 그럼 같은 1위 후보인 선우린 연습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뜻밖의 질문이었는지, 유진킴의 눈이 살짝 커지는 것이 보였다.
“어… 린이형은…”
망설이며 얘기하던 유진킴이 이내 작게 웃으며 대답했다.
“이제껏 제가 본 사람 중에 저희 부모님을 제외하고 가장 믿을만한 사람입니다.”
뜻밖에 대답이었다.
내가 유진킴의 대답에 놀라 옆을 바라보니, 귀가 빨개진 채로 내 시선을 무시하는 유진킴의 모습이 보였다.
“역시 두 연습생의 사이가 돈독하다는 게 느껴지네요. 그럼 마지막으로 1위 발표를 앞둔 지금의 각오 들을 수 있을까요?”
“제가 오디션에 나온 것을 보며 의아해하셨을 분들이 많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갑자기 왜 저런 이야기를?’
예상치 못한 발언에 공연장 내부가 술렁거렸지만 유진킴은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그동안 저는 어딜 가나 이방인이었습니다. 그건 제가 오디션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었을 때도, 데뷔 앨범이 빌보드 차트에 올라갔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이돌은 제 어릴 적 꿈이었습니다. 솔로 가수로 나름의 성과는 거두었지만, 그럼에도 항상 무언가에 목말랐습니다.”
“이곳에 오니 확실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이돌이 되고 싶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연습생들과 함께 어울리고 함께 무대를 준비하며 그 생각에 확신이 들었습니다.”
“앞으로의 각오… 제 목표는 단 하나입니다. 오늘 결성될 팀의 멤버들과 함께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습니다.”
“꼭 빌보드 차트 1등을 하겠습니다.”
유진킴의 충격적인 발언 이후, 공연장의 소음이 사라졌다.
잠깐만 유진아…
니가 먼저 그렇게 말하고 나면…
‘나는 이제 뭐라고 해야 하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