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you touch it, it'd all be profit RAW novel - Chapter (72)
“사장님······ 그런데 여기 푸드트럭에 ‘AMUSE’라고 적혀있는데요?”
신유원은 호기롭게 답했다.
“제가 주문 제작했습니다.”
“에? 빌린 차에 페인트칠 해도 돼요?”
“그럼요. 저희 껀데요.”
“에엥? 이거 사신 거예요?”
“예, 샀어요.”
“······벤츠를요?”
“싫으세요?”
“아뇨, 좋죠! 대박이죠!”
정확히는 「합법 복제」의 결과물이었다.
신유원도 처음에는 빌려서 쓸 생각이었다.
그런데 푸드트럭을 빌리려고 가봤더니.
‘아니, 파나메라보다 전장이 더 짧네? 합법 복제 쓸 데도 별로 없는데 여기 써버릴까?’
······와 같은 상황이 연출된 것.
《상점》에서 「합법 복제」 1회권 가격이 2,000 글로리밖에 안하는 것도 확인했고.
어뮤즈 전용 예쁜 트럭도 갖고 싶었고.
외제차 피규어 중에 푸드트럭으로 개조할 수 있는 밴 모델도 꽤 있었기에.
‘지르자!’
오랜만에 신차를 하나 뽑았다.
그리고 며칠 내내 튜닝업체를 들락날락해서 커피차 전용 설비를 갖췄다.
그렇게 ‘고잉어뮤즈’ 호를 탄생시켰다.
“멋지죠?”
“개멋져요.”
“저희 어뮤즈 거니까 앞으로 맘대로 쓰십쇼.”
“헐, 대박.”
“일 쉬는 날, 이거 끌고 한강가서 부업하셔도 됩니다.”
“에이, 그게 무슨 말이에요, 흐흐흐.”
“아, 수정님. 그리고 이것도 보세요.”
신유원은 트럭 한 켠에서 현수막을 하나 꺼내서 펼쳐들었다. 푸드트럭 최상단에 걸어둘 녀석이었다.
그리고 입간판도 하나 꺼냈다.
임희주가 분위기 있게 나온 사진 아래, 문구가 또 적혀 있었다.
[ 대배우 임희주, 그리고 >위화도 회군> 출연진&제작진을 응원합니다♥ -임수정 올림- ]임수정의 얼굴이 시뻘개졌다.
“아니, 사장님, 이게 뭐예요!”
“어차피 무상으로 제공하는 커피인데 뭐라고 쓰든 저희 자유 아닙니까?”
“무상이라구요? 저희 어머니가 비용 대신다 했잖아요.”
“아뇨, 제가 비용 부담할 겁니다. 저번에 가오픈날 찾아주신 것도 너무 감사해서.”
“헐, 그런데 왜 제 이름 쓰셨어요······.”
“임직원 복지?”
신유원은 운전석에 훌쩍 올라타서 네비에 목적지를 입력했다.
문경새재 사극 세트장.
거리 184km, 예상시간 2시간 26분.
먼 길이 될 터였다.
“자, 그럼 출발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셋이서 카페 바깥 나들이를 가는 건 주방집기를 사러 갔던 게 마지막.
다들 여행가는 기분으로 길을 나섰다.
각자 좋아하는 음악도 틀고.
삼림 풍경도 즐기고.
휴게소에서 맛난 것도 먹고.
그렇게 룰루랄라 도착한 사극 세트장.
“사장님, 오랜만이에요. 오느라 힘들었죠?”
중전마마, 임희주가 츄리닝을 입고 마중나와 있었다.
“어머, 커피 차도 곱다. 요즘은 이렇게 나와요? 이건 뭐야, 우리 수정이 이름으로 써주셨네? 사려도 깊으셔라.”
임희주는 입간판를 보며 활짝 웃었고.
신유원은 역시 「행운의 편지」, 좋은 일이 터질 것 같다는 예감을 느꼈다.
