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reincarnated with an S-class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65
165화. 동굴 속 (1)
“이곳에서 수련을 할 것이다.”
삼존은 강유진을 상하이 동쪽의 동굴로 데려갔다.
지난번에 마태수…… 아니, 마태수로 변신한 양전이 데리고 왔던 그곳이다.
“이 동굴은 대지의 기운이 모여드는 곳…… 수련을 하기에는 딱 좋은 곳이다.”
“괜히 평소에 진 회장이 이곳에서 운기조식을 하던 게 아니라는 거지.”
“조용한 곳이니, 여기서 열심히 수련만 하면 된다.”
마존, 검존, 권존이 하는 말을 들으며, 강유진은 동굴 안을 다시 한번 훑어봤다.
확실히 조용한 곳이다.
들어오는 길은 좁지만 내부 공간은 넓어서 수련을 하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다만 바깥으로 나가기 어렵고, 외부 상황을 알 수 없다는 게 조금 걱정되었다.
“식사는 어떻게 합니까?”
“저기 진 회장이 쓰던 냉장고가 있지 않느냐. 거기에 마태수가 음식 꽉꽉 채워 놨다.”
“…….”
권존의 말대로 발전기가 연결된 냉장고가 보였다.
하지만 동굴 안에 그런 기계가 덩그러니 있는 걸 보니 조금 위화감이 있었다.
“혹시 화장실은…….”
“저쪽으로 가면 천길 낭떠러지가 있다. 거기다가 해라.”
“음…….”
“수련이 끝날 때까지는 여기서 나가면 안 되니까, 허튼 생각 하지 말고.”
“…….”
아무래도 삼존은 강유진을 이곳에서 내보낼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자, 그럼 수련을 시작하도록 하자.”
마존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시간이 별로 없으니, 지난번보다 더 밀도 있는 수련이 될 것이다.”
“……지난번보다 말입니까?”
“그렇지.”
지난번에도 엄청나게 힘들었는데…… 그것보다 더 심하다는 건가.
“강유진.”
“네.”
“강해지고 싶지 않느냐?”
“……물론입니다.”
“너는 두 번 다시 패배해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강해져야 한다.”
마존이 지난번에도 했던 얘기를 되풀이했다.
“그러니…… 열심히 하거라.”
“……알겠습니다.”
아무래도 마음을 굳혀야 할 듯했다.
* * *
기본적인 건 지난번하고 같았다.
마존은 강유진에게 여러 가지 환각을 보여 주면서 그 속에서 감각을 강화하는 훈련을 시켰다.
검존은 내공을 제어하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가르쳐 줘서 내공의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게 연습시켰다.
권존은 강유진의 동작 하나하나를 점검하면서 무술의 기초를 다시 한번 습득시켰다.
“자, 그리고 이걸 먹어라.”
“이건…… 대영단 아닙니까?”
권존이 꺼내 준 건, 지난번에 유진평에게서 얻어먹은 대영단이었다.
흑룡회를 대표하는 영약으로, 먹자마자 내공이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그걸 이렇게 많이…….”
상자 속에는 대영단이 무려 여섯 개나 들어 있었다.
“이걸 제가 먹는 겁니까?”
“그렇지. 여러 번 먹으면 처음 먹었을 때보다 약발이 약하다는 얘기도 있지만, 그래도 여섯 개나 먹으면 내공이 많이 늘어날 거다.”
“마침 배도 고팠는데 잘 됐군요.”
강유진이 손을 뻗자, 권존이 그 손을 탁 하고 중간에서 쳤다.
“왜 때리십니까?”
“꼬마야, 설마 이걸 지금 다 먹으려는 거냐?”
“안 됩니까?”
“갈(喝)!”
갑자기 권존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주화입마에 빠지려고 작정을 했느냐? 한꺼번에 다 먹으면 어떻게 해!!”
“……그럼 미리 말씀해 주셨어야죠.”
“영약이든 감기약이든 약은 과용하면 안 되는 거야! 이런 비상식적인 놈을 봤나.”
“하나만 먹을 테니까 잔소리 좀 그만하시죠.”
“이놈 봐라?”
강유진은 대영단을 하나 까서 씹어 먹었다.
확실히 지난번보다는 느낌이 약하긴 했지만, 그래도 내공이 쌓이는 게 직접적으로 느껴졌다.
“근데 그럼 어떻게 먹습니까? 하루에 하나씩 먹는 겁니까?”
“……그래야지.”
“잠깐만요. 왜 자신 없는 말투로 말하시는 겁니까?”
“아니, 이걸 여러 개 갖다 놓고 먹은 사례가 흑룡회에서도 없어서 말이다…… 보통은 하나 먹고 몇 달 혹은 1년 이상 지난 뒤에 또 먹게 되니…….”