“김 실장, 가서 애들한테 싹 공지해요. 여기 기가 막히는 커피차 하나 왔다고.”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좋은 예감은 현실이 되었다.
킬방원, 그 자체
제일 먼저 달려온 건 스탭들이었다.
그들은 챙이 큰 모자를 벗어 얼굴에 부치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희 미술팀인데요. 3잔 주세요!”
“예, 여기 차양 아래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금방 나옵니다!”
콜드브루는 야외 촬영장에도 제격이었다.
기존 커피 차들은 현장에서 바로 커피를 내리는 방식. 당연히 추출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전력이나 머신의 한계로 커피의 퀄리티도 그리 높지 않다.
대접 받는 기분을 낸다, 야외현장에서도 캔커피가 아닌 커피를 맛본다, 정도의 의미.
그러나 우린 달랐다.
테이크아웃 컵에 얼음을 넣고.
아이스박스에서 냉장고로 옮겨둔 콜드브루 원액을 일정량 부은 다음, 1:6 비율에 맞춰 냉수까지 부으면 완성.
한 잔을 만드는 데 30초밖에 안 걸렸다.
세 잔을 만들어도 컵만 여러 개 세팅하면 되는 거라 1분 컷!
물방울이 송글송글 올라온 차가운 커피 컵을 바깥으로 넘겨줬다.
“미술팀, 3잔 나왔습니다!”
“오, 벌써 나왔어요?”
“넵, 맛있게 드십쇼.”
해가 슬슬 중천에 떠오르고,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무더운 날씨.
땀을 비처럼 쏟던 스탭들은 부리나케 하나씩 받아갔다. 그리고 임희주에게 인사했다.
“저희 잘 마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매니저가 받쳐주는 양산 아래.
흐뭇하게 지켜보던 임희주는 손사래를 쳤다.
“아유, 내가 시킨 거 아니야. 더운데 고생하지 말라고 해도 우리 딸이 오겠다고, 오겠다고 고집을 부리지 뭐야.”
임희주는 입간판에 적힌 ‘임수정 올림’ 이라는 문구를 가리켰고, 미술팀 스탭도 그걸 보더니 임수정에게 재빨리 인사했다.
“으아, 효녀시네. 잘 마시겠습니다, 따님!”
“잘 마시께요!”
그러고는 더위를 참지 못하고 빨대에 입을 갖다대고 쪼로록!
“크아! 뭡니까, 이거?”
“와, 너무 맛있다!”
“이야, 언니야! 이거 뭔데 이래 맛있노.”
일제히 터져나온 탄성.
그리고 말 한 마디 없는 흡입 타임이 이어졌다.
“호호, 맛 좋죠? 누가 내렸는데.”
임희주도 들고 있던 커피를 쪽 마시면서 빙그레 웃었다.
그새 스탭들은 개미핥기라도 된 것처럼 커피 바닥까지 크컹, 크르컹컹 남김없이 마시더니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으아, 좋다······.”
“너무 맛있다아······.”
“대가리가 띵하네. 근데 더 땡기네.”
그러고는 슬쩍슬쩍 내 눈치만 봤다.
히히, 그럴 줄 알았다.
“스탭분들, 한 잔 더 드릴까요?”
“······예? 더 마셔도 돼요?”
들어보니까 원래 커피 차는 인당 1잔이 기본이고, 배우들이나 주요 스탭들을 위해서만 2잔까지 제공된다던데.
우린 아니거든?
무한으로 드릴 거거든?
“그럼요. 원하는 만큼 드릴 수 있어요. 더 드실래요?”
“예! 그럼 한 잔 더······ 너희도 먹을 거지? 3잔 더 주세요!”
300ml 원액 1병으로 6잔도 거뜬!
그런데 우리가 130병을 가져왔던가, 140병을 가져왔던가. 며칠 내내 콜드브루 추출에만 매달린 보람이 있었다.
“옙, 잠시만 기다리십쇼!”
“아, 이 커피차 진짜 좋네요. 하하.”
반응이 좋을 줄 알았지만, 더 좋았다.
하긴 이런 날씨에 야외 촬영하는 게 얼마나 힘들겠어. 시원한 커피라도 먹어가면서 해야지.
나는 냉장고에서 원액을 꺼내며 옆에 앉아있던 임수정에게 엄지를 내밀었고, 임수정도 기쁨을 숨기지 못하며 배시시 웃었다.
“너무 감사해요, 사장님······.”
“예? 제가 한 게 뭐 있다고요. 얼음부터 빨리 넣어주세요.”
“아아, 옙!”
그렇게 세 잔을 급속 제조해서 다시 내줬다.
미술팀 스탭들은 놀이동산에서 풍선을 가져가는 아이들처럼 신이 나 있었다.
“감사합니다, 잘 마실게요!”
“1빠로 오길 진짜 잘했다, 크큭. 소품팀 애들한테 자랑해야지.”
“사장님, 너무 맛있어요! 수고하세요!”
그들은 손에 커피를 한 잔씩 들고, 다시 모자를 쓰며 세트장으로 돌아갔고.
그 전통 세트장 입구에서 최필수가 돌아오고 있었다.
여기까지 올 수 없는 바쁜 배우들이랑 스탭들이 있다고 해서 원액째로 10병 정도를 배달하고 오는 길이었다.
“필수 님, 더우시죠. 얼른 들어오······.”
아니, 근데.
무슨 이세계의 피리부는 사나이도 아니고.
밀라노 노신사의 인도를 받아 줄지어 다가오는 왕실 행렬을 보고, 나는 채 말을 잇지 못했다.
“허허허, 사장님. 제가 영업에 소질이 있나 봅니다. 다들 조금씩 드셔보더니 제대로 드시고 싶다고.”
그의 말대로.
그야말로 조선 건국의 주축들이 잔뜩 기대한 얼굴로 다가오고 있었다.
신촌점 가오픈날 한 번 뵀던 분들이었지만, 저렇게 제대로 사극 세팅을 하고 있으니 진짜 내가 TV 속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어유, 뭐야. 내가 부를 땐 아무도 안 오더니. 빨리 와서 한 잔씩 드셔.”
임희주는 반색하며 그들에게 손짓했고.
“어서오세요, 카페 어뮤즈입니다!”
나는 크게 인사하고는 콜드브루 너댓 병을 냉장고에서 꺼냈다.
조선에 우리 커피를 제대로 알릴 시간이었다.
*
한바탕 폭풍이 휩쓸고 지나갔다.
나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수건으로 닦으며 필수정에게 말했다.
“후아······ 고생했어요. 두 분 다.”
“허허, 아닙니다. 오랜만에 이렇게 밖에서 일하니 즐겁습니다.”
“맞아요, 뭔가 신나요! 참, 저 점심은 엄마 차 가서 먹고 올게요!”
콜드브루는 금방 탈 수 있으니까 이렇게 고생할 줄은 몰랐는데.
대배우들을 필두로 온갖 조·단역에 스탭들, 매니저들까지 물밀 듯이 몰아치는 물량 공세에 정신이 없었다.
무슨 커피냐.
인스타에 올려도 되냐, 어떻게 써주면 더 좋냐.
맛있으니까 더 달라, 병째로 가져가서 물만 타면 되냐.
“후아.”
그래도 지금은 촬영 때문인지, 점심 식사 때문인지 다들 쑥 빠져나간 타이밍.
잠시 숨을 돌릴 여유가 있었다.
그래도 보람은 차고 넘쳤다.
다들 지치고 힘든 기색이었는데 우리가 준 커피에 웃으며 기운내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고.
잠깐 인스타를 확인해보니 벌써 홍보 세례가 이어지고 있었다.