“…….”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으니 하루에 하나씩 먹자꾸나.”
“지금 절 데리고 임상 시험을 하시는 겁니까?”
“꼬마야, 강해지고 싶지 않느냐?”
“그 얘기는 아까 마존 어르신이 하셨구요.”
“에잉, 건방진 놈.”
……이대로 계속 이 노인들 밑에서 수련을 해도 되는 건지 조금 걱정되기 시작했다.
* * *
동굴 속 수련을 시작한 지 3일째 오후.
세 번째 대영단을 먹고 뱃속이 좀 부글거리는 게 느껴져서 ‘진짜로 괜찮은 건가?’ 하고 고민하고 있었을 때, 마존이 강유진을 불렀다.
“이리로 와 봐라.”
마존이 데려간 곳은, 진가휘의 서고였다.
“책들이 많지?”
“설마 이게 다 무공서입니까?”
혹시 무공서를 읽으면 새로운 무공 스킬을 습득할 수 있는 걸까.
강유진이 기대감에 부풀어 있자, 마존이 한심하다는 듯한 눈으로 쳐다봤다.
“무공서? 너는 현실과 무협지를 구분 못 하느냐?”
“…….”
“비급을 읽으면 새로운 무공을 쓸 수 있게 된다? 그런 건 없으니 괜한 기대하지 마라.”
“……그럼 이 책들은 다 뭡니까?”
“그냥 진 회장이 심심할 때 읽던 책들이지. 야한 책도 있다.”
“…….”
통역 아이템은 글자는 번역해 주지 않기 때문에, 책 제목을 읽을 수 없었다.
“하지만.”
“……?”
“흠, 역시 여기에 있군.”
마존이 책장에서 책을 한 권 꺼냈다.
“뭡니까?”
자세히 보니 그냥 책이 아니었다.
서류 같은 걸 수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바인더였다.
“부적이다.”
“부적……?”
“내가 만들어서 진 회장한테 줬었다. 근데 안 쓰고 남아 있는 걸 보니, 그냥 도로 가져가도 될 듯하구나.”
누런 종이에 붉은 글씨를 적어 놓은 부적이 여러 장 클리어파일에 수납되어 있었다.
“값을 따지자면 한 장에 수억 코인은 될 것이다.”
“네?”
“그 정도로 값어치가 있는 물건이니, 꼭 필요할 때 조심해서 쓰도록 해라.”
“어르신…….”
강유진이 멍하니 쳐다보자, 마존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검존이나 권존하고는 달리 물리 공격을 하는 계약자가 아니니…… 이런 걸로 도움을 줘야지.”
“……환각 속에서 수련을 하게 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냐. 다행이군.”
그렇게 말한 뒤, 마존은 잠시 강유진의 얼굴을 쳐다봤다.
“왜 그러시죠?”
“사실 조금 걱정이 있었다.”
“걱정이요?”
“그래, 제자를 받은 적이 거의 없었으니까.”
“그랬습니까?”
“그동안 몇 번 있긴 했지만…… 별로 결과가 좋지 않았지.”
“…….”
“그래서 검존, 권존하고 의논해서 두 번 다시 제자를 받지 않기로 했지만…… 어쩌다 보니 너를 제자로 받게 되었구나.”
마존의 목소리에는 복잡한 감정이 실려 있었다.
“강유진.”
“네.”
“제갈금과 우리를 비교하면 어떠냐.”
“……어떤 의미에서 말입니까?”
“스승으로서 말이다.”
“……삼존 어르신들이 더 엄격하긴 하시죠.”
“그러냐.”
마존이 고개를 끄덕였다.
“죽기 전에 한번 만나야지 만나야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결국 그놈이 먼저 죽어 버렸구나.”
“…….”
“강유진, 옛날에 우리는 깊은 우정을 쌓았다. 비록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중국에 온 제갈금과 함께 활동했던 시기를 떠올리는 듯, 마존의 눈빛이 아련해졌다.
“내가 멋대로 생각하는 것이긴 하지만…… 제갈금은 너한테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랬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그걸 대신해 주고 있는 것이다.”
“……어르신.”
“열심히 수련하거라. 우리들의 전력을 다해, 모든 걸 전수해 줄 테니.”
“감사합니다.”
강유진은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자,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에이, 또 쓸데없이 분위기 잡고 있구만.”
옷에 손을 넣어 등을 긁으면서 검존이 다가왔다.
“뭘 그렇게 대단한 의미 부여를 하고 있는 거야?”
“검존, 너야말로 쓸데없는 소리를 하지 마라.”
그동안 지켜보니…… 리더 격인 마존은 분위기를 잡으면서 진지한 얘기를 꺼내는 편이고, 한편 검존은 껄렁껄렁한 태도로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주는 편이었다.