[ kim.dong3✓ 선배님, 커피 존맛탱! ] [ #위화도회군 #갓희주 #커피차 #AMUSE] [ 좋아요 1,397 댓글 10 ] [ jeong.jin.soooooo✓ 이거시… 콜드브루? ] [ #희주가딸은잘키웠어 #위화도회군 #카페어뮤즈 #앞으로커피차는콜드브루로 ] [ 좋아요 3,953 댓글 32 ] [ phillip_seo7✓ (엄지척) ] [ #위화도회군_대박기원 #임희주선배님_감사합니다 #퍼플푸드트럭 #AMUSE ] [ 좋아요 2,819 댓글 16 ]내 입으로 홍보해달라, 직접 말한 건 없었다.
그런데 배우들이 먼저 나서서 찍어가고, 인스타에도 우리 카페 태그를 적어줬다.
임희주에 대한 예의상 챙기는 것도 있었고.
원래 친분이 있던 임수정이 넌지시 얘기한 덕분이기도 했고.
푸드트럭 예쁘다고, 이런 거 부르려면 어디에 연락해야 되냐고 물으면서 찍어가기도 했다.
‘좋아, 좋아.’
어뮤즈 계정은 더 대박이었다.
팔로워가 2200에서 3500까지 상승!
이렇게 팔로워가 빨리 오를 줄은 몰랐다.
그치만 예전에 민채연이 그런 말을 하긴 했다.
[ 킬링 컨텐츠로 노출 잘 되면 하루만에 만 명씩 뛰기도 해요 ]‘좋아, 오늘 목표는 10K, 1만 명이다!’
킬링 컨텐츠······가 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위화도 회군> 출연진 중에서 SNS에서 가장 강력한 파워를 가지고 있는 아이돌 출신, 킬방원 배우님이 오지 않아서 아쉽긴 했다.
그래도 오전 영업만으로도 이 정도면 대성공!
‘아, 그리고 그것도 드려야지.’
게다가 내가 여기에 커피만 팔러 온 게 아니란 말이지.
아까 임희주랑 셀카 한 장 찍어서 시나리오 작가, 유열에게 보냈더니 바로 칼답이 왔다.
혹시나 해서 보냈는데 역시나 반응이 좋았고.
[ 신유원: 임희주 님한테 시나리오도 한 번 보여드릴까요? ]미끼를 던져부렀더니.
[ 유열: ㄷㄷㄷㄷ ] [ 유열: 친모 역 있잖아요? 임희주 님 생각하면서 썼습니다…. 진짭니다… ]글쟁이는 고것을 확 물어부렸다.
그냥 물어부린 정도가 아니라 임희주를 생각하면서 썼다고? 그럼 고민할 이유도 없었다.
나는 미리 프린트해온 시나리오집을 들고, 바로 옆에 세워져있던 밴으로 걸어갔다.
똑똑.
밴에서 도시락을 까먹던 임희주와 임수정이 붕어빵처럼 같은 눈으로 날 맞이했다.
“엌, 사장님!”
“무슨 일이세요? 식사는 다 하셨어요?”
나는 영화 제작투자 생각 중이라며, 그러다 받은 건데 한 번 보시라며, 임희주에게 시나리오집을 넘겼다.
“생존보험? 오······ 이 작가님 한예종 나오신 분 아니에요? 이름이 낯익은데.”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저희 카페 단골인 거밖에 모릅니다.
그리고 한예종이든 무슨 종이든 시나리오만 좋으면 된 거 아니겠습니까?
포텐셜이 1000만인데.
“그런데 사장님이 영화 투자도 하신다고요? 보통 분이 아니시네?”
“그러게, 사장님 영화 일도 하세요? 왜 저한테는 말씀 안 해주셨어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하하, 그냥 웃어넘기고는 발길을 돌리려는데.
“아, 사장님! 그럼 한 10분 뒤에 촬영장 같이 가보실래요?”
임희주가 뜻밖의 제안을 했다.
“정말 멋진 씬 찍을 차례거든요.”