“강유진, 너무 부담감 갖지 마! 그렇게 비장한 심정으로 너를 가르쳐 주고 있는 게 아니니까.”
“네…….”
“뭐, 권존은 다를지도 모르지만 말이지.”
“……그렇습니까?”
“그래.”
“어허, 검존!”
갑자기 마존이 눈을 치켜뜨고 검존을 나무랐다.
하지만 검존은 아랑곳하지 않고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마침 권존이 자리를 비웠으니 하는 말인데…….”
“검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에이, 강유진도 알아 둬야지!”
“그냥 우리들 가슴속에 묻어 두면 되는 얘기야!”
대체 무슨 심각한 비밀이기에 이러는 걸까.
강유진이 긴장하고 있자, 검존이 다가와서 귓속말을 했다.
“권존은 말이야, 예전에 제갈금에게 연심을 품고 있었어.”
“……연심?”
“좋아했었다고.”
“아…….”
전혀 예상치 못한…… 심각한 건지 아닌 건지 알 수 없는 비밀이었다.
“크크크, 평생 동안 연애에는 전혀 관심도 없었던 할망구가 다른 나라에서 온 남자한테 홀딱 반해 버렸다니까.”
“아, 네…….”
“제갈금이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마음을 전하고 확 붙잡으라고 나하고 마존이 막 부추겼는데, 이 나이에 무슨 꼴사나운 짓이냐고 기어코 사양하더라. 내가 생각하기에 제갈금한테 차일까 봐 두려워서 그런 거야.”
“음…….”
“에이, 참. 나이가 무슨 상관이라고? 마음만 맞으면 쉰이든 예순이든 서로 붙어먹고 사는 거지. 안 그래?”
“그게 말입니다, 저기…….”
“왜 그래?”
“뒤 좀 보시죠.”
“…….”
검존이 경직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그 뒤에는…… 차가운 표정의 권존이 서 있었다.
“볼일 좀 보고 왔더니, 참 재미있는 얘기를 하고 있더구나.”
“아니, 권존. 그게 말이야, 내 말은…….”
“됐다. 오늘 본녀가 네 관을 짜 줄 테니, 그 안에서 실컷 변명하거라……!”
“아, 아이구……!”
권존이 검존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고, 검존은 다급히 도망쳤다.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절정고수가 엄청난 무공을 펼치며 술래잡기를 하는 꼴을 보면서, 마존이 푹 한숨을 내쉬었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으면서…… 다들 주책이구나.”
“…….”
말은 안 했지만, 강유진도 동감이었다.
* * *
4일째 오전.
기초 수업을 받기 전에 가볍게 몸을 풀고 있자, 권존이 다가오면서 말했다.
“오늘로 기초는 끝이다.”
“네?”
“못 들었느냐? 기초는 끝이라고 말했다.”
“이걸로 충분합니까?”
양위정 등과 비교하면 아직 한참 모자란 듯한 생각이 들었다.
“본녀가 가르쳐 줄 수 있는 건 이게 끝이다. 나머지는 네가 앞으로 계속 싸워 나가면서 다듬어야지.”
“그렇군요…….”
“자, 그러면.”
권존이 평소 사용하던 평상 위에 앉았다.
“약속한 걸 지켜야 할 때가 되었구나.”
“약속이요?”
“백림맹 비무대회 때 약속하지 않았느냐. 필살기를 가르쳐 주겠다고.”
“아……!”
하마터면 까먹을 뻔했다.
“강유진, 현재 너는 보법인 [회보] 스킬을 사용해 적에게 파고들어, [발경] 스킬로 파괴력을 끌어올린 타격을 가하는 게 주된 공격 방식이다. 그렇지?”
“네.”
진각을 밟으면서 주먹을 날리고, 때로는 화성문식 첩산고로 몸통 박치기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제갈금이 만든 스킬인 [화천대뢰]로 결정타를 가하지. 이게 현재로서는 네 필살기라 할 수 있을 것이야.”
“네, 맞습니다.”
“하지만, 그걸로 부족할 때는?”
“[발경] 스킬을 활용해 그 자세에서 바로 각성 스킬을 쓰기도 하고, [화천대뢰]를 한 번 더 쓰기도 합니다.”
“그래, 그거면 웬만한 적은 다 쓰러뜨릴 수 있겠지.”
권존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맨 처음 [화천대뢰]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으면 각성 스킬이고 두 번째 [화천대뢰]고 연계할 수 없는 게 아니냐?”
“그건…… 그렇지요.”
“그래서.”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권존이 평상 위를 손으로 두드렸다.
“[화천대뢰]가 먹히지 않는 적한테도 쓸 수 있는 필살기를 가르쳐 주마. 이것만 제대로 익히면 판데모니움의 천자마도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