“정말 멋진 씬이요?”
“킬방원이 왜 킬방원인지, 잘 아시죠?”
킬방원?
이건 못 참지.
*
임희주의 매니저만 애꿎게 커피차에 남아 콜드브루를 타기로 했다.
‘불쌍해.’
그치만 임희주의 말로는, 다들 그 장면을 보러 갈 거라서 커피 차에 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랬다.
심지어 방송국 연예정보 프로그램인 >연예가 참견>, 연참에서도 취재진이 나올 정도라 했다.
그럴 만했다.
조선 건국사에서 가장 중요한 페이지.
아버지 이성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방원이 충신 정몽주의 뚝배기를 깨는 장면이었으니.
그래서일까.
촬영 장소에 가까워질수록 신경질적인 고성이 들려왔다.
“야, 이 잡동사니 같은 새끼들아! 똑바로 정신 안 차릴래? 상복 입히라고, 상복!”
“아아, 예! 바로 시정하겠습니다!”
주고받는 대화만 들으면 군대라고 착각할 정도의 긴장감.
‘살벌하네······.’
혼구녕이 난 스탭은 후다닥 어느 한옥으로 들어갔고, 다른 스탭들도 분주하게 여기저길 오갔다.
그때, 임희주가 우리 셋에게 말했다.
“저게 왜 그러냐면, 내가 죽어서 그래요.”
“······예?”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일종의 코멘터리였다.
이방원의 친모, 신의왕후가 죽은 지 1년밖에 안 된 시점.
그런데 그 시대에는 보기 드물게 유교 예법에 따라 3년상을 치르던 이방원이었으니 여기에서도 상복을 입혀야 한다는 게 감독의 주장이랬다.
그래야 다른 드라마와도 차별화된다고.
임희주는 덧붙였다.
“나도 궁금해 죽겠어. 상복을 입고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흔치는 않잖아? 우리 시성이가 연기를 곧잘 하기도 하고.”
이방원 역할의 유시성.
그는 아이돌, 그러나 ㅈ망돌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인지도가 없었던 그룹 출신이었다.
그러나 >위화도 회군>에서 배우로 변신.
어린 이방원 역할을 맛깔나게 소화하면서 일약 라이징 스타가 되어버렸다.
“맞아요, 저도 요즘 재밌게 보고 있는데 그분 연기 진짜 잘하시더라구요. CF에도 엄청 나오고.”
사실 어제 벼락치기 했다.
드라마 내용이랑 배우들 얼굴은 알아야 될 거 같아서 어제 일 마치고 >위화도 회군> 전 회차를 정주행했다.
그런데 와······.
유시성은 잘 생긴 건 둘째치고.
보자마자 빠져들고, 몰입되는 아우라를 가지고 있는 진성 배우였다.
망한 아이돌 출신이라는 점이 오히려 스타성을 짙게 만드는 듯했다.
“그쵸, 호호? 어떻게 연기를 그렇게 하는지. 나도 그 나이에 그렇게 못했어. 정말 재능있어요, 우리 아들.”
그러던 중.
방금 전 스탭이 들어갔던 한옥에서 누런 삼베옷을 입은 유시성이 걸어나왔다.
“오, 내 동생이다! 개멋져.”
임수정이 유시성을 가리키자 임희주가 말렸다.
“쉿! 아마 곧 슛 들어갈 거야. 다들 이리로 와요.”
그리고 우릴 촬영장 한쪽으로 데려갔다.
거기에는 이미 다른 배우들과 스탭들, 취재진들이 와서 촬영현장을 보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와, 이런 건 처음인데.’
눈앞에는 돌다리가 하나 있었고.
그 좌우에는 거대한 카메라들과 조명, 음향 장비들이 준비되었다.
그리고 그 모든 걸 바라볼 수 있는 자리.
간이 책상 앞에 감독과 스크립터가 앉아 모니터를 보고 있었고.
“자! 17 다시 37, 슛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